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사람소원도 들어준다는데 죽어 가는 사람 소원 꼭 들어주세요. ^^
안녕하세요.. 이 방송 무척이나 좋아했죠.. 군에 가기전에도 군에 가서도 근데 이제 한국에서 듣는 아니 어쩌면 이하늘 아래서 듣는 마지막 방송이 될지 모르겠네요... 어디서 어떻게 써야할지.. 듣기는 많이 들었는데 사연 올리는건 처음.. ^^
전 대한민국 육군 병장이예요. 전.. 전역을 50여일 남겨둔.. 하지만 전역했어요... 50여일을 남겨둔 시점에서... 왜 전역을 했냐고요?? 제가 아프거든요.. 많이... 어디가 아프면... 암이래요... 위암... 중말기라고 해야하나?? 손 쓰기엔 늦었나봐요... 그래서 전역을 했죠... 낼 아침에 미국으로 떠나요... 어쩌면 오늘 이 밤이 한국에서 보내는 마지막 밤이 될지 모르겠네요.... 미국은 수술하러가요... 부모님의 한가닥 희망을 져버릴수가 없어서... 마음이 아프네요... 워낙 건강했던터라 지금까지 알지 못했거든요.. 갑자기 가슴이 너무 아파 쓰러져 의무대로 옮겨진 저.. 밥이 채한줄 알았는데.. 저한데 이런 일이 닥칠줄 몰랐는데... 그렇게 너무 아파 개인 병원에 외진을 나갔죠.. 의사는 위에 염증이 생겼다고 하면서 내시경을 하자고 제안.. 내시경을 한 뒤 의사는 큰병원에 가서 정밀검사를 해보라고... 큰병원에 갔죠. .결과는 위암 중말기.. 청청벽력같은 소리였어요..
그렇게 검사를 받고 도저히 군에서 해결할수 없어 이렇게 전역을 하고 낼 미국으로 떠나게 되었어요...
제겐 제 군생활과 함께한 한 여자가 있었어요.. 군에 들어가기 4일전에 만난... 단순히 재미로 만난저에겐 대수롭지 않는 여자였어요.. 군에 간다는 말을 숨기고 군에 왔었으니... 그렇게 군에 들어가 잊었고 연락또한 하지 않았죠.. 100일휴가... 제 메일에 단 하루도 빠지지 않고 보낸 메일들... 그 메일을 보고 놀라지 않을수 없었죠... 그렇게 그 사람과 사랑을 하기 시작했죠... 서로 너무 아끼고 사랑하고... 전방에 근무를 하던 저.. 저 경기도에 살던 그녀는 한달에 한번씩은 꼭 면회를 왔고 100일휴가 일병휴가 상병휴가 포상휴가와 병장휴가 전부 그녀와 함께 보냈어요.. 다른 연인처럼 아름다운 추억이 없었기에 그 사람에게 미안했고 더구나 군인이었던 저였기에 그사람에게 제가 할수 있는 모든걸 다 해주면서 지금까지 사랑을 이어 왔죠.. 그사람 제가 너무 많은 걸 주었고 절 사랑했어요.... 많이 힘들다는걸 알면서도 절 기다려 주었고요.... 저의 부주의로 우리 사이의 새 생명을 저 하늘 나라로 보내야만 했고.. . 너무 힘들어하는 한없이 눈물을 흘리는 그사람을 전 곁에서 바라보며 미안하다는 말 밖엔 할수 없었고 안아 줄 수밖에 없었어요...
제 군생활이 끝나면 함께 하자고... 맹새 했는데.... 그사람 지켜주겠노라고.. 아프지 않게 하겠노라고... 약속했는데..... 다짐했는데... 그 약속 지키지 못하고 저 그사람 버렸어요....매정하게... 전역하면 유학간다고.. 멀리 간다고 그러니까 헤어지자고.. 너 싫다고... 너의 과거 용서 안된다고.. 나 힘들다고 너랑 있으면 힘들다고... 울면서 매달리는 그 사람 매정이 뿌리 쳤어요.. 같이 가자고.. 자기도 가겠다고.. 유학 가겠다고. 제발 제려가 달라고.... 버리지 말라고... 울면서 매달리는 그사람 뿌리쳤어요..... 하지만 끝까지 가지 않더군요.... 내 마음 이렇게 찢어지는데..... 그래서 사랑하는 다른 사람 생겼다고 했어요.... 그말 들은 그사람...
아무말없이.. 그거였냐고.. 그럼 진작말하지 왜 이제 말하냐고... 진작 이야기했으면 잡지 않았을거라고.. 그사람한데 잘해주라고..아프게 하지 말라고.. 많이 사랑해주라고.. 이제 내 옆 자리 그 사람에게 주겠다고... 2년동안 행복했다고.. 많이 사랑했다고... 그말 남기고 떠나갔어요....... 그 사람 저 아픈지 몰라요... 저 아픈거 알면 저보다 더많이 아파하고 힘들어 할테니까요.... 저만 아프면 되니까.... 근데 언젠간 알겠죠?? 제가 이렇게 되었다는 사실을......
그 사람에게 편지를 썼는데 보내지 못할 것 같아요......
그래서 그래서 제가 즐겨 듣던 이곳에 제가 그 사람에게 보내지 못할 편지를 쓸려고요..
좀 긴데.. 다 읽어주실꺼죠?? 산사람 부탁도 들어준다는데 죽어가는 사람 부탁 들어줄꺼죠?
부탁드려요.. 참고로 가명을 쓸께요..혹시나 그사람이나 친구들이 들으면 안되니까.. 하하..
