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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앞으로 결혼해서 잘 살까요?

뱃살공주 |2005.01.27 13:29
조회 2,026 |추천 0

안녕하세요?

일단 신혼일기에서 맨날 눈팅만 하다

오늘은 하도 답답한맘에 한자 적어봅니다.

 

제가 새댁이되는 날은 3월 5일입니다.

우리 신랑될사람 나이 30입니다.

저는 이제 23이구요...

 

날을 3월 5일로 잡는데는 아주 큰 시련이 몇개 있었지요...

먼저..작년 그러니까 2004년 12월 18일 우리는 새생명이 잉태된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물론 예비시댁에서 사랑을 한껏 받으며 지내왔던터라 저희집이 걱정이었죠..

일주일을 둘이 걱정하다가 크리스마스날..저희집으로 가기로 했습니다..

서로 맞아죽을 각오를 하구서요...

 

집에 가려고 일어나는데 전화가 한통 걸려오는겁니다.

근데 이상하게 굉장히 불안하더라구요..

예감이 적중했습니다.

 

예비 시부모님...24일 저녁까지 전화통화하고 그랬던 그 분들이..

하루저녁에 돌아가셨다는 겁니다...

사고였죠..가스누출........

우린 그렇게 정신없이 시골로 내려가게 되었습니다...

시댁은 목포였거든요........

울며불며..내려간 그곳엔 싸늘하게 누워계신 분들은..

날 그렇게 사랑해주시던 예비시부모님들 이었습니다.

형님과 오빠는 영안실 안에서..저와 형수님..아가씨..는 그저 밖에서 울수밖에 없었습니다.

발견을 동네분이 하는바람에 경찰서로 신고가 들어갔죠.

그래서 부검을 해야한답니다...25일은 공휴일..26일은 일요일...27일은 3일장 마지막날...

 

저는 아직 결혼을 안한상태라 회사를 빠지기에는 무리가있어 일요일 아침이 올라왔습니다..

혼자서 많이 울고 힘들었구요..

 

우리 남친은 하루아침에 부모님을 다잃어서 많이 힘들어했습니다..

게다가 남은 집안 빚이며..아버님 재산이며..이런문제때문에 형님과 의논하느라 슬퍼할 겨를도 없었지요.

 

그렇게 남친은 시골에서 일주일을 보내고 저는 서울에서 일주일을 보내고...

제가 연말에 회사가 하루 일찍 쉬어서 바로 기차를 타고 목포로 내려갔습니다.

혼자 올라오게 하자니 운전할게 너무걱정되서 안되겠더라구요...

 

그래서 형님이랑 둘러앉아 술한잔씩 하시는데 (물론 저는 임신중이라 사이다로 대신..;;) 이러십니다...

부모님이 다 돌아가셨으니 진행하던 3월결혼식은 미뤄야겠다구...

내년에 애를 낳고나서 하라십니다...

저도 생각할때 부모님 다 돌아가셨는데 당장 결혼하자고 하기가 너무 미안합니다...

그런생각을 하고있었으니 뭐 대답을 어떻게 할수도 없었죠...

 

올라오자마자 저희집으로 와서 저희 부모님께 말씀드렸습니다..

부모님돌아가신건 잘 하고왔다고..걱정끼쳐드렸다고...이러면서...

오빠가 임신얘기를 꺼냈습니다. 엄마아빠 듣고 놀라시더군요..

잠자코 생각해보자면서 얘기가 끝났습니다.

저는 한대 맞을까바 무진장 걱정했었습니다...

우리집 엄청 엄해서...나이도 어린데 시집간다고 반대가 심했었거든요...

 

그렇게 일주일만에 엄마아빠가 다시 오빠를 불러들였는데

"돌아가신것도 슬프고 이해하지만..임신했으니 우리집은 어디 친척들한테 부끄러워서

말도 못하겠다...나이도어리고 하니..남들눈도있고...

애부터낳고 어떻게 살겠냐...결혼식 하고 데려가라..." 이러십니다.

오빠 잠자코.."네 그렇게 하겠습니다." 이러더이다...

저는 오빠가 집에가서 잘 설득할줄 알았습니다.

부모님은 돌아가셨지만 앞으로 태어날 애기가있으니 애기 생각해서라도 결혼식 잘 될줄알았습니다.

 

오빠네 큰집 작은집 어른들이 길길이 뜁니다...

돌아가신지 얼마 되지도않았는데 결혼얘기 한다고...

친정집이 못됬다고 돌아가신건 생각도 안해준다고...

 

저희집은 그렇습니다...돌아가셨지만...물론 얼마 안됬지만...

앞으로 태어날 애도있고...남들 눈도있고...신정 구정 다 지나고 해로따지면 넘어가니

일단 태어날 애를 생각해서 먼저 식을 올리라고 하신겁니다...

돌아가신거 생각안하고 무턱대고 우긴거 아닙니다...

 

저 임신하고 이제 13주째 입니다..

점점 배불러오지만 맘이 불편해서인지 신경을 하도 많이써서인지..살도 안찌더이다..

가끔 배도 아픕니다....

 

결혼을 애낳고하라고 큰집 어른들이...성화십니다..

아니..딸가진부모로서 결혼식도 안시키고 어떻게 애부터 낳게하고 살라는 부모가 몇이나 있겠습니까..

돌아가신건...저도 슬프고 하지만....

앞으로 살아갈때 애먼저 낳고 결혼했다는얘기는 듣기 싫습니다..

안그래도 애갖고 힘든데 어른들성화에 날은 잡았지만...

식을 올리고나면 어떨지 걱정이 되나서....

 

결혼해서 잘사는게 어른들한테 잘하는거겠지요?

답답한맘에 횡설수설 적었더니 무쟈게 기네요...

읽느라 고생하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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