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도의 상공에서 내려다본 광경은 표면으로는 안정된 듯하게 보였다. 효연이 내려서자 급하게 무철이 다가오는데 전신에 멀쩡해 보이는 곳이 없을 정도로 처참한 지경이었다.
“주공께서 나가시고 세 차례 침입이 있었습니다. 겨우 막아내긴 했지만 이대로라면 그들이 눈치 채었을 수도 있습니다.”
“음....... 놈들이 어떻게 해서라도 이곳을.........”
“바로 턱밑이니 눈엣가시처럼 보이겠지요.”
“사람은 막을 수 있지만 독충이나 뱀을 어찌할 수 없어 사상자가 많이 발생하였습니다.”
“아니 어떻게 독충을?.........”
“놈들이 새의 발에 매달아 이곳으로 보내어 떨어뜨리고 있어서 속수무책입니다.”
“흠........”
“현재 독충에 물린 단원들이 고열에 시달리고 있어서 걱정입니다.”
“어서 가 봅시다.”
본전의 대청에는 부상자와 독충에 중독 된 단원들이 즐비하게 누워있었다. 급히 이들에게 해독제를 먹이고 부상자들을 치료하기 시작하였는데 밖에서는 또다시 유혼교도들이 기습하고 있다는 소리가 들렸다. 급하게 밖으로 나와 보니 무철의 말대로 놈들은 새의 발에 독충이든 보따리를 매달아 섬의 상공에서 떨어뜨리고 있었다.
“으........ 이놈들.”
금비가 어찌 알았는지 새들의 무리를 이리 저리 몰아가며 섬의 밖으로 몰아내며 마구 죽이기 시작하였다. 삽시간에 몰려들었던 새들이 꽁지가 빠져라 도망갔지만 대부분의 새들이 엄청난 속도로 날아다니는 금비에 부딪쳐 마구 떨어져 내렸다. 도강을 시도하려던 유혼교도들은 금비가 떨어뜨리는 새의 발에 매달린 독충에 의하여 오히려 공격을 당하는 꼴이 되니 도강을 하지 못하고 새들을 막으며 뒤로 물러서기 시작하였다.
유혼교도들이 준비한 강궁을 마구 날려대었으나 금비의 깃털하나 제대로 맞추지 못하였고 금비 하나의 위력이 고수 백 명이상의 힘을 내어주니.......새삼 금비가 얼마나 자신에게 소중한 존재인지 또 얼마나 고마운 존재인지.......위급할 때에 자신을 구해주고 또 자신의 발이 되어 어디든 옮겨다주니 정말로 소중함을 느끼고 있었다. 어찌하여 자신에게 이런 천복이 있게 되었는지 부상 중에 피신하였던 것 마저 자신에게는 기연이었음을 실감하였다.
하지만 아직 지원인력이 도착하려면 최소한 오일이상이 소요될 것이고 이곳에는 정상적으로 싸움을 할 수 있는 인원이 태부족이어서 그 동안을 어떻게 견디어야할지 난감하기만 하였다.
급한 대로 부상자를 빨리 치료하고 그들이 싸울 수 있어야 근근이 막아나갈 수 있을 것 이라고 밖에는 할 수 없는 상황이었으니.......
“이제 어쩔 수 없이 이곳에서 뼈를 묻는다는 각오로 막아낼 밖에......”
“그래도 주공이 계시니 저희들도 든든합니다.”
“그렇게 말해주니 고맙기만 할 뿐이오.”
두 손을 마주잡은 이들의 가슴속에는 뜨거운 피가 끓어올랐다.
“모두에게 자기 자신의 위치를 잘 지키라 하시오. 난, 전체적으로 돌며 위급한곳에 집중하겠소.”
“알겠습니다.”
귀도의 상공에는 금비가 효연의 눈이 되어 감시를 하고 효연은 섬을 돌아다니며 부상자들을 치료하면서 이들의 기운을 북돋아 주었고 섬 안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자신들의 구세주가 나타난 것처럼 기뻐하며 용기백배하였다.
이제는 침착하게 대처해야만 했다. 서두를 것도 없고 있는 그대로 최대한의 힘을 모아서 그들의 공격을 막아내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것이다. 강의 상류로부터 성도에 이르기까지 어디하나 안전한 곳이 없었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모든 역량을 동원하여 지원군이 올 때까지 버티는 수밖에.......
유혼교에서는 자신들의 공세가 먹혀들 듯 먹혀들듯하면서도 이를 막아내는 귀도의 끈질긴 방어력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결국 수삼일 내에 전면 공세를 취하여 바로 턱 밑에 있는 천무장의 전초기지를 박살 내지 못하면 자신들의 중원 진출에 심각한 걸림돌이 되리라 생각하여 모종의 조치를 취하는 듯 하였다.
