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섣부른 판단에 의하여 단원의 육 할 이상이 희생되었다는 자괴감이 들자 미칠 것 같은 기분이었고 이런 상태에서 다시 유혼교와 싸운다면 천무장의 패배가 자명하리란 생각이 들었으니.......
의기소침해진 효연은 귀도에 돌아와 신의에게 모든 결과를 설명 드렸다.
육십 명 이상이 죽거나 행방을 알 수 없는 상황이고 나머지는 성도에 집결하여 전체적으로 다시 편성해야 할 지경이라는 내용을 말하니........
“음....... 너무 심각한 피해를 입었구나. 하지만 유혼교도 그이상의 손실을 입었으니 너무 의기소침하지는 않아도 될 것 같은데.....”
“겨우 사십 명만이 돌아왔을 뿐입니다.”
“아직 행방을 모르는 단원들이 어딘가에 생존해 있을 수도 있으니 기다리면서 찾아봐야지.”
“이곳에도 유혼교도들이 침입하려 시도를 하다가 그냥 돌아갔었다.”
“음....... 여기도 안심이 안 되니 신의님께서 나찰녀들과 먼저 천무장으로 가시는 것이 좋을듯합니다.”
“아니다. 내가 여기에 있어야 우선 단원들의 안위를 돌 볼 수 있으니 당분간은 이곳에서 있어야겠다.”
“위험하니까 그렇게 말씀드린 것입니다.”
“급할 때가 되면 어련히 안 가려고, 내 걱정은 말고 어서 단원들의 생사를 확인하고 모으는 게 선결인 것 같으니 부지런히 움직여야겠다. 아! 그리고 나찰녀들이 어느 정도 정신을 차린 것 같으니 나중에 한번 보고 천무장으로 옮겨 청청에게 돌보도록 시켜야겠다.”
“예, 알겠습니다. 전 지금 빨리 나가서 돌아봐야할 것 같습니다.”
“그래, 어서 나가 봐라.”
다행히도 신의는 자신의 위험보다 천무장의 안위에 더 큰 비중을 두는듯하여 효연의 마음을 든든히 지켜주었고 본전에서 급하게 나와 성도에서 초림사이를 몇 번이나 왕복하면서 혹시 있을지 모를 생존자를 찾으려 혈안이 되어 돌아다녔다. 그러나 청룡, 주작단 그리고 그 많던 시신들까지 어느 사이엔지 없어졌고 맹수들의 시체만이 들판이나 숲 속에 여기저기 나뒹굴어져 있었다.
“음....... 얼마 안 되는 사이에 이들을 어떻게 처리하였을까?”
이번의 습격에 유혼교도들도 많은 타격을 입은 것이 분명하였다. 특히 수혈마제는 자신의 아끼는 맹수들이 태반이상이나 죽어버렸고 맹금류는 거의 전멸하다시피 되어버렸으니 그 분노는 가히 하늘을 찌를 것이었다.
어떤 식으로든 유혼교의 내습이 일어날 것임이 분명하였고 유혼산장에는 사람들로 북적이고 외곽에는 맹수들이 진을 치고 있었으며 이들의 기세는 자못 흉흉하여 금방이라도 어디든지 공격할 기도를 보이고 있었다.
주변을 정찰하다보니 성도 인근의 주민들이 유혼교도의 횡포에 못 이기고 떠나는 사람들이 곳곳에서 눈에 띄는데 그들의 행색이 너무도 비참하여 차마 눈으로 볼 수 없을 지경이었다. 겨우 한발을 벋어났는가 했는데 이번에는 유혼교도들의 횡포로 인하여 고향을 등지고 떠나야하는 이들의 가슴속에는 어떤 생각이 있을까?
한 인간의 야욕이 이 많은 사람들에게 이토록 가혹한 시련으로 작용할 줄이야 어느 누가 짐작이나 했을 것인가?
그냥두면 잘 살아갈 사람들이 지치고 지쳐서 고향을 떠나고 인심마저 흉흉해지게 되었으니.......
귀도에 가면서 다행히도 살아남은 청룡, 주작단원을 셋이나 발견하여 이들을 귀도로 옮겨 신의에게 맡기고 급히 전서구를 띄웠다.
