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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들의 수다 - 1편

이끼 |2005.02.02 21:42
조회 5,533 |추천 0
정말 가까스로... 턱걸이 비스므레하게 대학생이 되었다.





한참은 덜 익었지만... 여하간 시간의 순대로 흘러흘러서 난 대학교에 진학했고,





처음으로 개강파티라는 것을 해보게 되었다.





[ 야, 너희들 만득이 귀신 강간얘기 알어?]





우리 과의 분위기 메이커인 강대현이었다.





일제히 술자리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대현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대현이는 175cm로 그다지 큰 키의 소유자는 아니었지만,



늘 유쾌해서 여자들 사이에서 평판이 그다지 나쁘지 않았다.





아니, 뭐... 더 제대로 얘기하자면... 인기가 좋았다.





내 경쟁자가 약 3명정도 있는 것으로 파악했었으니까...





[ 어느날... 만득이가 길을 가는데 또 계속 귀신이 따라오는 거야.

만득아~~ 만득아~~~ ]





어쩜 만득아~ 소리도 저렇게 실감나게 하는지...





[ 계속 귀신보고 저리 가라고 그러는데 귀신을 말을 듣지 않으니까 만득이가...]





만득이가...





[ 확 귀신을 덮쳐서 강간을 해버린거야.]





[ ㄲ ㅑ ㅇ ㅏ ~~~!!!]





여자애들 사이에서 일대 소란이 일었다.





기집애들 요란 떨기는...





[ 귀신이 뭐라고 했게?]





[ ....?]





[ 만득...아....아악... 만득.... 하아... 만득...]





대현이가 고개까지 뒤로 젖히고는 헐떡거리는 신음소리까지 섞어가면서 만득이를 불러댔다.





순간 술집은 사람들의 웃음소리로 아수라장이 되어버렸다.











나 빼고... ㅡ.ㅡa







사람들이 그렇게 미친듯이 웃고 있을 때, 사람들의 반응을 살펴보며 뿌듯한 표정의 대현과



눈이 마주쳤다.





[ 어, 해미는 재미없어?]







갑작스럽게 대현의 입에서 내 이름이 불려지자 그 소란스러운 가운데 사람들의



이목이 나에게로 쏠렸다.





부담스런 이 시선들... -_-;;





[ 아니... 난... 저...]





대현이는 자신이 한 재미있는 이야기에 내가 웃기 않았다는 것이 심히 불쾌한 듯 보였다.





아띠... 웃는 척이라도 하는건데...





[ 대현이 얘기가 재미가 없어?]





신경질 적으로 앙칼지게 우리 과의 퀸 조세희의 목소리가 울렸다.





내 정보망에 의하면 저 뇬은 나의 경쟁자중에 하나였다.





다른 학교에 남자친구가 뻔히 있으면서 말이지...





[ 이해가 잘 안 갔을 뿐이야!]





술 기운 탓인지 용감하도록 내 목소리 또한 짜릿짜릿하게 술자리를 경직시켰다.





[ 이해라고 할 게 뭐가 있는데?]





비비꼬는 듯한 세희의 목소리...





아... 띠바... 저 뇬이...





이젠 슬슬 성질까지 낫다.





[ 달랑 만득이를 좀 이상하게 부른 것 뿐인데, 대체 그게 왜 웃긴건데?]





따지듯한 내 말에 사람들의 얼굴에 물음표가 잔뜩 쓰여지고 있었다.





[ 좀... 이상하게...? 단지... 이상할 뿐이야?]





누군가의 말이 또 들려왔다.





[ 그래! 그게 무슨 의미가 있는건데!]





내 앙칼진 목소리에 이미 개강파티 술자리의 분위기는 싸~ 해지고 있었다.





달랑 농담하나 때문에 말이지...





[ 야... 해미야.... 너 왜 그래...]





옆에서 친구 미연이가 나를 팔꿈치로 쿡쿡 찔러댔다.





[ 내가 뭘!]





[ 야... 넌 야한 영화 한번도 안 봐봤어? 대체 왜 그래...]





[ 어, 나 그런거 못 봤어. 그게 이거랑 관련있어?]





미연이가 어이가 없다는 듯이 입을 쩍 벌렸다.





[ 대현이 이야기가 야한거였어? 그런거야?]





내가 미연이에게 따지듯이 묻고 있을 때, 대현이가 내 뒤에서 어깨에 손을 올렸다.





[ 나중에 내가 설명해줄테니까, 오늘은 그냥 술이나 마셔. 자~ 건배! 원샷이다!!]





대현이 얼굴을 마주하는 순간 난 팔에 힘이 풀려서 술잔을 떨어뜨릴 것만 같았다.





왜 얘가 웃는 모습만 보면 이리도 정신이 없을까나...





[ 진짜... 설명해 줄꺼야?]





[ 그 술 한번에 다 마시면~]





대현이의 말에 난 망설임없이 술잔을 꺾었다.





















남자와 여자가 관계를 할 때는 소리가 난다고 했다.





