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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우리 커플

하얀마음 |2005.02.13 14:06
조회 932 |추천 0

고등학교 입학 하는 날...
첫날부터 헉헉 대며 뛰어 들어와 지각한 남학생이
한명 있었다.
수업 시간 중에 들어오는 바람에 우리들의 시선은
다 그 남학생에게로 쏠렸다.
참 내가 입학한 고등학교는 남녀공학이었으므로
남학생과 여학생이 같이 수업을 받았다.^^(그래서 솔직히 너무 좋았음^^)
그런데 아무렇지도 않은듯 빈자리에 가더니 턱 앉아 버리는 것이 아닌가...
그빈자리는 바로 나의 뒷자리였다.
그런데 그게 인연이 되어 버렸을까???^^

입학한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친구들과
친구집에도 자주 놀러가고 친구들을 우리집에도 초대해서 같이 놀면서 서로 친해지고 있을 무렵..
아마 초여름 쯤이었을 것이다.
그날 시험이 끝난 날이라서 친구집에서 과자 먹으면서 비디오 실컷 보고 나서 우리 집에 갈려고 버스를 기다리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버스가 안오는 것이었다.
막차 타고 가려고 있었는데 버스 시간이 10분이 지나도 20분이 지나도 오지를 않는 것이었다.
택시비도 없는데 정말 큰일났다 싶었다.
그 당시에만 하더라도 요즘 흔한 휴대폰은 꿈에도 못꿀 그럴 때였다. 삐삐도 아주 귀했던 거라 삐삐 들고 있는 애가 한반에 한두명 정도였을 것이다.
공중전화로 집에 전화하고 나면 차비가 모자라서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고 있을때.......
~~~~~어디선가 누구에게 무슨일이 생기면 나타나는~~~~~ 사람처럼 오토바이를 타고 지나가다 어떤애가 딱 서는 것이었다. 바로 내 뒷자리에 앉은 그 남학생이었다.
교복을 입은 모습만 보다가 사복을 입은 모습을 보니까
솔직히 좀 괜찮아 보였다.^^

"야 너 지금 버스 기다리나???버스 간거 아니가"
"몰라..버스가 안오네..큰일이네..집에우째가노...ㅠ.ㅠ"
"...그럼 내가 태워주까? 어차피 할일도 없는데.."
"정말???응 태워도~!!"

이렇게 해서 같은 반에 있어도 대화한번 제대로 하지 않았던 우리가 이야기를 하게 되고 처음으로 스킨쉽 비스무리한것도 하게 되었다. 그 스킨쉽이란 바로 내가 뒤에서 그 남학생 허리를 꼬옥 껴안지는 못하고 셔츠자락을 잡으면서 살을 조금씩 건드린 그런 스킨쉽...^^
태어나서 처음으로 오토바이를 타는 느낌은 생각보다 괜찮았다. 정말 착하게 학교 집만 오갔던 나는 고등학생이 되기 전에 남자한번 못사귀어 볼정도로 쑥맥이었다.

그렇게 아무일 아닌일로 괜히 마음이 그 애에게로만가는 것이었다..오토바이 한번 태워준 일로 말이다..^^
그렇게 시작된 나의 짝사랑..

[그 짝사랑 이름을 환이라고 부르겠다 끝자가 환자니까^^]

다른 남학생들이랑은 유독히 잘도 말하고 장난도 잘치면서 놀던 내가 환이 앞에만 서면..할말도 없고 왜그리 소심해 지는지....(노래 가사처럼..)

처음엔 호기심으로 바라보던 시선이 점점 사랑의 시선으로 바라보기 시작하게 되면서 힘겨운 사랑아닌 사랑을 시작하게 되었다.
그다지 공부를 잘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키도 큰것도 아니고..더군다나 가끔씩 학교에서 말썽도 일으키는 그런애를 좋아하게 된 것이 무슨 큰 비밀인 것처럼 친구에게조차 비밀로 한채 가슴속에 꽁꽁 묻어뒀다.

