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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는 데 꿀리면

우주원숭이 |2005.01.23 01:06
조회 25,829 |추천 0

 

 

 

 

 

 

 

먹는 데 꿀리면 인생에 꿀린다.

 

 

 

 

 

 

 

 

 

 

 

 

 

 

 

사진하는 친구와

출판 일을 하는 형 사무실에 놀러갔다.

온 김에 밥이나 한 끼 먹고 가라고 해서

우리는 이 차 

를 타고

형 집에 갔다.

15년 정도 된 차라고 한다.

그런데 자동차세를 20만원 정도 낸다고 한다.

으음.

끄응.

배보다 배꼽이 클 수 있다는 건 알지만

이건 새우 배에 고래 배꼽이군.

라디오는 93.1.

노래는 아리아.

양화대교를 지나 부평으로

차는 씩씩하게 잘만 달렸다.

(그래도 파워핸들이 아닌 건 심하지 않나 싶기도 하고.ㅡ_ㅡ;)

 

 

빌라와 빌라 사이에 묘하게 틈이 있었다.

길이라고 해야겠지?

비오는 날엔 우산도 다 못 펴서 홀쭉하게 하고 가야 한다고 했다.

 

 

주로 돼지갈비를 먹어

소갈비는 내겐 무척 귀한 음식이었다.

형수님께서 고기를 잘라 주셨는데

입에서 살살 녹았다.

한우였다.ㅡ_ㅡ;

 

 

조개탕.

나중에 여기에 송송송 썬 파가 들어갔는데

이렇다할 양념 없이도 얼큰하니 시원했다.

(침 흘리는 분들 입 닦으세요. 추합니다.)

 

 

소갈비에 조개탕으로

밥통이 초토화됐음에도

우리가 수건을 링에 던질 틈도 없이

형수님께서 온 김에 저녁도 먹고 가라며

계란덮밥을 내와

우리를 그로기 상태로 몰아갔다.

아이들이 시끄럽다고 문을 닫고 텔레비전을 볼 정도로

온갖 다양한 소재로 이야기를 나눠

그나마 버틸 수 있었다.

계란덮밥은 정말 맛있었다.

 

 

고소하게 씹히는 맥주 안주도 있었고

 

 

후식으로 과일도 나왔다.

토마토, 파인애플, 사과.

이쑤시개는 과일 아님다.

 

 

커피가 담백하고 구수하니 맛있어서 석 잔을 마셨다.

원두의 즙을 짜서 만든 커피라

가루를 직접 녹이는 인스턴트 커피보다 오히려 카페인이 적다고 한다.

카페인이 적은 것보다는

확실히 맛이 좋았다.

뒷맛도 깔끔하고.

헤이즐넛 냄새도 환상이었다.

 

 

이 집엔 두 딸이 산다.

엄마가 아저씨가 사진 찍어준다고 예쁘게 있으라고 했는데

싫다고 앙탈을 부리는 장면이다.^^

 

 

나중에는 이렇게 예쁘게 찍었는데.

물론 낯선 아저씨 앞에서 이렇게 웃었을 리는 없고.^^

엄마 앞에서는 덜 창피했나 보다.

 

 

형이 자랑을 잘 안 하는 성격인테

티브이는 무척 마음에 드는지 다양한 기능을 보여줬다.

놀라웠다!

아니, 티브이 프로그램 목차를 티브이 화면에서 검색할 수 있다니?

디지털 전송 방식이 미국식으로 확정되면서

디지털 방송도 시청 가능한 티브이로 산 건데

방송국에서 전송하는 디지털 정보를 검색해

티브이 프로그램 목차를 보는 게 가능했다.

신기했다.

화질도 장난 아니었고.

(이걸로 <킬 빌> 보면 여럿 다치겠군!)

디지털 방송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메이크업 하시는 분들이

인기를 끌지 않을까 싶었다.

연예인 피부들이 너무 또렷하게 보여서.

기미.

피질.

잡티.

이제 가려야 할 것은 사생활 뿐이 아니다.

 

 

맏딸이 티브이를 보고 있는데

심각한 프로는 아니었고^^

왠 아저씨가 옆에서 사진기 들고 설치니까

표정이 어른스러워졌다.

(쌍꺼풀 수술한 거 아니랍니다.ㅡ_ㅡ;)

 

 

맛있는 음식이 있고

단란한 가족이 있는

형 집에서 나와

내 집으로 가는 길은

기분이 참

거시기했다.

구렸다.

 

먹는데 꿀리면 인생에 꿀린다, 는 한 친구가 한 말로

배가 고플 때마다, 혹은 수저를 들고 식사를 할 때마다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안 그래도 꿀리는 인생, 먹는 것까지 꿀리면 꿀꿀하다.

고차원적인 곳에서 행복을 찾기보다는

가볍게 마시는 차 한잔에서도 여유와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면

그것도 복일 것이다.

음식 사진은 늘 찍어왔었다.

친구 부부가 사는 집에서도 분에 넘치게 얻어먹었고

그때마다 사진기를 들이대고 셔터를 눌렀는데

기회가 없어 올리지 못하다가

오늘은 그때 마음까지 합쳐 올려본다.

맛있는 음식은 둘이서 먹으면 두 배로 맛있고

셋이서 먹으면

 

 

 

 

 

 

 

 

 

 

 

 

 

 

 

 

 

 

조금 부족하게 느껴질 지도 모르겠다.

 

 

 

 

 

  유치원에 보냈더니 '이'가 득실득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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