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가 된 작가
차가운 바람에
꿈틀거리던 욕망의 찌꺼기도 스러지고
끝없이 투덜거리던 말도
하얀 입김되어 얼어 버렸다.
빈 몸을 때리는 눈보라는
생존의 슬픈 참회록이던가.
바람 부는 벌판에
촛불을 켠채 알몸으로 서 있다,
부처님전에 올리는 양초는
행상 노파의 난로가 될지어니,
드디어 체통만을 지키던 작가가
길거리에서 절규했다.
살아있는 바퀴벌레보다 못한
쇳조각이나 나뭇조각의 만불상 앞에서
돈을 내놓고 굽실거리는
야박한 너희들에게 통고하노니
동그랑땡한 내 손에다 경배를 할 지어다.
와상이라고 누워도 볼꺼나.
절에 부처가 사느냐
교회에 하느님이 사느냐
신전을 웅장하게 짓느니
차라리 고아원을 지을 일이로다.
내가 참부처
옆의 불쌍한 사람이 바로
부처가 사는, 살아 움직이는 신전이 아니겠느냐
선사들은 달을 가리키며
손가락은 보지 말고 달을 보라고 하지만
나는 아니다.
손가락을 보아야 내주머니도 지키면서
달을 보지 않겠느냐
이래도 속없이 웃고만 있느냐
한국문학방송국
붓꽃아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