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후....
며칠동안에 현정이 신경을 곤두세우며 주시했지만 종혁은 별다른점이 없어
보였다.
한편으론 다행이란 생각을 했지만 다른 한편으론 끝없는 의심속에서
종혁을 대해야했던게 무엇보다도 괴로운 일이 아닐수 없었다.
종혁은 여느때처럼 회사에 출근했고 집안에 밀린 빨래며 청소를 하느라 분주
하게 움직이고 있을 때였다.
'현쭌이~~얼른받아용♥'
이란 문구가 뜨며 벨소리가 쩌렁쩌렁 울려댔다.
" 어~~"
현정에 동생 현준이였다.
"누나 큰일났어!!"
현준이에 목소리가 가늘게 떨리고 있었다.
" 왜그래? 무슨일인데?"
" 집에 이상한 종이들이 붙여 있는데 뭐가 뭔지 잘 모르겠어누나!"
" 이상한 종이라니?"
"빨간색 종이야 아무래도 차압들어오는거 같은데.."
" 뭐? 차압? 너 사고쳤어!! "
" 나아냐 ..."
" 그럼 현민이야!!"
" 형도아냐!"
"뭐야? 나도 아닌데.. 거기 우리집 맞아?"
현민이와 현준이가 아니라면 집에 차압이 들어올정도로 사고칠 사람은 없다는
생각이 들자 현정은 현준이 장난을 치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 아이고 답답해! 나랑 현민이가 아니면 누구겠어!! 아부지가 무슨 일이 생기셨나봐! 계속 한숨만 쉬시고 방에서 불러도 대답도 안하시고.. 누나가
와봐야 겠어 빨리!"
현준이에 말은 도무지 믿기지가 않았다.
아버지를 28년동안 곁에서 모셔왔지만 정말 누가 뭐라해도
법없이 사실 분이였고 성실하시기엔 두말필요없는 그런 분이셨다.
현정은 틀림없는 장난일꺼라 생각은 하면서도
행동은 빠르게 집을 향해 가고 있었다.
종혁은 평소처럼 제품에 대한 신뢰성 검사를 하고 있었다.
(종혁이 다니는 회사는 핸드폰을 제작하고 그 기능을 시험해 보는 곳이였다.)
기준치에 합당한지 어느정도에 열을 가했을때 이상이 오는지에 대해
분석을 하고 있을때였다.
메세지 한통이 들어왔다.
' 종혁아 그날 미안했다. 니네 회사 앞인데 잠깐 볼수 있을까?'
종혁은 하던 일을 멈추고 잠시 갈등을 했다.
미연에 많은 일들은 정말 안된일이지만 그렇다고 자신이 옆에서 해줄수 있는
일은 없다는게 그에 생각이였다.
잠시 주춤하고 있을때 전화가 걸려왔다.
역시 미연이였다.
" 여보세요.."
" 응 나야 메세지 받았니?"
" 어? 어.."
" 지금 회사앞 커피숍이야.. 잠깐 나오지 않을래?"
" 그래 잠깐만 기달려"
종혁은 할수 없다는 듯이 옷을 걸치고 밖으로 나왔다.
저번에는 술에 취해서 였다지만 오늘은 맨정신에 앉아있을 미연을 생각하니
왠지모를 설레임이 들었다.
커피숍엔 점심 이후 시간이라서 한산한 모습이였다.
안쪽으로 자리를 잡고 있던 미연은 종혁을 보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 그땐 정말 미안했어!"
왠지 밝아보이는 모습이 종혁에 맘이 한결 가벼워지는 기분이 들었다.
" 그래 남편이랑은 괜찮아 진거야?"
잠시 안부를 묻는사이 종업원이 다가왔고 둘은 커피를 시켰다.
" .... 나...이혼했어"
종혁은 미연에 말에 어떠한 반응도 보일수 없었다.
" 웃읍지? 너한테 그렇게 모질게 대해놓구서 이제와서 이런이야기 하는게.."
" 아냐..다 지나간 이야긴데뭘..."