아직 수온은 뼈가 시릴 정도로 차가왔지만 이제는 봄기운이 완연하여 강가의 버드나무는 연녹색의 잎을 틔우고 있었다. 성도 인근의 사람들은 벌써부터 농사준비에 여념이 없었고 민강에서 고기를 잡는 어부들도 한창 바빠야 할 시기인데 강에는 나룻배 한척 보이질 않았다.
‘음....... 이상한 일이군 어찌하여 강에 고기 잡는 어부들이 하나도 안보일까? 혹시 유혼교도들의........’
효연은 금비를 타고 민강의 상류를 뒤져보기로 하였다. 상류 쪽으로 거슬러 올라가다보니 수백 척의 어선과 나룻배가 모여 있는 것이 보였다. 그곳에는 유혼교도와 강시들 그리고 맹수가 우글거리며 배에 올라 물살을 이용하여 귀도에 침입하려하는 것이었다.
“이놈들이 결국 어부들마저 이용하려하는군......”
급히 돌아와 무철을 불러 유혼교도의 의도를 알려주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상류 쪽에 기관을 이용하여 이들을 수장 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 규모가 수백 척이니 그것이 걸리는 군요.”
“음....... 어떻게 해서라도 막아야지요.”
“그럼 수부들을 전부 상류 쪽에 전진 배치하여 미리 손을 쓰도록 하고 전 기관을 작동 준비 시켜 주십시오.”
“알겠습니다.”
“난 이들의 접근을 최대한 막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어떻게 해서라도 한 사흘은 버텨내야 합니다.”
“알겠습니다. 죽기로 막아보겠습니다.”
“그럼 내가 먼저 행동을 하겠습니다.”
“예, 주공께서도 조심하십시오.”
“전부들 조심하도록 당부해 주십시오.”
상류 쪽으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그쪽의 준비는 거의 다 끝이 났는지 강안에는 배들이 수도 없이 정박하여 있었다. 이들은 배와 배를 연결하여 같이 움직이도록 준비를 하는 모양이었다.
‘음...... 놈들이 전체적으로 밀고 들어오려는 모양이군........’
‘그렇다. 이들이 중간 정도 왔을 때 화공을 하면 놈들의 태반을 불에 태워 죽일 수 있을 것이다.’ 반짝 하고 떠오르는 생각에 급히 돌아와 쓰다 남은 염초와 진천뢰 몇 알을 준비하여 다시 올라갔다.
마침 유혼교의 병력들이 배위에 집결하여 모든 준비를 마치고 배를 띄우려는 중인 것 같았다. 효연은 이들 서로 묶인 배의 중앙부위를 노리고 서서히 다가가서 염초 덩어리 속에 진천뢰를 넣고 가운데의 배를 노리고 급강하하여 정확하게 터뜨렸다.
“콰콰쾅!~~”
벼락이 치는 소리와 함께 커다란 불기둥이 올랐고 서로 묶인 배는 한꺼번에 불길에 휩싸이기 시작했다.
배위에 있던 강시와 맹수들 그리고 유혼교도들은 혼비백산하여 우왕좌왕하다가 그냥 물속으로 뛰어들고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어 버렸다.
이들은 급하게 연결된 밧줄을 제거하려했지만 단단히 서로 엮여졌었기 때문에 쉽사리 제거하기도 여의치 않았고 거의 절반 정도가 불길에 휩싸이게 되었으니.......
유혼교는 내부의 진통을 겨우 잠재우고 중원에 진출하려는 차에 사사건건 걸리는 천무장의 방해가 자신들에게 커다란 장애가 됨을 알기는 하였으나 이렇게 까지 심대한 타격을 줄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은 하여 보지도 않았었는데.......지금의 상황은........ 어떻게 알았는지 항상 자신들의 계략을 미리 알고 선수를 치니 미칠 지경이 아니겠는가?
유혼교의 중심수뇌부는 밤새 불을 밝히고 귀도를 칠 계략을 꾸미느라 여념이 없었다.
귀도에 돌아와 상류에서 발생한 상황을 설명하자 모두들 가슴을 쓸어내리며 그 긴박했던 상황에 대하여 이야기하며 웃음을 터뜨리기 시작하였다. 다행히도 미리 막을 수 있었으니 망정이지 그렇지 않고 유혼교에서 산개하여 밀고 내려왔더라면 생각만 하여도 끔찍한 결과를 가져왔을 것임에 틀림이 없었을 것이다.
“천우신조(天佑神助)로 이들의 행동을 미리 알 수 있어서 겨우 막아내기는 하였지만 앞으로 이들이 어떤 행동을 할지 모르니 우리가 어찌해야할 지는 여러분 모두가 잘 알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아직 우리의 지원군이 도착을 하려면 사흘 이상이 걸리니 그때까지는 어떻게 해서라도 막아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겠습니다.”
