앓을 줄 아는 여인 나는 앓을 줄 아는 여인을 사랑합니다
슬퍼할 줄 아는 여인이기 때문입니다
무덤속같이 우울한 세상이지만 ,
거기 짓눌려 결여되어 버리지 않는 여인을 사랑합니다
불행이 어깨동무 하듯 에워싸고 엄습해 와도
거기에 송두리 채 잡아 먹히지 않는 여인 되려면
스스로 앓지 않으면 아니되기 때문입니다
앓는 동안 자생한 요소들이
불행을 앙탈로 거부하기에는 늘 너무도 심술궂습니다
심술쟁이의 속셈까지도 용해 시킬 수 있는
깊고 순수한 고민을 하는 여인
자기가 지닌 아름다움을 보존할 수 있습니다
지난 날 자신이 겪은 부끄러움에 가슴 속 밑바닥 까지 깊이 자리잡고 있다가
가끔씩 얼굴을 내미는 통에
문득 문득 아픔을 겪는 여인을 나는 사랑합니다
수치심이 자괴가 되어 방자해 질 지도 모르는 자만을 제지하는 여인이기 때문입니다
진정으로 남을 용서할 수 있는 아량을 몸에 지닌 여인입니다
그런 여인은 그 아픔이 괴로와서도
남을 해치는 일을 그렇게 자주 할 수는 없읍니다
그렇지만
살아 있음을 즐기며 사는 그는
처음부터 남에게 해를 입히지 않고 사는 위선은 습득하지 못합니다
가슴속에 보글보글 끓어 오르는 갈등 때문에
곧 잘 실수하고 ,
그 실수에 상처 입는 지극히 아름다운 면모를 한 여인 입니다
성이 나면 고양이처럼 약이 오르지만
감수성 때문에 차분히 길들어지는 "헛똑똑이" 일 수 있는 여인,
한 장쯤 손해 볼수도 있음을 세월속에 알지만,
침 묻혀 돈세기를 포기하는 여인을 사랑합니다
투명하게 여과시킨 자기 심장에
그늘이 드리우는 일을
몸사려 남에게 즐겨 속아버리는 여인을 사랑합니다
화가나면 말이 잘 안나오고 실어증에 걸려버리는 ,
약점 많은 여인을 사랑합니다
그래놓고 자꾸만 자꾸만 앓는 여인이기 때문입니다
나는 이런 여인을 한없이,
한없이 사랑합니다<펀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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