최대한 많은 인원을 소집하여 유혼교와 일전을 준비하여야 한다는 전언이었고 사제가 결국은 같이 행동을 하게 되었다는 어두운 소식을 전하게 되었다.
조금 후에 나루 쪽에서 약간의 소란이 있었고 귀도의 배들이 나가서 청룡단원과 주작단원을 실어 귀도로 들어오는 게 보인다. 효연은 이들이 귀환하기만을 기다리고 있었기에 이들이 귀환하자마자 귀도의 방어를 위한 만반의 준비를 하라 이르고 충분한 휴식과 부상자의 치료에 전념하도록 명하였다.
무철과 부림에게는 따로 이곳 귀도에서 일차 저지선을 만들 것이니 모두들 유혼교도의 공격을 막을 준비를 하라하니 두 눈에서 불꽃이 튀는 듯 하였다.
귀도에서라면 최소한의 인원으로 많은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되었지만 이 또한 위험부담이 크다. 지금까지 숨겨가며 귀도를 만들었는데 마지막 보루라고 생각해도 될 이곳이 한 순간에 노출된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천무장에 까지 이들의 손길이 닿아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어서 다른 생각은 아예 안하기로 작정한 듯이 움직였다. 효연이 크게 유인하여 귀도에 닿으면 그때에 최대한의 피해를 주어 쉽사리 움직이지 못하도록 묶어두고 그 후에 모든 역량을 다하여 몰아넣고 뿌리까지 없애버려야겠다는 마음을 먹게 되었다.
이곳의 전체인원이 팔십 여명이고 물론 수부와 도수까지 합한 인원이니...... 인원으로 보아서는 부족하였지만 물속에서라면 자신들에게 승산이 있고 특히 기관과 진식까지 합하면 그렇게 약한 전력이 아니라는 판단이었기에 가능한 발상이었다.
천무장에서 날아온 전서에 의하면 개방과 소림 그리고 무당의 정예들이 천무장으로 떠났고 한 달 후에는 아미와 공동의 제자들까지 합세하여 유혼교와 일전을 벌일 것이라는 소림 원종방장의 전서를 포함하고 있었으니 천군만마를 얻은 장수의 기분이 지금 이런 마음일 것이다.
그동안 마음 졸이며 고군분투(孤軍奮鬪)하다가 정파의 지지를 이끌어내어 유혼교와 일전을 벌이게 된다는 생각을 하자 그간의 어려움이 눈 녹듯 사라지는 느낌이었다. 이 사실을 전원에게 알려주자 모두가 용기백배하여 지금 당장 싸움이 시작된다하여도 이겨낼 듯한 기세를 올리니........
그동안 물심양면으로 명문정파를 후원하여온 보람이 이렇게 나타나 정도 무림의 단합을 이끌어 내게 된 초석이 되었던 것이었음이 드러나니 어려울 때일수록 서로 도와야한다는 것이 천고의 진리이리라.
아직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는 사제에 대한 확실한 정보만 찾으면 승산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자 자신이 더욱 바쁘게 움직여야할 시점이 되었음을 알 수 있었다. 결국 금비의 활약이 자신에게 확실한 승기를 가져다 줄 것이라는 믿음이 더욱 강하게 들었다.
금비에 올라 창공에 머물며 유혼교도의 움직임을 감시하는데 자신감이 솟아오르니 일전에 죽을 뻔했다가 금비에 의하여 구사일생(九死一生)으로 살아난 것을 잊어버렸는가? 한 달 동안만 귀도를 중심으로 방어선을 구축하여 이들의 도발을 막아내면 오히려 유혼교도를 궁지에 몰아넣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자 어떻게 해서라도 이들의 도발을 막아내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
드디어 유혼교에서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하였고 효연은 금비를 이용하여 이들을 기습하여 타격을 주고는 즉시 빠져나오니 선발에 섰던 유혼교도들은 자신들의 수장을 잃고 우왕좌왕하기 시작하였다.
