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의 춤(影舞) 55 - 제2장 죽음과 삶의 기록들 34 - 내글 -
- 죽음은 삶의 마침표가 아니다, 단지 삶의 쉼표이지…
34
- 정확히 천백 일 하고도 하루가 더 지났어요.
연정의 소리가 힘없이 흘러나왔다.
“좋지 않은 일이 있었나?”
정민의 물음에 잠시 침묵하던 연정이 말을 시작했다.
- 어차피 아셔야 되니 말하죠. 놀라지 마세요. 아버님과 어머님, 그리고 모든 가족이 돌아가셨어요, 바로 어제요….
“뭐, 뭐라고 했어, 돌아가셨다니…?”
- 그래요, 모두 돌아가셨어요. 아니 몰살 당하신거에요.
“모, 몰살…?”
- 네, 연이를 빼고는 모두 당하신거예요. 제가 막아 보려고 했지만, 시간이 촉박했어요. 그래서 겨우 연이만 구할 수 있었어요.
“무, 무슨 소리야? 그럼 누군가에게 살해를…!”
- 네, 다른 세계에서 온 자에 의해서 모두 살해당하셨어요.
“…?”
정민은 모든 식구가 살해당했다는 말을 듣고 경악하여, 한참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연정은 잠시 침묵하다가 전후 경과를 찬찬히 설명하기 시작했다.
- 그는 하늘님에 의해서 분리된 세계에서 온 자예요. 당신과 연이의 영이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연이를 당신으로 착각하고 집으로 찾아왔어요. 그리고는 모든 식구를 죽이고 마지막으로 연이를 해치려 들었어요. 다행이 연이가 괴수의 영단을 먹었기 때문에 괴인의 힘을 이겨낼 수 있었어요.
“…!”
정민은 충격을 받은 듯 연정의 이야기를 말없이 조용히 들었고, 연정은 잠시 멈추었다가 이야기를 계속했다.
- 그 괴인은 이 세상에 들어와 아직 적응이 되지 않았는지 스스로 폭발해 죽었어요. 아마도 하늘님의 결계를 완벽하게 이겨내지는 못한 것 같아요. 그리고 연이는 지금 병원에 입원해 있어요. 생명에는 지장이 없겠지만 아마도 삼 개월 이상 치료를 받아야 회복할 거예요.
정민은 충격에서 벗어난 듯 연정의 말을 끊고 물었다.
“자, 잠깐. 왜 우리 식구가 그들에게 살해되어야 하지?”
- 그, 그건 당신이 선택받은 자이기 때문이에요. 그는 선택받은 자를 죽이기 위해서 이 세상에 온 거예요.
“또 선택받은 자 이야기로군. 그게 뭔데, 아무 상관없는 사람들이 죽어야 한단 말이야!”
정민은 발작하듯 소리쳤다.
- 그건 이미 만 이천 년 전에 그들이 이곳을 떠날 때부터 예견되어온 일이였지만, 이렇게 갑자기 그들이 나타날 줄은 그 누구도 몰랐어요.
연정이 몰랐다는 표현을 듣자 더욱 화난 목소리로 물었다.
“말도 안 되는 소리! 그 누구도 몰랐다니, 그렇다면 하늘님도 몰랐단 말인가?”
- 그, 그건 아니지만….
정민은 거의 미친 듯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적어도 선택받은 자의 식구 정도는 보호해주어야 되는 거 아닌가? 만 이천 년 전부터 예상되어 왔던 일이라고 했으면 충분히 대비가 되어있어야 하는 거 아닌가?”
연정은 묵묵히 정민의 분노에 찬 목소리를 듣고 있다가 다시 말을 이어갔다.
- 그래요 하늘님은 모든 걸 알고 계시지요. 그러나 이일에는 관여 하시지 않을 거예요. 단지 하늘님은 지켜만 보실 거예요. 온전히 당신이 감당하고 이겨내야 할 일이예요. 모든 걸 하늘님이 뜻대로 하신다면 우리는 단지 꼭두각시에 지나지 않을 거예요. 조정하는 자의 의지대로 움직이는 의식 없이 줄에 매달린 꼭두각시요. 하늘님은 우리들의 영, 혼, 그리고 몸이 자유로운 의지로 조화로운 스스로의 세계를 만들어가길 원하세요.
