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나라가 있었다.그 나라는 꽤 독특한 구조를 가지고있었다.
여러 부족으로 구성돼 있는 그 나라는,자세히 보면 볼수록 나라라는 기분이 들지 않는다.
그 '나라'를 구성하고 있는 부족들은 서로의 부족을 정복해 영토를 넓히는 것에만 관심을 두고 있었다. 한 부족은 최소한 수백번은 전쟁을 치룬 경력을 가지고 있었다.
차라리 그나라는 나라라기보단 부족들의 전쟁터라는 말이 어울릴 것이다.
보통 나라라면 견디지 못하고 그 내부 분열 때문에 멸망해 버렷을 터이지만 이 나라는 그럭저럭 몇백년동안 전혀 위험을 겪지않고 잘 견디고 있었다(아마 다른 나라들이 겁이 났을 것이다).
그리고 그나라에서 가장 강대하고 넓은 영토를 가진-또는 가장 잔인한-부족인 마나루가에 사는 사람이 하늘을 올려다본다면,하늘에 떠있는 거대한 구체를 볼수 있을 것이다.
아르길리아.
아름다운 자갯빛 구체에 둘러싸인 그 거대한 대륙을, 마나루가 사람들은 아르길리아라고 불렀다.
그 나라는 몇억년 전,아마 이땅이 태어난 때부터 하늘에 구름으로 감싸여 떠있었다.
몇백킬로미터에 달하는 그 대륙에는 아무도 건드리지 못할 위엄이 배여 있었다.
그런데,사람이 산 적도없고 살수도 없을정도로 높이 떠 있는 그 땅에,사람이 살고 있다는 소문이 떠돌았다.
그것도 몇백년전이 아닌,2~3년 전부터.
그렇지만 아무도 그를 동경하지 않았다.아마 더 이상 환상따위는 존재하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그자를 동경하는 단 한사람이 있었다.
그는 들판에 벌렁 드러누워 그 이름모를 자를 생각하고 있었다.
밤 12시에 들판에 벌렁 드러누워 있는 걸 그의 부모가 봤다면 곧장 몽둥이가 날아들어왔을 테지만 그는 그걸 걱정하지도,걱정하지도 않았다.
오래전 마나루가 덕에 멸망한 한 부족의 마지막 후예인 그 18살 소년은, 부모가 없었기에.
할일도 없고 할 마음 도 없었던 18살 소년 리마스는 하릴없이 그 구체만을 보고 있었다.
잊혀진 종족의 마지막 애송이,사람들은 그를 이렇게 불렀다.
아무도 그를 알지 못했기에,그는 자연히 무시되기 일쑤였다.어떤 부족에 속해있지 않은 떠돌이라는 이유로 2년 전부터 두들겨 맞은 상처를 다 합치면 수백 군데가 넘을 것이다.
그는 하품을 하며 일어나 앉아 자신의 검을 손보는 일에 열중했다.따분했다.
보통 칼잡이들이 가지고 있는 검은 대장장이가 만들어 주지만 그가 가지고 있는 검은 아니었다.
마나루가에는 특이한 대장간이 하나 있다.그곳에서는 자신이 자기의 검을 직접 만들어야 했다.
그 대장간의 불은 상대방의 칼 만드는 실력에 몸을 맡기지 않는다. 상대방의 검술 실력에 몸을 내맡긴다.
그는 대장간의 그 불을 처음 보는 순간, 어떤 힘이 자신을 붙잡는 걸 느꼈다. 불에 몸이 녹아드는 느낌.그속에서 희미하게 느껴지는 쇳소리.자신의 기에 의해 만들어진 검이기에, 그는 그 검이 자신의 분신이라고 생각했다.
리마스는 최고의 칼잡이었다.진정한 칼잡이라면 자신의 기와 칼의 기가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뤄야 한다.
그 기준에서,리마스는 최고의 칼잡이었고,당연히 그의 검 르마라도 최고의 칼이었다.
'르마라,대답해 봐. 이 곳에서 내가 살아야 하는 이유가 뭐지?차라리 저곳으로 가는게 낫지 않을까?'
그는 아르길리아를 곁눈질 했다.
바보야,네가 아주 기초적인 걸 간과한 것 같은데,네가 저길 어떻게 올라갈 거지?날개를 달고 날아갈 건가?
리마스는 숨이 턱 막혔다.
'그러면,어떻게 가지?'
도서관.그의 머리속에 한 단어가 떠올랐다.그리고 그 단어는 자연스럽게 머릿속에 박혔다.
'그래,내가 왜 그생각을 못 했지?'
그는 달리기 시작했다. 마나루가에는 몇백년 된 거대한 도서관이 있었다.
그는 그곳으로 달리기 시작했고, 몇분 안돼 그곳에 도착했다.속으로 일이 너무나 허무하게 풀렸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렇지만 아니었다.
그는 숨이 턱 막히는 것을 느꼈다.
"..."
도서관은 몇백년 동안 얽히고 섥힌 지식들이 가득한 곳이다.모든 정보의 파도가 넘실대는 바다에서 자신이 원하는 한방울을 찾는건 거의'미친짓'이었다.
"쳇,2시간은 투자해야겠군."
그는별 생각없이 그 방대한 바닷속으로 몸을 내던졌다.몇십권의 책을 엉뚱한 곳에 꽂아넣고 먼지가 온몸을 뒤덮는 곤란한 상황에 빠진 뒤에야 그는 몇십년 되보이는 책을 꺼내들었다, 책상에 내려놓는 것으로고 종이가 바스라지고 떨어졌다.그는 사서의 분노에 찬 눈초리를 애써 무시하고 책장을 넘겼다.
...아르길리아는 거대한 보호막으로 보호받고 있다. 신의 힘으로 만들어진 그 보호막은 다이아몬드보다 강한 강도의 물질으로 겨우 깰 만큼의 높은 강도를 자랑한다...
그는 눈이 캄캄해지는 것 같았다.
'젠장,다이아몬드로도 깨지 못한다면 이 칼로도 깨지 못하는 거 아냐...'
하지만 동시에 희망책도 떠올랐다.아마 정말로 보호막 안에 들어간 사람이 있다면 칼로 보호막을 파괴하거나 하지 않고 들어갈 수 있었을 것이다.
그는 눈을 부릅뜨고 책장를 넘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