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서른 중반 아줌마의 하루

김남선 |2004.12.22 13:14
조회 637 |추천 0

나는 서른 중반의 아줌마다.
나의 하루는 아이들이 전부를 차지한다.
아이들에게 풀가동되는 기계같은 삶이다...

어떤 옷들이 유행하고 어떤 가요가 인기인지 통 알수가 없다.
나의 옷모양새나 머리 스타일도 잊은지 오래다.
화장품도 아이들이랑 같이 쓰게 되고 아이들 좋아하는 캐릭터 외우기에 여염이 없다.
그래야 아이들과 대화가 된다.
요즈음 아들의 관심은 딱지치기다..우리 어릴적 딱지랑은 차원이 다르다.
색색의 고무로 된 딱지..크기도 다르고 이름도 재각각이다.
머리가 나쁘면 엄마하기도 힘든 세상이 아닌가 싶으다.

나도 
창넓은 찻집의 그 분위기 쫓아 다니던 스무살 시절이 있었다. 
낙엽 떨어지는 벤치에서 책한권 읽던 시절도 있었고 
어두운 영화관에서 슬픈 영화에 눈물 짓던 그때도 있었다.

내 나이 마흔을 바라보니 이젠 감정이 사라지는것만 같다.
드라마를 보면 눈물짓거나 감정 동요되기보다 팔자편한 여자라고 삐죽거리기 바쁘고 
현실이랑 다른 드라마라고 욕을 한바가지 하지 않는가....
그래두 아이들 관련한 내용을 보게 되면 열변을 토하기도 하고 눈물 흘리기도 한다.
그런걸 보면 난 분명 엄마임에 틀림이 없다.

나는 늘  남편의 알람시계로 하루를 시작한다.
국거리가 마땅치 않으면 과일이랑 음료로 남편을 출근시키고 일곱살 아들을 깨운다.
베게는 어디론다 보내 버리고 덮으라고 준 이불을 깔고 자는 모습에 흔들어 깨우지 못한다. 
엉덩이 두어번 치고 이마에 뽀뽀 세례를 하며 일어나 주길 바라는데 
고 녀석 엄마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자꾸 이불속으로 얼굴을 묻는다.

아침은 밥보다 빵을 좋아하는 아들을 횡단보도까지 데려다 준다.
횡단보도는 편도 4차선으로 위험하기에 늘 건너는 모습까지 본다.
뒤도 안돌아보고 가는 모습이 싫어 아침부터 고함질러 아들을 불러 손을 흔들어 주고는 
답례로 손 흔드는걸 보고 집으로 돌아오는 주책스런 아줌마..

작은애까지 유치원을 보낼수 없어 다섯살이 되면 보내주겠다고 하여 

다섯살이 되기만을 손꼽아 기다리는 우리 딸...
큰애를 보내고 와서 작은 애랑 늦은 아침을 먹는다.
큰애랑 다르게 작은애는 찌개랑 국이 있어야 밥을 먹는다.
김치 얹어서 무슨 국이든 떠 먹으며 밥을 먹는 네살 현주.

나에게 있어 아이들은 내 생의 전부다.
아침부터 어둔 밤 잠들기까지 모든 신경이 아이들에게 있다.
반찬도 아이들 위주로 하게 되어 음식이 밋밋하다는 말을 들어면서도 늘 그 반찬이다.
늦게 귀가하는 남편과의 대화보다 아이들 동화책 읽어주기 바쁜 아줌마..
아이들 잠자리 봐준다고 아이들 옆에 누웠다가 같이 잠들어 버리는 아줌마.
가끔씩 남편의 서운해하는 말을 들으면서도 그려려니..그렇게 남편에게 상처주는 아줌마.

이제 12월도 얼마남지 않으니 남편에게 미안한 맘이 생긴다.
아이들이랑 놀아줄 시간이 부족하여 아이들에게도 외면당하는 아빠.
쉬는날에는 잠만 잔다고 애들의 푸념을 들으면서도 몸이 따라 주지 않는 아빠.

내년부터는 아니 지금부터는 같이 늙어(?)가는 내 남편을 챙겨야겠다.
새벽부터 늦은 시간까지 고생이 많은 우리 신랑...사랑하는 그 맘을 가슴에만 묻어두었는데 
이젠 표현하며 살아야겠다.
뱃살 나온 멋없는 마누라가 아니라 

가끔씩은 눈웃음 흘리는 여우같은 맛깔스런 마누라가 되어야겠다.

이제는 아이들과 남편을 반반씩 섞어야겟다...믹서기 어딨지?....ㅋㅋ

추천수0
반대수0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