“알겠습니다.”
무철과 부림은 대답을 하고는 부리나케 달려가 효연으로부터 들은 상류 쪽의 상황을 단원들에게 설명하고 더 경계를 강화하라는 당부를 하였다. 모두들 힘들고 지친 상황이었으나 어떻게 해서라도 지원군이 도착할 때까지 지킬 것 이라는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었다.
효연은 본전에 연단로를 갖추고 자신이 만들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보원단을 밤새워가며 연단하기 시작하였다.
섬 안에 갇힌 듯 저항을 해야 하는 현재의 상황에서는 모든 것을 내부의 안정에 주력해야 하기에 아주 강력한 원기 회복력을 지닌 영단을 연단해야만 단원들에게 계속하여 힘을 낼 수 있도록 할 수 있었기에 밤새도록 약제를 연단하였던 것이다. 이런 와중에도 금비와 함께 계속적으로 주변 상황을 살피고 또 유혼교의 활동에 대하여 예의 주시하며 대비책을 강구하려다보니 거의 잠을 잘 수도 없었다.
한편 천무장에서는 무서운 속도로 인원을 보강하고 사업의 영역을 확장하여 건축사업과 물류유통사업을 통하여 막대한 재원을 확보하며 이를 군소방파와 명문정파에 투자하여 그 기반을 다져나가기 시작하였다. 이 모든 것이 원주의 빈틈없는 사업수완과 영충과 유선의 도움 그리고 무엇보다도 정총대의 헌신적인 노력이 아니었다면 불가능하였을 일이었을 것이다. 유선은 아예 연무장에서 움직일 생각도 없이 무공의 전수에 전력하였고 내부 살림은 청청이 다 처리하고 후란마저 외빈의 접대와 원주를 보조하는 일에 나서니 정신없이 일에 빠져들게 되었다.
아이들이 무럭무럭 자라는 것을 바라볼 때 천무장에서는 효연의 빈자리가 더욱 커보였다.
게다가 신의가 두 나찰녀와 함께 돌아오자 청청에게는 이들을 돌 보아야할 일까지 겹치게 되니.......
제법 무공에 뛰어난 사람들이 천무장에 모여들고 영충과 유선에 의하여 차분하게 지도를 받게 되자 이들은 천무장에 완전히 동화되어 가기 시작하였다.
아직 바람이 싸늘하였지만 그래도 단원들의 회복을 보게 된 효연은 찬바람도 차게 느껴지지 않았고 가슴속에서는 웅혼한 기운이 다시 솟아올랐다. 금비와 함께 성도까지 반경을 넓혀 정찰을 하다보니 유혼교에서 받은 타격이 꽤나 심각했는지 이들의 모습이 간간히 보였을 뿐이고 효연이 유혼교의 산장까지 날아가 살펴보았으나 상황은 비슷하였다. 하지만 귀도의 상황이 아직 이들과 대적할 만큼 준비가 안 되었기 때문에 높은 하늘에서만 감시할 뿐이었다. 자신이 연단한 보원단을 전부 나누어주며 위급할 때에 사용하라하니 전부들 가슴속에 소중하게 갈무리 하였고 부림과 무철은 성도까지 가서 직접적으로 상황도 살피며 물품을 구입하기까지 하였으나 별다른 충돌 없이 돌아왔으므로 아주 위급한 상황으로 보이지는 않았다.
귀도의 인원들이 전부 건강을 되찾기 시작하였고 내부적으로 안정이 되기 시작하자 효연은 유혼교의 내부 상황을 한번 살펴보아야겠다는 마음을 먹고 유혼산장으로 향하였다.
숨어서 살펴보던 고목에 까지 도착하여 살펴보았으나 지나치게 조용하여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여러분께서 달아주신 리플을 보며 다시 힘을 내고 있습니다.
우리 아버님께서 아이들에게 해주신 이야기 속에 지금 네가 먹는것과 입는것에 풍족하지 못하게 살고있지만 지금 아낀 것이 네 나중에는 너무 많아 처치 곤란일 정도일 것이다.
우리 아이들 내가 직접 말해주진 못했지만 정말 착하게 자라주어서 고맙습니다. 아이들이 할아버지의 대소변을 거의 다 받아내 주었습니다. 그러면서도 한번 얼굴을 찌푸린적이 없었습니다.
樹欲靜而 風不止하고 子欲養而 親不待니라. 부모님께 효도하려 하였으나 부모님께서 기다려 주시지 않으십니다. 계속하여 못해드렸던 일들만이 생각날 뿐입니다. 이것도....저것도..... 모든것에 대하여 부족했던 것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