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복잡한 가족사 여친 부모님께 말씀 드려야 할까요?

시류화 |2005.02.12 13:32
조회 3,883 |추천 0

저는 올해 31살로 IT쪽 직장을 다니고 있는 남자입니다.

이제 저도 결혼을 할 나이가 되었기에 여러 가지로 생각이 많네요.

그 중 지금 당장 고민하고 있는 고민거리에 대해 의논 드리고자 이렇게

용기를 내어 글을 씁니다.

 

제게는 만난 지 약 4년 되어가는 여자친구가 있습니다. 저와는 4살 차이입니다.

(제가 31살, 여자친구는 27살입니다) 처음부터 편안한 사람이었고 빠르게

친숙해져 결혼이야기를 편안하게 나누는 사이가 되었습니다. 둘의 사이는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늘 이해해주고 따뜻하게 안아주는 그녀이기에 지금껏

한번도 느껴보지 못한 심리적 안정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오히려 제가 감정의

기복이 커서 토라지기도 잘하고 투정도 많이 부리는 편입니다.

 

결혼은 제 나이 32살이 되면 하겠노라고 오래 전부터 계획하고 있었습니다.

이유는 젊은 시절 겁 없이 사업을 달려들었다가 빚을 좀 많이 지었습니다. 결혼을

하면서 빚을 안고 가기는 싫었기에 모두 갚는 날인 32살로 잡은 것이지요.

(벌써 사업 실패하고 직장 다니기 시작한지 3년이 되었네요^^;) 이제 그 날이

서서히 다가오는 것을 느낍니다. 설에 집에 내려갔더니 말씀이 거의 없으신 저희

아버지도 제 결혼 문제에 대해 말씀을 하시니까 정말 이젠 준비를 해야겠구나

싶은 생각이 들더군요.

 

다른 것은 모두 둘째치고 우선 양가 부모님께 인사를 드려야 합니다. 제 여자친구는

제가 가끔 집안 행사(아버지 생신이라든지 할머니 생신 때)에 간혹 데려가서

비공식적으로 인사를 드린 터라 걱정이 없습니다. 부모님께서도 모두 맘에 들어

하셨고요. 여자친구의 집안도 모난 곳 없는 정말 평범한 장남 집의 모습 그대로입니다.

장인어른 되실 분은 오랜 공무원 생활 끝에 정년 퇴직하셔서 장모님 되실 분과 작은

화원을 운영하고 계십니다. 여자친구는 장녀로 아래 남동생과 여동생이 각각 한 명씩

있구요. 모두 조용하고 바른 사람들입니다.

 

하지만 저희 집이 걱정입니다. 저는 초등학교 3학년 때 부모님이 이혼을 하시고

새어머니 밑에서 자랐습니다. 그러나 제가 말썽을 피워서 (아버지 주머니에서 동전을

훔쳐서 오락실도 가고 안방에 있던 돼지 저금통깨서 장난감도 사고 그랬었습니다.

용돈이 전혀 없었거든요. 친어머니는 많지는 않아도 하루에 100원은 주셨는데

새어머니는 매우 알뜰하고 깔끔하신 분이라 불필요한 지출이나 군것질이 용납이 안

되는 분이셨습니다.) 초등학교 6학년 되던 해에 할머니께 보내졌습니다. 그래서

초등학교 6학년을 할머니 댁에서 지내고 중학교 1,2학년을 큰고모님 댁에서... 그리고

중학교 3학년 이후로 다시 할머니와 함께 지내다 대학진학하고 군에 다녀와서부터

독립하여 혼자 지내고 있습니다.

 

제가 그렇게 지내는 동안 저희 새어머니는 아버지와의 여러 가지 문제로 다툼이

많았습니다. 할머니와 관계도 좋지 않았고 집안 식구들과 어울리지 못하셨습니다.

(저를 더 이상 못 키우겠다고 하신 것도 어찌 보면 단적인 모습이라 할 수 있겠죠.)

거기에 아버지께서 사업 실패로 어려움을 겪으시면서 더욱 관계가 멀어 지셨던 것

같습니다. 오래지 않아 아버지는 새어머니와 이혼이 아닌 별거에 들어가셨고 그

와중에 두 번째 새어머니가 생겼습니다. 법적으로는 첫 번째 새어머니가 제 어머니로

되어있는 상태이지요. 두 번째 새어머니는 남편을 여의고 남자아이를 키우며 사시던

분이었습니다. 어떻게 만나셨고 어떤 과정으로 함께 살게 되셨는지는 모르겠지만

제가 고등학교 2학년 되던 어느 날 아버지가 두 번째 새어머니와 아기를 안고 오셨더군요.

그게 제 이복 동생이었습니다.

 

두 번째 새어머니는 젊으셨고 호탕한 성격을 가지신 분이었습니다. 다른 가족과도

금방 친해지셨고요. 저와도 함께 살아본 적은 없지만 마음으로 많이 통하는 분이셨습니다.

그래서 저도 인정하게 되었지요. 지금까지 아버지와 아이들을 키우시며 잘 살고 계십니다.

가족 대소사도 직접 챙기시고 정말 맏며느리 역할을 잘 해주시고 계시지요.

 

이것이 제 고민입니다. 이제 제 여자친구의 집에 인사를 드리러 가야 합니다. 제 소개도

해야 하고 제가 얼마나 여자친구를 사랑하는지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계획도

말씀 드려야 합니다. 그리고 결혼 승락도 받아야 하고요. 제가 감수해야 할 부분은 제가

감수하면 되지만 혹, 저희 아버지나 어머님이 결혼하는 과정... 그리고 저희가 살아가는

과정에서 장인, 장모님과 어떤 마찰이나 불화가 생기지나 않을지 걱정입니다.

 

저희 이런 가족사를 여자친구의 부모님을 뵙고 사실대로 모두 말씀을 드리는 것이 좋을까요?

아니면 말씀 드리지 않는 것이 좋을까요? 혹 말씀 드리게 되면 처음 뵙고 말씀 드리는 것이

좋을지 아니면 어느 정도 익히고 난 후 말씀 드리는 것이 좋을지. 여러 선배님들과 비슷한

상황에 있는 많은 친구들에게 조언을 구합니다.

 

 

장황하게 늘어놓은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꼭 행복한 일들로만 가득한 한해 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추천수0
반대수0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