하지만 혼자만 감당하기엔 점점 짝사랑이 심해져 친구에게 털어 놓았고 그 친구가 다른 애들에게 혼자만 알고 있으라며 그렇게 전하고 전해서 결국은 거의 모든 애들이 알아 버리게 되었다.

하지만 난 반 친구 전체가 내가 환이를 좋아하는지 전혀 몰랐었다.
아마도 반전체 애들이 알게 되었으면 환이도 자기를 내가 좋아하는 것을 알고 있었을 테지...

짝사랑을 하면서 참 힘은 들었지만 하루 하루가 행복했다. 환이를 볼수 있었기 때문이다.
정말 학교 가는 것이 어찌나 즐거웠는지 모른다.
수업이 끝나가면 환이 얼굴을 몰래 못보니까 아쉬웠고
집에 가면 빨리 아침이 되어 학교에 가게 해달라는 기도와 함께 잠들곤 했다.
그리고 환이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 공부도 참 열심히 했다. 그래서 중학교 다닐때 중상위권이었던 성적이 환이 때문에 거의 톱 비슷하게 되었다. 물론 나중에는 많이 내려가게 되었지만....^^
사랑의 힘은 그렇게 대단한 것이었다.
환이가 내 뒷머리를 쳐다보고 있기에 절대로 딴짓을 못하고 잠도 못자고 공부만 했다.
무지 무지 공부잘하는 착한 학생으로 환이에게 잘 보이려고...ㅠ.ㅠ
그래도 그때 공부를 열심히 한게 참 많은 도움이 되긴되었다.
아침마다 머리 감아서 비듬 하나라도 안떨어지게 하려고 애쓰고 혹시 땀냄새 날까봐 연한 향수도 뿌리고..
거기다 매일 매일 얼굴 여드름 제발 좀 작게 생기라고 기도하고..
그렇게 짝사랑을 1학년 때 내내 했지만 아무런 성과나 진전도 없었다.
그렇게 맘 아파 하면서..행복해 하면서 일년을 보낸뒤..
환이는 아는지 모르는지 나에겐 별 시선을 주지 않았다. 점점 힘들어져 포기해 갈무렵..
성적도 점점 곤두박질 치고..
수업시간에 공부하는 시간보다 잠자는 시간이 더 많아져서 성적은 점점 내려가기 시작했다..

그러던 어느날...
"이젠 그만 잊지?? 환이는 니한테 별 관심 없는가 보더라..아마 지금 소문나서 니가 환이 좋아하는거 아무도 모르는 사람 없을텐데..환이가 아직까지 니한테 뭐라고 한적도없잖아..그러니 아마 니한테..관심없나봐..이제 잊고 우리 오늘 미팅이나 하러가자~!!"
"미팅???나 미팅 한번도 안해봤는데..^^"
"@@고등학교 애들이 있는데 미팅 한번 하자더라. 니도 같이 나가자.."
이 이야기를 나눌때 환이가 옆에 있었다는 것을 이야기가 끝난뒤에 알았다. 그래서 난 들으라는듯
"야~~~나도 미!!팅!! 처음으로 해보겠네~~~~~!!"
하면서 커다랗게 말을 했다.

정말 미팅을 하러 가긴 갔지만..아직 환이가 내맘속에 커다랗게 자리잡고 있어서 그다지 즐겁지는 않았다. 따분하고...그리 재밌지도 않고..그래서 도중에 나와버려 친구한테 엄청 욕을 얻어먹었었다.

하지만 점점 마음을 정리해 갈무렵..
환이가 학교에 오지 않았다.
학교에 오지 않아도 이젠 내가 무슨상관이냐면서
관심을 끊으려 했지만 괜히 걱정이 되고
무슨일인가 싶어 선생님께 물어보고도 싶었다.
그리고 며칠뒤..
선생님께서 말씀하시는 것이었다.
"음..환이가 지금 사고가 나서 병원에 입원해 있으니까
병문안 갈사람은 가보도록..."
그말을 듣고 잊었노라 생각했는데 또 궁금하고 걱정되어서
가만히 있을수가 없었다.
