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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여울의 왈츠 : 제 6화

오늘비 |2005.03.04 07:33
조회 299 |추천 0

 

 

 

 

 


한여울의 왈츠 : 제 6화

 

 

 

- 피도 눈물도 다 흘려보내라.

그래야 내가 슬프지 않을 수 있다… -

 

 

 

 

 

“………”

 


여울은 오늘따라 위에서 받질 않는 술때문인지 기진맥진 그 자체였다.


술 한잔만 먹어도 속이 뒤집어질듯 요동치는게 바로 화장실로 뛰쳐나와야 했다.

더이상 나올것도 없음에 위액까지 다 토해내고서야

어질거리는 정신에 이마에 찬물로 인해 차가운 손을 얹고는 화장실을 나올수 있었다.


오늘따라 유난히도 발목을 세게 움켜잡는 하이힐이 그저 밉게만 보였다.

부르틀 대로 부르터버린 입술을 새빨갛게 덧칠해버린 빨간 루즈가 그저 밉게만 보였다.

 


“……하아.”

 


저쪽 어디선가로부터 치고 올라고는 농도 짙은 한숨으로 모든걸 토해내려 했지만,

한숨소리에 더 짓눌러져 오는 죄어오는 가슴뿐이였다.


비틀비틀 거리는 걸음을 애써 추스리며 벽에 손을 짚고는 룸으로 한걸음씩 옮겼다.

 


“………아!”

 

 

하지만 몇 발자국 옮겼을까, 여울은 반대쪽에서 전화를 하며 정신없이

걸어오는 누군가에게 부딪쳐 힘없이 바닥에 쓰러졌다.


구두때문에 발목을 접지른것인지 여울은 혼자 일어서려다 짧은 비명을 자아냈다.

그리고 그냥 건성거림에 '미안합니다.'란 말과 함께 지나가던 그는

전화를 걸던 상대편에게 양해를 구해 전화를 끊고 여울에게 다가왔다.

 


“괜찮아요?”

“…아, 네네…”

 


높지도, 그렇다고 낮지도 않는 매력적인 보이스의 그는 괜찮냐는 말과 함께

손을 내밀며 잡고 일어서길 권유했다.


하지만 여울은 괜찮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그의 손이 아닌 벽을 잡고 일어서려했지만,

발목에 이루 말할수 없는 고통이 밀려오자 얕은 비명과 다시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잡아요. 잡는다고 내 손 헐진 않아요.”

“…아, 아… 죄송해요.”

“죄송하긴요. 제가 더 죄송하죠.”

 


여울은 웬지 모른 부끄럼에 숙였던 고개를 더 숙이며

따뜻한 그의 손을 잡고 간신히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의 힘이 센건지, 아님 여울이 워낙 가벼운건지

그는 가볍게 여울을 한손으로 일으켰다.

 


“발목이 많이 부은 것 같은데 괜찮겠어요?”

“살짝 접질렀나봐요. 신경쓰실 정도는 아니예요.”

“걸어가실수는 있겠어요?”

“…아, 네네. 감사합니다.”

 


여울은 푹 숙였던 고개를 조금더 숙여 그에게 감사하단 말을 전했고,

벽에 손을 짚고 한발자국씩 앞으로 나아가기 시작했지만 그리 쉽지많은 않았다.


여울의 등 뒤에서 그의 한숨소리가 들려왔고,

은은하게 코끝을 자극하는 볼가리블루옴므의 향기가 좀 더 짙어졌다.

 


“어디까지 가세요. 제가 모셔다드릴게요.”

“아니예요. 그러실필요까진 없어요.”

“제가 마음이 편칠 않아서 그래요. 어디까지 모셔다 드릴까요?”

“…그러시지 않으셔도…………”

 


여울 옆에 다가온 그는 더이상 여울의 고집따윈 듣지 않겠다는 듯

이번엔 여울의 작은 어깨를 감싸안아 자신쪽으로 기대게 했다.


그의 행동에 여울은 소스라치게 놀라 살짝 그를 밀고는

다시 한번 됐다는 말을 강조하려 이번엔 숙였던 고개를 들어 말을 이으려던 찰나

여울은 그 자리에서 얼은 듯 아무말 없이 그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 또한 여울의 반응에 앞을 보고 있던 고개를 돌려

여울을 바라보곤 눈살을 찌푸리곤 모르겠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리며 여울을 바라보았다.

 


“…한……여울?”

 


복도는 각각 룸에서 흘러나오는 노랫소리의 울림소리를 빼곤, 무척이나 고요했다.


그리고 그와 여울은 눈이 마주친뒤로는 그 누구하나 고개를 돌리지 못하고

아무말 없이 바라보았다. 소름끼치는 깊은 정적과 함께….


먼저 정적을 깬건 그였다.

 


“…지……훈…오빠…”

 


그리고 뒤이어 들려오는 여울의 미세하게 떨려오는 목소리.


여울과 지훈은 그 뒤로도 아무말없이 서로를 바라보았다.

누가 먼저 고개를 돌릴수도, 말을 꺼낼수도 없었다.

…그냥 시간이 이대로 멈춘듯이 그들은 서로를 바라보았다.

 


“오랜만이다.”

“………”

“……근데 고작 집을 나가서 있는데가 이런대였니?”

 


이번 정적을 먼저 깬 것도 역시나 지훈이었다.


좀 전과의 부드러운 목소리와는 톤 자체가 다른,

소름끼치게 차갑게 여울의 귓전을 파고드는 지훈의 목소리.


속눈썹에 짙게 칠했던 마스카라에 눈물이 묻어

검은 눈물들이 바닥으로 힘없이 투둑 쏟아졌다.

그리고 고개는 자연적으로 아까전보다 훨씬 더 푹 숙여졌다.

 

왜… 왜…

…왜 하필이면 지금인거예요……

 

 

 

 

 

 


**

Written by 오늘비 (d_dmino_o@hanmail.net)


글제목: 한여울의 왈츠

연재시작일: 2005 02 22


http://cafe.daum.net/rainNcat

 

 

고은노을님, 최민희님, 임경옥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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