티오.. 지현이에게....
오빠야.... 오빠 말 듣고 많이 충격받았지?? 미안해.. 너에게 그럴 수밖에 없었어....
다 거짓말이야.. 여자 생겼다는말도 니가 싫다는말도 ... 너의 과거가 용서 안된다는말도..나 유학간다는말도.. 유학은 아니지만 해외로 가는건 사실이네...
지현아.. 오빠 많이 아파... 이젠 너무 아파서 진통제 없이는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해....
살은 점점 빠지고 음식은 소화도 못하고 계속 올리기만 하고.... 거울에 비친 내모습이 한없이 초라해보여..... 니가 사랑하는 한 남자의 모습이 점점 초라해져간다고.....
100일휴가때 오빠랑 같이 강릉에 놀러가서 바다도 보고 함께 하고... 일병휴가땐 제주도로 놀러갔구.... 상병휴간땐 서해로 남해로 동해로 차타고 여행도 하고... 너무 행복하게 즐거웠는데... 하지만 오빠의 부주의로 너에게 씻을수 없는 상처를 안겼어... 미안하다.. 근데 오빠가 우리보다 먼저 보낸 우리 아이 곁으로 갈꺼야.... 가서 오빠가 먼저 가서 우리 아이 잘 키우고 있을게.. 무슨말이냐구?? 오빠가 아프다고 했잖아... 오빠 암이래... 손쓰기엔 늦었구.. 그래서 오빠 전역했어... 얼마전에... 너는 오빠가 군에 있다고 생각하겠지만...
너한데 말할 수가 없었어.. 니가 너무 많이 힘들어 할거라는걸 알거든... 오빠가 사랑하는 사람 니가 아픈거 싫거든.... 차라리 나 혼자 아프면 돼... 바보같다고?? 그래 오빠 바보야. 이제 알았니??? 언제 니가 사실을 알게 될지 몰라... 오빠가 이 세상을 떠나기전에 알게 될지 떠난후에 알게 될지... 오빤 니가 오빠가 이 세상을 떠난 후에 사실을 알았으면 좋겠다..
떠나기전에 알면 너 오빠 보러 올꺼잖아.. 전에 니가 사랑하는 사람 모습 이젠 찾기 힘들어. 한달밖에 안지났는데 진행 속도가 엄청 빨라져서 한달사이에 엄청 변했거든... 1년이 될지 2년이 될지.. 아님 반년이될지 모른데.... 오빠 너 안볼꺼야... 너 피해다닐거야.. 나 이세상 떠날때까지.... 너에게 이런 모습 보여주기가 너무 싫거든.. 이런 내 모습 보고 아파할 니 모습이 훤하거든.....
지현아... 오빠 너 많이 사랑한다.... 정말 많이 사랑해.... 그리고 너무 미안하다.. 너랑 한 약속들 하나도 지키지 못하고 이렇게 떠나버려서.. 오빠 오빠 너보다 조금 일찍 먼저 저 하늘에 간다고 생각해줄래?? 저 하늘위에서 우리가 보내야만했던 우리 아이랑 잘 살고 있을게.. 지현이가 언제 올지는 모르지만.... 그날이 오며 오빠가 찾아 올게...... 너 길 안잊어버리게.. 너 길치잖아.. 오빠 없으면 어디도 못가잖아... 그러니까 오빠가 우리 아이 데리고 꼭 마중나올게......
그리고 지현아... 혹시 오빠가 떠난 후 사실을 알아도 너무 울지마.. 알았지?? 오빤 니가 우는거 제일 싫어하잖아.....넌 웃는 모습이 제일 예쁘니까.....
오빠 이제 담담해. 받아드리기 힘들었는데 이젠 괜찮아.. 내 23년의 인생.... 후회없어....
좋으신 부모님이 계셨고.. 날 좋아해주고 아껴준 형과 누나... 내 사랑하는 친구들과 형과 누나들 동생들.... 내가 알고 지낸 모든 사람들 .... 그리고 날 사랑해주고 내가 진정으로 사랑하는 우리 지현이... 너에게 더 잘해주지 못하고 떠난다는게 너혼자 남겨두고 떠난다는게 너무 가슴이 아프네.. 뭐 그 다음은 괜찮아...
그리고 몇일전에 어머니 뵜어..사실대로 이야기 드렸구... 오빠 많이 좋아하셨잖아.. 그래서 말씀드렸어.. 나 암이라고..... 나 죽을때까지 너한데 이야기 하지말라구.. 나중에 훗날 시간 많이 지나서 너 오빠 잊으면 그때 이야기 하라고 어머니도 많이 우시더라... 나도 울었고...
나중에 어머니께서 이야기 하실꺼야.. 오빠 죽고 시간이 많이 지나면... 그때 왜 이제서야 말하냐고 어머니께 뭐라고 하면 안돼.. 알았지??오빠가 부탁드린거야. 말하지말라고......
지현아..... 사랑한다.. 많이 사랑한다....... 정말 많이 사랑한다.....
너혼자 남겨두고 오빠 먼저 떠나서 미안..... 행복해야돼... 나중에 오빠 너 데리러 올게....
사랑해... 지현아.......................
2005년 1월 24일.....
몇시간 있으면 저 미국으로 가요. 수술하러....짧으면 6개월... 후회없이 살다가 가고 싶네요...
행복하세요. 모두.... 전 이제 먼곳으로 떠납니다... 안녕히.. 안녕히....
아. 신청곡.... 제가 지현이가 마지막으로 불러준 미루나무 부탁 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