" 그때 정말 상처받았을 니맘이 짐작이 되더라고.. 이제와서야.."
" 이제라도 알아준다니.. 고마운걸"
주문한 커피가 나오자 둘은 말없이 몇모금을 마셨다.
" 이거..."
미연은 탁자위로 쇼핑백을 내밀었다.
" 이게.. 뭐야?"
" 글쎄.. 그냥 저번 일도 고맙고 미안하기도 해서말야.."
종혁은 쇼핑백안을 들여다 보았다.
니트가 들어있었다.
" 이런거 안줘도 되는데.. "
" 그냥 내가 고마워서 그래."
둘은 또다시 어색한 분위기 속에서 커피 몇모금을 마시고 서로를 바라보았다.
현정이 택시에서 내려 집으로 들어갔다.
현준이에 말처럼 집안 곳곳엔 빨간 딱지들이 붙여져 있었다.
" 누나!"
현준과 현민은 동시에 현정을 보며 우울한 표정을 보였다.
" 아버지는?"
현정은 제빠르게 안방에 문을 두들였다.
" 아버지 저 현정이예요. 잠깐 들어갈께요"
문을 열고 들어서자 아버지는 창밖을 우두커니 내려다 보고 계셨다.
" 아버지..."
긴한숨을 내뱉은 후에야 뒤를 돌아보시는 아버지 눈가엔 눈물이 고여있었다.
" 미안하구나...너희한테 해준것도 없이..."
" 대체 이게 어떻게 된일이예요? 네?"
현정은 급한 맘에 아버지손을 잡고 바닥에 앉아서 아버지 얼굴을 근심어린
눈으로 바라보았다.
" 다 내탓이지...내탓이야.."
" 도대체 무슨일인데요.."
" 삼만이라는 놈알지? 예전에 몇번 집에 찾아왔던 ...."
현정은 마른 침을 꿀꺽 삼키며 아버지에 말을 받았다.
" 예 삼만이 아저씨라면 아버지에게 이 검도장을 내주신 분이잖아요.
아주 싸게 사셨다고 아버지도 좋아 하셨고!"
" 그래..그랬지.나도 삼만이 그자식이 주인인줄 알고 샀으니까"
" 그게 무슨.."
" 삼만이 그놈이 나한테 사기를 친거야! 주인도 아닌놈이 주인행세를 한거지.
진짜 주인이 나타났는데 사업차 외국에 갔다가 실패해서 빚만 잔뜩 쥔채
돌아와서 이게 다 은행으로 넘어갔다는 구나! 이일을 어쩌면 좋겠냐...
니 애미만 살아 있어더라면 이런일은 막을수 있었을 텐데..그 꼼꼼한
사람 먼저 보내고 벌받은 게야 암...그렇지 그렇고 말고..."
아버지는 점점 울음 섞인 목소리로 고개조차 들지 못하시는 죄인아닌 죄인이
되셔서 현정에 손을 잡고 쉴새없이 한숨만 내쉬셨다.
아버지는 평소에 어머니 이야기는 입밖에 꺼내지 않으셨다.
방한칸에 시작하셔서 고생을 이만 저만 시킨게 아니라며
어머니가 지병으로 그렇게 세상을 떠나신게 다 당신탓이라고 생각하시는
분이셨기에 미안하고 미안한 맘에 어머니 사진도 제대로 쳐다보지
못하시는 분이셨다.
현정이네 친정은 일층은 도장이고 이층은 가정집이였다.
그런데 그건물이 전부 차압을 당했고 낼이라도 거리에 내몰리게
된것이다.
" 아버지.. 그동안에 애들 적금들어놓으신거 있잖아요..우선 그거라도.."
현정은 아버지가 틈틈히 현준과 현민이 앞으로 적금을 들어놨다는걸
누구보다도 잘알고 있었다.
" 그게..말이다.. 며칠전에 삼만이가 찾아와서 사업상 돈을 좀써야한다기에
적금깨서줬지뭐냐...철썩같이 믿고말이다 그리고..."