“그렇다면 내가 거부하는 선택받은 자의 굴레를 거부하는 나의 의지를 무시하는 이유는 뭐지? 나도 자유의지로 살고 싶다고…!”
정민의 다시 이의를 제기하자 연정은 차분한 어조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 그건 당신의 숙명이에요. 지금부터 설명 할게요. 그 옛날 이세상의 모든 것을 초월한 위대한 영이 있었어요. 이 세상이 무절제한 자유로운 의지로 인해 오염되고 혼란해지는 것을 무척 싫어했지요. 그래서 그 영은 세상을 더럽히는 영들을 말살하고 자신의 뜻대로 움직이는 영으로 만들어 세상을 변화시키기 시작했는데 그 결과 이세상의 모든 것이 그의 뜻에 의해 변화되기 시작했어요. 오염되고 혼란해 지기만 하던 세상이 깨끗하고 질서를 되찾은 세상이 되어 갔지요.
하지만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영을 하나씩 개조하는데 너무나 많은 시간이 걸린다는 것을 깨닫고 단 한 번에 뜻을 이룰 수 있는 방법을 찾았어요. 그래서 찾은 방법이 자유의지를 가진 모든 영을 말살하기로 했지요. 그 첫 대상이 바로 사람의 영이였어요.
“…!”
정민은 차분히 이어가는 연정의 말에 화를 삭이며 조용히 이야기를 듣기 시작했다.
- 위대한 영은 하늘님의 뜻을 어기고 사람들의 영을 말살하기 시작했죠. 하늘님은 대노해서 그 영을 흩어지게 했지만 그 위대한 영을 따르거나 개조해 놓은 영들은 그들만의 세상을 만들어 줄 것을 하늘님께 소원했고, 이에 하늘님은 그 영들을 다른 분리된 세계로 보내고, 결계로 이 세상과 경계를 지어 놓았어요.
그런데, 만 이천 년 전 문제가 발생한 거죠. 하늘님의 권능을 받아 이 세상을 지키던 여섯 분 상제 중에 지하상제가 심심풀이로 하늘님의 권능을 이용해서 신수들을 만들고, 이들을 이용해서 인간들과 대결하게 했어요. 물론 겉으로는 인간의 영을 훈련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한다고 했지요.
웬일인지 하늘님은 그런 지하상제의 놀이를 묵인 하고 있었는데, 사람들이 계속 고통을 당하자 천상상제가 나서서 지하상제의 신수들을 대적할 또 다른 강력한 신수들을 만들었어요. 결국 두 종류의 신수들이 대결하게 되어 이 세상에 첫 신들의 전쟁이 일어났는데 천상상제의 신수의 일방적인 승리로 전쟁이 끝나가자, 지하상제는 대노하여 사람의 혼을 신수가 조정할 수 있도록 해서 사람들도 신수들의 전쟁에 참여하게 했어요. 이에 천상상제는 사람들의 희생을 막기 위해서 자신의 신수들을 이끌고 별도의 차원을 열고 그곳으로 떠났어요. 지하상제는 천상상제가 떠나자 나머지 네 분 상제를 자신에게 복속 시키려했는데, 그때까지 지켜만 보시던 하늘님이 나서서 지하상제를 봉인하고 직접 나서서 남아있던 신수들을 사라지게 하셨지요.
