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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그렇게 나쁜 놈인가요? 고민즘 해결해 주세요.

고민남 |2005.02.20 23:23
조회 1,344 |추천 0

최대한 객관적으로 글을 써서...여러분들께 의견을 구하고자 합니다.  제가 그렇게 나쁜 넘인지...TT
 
일단 저와 제 여친 소개를 해야겠죠?

저 : 30대 초반.  집은 서울, 직장은 지방(서울에서 한시간 사십분 거리), 회사 4년차, 올해 대리 진급

여친 : 20대 후반.  집은 서울 근교, 직장은 서울, 약간 고위직(?) 공무원 (더 이상의 정보는 곤란하네요)

 

우리 커플의 특징
1. 주말 커플입니다.  제가 직장이 지방인 관계로...저희는 주말에만 그녀의 집 근방에서 만납니다.  가끔 서울로 출장오는 날에도 만납니다. (한달에 한번 정도).  3년 넘게 만났습니다.

 

2. 저희 아버지가 작년에 돌아가셨습니다.  저는 엄마, 할머니하고 삽니다.  누나 하나 있는데 외국에 살아서...마주칠 기회가 거의 없습니다.  여친이 매번 마마보이라고 합니다.  아버지 돌아가신 다음부터...엄마 안쓰런 생각 안할 수가 없네요.  인정 합니다.

 

3. 항상 데이트의 시작과 끝이 여친네 집 앞입니다.  데릴러 가서 데이트 하다가 집에 데려다 주죠.

 

최근의 싸움 내용

 

1. "쫌 있다 전화할게" 

제가 타 부서(제가 이전에 몸담았던 부서)의 일을 도와주다가 늦게까지 일하게 되었습니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죠.  옆에 만만한 상사가 있는 상황에서 여친에게 전화 왔길래..."쫌 이따 전화할 께" 했다가...자기 배려 안한다고 상사가 다 듣도록 싸웠습니다.  물론 업무 시간 중에 일하다가 전화 못할 때 같은 말 하면 알았다고 하고 잘 끊습니다.  제가 여친에게 전화했을 때도 전화 못할 상황이면 그냥 넘어가죠.  여친은 업무시간이 훨씬 넘도록 다른 부서의 일을 도와주면서 무조건 전화 끊으려 하는 상황이 서운했나봅니다.  다행히 크게 싸우지 않았습니다.

 

2. "넌 화나면 아무것도 안보이고 너 화난게 젤 중요하지?" 

제가 사소한 잘못을 했습니다.  제 생각엔 너무 사소한 일이었는데 여친은 하지 말라고 했죠.  전...너무 사소한 일이고 제가 하고 싶던 일이었기에 그냥 해버렸습니다.  그러다가 울 여친이 삐지길래 한시간동안 빌었습니다.  미안하다..잘못했다..안그럴께...그래도 자꾸 화내길래...저도 "넌 화나면 아무것도 안보이고 너 화난게 젤 중요하지?" 하고 뒤도 안보고 가버렸습니다.  역반하장이었을까요...앗차 싶었쓰나...엎지러진 물이었죠.  저도 많이 화가 났으니까요.  그 동안 싸우면 항상 제가 먼저 전화해서 미안해...잘못했써...했는데...이번만큼은 여친이 먼저 전화해주길 바랬습니다. 

 

그러다가...4일 정도 지난 상황에서 제가 또 다시 먼저 전화했습니다. "너 자존심이 그렇게 쎄니?" "먼저 전화해 주면 안돼냐?" 전 서운한 감정을 이런 말로 표현했고 이런 말들이 또 상처가 되었나 봅니다.  전 할만큼 했고 빌만큼 빌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단 한번만이라도 여친이 먼저 전화해주길 바란건데 말이죠.

 

결국 토요일에 싹싹빌고 그러다 안되서 최후의 수단으로 술먹고 헤롱헤롱한 상태에서 겨우 화해했죠.  잘하겠다...안그러겠다 라는 말을 백만번 쯤 한 후에 겨우겨우 기회를 한번 더 준다라는 말을 받아냈죠.

 

3. 연락없이 안만나기

2.번이 일어난 다음날...일요일이었는데 친구 결혼식이 있었습니다.  여친도 같이 가기로 되어 있었으나...부담스러워 하는 것 같아서 저만 갔죠.  결혼식 갔다 오니 기분이 별로 안좋고 힘이 쭉 빠져서 아무것도 하기 싫었습니다.  자주 그러지 않습니다.  전 굉장히 활발하고 외향적 성격입니다.  꿍하는거 별로 없습니다.  근데 하필 그날따라 멍하니..기분도 안좋고...하고 싶은게 하나도 없었습니다. 

 

다행히 저녁먹고 정신차리고 바람쐐러 잠깐 도서관 갔다가 집에 왔죠.  공부를 많이 하진 않아도 영어공부 꾸준히 하려고 노력합니다.(여친도 저 영어공부 하는거 압니다.)  밤 11시쯤 전화 왔습니다.  당연히 일요일은 데이트 하는날 아니냐....어제 잘한다고 해놓고 이게 머냐...너 머하는 놈이냐...재수 없다...끝이다...

 

전...제 상황을 설명했죠.  기분이 너무 안좋았다....이렇게 힘없이 너 만나고 싶지 않았다.  힘이 하나도 없었다...잘못했다...다신 안그러겠다...한번만 봐주라.

 

여친은 도저히 용서할 수 없나 봅니다.  나 같이 형편없는 놈 만나기 싫답니다.  헤어지잡니다.  전화도 안받을 거랍니다.  진짜로 지난 일주일 내내 전화 안받았습니다.  한번 억지로 받았은데...끝이라는 말만 되풀이 합니다. 

