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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부모님을 부려(?)먹는 봄맞이 대청소..

황금뜨락 |2005.04.07 16:51
조회 967 |추천 0

지난 4월5일 식목일은 전국적으로 산불도 많이 나고..탈도 많은 하루였죠?..다들 나무 한그루씩은 심으셨어요?..

 

나무심을 땅뙈기 한조각 없는 저는 6년이 다되도록 분갈이 한번  안해준  베란다에 있는 불쌍한 나무와 화초들을 품위있는 도자기화분으로  바꾸기로 이번에 맘을 먹었죠..

그래서  거름,흙,도자기화분,예쁜 꽃들을 사왔죠..(자그마치 15만원들었슴다..)

겨울동안 움추려서 그런가 아님  관리를 소홀해서그런가 화초들이  누렇게 퇴색되어가고..거기다 플라스틱화분 색은 다 바래서 꼬라지들이 초라~~~초라~~~.

색바랜 플라스틱화분에서 피게될  꽃들이 얼마나 슬프겠어요...(아무리 예쁜꽃을 피우면 뭘해..입고있는옷은 누더긴데..흑흑..)

 

전날 이모든것을 준비완료하고...당일날이 되자 믿고 있던 신랑이 갑자기 회사에서 호출 ...오잉?

덩그러니 일감만 가득하고..혼자서 할 엄두는 나지않고 현관에서 바지끄댕이 부여잡고 늘어졌다.....

"아이고 뭐야..출근못해..." 

"일욜날 하자...일욜날 응?"

"안돼 거실에 저렇게 막 펼쳐 났는데"

"한구석에 치워나..내가 일욜날 할께"

실랑이는 소용없고  결국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흙더미하고 화분들은 홀로 남은 나만 빤히 쳐다보고 있더이다..

 

혹시하는 맘으로 시아버지께 전화했다..

"아부지요...오늘 일정이 우찌 되시는지요?"

" 낸 지금 놀러 나갈라꼬 했는데....."

" 울 집에 분갈이 할라꼬 하는데요..저. ..같이 해 주실래요? 저 혼자는 자신이 없어서리...호호호"

 "그래?...음...오~야 알았다...그럼 데리러 온나..."

총알같이 날아갔다.

...시아버지,어머니 얼른 뫼시고 와서

" 이제 일하셔야 하니까 먼저 삼겹살 구워서 점심 맛나게 드시지요.."

아버님은 화초를 워낙 좋아라 하시는 분이라 역시 능숙한 솜씨로 퍼뜩 퍼뜩 해나가셨다..

난 옆에서 거의 보조수준...

어머님은 앞 뒤베란다에  엉성하게 정리된 물건들을  재정리해 주시고  방마다 청소다 해주시고..세탁기 돌리고...

난 미안한 맘이 들기도 하거니와 살림못하는것이 그대로 드러나 죄송하기도 하고..고맙기도하고...

"어머니~~...두세요...나중에 제가 할게요...."

"온 김에 좀 거들어 줄라고 한다....니가 바쁘잖아 직장다니랴...살림하랴..."

크~하 말만이라도  고맙구먼요..이해해 주셔서...(속으로)

 

3시간 만에 산뜻하게 새단장한 화초들이 방긋방긋 웃고 있고...집안은 반짝반짝 빛나고..내맘도 묵은 체증이 쑥 내려가듯 속이 다 시원...

3만원 드리며..."두분 수고하셨으니 고기사서  드세요..."

"그래 고맙다..~~니그 시어른...매일 수고시켜라....호호호" "하하하하"

많은 돈은 아니지만...그래도 주고 받는 것이 정인가 보다..

 

오늘 두분 힘드셔서 탈이나 안나셨나 몰라....저녁에 신랑오면 깜짝 놀랄 모습을 보며...내가 비웃어 주리라..."봐라...어때..요까짓거...나혼자 다했다..."ㅋㅋㅋ 물론 믿진 않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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