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일전 저는 제동생의 친구이기도 하고 제 후배이기도한 아이가 성폭행을 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가해자는 평소 잘 알던 후배인데 차를 샀다고 드라이브를 시켜주겠다며 나오라고 해서 드라이브를 같이 하다가 아무도 없는 아주 어두운 공터에 차를 세우더니 그짓을 했다는 것입니다. 친구는 집안형편이 어려운데다 아버지도 몸이 안좋으셔서 그친구가 집안생계를 책임지다시피 하는 상황에서 이사실을 부모님이 아시면 너무 걱정하실까봐 어디다 말도 못하고 그냥 혼자 앓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뒤늦게 임신사실을 알고서 제 동생의 권유로 용기를 내어 경찰서에 신고를 한것입니다. 그런데 경찰서의 반응이 너무도 황당하고 어이가 없어서 이렇게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시내에 있는 경찰서로 갔었습니다. 거기계신 여경분께서 너무 친절하게 잘해주셔서 요즘은 경찰서도 많이 좋아졌구나 하는 생각을 가졌습니다. 그런데 그곳에서 접수를 하게되면 처리되는데 시간이 오래걸린다며 직접 동부경찰서로 가라고 해서 다음날 아침 10시경 동부경찰서로 갔습니다. 그런데 막상 경찰서로 들어갔는데 사람이 왔어도 아무도 말을 걸지 않고 자기 할일들만 하더니 한참 후에야 어떻게 오셨어요? 라고 한 여자분이 퉁명스럽게 묻더군요. 사실 성폭행을 대놓고 말하기도 어려운거라서 어렵게 얘기를 꺼냈습니다. 그러니까 형사 몇 명이서 한쪽에서 서로 맡아서 하라고 떠미는 듯한 대화가 한동안 계속 되더니 형사도 아닌 여직원(아마도 경장이라고 했던것같음)이 조사를 맡게 되었습니다.
그것도 아침10시에 가서 3시간이나 기다린 오후 1시가 되서야 조사에 들어갔으니 3시간이나 멀뚱멀뚱 기다린 것입니다. 그사이에 한 남자 형사가 와서는 배란일이 언제냐고 하며 왜 진작안오고 이제 왔냐고 화를 내더랍니다. 담당도 아닌 사람이 대뜸와서 말입니다. 게다가 그친구가 그당시 상황을 자세히 서술한 조서도 형사들이 무슨 구경이라도 난 것처럼 이사람 ,저사람이 돌려가면서 보더랍니다. 성폭력 피해여성들이 조사과정에서 두 번상처입는 다는 소리는 많이 들어서 알고있었습니다. 하지만 경찰들의 그런 몰지각한 행동에 대해서 언론에서 여러번 보도된적도 있고 해서 조금은 나아졌으려니 했는데 어떻게 대전에서 제일 크다는 동부경찰서에서 성폭력 전담반조차 없는지... 원래 성폭력은 성폭력 전담반에서 처리하게 되있는걸로 알고 있습니다. 게다가 조사를 맡았던 여직원도 그러더군요. 원래 이런건 형사사건이라서 형사가 맡아서 해야 하는거라고... 조사도 따로 조사실에서 한것도 아니고 이사람저사람 듣는사람도 많은데서 진행이 되다 보니 수치스러워서 제대로 대답도 못했다고 합니다. 게다가 더 충격적인건 그 여직원왈 자기도 이런건 처음 맡아본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혹시라도 가해자가 성폭행 자체를 부정할지도 모르니 증거확보를 위해서 임신중절을 하기 전에 어떻게 하라는 지시도 전혀 없이 임신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성폭력 상담소에 전화를 해보니 가해자가 가해사실을 거부할지도 모르니 병원측에 의뢰해서 양수검사같은걸로 증거자료를 남겨놔야 한다고 하더군요. 그리고는 혹시라도 무슨일이 생기면 전화하라고 담당자 전화번호라도 가르쳐 줘야 하는데 그런것도 전혀 없구요...
게다가 조사받는 내내 시종일관 퉁명스러운 말투에 불친절하기 그지 없었다고 합니다.
가장 조심스럽게 다뤄야할 문제가 성폭력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너무나 성의없게 대하는 그분들의 태도에 너무 분해서 밤에 잠도 오지 않습니다. 제가 이런데 당사자는 어땠을까요?
그런데다가 가장 어처구니가 없는건 가해자를 불러서 조사를 하는데 처음에는 가해사실을 시인하더니 나중에는 발뺌을 하며 합의하에 했다고 우기더랍니다. 게다가 조사하는 형사가 같은 남자라고 그 남자 편만 들고 있답니다. 그 친구한테는 전에 사귀던 남자하고도 관계한적 있냐고 묻더랍니다. 그친구는 너무 상처받아서 집에와서 펑펑 울기만 하고 있습니다. 왜 성폭력 피해자를 두번 울게 만드나요?
가해자가 처음에 시인했으면 그걸로 된거 아닌가요?
지금은 그 미친놈보다 경찰들이 더 밉고 분합니다. 어디다 호소해야 그 경찰들 따끔하게 혼나고 잘 처리될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