그래서 친구들이랑 병문안 가자고 해서 가 보았더니..
글쎄...
다리에 구멍을 뻥뻥 뚫어 쇠를 칭칭 감아 놓은 것이었다.
뼈가 부러진것이 아니라 으스러져서 다리 안에 쇠를 박을수가 없어 뼈를 통과해 구멍을 뚫어 쇠를 꽂아 다리를 쇠로 칭칭 감아놨는데...
얼마나 아팠을까..그런 생각과...
간호를 누가 해주나..하는 그런...
참 보호자같은 그런 생각을 하게되었다.
짝사랑한지 일년반이 지난 2학년이 다 끝나갈때
이런일이 일어나고 말았다.

그렇게 해서 환이는 병원에 계속 입원을 해야 했고..
친구들고 하나둘..처음엔 그렇게도 자주 놀러가고 하더니..시간이 지나 방학이 되고..그러면서 환이에게 병문안 가는 횟수가 줄어들었다..

나는 혼자만 가기가 솔직히 그랬지만..
그냥 용기를 내기로 결심했다.
혼자서...
병실문앞에서 정말 몇번이나 돌아갈까 말까를 망설이다 드디어 처음으로 들어갔다.

들어서는 순간...TV를 보고 있던 환이의 시선이 나에게 와서 꽂혔다..
참 어색한 침묵이 흐른뒤..

"어 왔어??"
하면서 반기는 것이었다.
아마도...대화를 그렇게 나눈 것이 오토바이에 한번
타고 난뒤 거의 일년반만에 처음으로 이야기를
나눈 것이었을것이다.

친구들과 우르르 몰려서 병문안 왔을때도 거의 말한마디 나랑은 나누지 못했으니까...

그렇게 처음엔 처음만나는 사람들처럼 참 어색했다.
그러면서...
이야기를 나누게 되고..
병문안을 자주 가게 되었다..

그렇게.........
그렇게.........
짝사랑을 점점 접어가고..
나에겐 첫사랑이 찾아왔다.

환이가 나에게 사귀자고..
1997년 5월 23일날 그랬다..

그때 우리는 고등학교 3학년이었고..
환이는여전히 병원생활을 하는 바람에
학교도 못나오고 수능을 포기해버리고 말았다.

하지만 우리의 사랑은 쭈욱 계속되었다..
짝사랑이 첫사랑으로...그렇게 우리는 연인으로 변해버린것이었다...
정말 내가 그렇게 사랑했던 사람이 나의 사람이라는 것이 처음엔 믿기지 않았다..
꿈만 같았다.

손을 잡는데만 6개월이 걸렸고..내가 이젠 맘대로 손잡을 수 있다는 것만 해도 너무 기뻤다.
그렇게 손을 잡고 난뒤 수줍은 첫키스를 환이와 나누고..
사랑을 맹세했다...

그렇게 난 수능을 치고 대학생활을 하고 환이는 수능을 못치른대신 바로 사회생활을 하게되었다.

그리고 6년간의 연애끝에 2002년 5월 26일날..
우리는 결혼을 하게되었다.

지금은 결혼한지 2년이 넘었고..
이쁜아기도 있다.~!!
지난 시절을 생각하면 정말 꿈만 같고
너무나 가슴아팠으며 행복하고 순수했던..
나의 추억속에 지금의 우리 신랑이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동갑내기라서 더 친하고 학창시절 내내 같이 했던...
서로 말도 못했던 우리가 이제는 서로를 가장 사랑해주는
부부가 되어버린 것이다.

정말 지난 시절을 생각하면 꿈만 같다..

그리고 짝사랑이 이렇게 이루어진 것이 신기할때도 있고 말이다..

그래서 그런지 지금은 참 행복하다..
아직 크게 싸운일도 없고 울 아기 돌보면서
정말 알콩달콩 잘 살고 있으니 말이다.

이런게 행복이 아닐까 한다..

여보~!!!
사랑해~!!!
우리 앞으로도 지금처럼만 서로를 아끼면서
행복하게 잘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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