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아이를 키우고 있고 교사아내를 둔 30대 직장인입니다.
물론, 우리나라 교직사회가 타 선진국에 비해서 평균적으로 말도많고 소문도 많고 비리도 많다는 건 대한민국 사람들이 다 아는 사실이지요.
그런데, 이거는 비단, 교직사회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공직사회에 전반적으로 퍼져 있는 아직 근절되지 않은 뿌리깊은 '비리문화'에 비롯되는 것인데 유독 교사들이 총대를 매고 비난받아야 할 문제는 아닌거 같습니다.
공직사회에 비리가 왜 생길까요? 그거는 우리나라에서 불건전한 경쟁문화에 있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내가 경쟁자를 이기기 위해서 이권단체에 금품을 제공해서라도 이겨보겠다는 것이 먼저 잘못된것인지 아니면 잘 봐줄테니 돈을 달라는 이권단체에 잘못의 원인이 있는지는 잘 몰라도 하여간 미성숙한 사회시스템으로 인해 아직 제대로 근절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제 와이프 고생얘기 좀 하고 싶습니다.
올해는 1학년 담임을 맞게 되었는데, 그래서 좀 더 편할줄 알고 학교초기에 축하해주었습니다. 교사분들은 다 아시겠지만, 1학년은 그학교에 부임해서 고학년을 몇년 맞다가 4년쯤되면 고생했다고 좀 편하게 해줄려는 학교측의 배려이지요...근데, 이게 왠말입니까?
아람단 지역구 회장에다, 무슨 선거위원단에다 맨날 퇴근할때는 쇼핑백 가방에다 서류 보따리 한짐싸들고 와서 아직도 이시간에 일하고 있습니다.
저도 대기업 기획실에서 일을 하다보니 퇴근해서 집에 오면 보통 새벽 1~2쯤 됩니다만 와이프한테서 문자메세지가 자주 옵니다. 퇴근해서 집에오면 자기 좀 깨워달라고 할일 많다고..굉장히 안스러울때가 많습니다. 오늘 한의원에 갔더니 와이프가 '만성피로증후군' 이라고 합니다. 녹용까지 넣어서 젤 좋은걸로 해달라니 40만원 내라고 하더군요...둘다 직장생활한다고 애들도 직접 못 키우면서 이렇게 고생스럽게 살아야 하나?? 고민한적이 한두번이 아니지만, 그만 두라고 한적이 한두번이 아니지만, 와이프는 애덜 가르치는게 그렇게 좋다고 하는군요
집 사람이 이 학교에서 몇년 일하다보니 학부모한테서 돈 안받기로 소문이 났는지... 이 학교에 부임한지 첫해에는 수시수시로 돈 봉투가 들어와서 돌려보내는데 고생했는데, 요즘은 거의 돈 들어오는 일이 없더군요...집사람은 애덜한테 무슨 문제가 있으면, 학부모 안부른다고 하더군요..집이 멀어서 그런것도 아니어요...오라고 하면 학부모들이 굉장히 부담 느낀데요...뭘 사들고 가야할까? 봉투를 준비해야할까? 큰 문제가 아니면 그런 부담 주기 싫어서 일일이 전화로만 상담한다고 하더군요...그래서 휴대폰 통화료가 한달에 10만원은 족히 넘습니다.
제가 집사람한테 물어 봤습니다. 정말로 성의로 봉투를 건넬수도 있는데, 그렇게 일일이 돌려보내야하나? 물어보니, 대답이 가관이더군요. 간단한 선물 같은거는 성의로 해석해서 기꺼이 받아줄 수 있지만, 돈봉투를 받고나면 "불쾌해서 손이 덜덜 떨린데요." 그래서, 제가 그렇게 손까지 떨려가면서 불쾌해할 것 까지는 없지 않느냐고 물었드니...얼마전, 어떤 싸이트에서 학부모가 선생한테 돈봉투를 건네주고 와서는 선생이 그걸 기꺼이 받아들이는 걸 보고서는 "나쁜 선생년..."이라고 글을 올렸다고 하데요...그래서 와이프는 자기한테 돈부투를 건네는 사람은 자기를 선생님으로 안보고 선생년으로 보고 하는 짓이니까 용서할 수가 없데요...
저도 학부모의 입장이고 가장 가까운데서 선생님을 보고 사는 입장에서 객관적으로 종합하자면,
선생님들한테 돈봉투까지 건네가면서 자기자식 좀 더 잘봐달라고 부탁하지 맙시다. 애덜 인성교육을 학교에서도 시키겠지만, 자기자식 한두명 있는것도 제대로 인성교육 못시키면서 한반에 40여명을 책임지고 있는 선생한테 너무 큰 욕심내지 마세요...돈 봉투도 절대 보내지 마세요...받아서 뒤에서 선생 깔보지도 말고, 안받아서 쪽팔려 할 필요도 없어요...미국선생님의 10분의 10이 되도록 만드는 거에는 학보모의 역할도 크다고 봅니다.
저는 나름대로 신념을 가지고 교직생활을 하는 사람에게 싸잡아서 욕하는 사람들도 싫고, 돈봉투를 받는 교사들도 패주고 싶지만, 그에 앞서 돈봉투 쓸적 건내주고 자기애 잘 봐달라고 부탁하는 비겁한 인간들이 비리를 욕하고 선생을 욕하는 그런 걸 보면 더더욱 슬퍼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