그런데, 신수들의 전쟁으로 인하여 결계가 무너지고 있다는 것을 발견해 결계를 다시 복구하셨어요. 그러나 그 결계가 유지되기 위해서는 여섯 상제가 모두 있을 때만 가능한일이고, 네 분 상제만으로 는 유지할 수 없었어요. 결계가 서서히 붕괴되기 시작하여 만 이천 년이 흐르면 안전히 붕괴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하늘님은 흩어 버렸던 위대한 영을 다시 부활시키고 새로운 숙명을 부여 했어요. 스스로 뿌린 씨앗을 거두어들이게 하셨지요. 위대한 영은 하늘님의 뜻에 따라 한 가지 안배를 해놓고 자신이 뿌린 씨를 거두기 위해 분리된 세계로 떠났어요. 그러나 위대한 영은 어찌 되었는지 실패하고 그곳에서 영원히 봉인되고 위대한 영의 힘과 능력은 그들이 가지게 되었지요. 그러게 되자 더욱 오만해진 그들은 하늘님의 뜻에 다시 도전했어요. 노하신 하늘님은 그들의 영을 영원히 소멸하도록 하셨지만, 위대한 영의 힘으로 인하여 그들의 혼과 육은 그대로 분리된 세계에 존재하게 되었어요. 위대한 영의 힘은 하늘님의 뜻에 대항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어서 하늘님에게서 온 영만 흩어지고 혼과 육신은 소멸치 않은 거죠.
그래서 하늘님은 그들만의 세계를 인정하시고 그곳에 머물도록 했으나, 그들은 자신들의 공허한 영을 채우기 위해 결계가 붕괴되는 순간 이 세상으로 나설 것이 당연한 것이라, 위대한 영이 안배한 것을 보완하셨어요. 우선 이곳을 만들고 봉인된 지하상제를 옮겨놓았어요. 그리고 때가되면 당신이 이곳에 와서 그들에 대한 준비를 할 수 있도록 한 거죠. 더불어서 천상상제가 만든 신수들 중에 사 신수를 봉인하셨는데 그건 앞으로 해야 될 당신의 일을 돕기 위한 배려였어요.
그런데, 그들이 결계가 붕괴되기도 전에 결계를 뛰어넘는 방법을 찾아 예정된 시간보다 빨리 이 세상으로 넘어 왔고, 그에 대한 대비가 늦어진 거예요. 하지만 넘어온 자는 결계를 완벽하게 이겨내지 못하고 몸이 스스로 폭발하고 말았어요. 당신이 위대한 영의 일부이기 때문에 그들은 당신의 존재를 알고 있고, 자신들에게 가장 큰 위험이 될 것이라는 걸 알고 있어요. 그래서 당신인줄 알고 당신의 영과 연결되어있는 연이에게 찾아온 거죠. 그리고는 자시의 공허한 영을 채우기 위해서 모든 식구의 영을 흡수했어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연이를 해치려는 순간 제가 도착해서 겨우 연이를 피하게 할 수 있었어요.
정민은 연정의 설명을 듣다 한 가지의문이 떠올라 연정의 말을 끊고 물었다.
“음! 근데 그 위대한 영의 안배는 뭐지?”
- 그건 바로 당신이에요.
“뭐, 뭐라고 했어? 바, 바로 나, 나라고?”
정민은 의외의 대답에 크게 놀라 말을 더듬었다.
- 네, 저도 최근에 동방상제님을 만나 알게 된 사실이에요. 위대한 영은 자신이 그들을 소멸시키는 일이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미리 알고 있었나 봐요. 그래서 자신의 영을 반으로 나누어 후일을 기약 한 거죠. 하늘님은 그의 뜻을 받아들이기로 하고 당신의 영을 선택받은 영으로 정하고, 이 세상에 남겨진 위대한 영의 주인으로 삼았어요. 또한 하늘님은 당신을 세상의 뿌리에 해당하는 한반도에 태어나게 하기 위해 준비를 하셨어요.
우선 지금으로부터 팔천 년 전 하늘님의 뜻을 받은 자로 하여금 자신의 아들로 칭하고 동방상제로 하여금 도와주도록 하여 신시를 베풀게 했어요. 그리고 신시의 부족들 중에 시험을 통해 당신의 영혼이 깃들 민족을 선택 하여 나라를 이루게 하셨지요. 그 후로 어느 민족도 격지 않은 일들을 통해서 사천 년이 넘는 시간동안 단련을 시키셨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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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을 사랑 합시다.
내글이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