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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 다녀온 아침

∽§ EJ §∽ |2005.04.19 11:06
조회 950 |추천 0
식전에 산을 댕겨 올 때면 종종 찔래순을 꺾어 먹으며 허기진(?) 배를 달랬는데 며칠 쉬고 간 오늘은 그냥 맨입으로 올 수밖에 없었다. 그 섭섭함이란 ~ 행여나 하고 만만해 뵈는 가지를 꺾으려 하니 껍질이 통사정을 하며 놓질 않는다. "야무진 녀석 같으니라고.....ㅎ" 가시도 만반의 준비를 한 터, 여차하면 뾰족하고 단단해진 모양새로 침 한 방 놓을 폼이다. 가지 끝마다 꽃망울이 오종종 달려 있다. 곧..~ ♬찔-래꽃~ 엄마꽃♪노래따라 엄마 보고 싶은 사람들 눈물 나겠구나! 계절 참 빠르지 눈 코 뜰새 없지 이리저리 핀잔 주지만, 쑥쑥 자라는 초목들의 몸매 앞에 사람 입방아는 견줄 게 못 된다. 시간을 올차게 쓰며 자연스럽게 잘도 큰다. 장날, 시장에 가면 시골 돌아가는 내막(?)을 알 수 있어서 얼마나 좋은지. 시간 걸려도 다리품 팔며 돌아보고 싶어 진다. 물 잡아둔 논에는 산 그림자가 드리워져 물감이 은은하게 번져간 수채화 같다. 논 가장자리에 있던 소금쟁이는 인기척을 느꼈는지 미끄러지듯 안으로 들어간다. 가만히 물속을 들여다 보았다. 자그마한, 일명 눈까리^^ 깨치만한 우렁이들이 깨알처럼 박혀 있다. 언제 눈맞춰 사랑하고 알 깠는지...... . 나 보란듯이 자식 자랑을 한다. 올챙이가 무리 지어 놀고 있는 곳, 물속으로 들어가고픈 충동이 인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처럼 마법의 약 마시고 물방개가 되어 한 이틀 저들과 같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하며...ㅎ. 개울가에 있던 두릅나무는 봄 입맛을 찾은 사람의 손에서 이제사 해방되었을까! 새순이 자라서 수북하니 올라와 있다. 두릅나무를 보면 좀 애처롭다. 세상에 나오기가 무섭게 똑똑 꺾여지니 말이다. 위쪽 못에서 내려오는 물이 개울을 따라 쫄쫄쫄 잘도 흘러 간다. 새들이 제 각각 목소리를 자랑하지만 전혀 귀에 거슬리지 않고 화음이 곱다. 이따금 꿩이 아침 점호를 하는지 그 호령이 과연 꿩스러움 느끼게 한다. 큰소리치는 놈도 있고 째재재 보채는 간달시러운 녀석도 있으니 더 조화롭게 들린다. 장날 시장에 간 아침. 이야기는 하도 많아 끝이 없어진다. 아파트 밖을 벗어나 걸어간 아침은 찬란하고 눈부시다. 비록 사는 모습이 부와 질적인 것에 차이가 있을지라도...... 자연에 깊이 안긴 곳일수록 사는 모습은 더 평화롭고 아름다워 보인다. 사람에게서 느끼는 향기와 그 마음의 결도...... . 주렁주렁 달린 아카시아꽃 밤새 망울 터지면 향기가 진동하겠네. 바람이 지날 때마다 알싸한 내음 콧등에 날라 앉겠지? 미운것 없이 다 사랑하고 감싸주고 싶은 계절, 사월은 그래서 진정 아름다운 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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