 

그러다가 토요일인 어제 겨우겨우 화해했습니다.  무작정 연락없이 집으로 찾아가서 빌고 또 빌어서 마지막으로 기횔 다시 준다...했습니다.  진짜 진짜 잘하기로...여친이 좋아할 일들만 골라서 하기로 맘먹었습니다.

 

4. 우선순위

3. 이 끝나고 집에 갔습니다.  어제네요.  밤 10시가 넘은 시간이었죠.  엄마가 내일(일요일)이 고모 환갑이라고 점심먹으러 가잡니다.  최근에 우리가 고모에게 신세 진 일이 있었습니다.  고모가 넘 고마워서 가기로 맘먹었습니다.  전화했습니다.  나 낼 고모 환갑 간다고...

 

목소리가 좋지 않습니다.  못가게 하지는 않지만...싫은 모양입니다.  여친은 약속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미리 약속되지 않은 일은 하지 않는 스타일입니다.  미리 약속되어 있지 않은 일이었으나 전 가는게 맞다고 생각했습니다.

 

고모네서 점심먹으면서 두어번 전화 했는데 역시나 좋지 않은 목소리입니다.  서둘러 사태를 수습해야 했기 때문에 엄마에게 계속 가자고 재촉해서 여친 집앞에 도착하니 오후 4시 반경입니다.  전화했더니 할 얘기 없답니다. 

 

억지로 집밖으로 끌어내서 몇번을 얘기 했는데도 마찬가지입니다.  몇주일째 이게 모냐...나 만나면 짜증만 난다...재수 없다...어제 잘한다고 하지 않았냐...너같은 마마보이랑은 만나기 싫다...나 아껴주는 사람하고 만날꺼다...나 안만날 꺼고...우린 이제 끝이다.

 

생각의 차이...(여기부턴 주관적 내용 섞입니다.)

여친의 생각은 이렇습니다.  우선 순위에서 밀렸답니다.  엄마, 친구, 친척, 회사 다 고려한 다음에 최종적으로 생각하는게 자기랍니다.  가족, 친척, 회사와 나눠야 하는 남친은 싫답니다.  자기만 좋아해주는 남자가 좋다네요.  저는 너무 제 위주로만 생각한답니다.  아빠 아프셨을 때 (투병 기간 1년 4개월)도 아버지한테만 신경쓰고 자기한테는 신경도 안썼답니다.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고모의 환갑은 평생에 한번 입니다.  저희 집에 도움을 많이 준 고마운 고모입니다.  그래도 환갑이라고 식사나 하자는데 안갈 수 없었습니다.  그래도 사람 구실을 해야 하는거 아닌가요?  하필 싸운 다음날이 고모 환갑이라서 그렇지 평소였으면 그만큼 화내지는 않을꺼라 생각합니다.  화해한 다음날에는...중요한 집안 행사에 불참하는게 어쩜 당연한가요? 

 

그리고 저도 가끔은...아무 생각 없이 그냥 멍하니 있으면 안되나요?  자주도 아닙니다.  여친 만나면서 3년 넘게 처음이었습니다.  저보다 한발 잘나가는 친구들 생각에 솔직히 배아팠습니다.  그런 생각에 순간적으로 의욕을 잃었습니다.  하필 의욕을 잃은 날이 여친 만나는 일요일이라는게 잘못된건가요?

 

회사는 어느정도의 강제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때로는 하기 싫은 일을 해야 할 때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친한 상사였고 업무시간도 지난 상태였고, 타부서의 일이었지만 전화 끊으라고 한게 우선순위가 밀린 건가요?

 

가장 민감한 엄마 문제는...말이죠.  환갑도 안되서 혼자 되신 엄마 불쌍하지 않게 느끼면...그게 자식입니까?  그렇다고 결혼하면 모시겠다는 말은 절대 아닙니다.  외롭지 않을 정도로만 보살펴 드리고 싶은데...그것도 안되나요?  명절 맞이해서 일년에 한두번 같이 장보는 것도 마마보인가요? 

 

그리고...아버지가 아파서 병원에 계시는데...엄마는 병간호 하느라 집에도 못가시는데...여친 만나면 웃음이 나올까요?  그래도 여친 서운하지 않도록...서울 오면 병원 들렸다가 꼭 여친 만나러 갔습니다.  아버지 상황이 급하지 않았을 때는 여친 집 앞으로 가서 여친 만나고 왔습니다.  여친이 병원 근처로 온거 손꼽습니다.  상대방 부모가 병상에 있는데도 정상적인 데이트를 기대하는게...그리고 병상에 계신 아버지와 비교해서 순위가 밀린다는게 자존심 상해야 하는 일입니까?  정상적인 가정이 아니라 아버지가 아프셨던 가정이고...지금은 아버지가 안계셔서 제가 가장의 역할을 하는게 마이너스가 되는건 아닐까요?

 

저희 엄마는 저보고 하숙생이랍니다.  집에오면 여친 만나느라고 집에서는 잠만 잔다고 합니다.  울 여친은 자기한테 너무 소홀하답니다.  자기는 최종 순위랍니다. 

 

마지막의 수많은 물음표 들만 빼놓고는 최대한 객관적으로 적었습니다.  할만큼 하는데...정말 최선을 다한다고 하고 있는데도...자꾸만 틀어지는 이유...제가 나쁜놈 이라서 인가요?  아니면 장기간 떨어져 있음에 대한 불만과...저의 초라한 미래, 저희 집 상황 이런 것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걸까요.

 

특히 여성분들의 리플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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