유혼교도들도 이미 금비의 존재를 알아차려 한철로 된 궁시를 준비하였으므로 조심스럽게 접근하였다가 급히 빠져나올 수밖에는 없었으나 효연이 각 제대의 우두머리만을 노려서 살해하니 이들의 전진은 큰 혼란이 생기게 되어 결국에는 수뇌급의 인물이 직접 나서서 지휘를 하여야하는 상황으로까지 만들어 버렸다. 언제부턴지 금비의 주변에 새들의 무리가 따르기 시작하였고 효연은 이들을 이용하여 유혼교도를 귀도방향으로 유인하기 시작하였다.
삼 백명 이상으로 추산되는 유혼교도들이 초산에서 성도로 성도에서 민강나루까지 움직이는데 시간이 꽤나 걸려 이틀정도가 지나서야 이들이 민강나루 쪽으로 접근하기 시작하였고 이를 전 대원에게 알려 미리 준비케 하니 전원이 자신의 구역을 정하여 최선의 방어막을 형성하기 시작하였고 숫자로는 많은 차이가 나지만 지키는 것이라 유리한점이 있어 최소한 이들이 천무장 쪽으로 진출하는 것은 억제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였고......
은밀하게 신의와 두 나찰녀를 쌍검협까지 옮겨 안전하게 조치 한 후에 석실을 폐쇄하여 버리니 모든 준비를 완료하였고 이제부터는 유혼교도들의 침입을 막아내야 하는 싸움만이 기다리고 있었다. 강가의 개활지와 강안에 닿기 전 그리고 나루에서부터 충분한 대가를 치뤄야 접근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다.
강시들과 짐승 그리고 유혼교도들이 성도를 지나 민강 나루 쪽으로 접근을 하였고 이를 기다리던 효연은 금비에 올라 본격적인 사냥을 시작하였다. 새떼를 없앨 때처럼 사금파리를 자루에 준비하여 무자비하게 투사하였고 영문도 모른 채 맹수들은 죽거나 크게 다쳤고 금비가 접근할라치면 유혼교도들이 강궁을 날려댔으나 강한 바람과 효연이 친 강기 막을 찢고 들어오지는 못하여 방향이 바뀌어버리니 강안으로 접근하기도 전에 태반의 짐승들은 움직일 수 없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그러자 전진을 주도하던 유혼교도의 무리들이 강시를 앞세워 강안으로 접근을 시도하였고 이에 따라 나머지 짐승들이 질풍노도처럼 강안으로 밀려들었으나 이는 완벽하게 자신들을 노출시킨 결과가 되어 더욱 참담한 상황으로 전개되는 것이었다. 숨을 곳이 없어진 개활지에서 금비의 활약은 대단하여 맹수들은 속수무책으로 무너졌고 강시들마저 강물에 막혀 전진을 못하며 우왕좌왕할 뿐이었는데.....
천지를 진동하는 폭음소리가 들리더니 엄청난 기세로 귀도를 향해 진군을 시작하는데 어디서 오는지도 모를 많은 인원과 장비가 민강 나루를 메워가기 시작하였고 이들은 귀도를 향하여 배를 띄우고 가설 사다리를 이용하여 제법 경신술이 뛰어난 자들은 이를 이용하여 도강하기 시작하였다.
이들이 띄운 배는 강안을 채 벗어나기도 전에 수부들에 의하여 밑창에 구멍이나 물이 차오르며 움직이지를 못하였고 사다리를 이용하여 도강을 시도하던 자들 역시 강심에 이르렀을 때 물속에서 수전이 발사되어 이를 피하려다 물속으로 떨어져 버렸고 이들은 금방 시신으로 변하여 떠올랐다가 물살에 가라앉기 시작하였다.
하지만 워낙 많은 인원이 도강을 시도하여 일부는 벌써 귀도의 강안에 접근하였고 곳곳에서 기관을 작동하여 이들을 퇴치하였으나 너무 많은 인원이 달려들었기에 산발적으로 싸움이 벌어지고 있었다. 하지만 물속의 수부와 도수들의 활약이 생각이상으로 활발하여 강안에 있던 배들을 전부 수침시켜버렸으므로 유혼교도들 대부분이 강을 건너지 못하고 건너편에서 소리만 지르고 있을 수밖에 없었기에 여유 있게 방어를 할 수 있었다.
