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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 (1부 13막 : 천하삼분(天下三分) #07)

J.B.G |2005.02.23 02:27
조회 146 |추천 0

 

결국, 연, 무는 상성에서의 마지막 대전만을 남기게 되었다. 군세가 꺾이자 그 동안 수성을 하던 서군도 패주해 상성에 모여들었으며, 이미 대부분 스스로 군사를 이동하거나 패주한 동군까지 해서 상성에는 이미 전국에서 패전한 군사 20만여가 몰려들었다. 그러나 군세는 이미 꺾인 후였다.

 

“이제 마지막 결전이 남은 것인가…”

 

성 밖의 33만에 이르는 연의 대군을 보며 허유기는 생각했다.

 

‘33만으로 20만이 지키는 성을 치는 것은 불가능 하다… 허나 그것은 양 군의 군세가 대등할 때의 이야기기 아닌가… 그리고 수성을 하는 우리에게 어차피 20만의 대군은 사치다.’

 

그는 무의 군세를 자세히 살펴 보았다.

 

‘흠… 이곳에서 1달여를 버틸 수 있다면, 이미 민심을 잃기 시작했을 연군에게 백성들이 봉기할 것이다. 그러면 잃은 국토를 회복하고 훗날을 기약할 수 있다. 허나, 어찌 한 달을 버틴단 말인가?’

 

허유기가 심각한 고민에 빠져 있을 때, 환관이 그에게 황명을 전달했다. 그것은 속히 어전회의에 참석하라는 것이었다.

 

‘어전회의라…’

 

어전회의.

그곳에는 창현을 비롯한 문, 무 대신이 모두 있었다. 그러나… 유일하게 허유기의 힘이 되어줄 대장군 허장선은 이미 변위성에서 전사하고 없었다. 문, 무의 대신들이 모두 모이자 황제가 허유기에게 먼저 물었다.

 

“허유기 그대의 의견을 말해보라.”

“지금 우리는 성안에 20만 대군이 있습니다. 수성은 가능할 것입니다. 그러나 그 기간이 문제 입니다. 우리는 이곳에서 한 달 이상을 버티어야 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그의 말에 신하들이 물었다.

 

“수성은 가능하다 하지 않았습니까?”

“그것은 물과 식량이 충분할 때 이야기 입니다. 이 곳 황도에는 군사뿐 아니라 백성들까지 30만이나 되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들을 한달 이상 먹일 식량과 물이 필요합니다.”

“그럼, 어찌하지는 것입니까?”

“우리에게 지금 부족한 것은 군사의 수가 아니라. 군세와 식량 입니다. 따라서 33만에 대항에 성을 지킬 10만이 정예병 만을 남기고, 두려워 하거나, 성 밖에 식솔이 있거나, 부상당한 자를 모두 성 밖으로 내어 보내고, 백성들도 호기 있는 자는 군대에 편입시키고, 나머지는 모두 성 밖으로 내어 보내야 합니다.”

 

그의 너무나 터무니없는 이 진언은 황제와 다른 신하들의 큰 반발을 샀다.

 

“그만 하시오. 백성을 모두 적에게 내어주란 말이요.”

“그렇습니다.”

“말도 안 되는 전략입니다.”

“하나의 병사라도 더 필요한데, 내어 보내라니?.”

 

그러나 허유기는 진정으로 진언했다.

 

“저들은 무국의 영토에 진을 치고 있습니다. 그들에게는 민심이 필요합니다. 그러하니 성을 나가는 자들을 주살하지 못 할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성을 나가는 백성이나 항복하는 병사 중에 우리 정예병으로 다시 첩자를 삼아 성을 나가는 즉시 각 지방에 포고를 내려 백성들이 의병으로 봉기하도록 독려하는 동시에 일부는 무의 군사를 가장해 군량을 징발하는 등 백성 핍박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 군사가 우리 백성을 핍박하다니… 지금 제정신이요.”

“적을 치기 위해 아군을 속이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무가 백성의 신망을 잃는다면, 그들은 백성이 두려워 물러날 것입니다.”

“폐하, 이것은 말도 안 되는 전략 입니다. 하나의 군사가 더 필요한 마당에 군사를 내어 보내다니… 있을 수 없습니다.”

“수성에는 10만이면 충분합니다. 하나라도 더 많은 우리 군사가 성 밖에서 연의 군사를 위협한다면 적도 물러갈 것입니다.”

 

그렇게 의견이 분분할 때 군사 창현이 말했다.

 

“허유기는 그대는 어찌 이길 생각이 없는가?”

“뭣이?”

“일국의 군사(軍師)였다면 당연히 이길 수 있는 계책을 내어 놓아야 하는 것이 아닌가? 어찌, 숨어서 적이 물러가기만을 바라겠는가? 그래서야 훌륭한 스승이라 할 수 있는가?”

“그렇다면, 군사의 계책은 무엇이요.”

“제 계책을 이렇습니다.”