아버지에 고개는 더욱더 방바닥에 닿을듯 깊이 숙이셨다.
" 보증을 서달라기에..믿는샘치고 서줬더니 그새 도망을 갔다는 구나.."
현정은 하늘이 노랗다는 말을 실감하며 한없이 밑으로 추락하고만 있었다.
미연은 종혁에 회사 정문쪽에서 차를 대고 기다리고 있었다.
퇴근후 같이 저녁까지 먹자고 제안했기 때문에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정문을 빠져나와 종혁이 차에 오르자 미연은 종혁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순간 부동자세가 되여버린 종혁은 숨도 제대로 쉴수가 없었다.
" 출발하기 전엔 꼭 안전 밸트 착용!!"
미연이 밸트를 채워주고 나서야 종혁은 알수없는 안도에 한숨을 쉬고
제어가 안되는 심장박동을 들키지 않을려고 긴장을 했다.
" 우리 뭐먹으러 갈까?"
미연에 한마디 한마디에 종혁이 반응하고 있음을 느꼈다.
잠시후 그들은 분위기 좋은 선상 레스토랑에 앉아 저녁을 먹고 있었다.
" 앞으로 어떻게 살 계획이야?"
"계획이라..."
미연은 약간은 거만해 보이는듯한 미소를 보였다.
예전에 알던 그런 미연에 모습을 보는듯 했다.
" 전 남편에게 상당한 위자료를 받았어나.
계획이라면.. 다쓰고 죽는거겠지"
종혁은 약간 씁쓸한 미소를 보였다.
" 이번주말에 뭐할꺼야?"
" 주말에?"
" 바람쐬러 설악산이나 가지 않을래?"
현정에게 너무 미안하다는 생각을 느꼈지만
종혁은 같이가겠다는 약속을 하며 머리와 마음은 반대로 움직이고 있었다.
현정은 집으로 돌아와 쇼파에 털썩 주저 앉았다.
'김서방을 볼 낯이없구나...'
'종혁이에겐..당분간 비밀로 해주세요..제가여기저기 알아봐볼께요'
아버지와 했던 이야기를 되씹으며 불도 켜지 않은 어둠속에서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지에 대한 끝도없는 질문들을 퍼부었다.
그렇게 아버지가 애지중지 하시던 검도장이 넘어가버렸으니
아버지는 누구보다도 더욱 힘드실께 불보듯 뻔한 일이였다.
집으로 돌아온 종혁과 현정이 마주했지만 서로 말이없었다.
침대에 누워 서로 각기 다른곳을 보며 현정과 종혁은 잠을 이루지 못했다.
현정은 다음날 부터 친구들에게 전화를 해가며 돈을 부탁했고
가까운 친구들은 제일처럼 돈을 척척 빌려줬지만 다들 결혼에 묶여 있는 몸이라 푼돈에 가까웠다.
구인광고 신문지를 가져다가 이곳저곳 볼펜으로 체크해가며 일자리를 얻은 결과 고기파는 식당과 편의점에서 오케이를 받아냈다.
아침엔 종혁에 출근을 도와 눈치 채지 못하도록 식사준비를 했고
종혁이 출근하면 자신도 바삐 일나갈 준비를 했다.
아버지덕에 일이라곤 해본적이 없던 현정은 세상살이에 첫발을 내딛는 셈이였다.
아침 9시부터 저녁6시까지 고기집에서 일을 하고 저녁 6시30분 부터 11시30분
까지 편의점에서 일을 했기 때문에 집에가는 시각은 보통 자정에 가까웠다.
다행이도 요즘엔 바쁘다며 종혁은 일찍 귀가하는 날이 없어서
현정이 일을 하고 있다는것을 알리가 없었다.
며칠이 지나 주말이 다가오고....
** 오늘도 이렇게 찾아와주신분들 모두모두 복받으실겁니당~~
서툴고 못난 제글 말이앞뒤 안맞아서 헷갈리시더라도
포기하지 말아주세용 ~~ 모두모두 건강하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