효연은 눈코 뜰 새 없이 움직이며 전장을 누비고 다녔고 청룡단원들은 용감무쌍하여 귀도에 발을 디뎠던 모든 유혼교도들은 결국 고혼이 되어 민강에 수장되어 버리고 말았다. 실로 장쾌한 승리였다. 작은 인원으로 큰 무리의 유혼교도들에게 깊은 상처를 입혔으니 이것으로 기습으로 입은 피해를 만회할만한 성과를 거둔 셈이 되었으나 이제부터 귀도는 절대위험지로 되고 말았다.
유혼교도들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귀도를 치기 위하여 모든 방법을 동원할 것임에 틀림이 없는 사실이고 이를 막아내기 위해서는 전보다 많은 인원이 필요하여 긴급히 인원을 증파하여줄 것을 요청하기에 이르렀다.
은밀하게 마차 세대를 움직여 쌍검협의 신의와 두 나찰녀 그리고 귀도에 묻혀있던 보화를 를 천무장으로 후송하면서도 강호의 이목이 두려운 건 어쩔 수 없는 사실이었다.
미리 전갈하여 영충과 마차를 호위할 사람들과 중간에서 만나기로하고 겨우 몇 명의 단원들과 함께 직접 호송하는데 잠시도 한눈을 팔 수 없을 정도로 긴장하였던 것이다.
밤낮을 가리지 않고 달렸어도 사흘 후에야 위험지역을 겨우 벗어났다는 안도감이 들었다. 어느덧 얇고 화사한 옷을 걸친 사람들이 많이 보이니 자신이 세월 가는 줄 모르고 유혼교에 매달려있었음을 알게 되고는 절로 쓴웃음이 배어나왔다.
산천은 변한 게 하나도 없어 보이는데 자신은 어느새 한가정의 가장이요 천무장의 장주로서 무거운 짐을 지고 있지 않은가? 관도를 이용하여 달리며 살펴보는 산천의 모습도 아름다웠다. 바쁘게만 움직이다가 흔들리는 마차위에서 바라보는 경치도 제법 운치가 있어 그동안의 어려움을 모두 잊어버리고 약간의 한가로움을 느끼게 되니......
“주공! 고생이 너무 많으셨습니다.”
“오! 영충 형, 그동안 장원에 별다른 일이 없었는지요?”
“별다른 일이야 있었겠습니까마는.....집안도 좀 돌보셔야 하는 거 아닙니까?”
“하하하....... 전부다 잘 있을 테지요?”
“그렇긴 합니다.”
“그럼 되지요. 귀도에서는 수많은 목숨이 희생되었는데.......”
“전서를 보고 놀랐습니다. 주공께서 무사하셔서 정말 다행입니다.”
“나만 무사하면 됩니까? 지금 우리 단원들이 구천에서 원망어린 눈으로 절 보고 있을 것 같아.......”
“삼십 명은 귀도로 가고 여기서부터는 제가 호송하겠습니다.”
“그럼 전 여기서 귀도로 먼저 가겠습니다. 그곳 상황이 워낙 급박하기 때문에 몹시 불안 합니다.”
“주공께서 먼저 출발하십시오.”
“알겠소. 뒷일을 부탁합니다.”
효연은 금비를 불러 급히 귀도로 향했고 천무장의 증원인원들은 말을 몰아 뒤를 따르게 되었다.
겨우 닷새 동안 갔던 길을 돌아오는데 왜 이렇게 마음이 불안한지.........
안녕하세요?
이제 어느정도 정리가 되었지 않았나 생각했지만 아직 많은 문제가 집안에 있군요.
사무실에서도 일이 잡히질 않고 그간에 미루었던 일들을 전부 처리해야하고 집사람의 마음이 편해지도록 해 주어야 하는데 저 혼자는 정말 힘이 많이 듭니다. 애들이 제 엄마를 좀 바쁘게 해주면 잊혀질라는지..... 제가 요즘 마음을 잡지못하여 글을 쓰기가 아주 힘이듭니다. 여러분께서 많이 양해하여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럼 오늘도 힘찬 하루 되시기를 바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