 

창현이 자신의 전략을 말하는 동안 다시 어전은 조용해 졌다.

 

“상성은 타국의 황도에 비해 주변의 지형물이 적습니다. 그래서 대부분 평지에 가깝습니다. 사실상 수성이 어렵기에 그 어는 성보다 견고하고 높은 것이 사실입니다. 그런 것을 적도 잘 알기에 저리 밖에서 시위만을 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시간을 끌다 보면 적은 수성만 하고 나아오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해 당연히 방심을 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 틈을 이용하고자 합니다.”

“계속 해 보시오.”

“저는 성을 지키는데 군사는 필요 없다고 생각합니다.”

“어찌 그리 생각 하시요.”

“이곳은 지형의 도움이 없이도 천의 요새입니다. 그러니 성의 모든 백성에게 군복을 입혀 성을 지키게 하면 우리는 그대로 10만의 대군을 얻게 되는 것입니다. 그렇게 해서 성을 지키는 병사까지 모두 20만의 대병을 제가 주신다면 소신이 몸소 성 문을 열고 나아가 방심한 적을 무찌르겠습니다.”

“적이 방심했다고 어찌 장담 하시오.”

“적이 군사와 같은 책략을 예상한다면?”

“…”

“적이 군사의 책략을 안다면 당장은 성내의 병사에 대해서는 방심할 수 밖에 없지 않겠습니까? 그리고 더 나나가 항복한 군사 중에 우리가 숨겨 둔 정예병을 가려 내어 모주 주살한다면 어찌하시겠습니까?”

 

연의 진영.

그들도 이러한 대치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회의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그럼 그들을 모두 살려서 돌려 보내신다는 말입니까?”

 

담달이 침착하게 말했다.

 

“그들도 이 제국의 백성의 아들이며 아버지 입니다. 항복하는 병사를 주살한다면 무의 백성 뿐 아니라 타국의 모든 백성이 등을 돌릴 것입니다.”

“그럼… 어찌하실 요량 입니까?”

“일주일 내로 상성을 함락하면, 백성들이 민심이반이 없을 것입니다. 이미 멸망한 제국을 위한 민심은 없습니다.”

“7일이라…”

 

며칠 후.

연의 진영에서는 매일 성 문을 열고 나올 백성과 패잔병을 기다리고 있었다.

 

“오늘도 나오지 않는군요.”

“아무래도… 무의 황제가 악수를 둘 모양이군요.”

“네?”

“오늘 밤. 적이 성문을 열고 나올 것입니다.”

“왜 하필 밤에…”

“제 말은 군사를 몰고 공격해 온다는 것입니다.”

“설마… 그런…”

“장군의 그러한 태도를 노리는 것입니다.”

“…죄송합니다.”

“내일이면 무는 역사에서 사라집니다.”

 

그날 밤.

무의 황도 상성에서는 성을 지키는 백성을 제외한 20만의 전군이 일시에 노도같이 몰려 나왔다. 그러나 창현의 예상을 뒤엎고 연은 모든 준비를 하고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연은 거짓 패배로 후퇴하면서 성의 모든 군사가 성을 빠져 나와 전투에 섞일 때까지 기다렸다가 곧 반격했다. 그것은 선두 군이 패하면 나머지 군사가 다시 성 문을 걸어 잠그는 것을 예방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렇게 한번 열린 성문은 닫힐지 몰랐고, 곧 피비린내 나는 거대한 전투가 벌어졌다. 성의 안과 밖에서 시체를 밟고 싸우는 병사들의 혈전은 이틀 동안 끊이질 않았으며, 죽은 자가 무려 18만이 넘어섰다. 피가 흘러 상성의 작은 내들에 흘러 넘쳤으며, 시체가 산을 이루어 상성의 높은 성벽보도 높이 쌓였다.

 

마지막 상성전투에서 무의 황제 허초가 주살되므로 무는 역사에서 막을 내렸고, 옥에 갇혀있던 허유기는 마지막으로 담달과 한잔의 술을 독대한 후에 담달의 회유를 마다한 채 주군을 따르려 하고 있었다.

 

“내 지난날에도 유다를 얻으려 했으나 실패했소.”

“…”

“이제 또 다시 당신을 얻지 못하니 원통하기 그지없소이다.”

“이미 그 기운이 다한 나를 얻어 무엇 하겠소. 부디 천하를 하루 빨리 통일하기를 바라겠소.”

“당신의 짐은 내가 이어받겠소.”

“무거운 짐을 맡기에 되어 미안하오.”

 

말을 마친 허유기는 곧 독을 마시고 정좌한 채로 꼼짝도 하지 않은 채 곧 숨을 거두었다. 그리고 허유기의 그러한 모습을 보며 담달은 한탄했다.

 

‘내가 부족하여 두 번이나 영웅을 얻지 못하는 구나…’

 

이로써 제국력 1334년 천하는 용, 목진, 연으로 삼분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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