그 관계라는게 몸을 섞는건데, TV에서 남자랑 여자가 뽀뽀를 하면서 이불을 뒤집어 쓰면





그 다음 장면에서 아까 대현이가 했던 것과 같은 소리가 난다고 한다.





그건... 비디오 가게 가서 "미성년자 관람불가" 라고 씌인 비디오를 보면 볼 수 있다고 했다.





그리고 대현이는 나랑 그런 비디오를 보러 비디오방에 가기로 손가락을 걸고 약속을 했다.





[ 처음엔 농담인 줄 알았어.]





시끄러운 노래방에서 나랑 대현이는 아까 그 농담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



노래방 입구 계단에 앉아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 그걸 못 알아듣는게 그렇게 이상한거야?]





별로 술이 쎄지도 않은데 연거푸어 대여섯잔을 꺾어댔더만 머리가 말을 할 때마다



윙윙 울려댔다.





[ 아니, 뭐... 요즘에 그런 애가 드무니까...]





[ 그런 애가 어떤 애인데?]





아... 어지럽다...





머리가 무거웠다. 난 고개를 아래로 떨구고 벽에다 머리를 기댔다.





벽이 차갑다...





[ 너, 술도 별로 안 쎄구나. 그러면서 나 따라서 그렇게 원샷을 해댄거야?]





[ 니가... 원샷하면 아까 그... 얘기 설명해준..다고 먹으라고 그런거잖아...]





눈까지 슬슬... 감겨온다.





아... 졸리다... 누워서 잤음 좋겠네...





[ 벽 차갑겠다. 어깨 빌려줄께 내 어깨에 기대.]





대현이가 내 머리를 자신의 어깨위로 가져갔다.





순간 온 몸이 긴장으로 잔뜩 움츠려졌다.





[ 편하게 있어. 나 움직이지 않을테니까...]





내가 긴장하는 것을 눈치챘는지 대현이가 부드럽게 귀에 속삭였다.





대현이의 어깨는... 고등학교 친구 녀석들과는 다른 느낌이었다.





이대로 잠이 들었으면...





그렇게 편안히 어깨에 기댄지 몇분이 채 되지 않았을 때,





이상한 느낌에 눈을 떴다.





내 눈 바로 앞에 대현이의 얼굴이 있었다.





[ 너... 키스 해 본적 있어...?]





낮고... 부드러운.... 저음...





대현이의 빨려들어갈 듯한 음성에 난 아무말도 못하고 눈만 동그랗게 뜨고 있었다.





대현이의 입술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가는 것이 보였다.





[ 그럴 줄 알았어.]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다.





로맨틱 영화처럼 대현이 입술이 내 입술에 닿는가 싶더니... 그게 끝이 아니었다.





내 입술을 열고 낯선 물질이 입 안으로 들어왔다.





... 혀???





... 이게.... 키스야??





대현이의 혀가 내 입 안에서 마당쇠가 마당을 쓸 듯이 돌아다니고 있었다.





... 이게 뭐야...?





사람의 혀가 부드러우면서... 타올 같은 느낌이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깨닫고 있었다.





그리고 키스가 입술만 부딪히고서 끝이 아니라, 여러가지 동작(?) 수반된다는 사실도 알았다.







... 대체 영화, 드라마에서의 그 달콤함과 애절함은 어디로 간거지?





잠깐 눈을 떴을 때 대현이의 감은 눈이 보였기에 난 다시 눈을 꼭 감았다.





여봐... 여봐... 잠깐... 내 입 주위에 침이 묻잖아...





아니... 좀 얌전하게 움직일 수는 없는거야?





켁... 그러다 혀로 내 목구멍 막히겠다!!





대현이의 혀가 움직임을 멈추고 서서히 나에게서 떨어졌다.





난 갈등 중이었다.





분명 느낌 상으로 입술 주위에 침이 묻은거 같은데... 이 상황에서 손으로 쓱쓱 닦으면...





대현이가 불쾌해지는걸까?? 닦아야하나...? 말아야하나...?





아.... 찝찝해....





그 때, 대현이의 손가락이 내 입술 주위의 흔적들을 세심하게 닦아 주었다.





[ 이제 키스가 뭔지 알겠지? ]





대현이의 말에 난 고개만 끄덕거렸다.





황당한 사건에 이미 술은 홀랑 깨버렸는데 어쩐지 얼굴에서 열이 나는 것처럼 뜨거웠다.





[ 들어가자. 사람들 이상하게 생각하겠다. ]





난 또 말없이 고개만 끄덕거렸다.





바보같이 말이지...





[ 너 먼저 들어가. 같이 들어가면 이상하게 보일지도 모르니까...]





노래방 계단을 조심스럽게 벽을 잡고 내려왔다.





다리가 후들거려서 꼭... 계단에서 우당탕 굴러버릴 것만 같았다.







- 첫 키스는 언제, 어디서, 누구랑?





- 대학교 1학년 노래방 계단에서 짝사랑 하던 과 동기 남자애와...





진실게임의 단골 질문에 변하지 못할 대답이 지금 생겨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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