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그림자의 춤 129 - 제3장 다시 세상으로 65

내글(影舞) |2005.04.21 13:50
조회 240 |추천 0

그림자의 춤(影舞) 129 - 제3장 다시 세상으로 65 - 내글 -

- 세월은 만남의 기쁨을 더하기도 하지만, 쌓아놓은 세월의 무게도 무시할 수 없다.

65


정민은 수의 마음이 복잡하리라는 생각에 결국 말을 돌렸다. 그러나 정민의 말에도 불구하고 수는 묵묵히 고개를 수그린 채로 대답이 없었다. 어색한 침묵이 신단수 안의 공기를 무겁게 만들었다.

“아고는 어떠하냐? 새로운 몸이 옛날에 가졌던 몸과 다르겠지만….”

“주, 주…!”

정민은 옆에 있는 아고를 쳐다보고 다정한 목소리로 물어보며 어색한 분위기를 털어내려 하였다. 정민의 물음에 아고는 붉은 빛을 띠고 있는 얼굴이 더욱 붉어지며 제대로 대답도 못하고 입에 붙은 주군이라는 호칭으로 부르려다 실수를 깨닫고는 황급히 무릎을 꿇었다.

“하하하, 역시 너는 어찌할 수 없구나! 앞으로는 너 편한 데로 날 불러라, 하하하!”

“호호호!” 

“풋!” 

옆에서 지켜보던 연정도 아고의 허둥대는 모습에 웃음을 참지 못하고 웃음이 터졌고, 수도 잔뜩 굳어있던 얼굴이 풀리며 웃음을 참으려 자신의 입을 막았다.

“화, 황공합니다, 주, 주군!”

“어허, 그런 말은 이제 쓰지 않아도 된다. 그런 말을 밖에서도 쓰게 되면 나만 미친놈이 된다고, 알았어!”

“네에, 주군!”

“한 가지 더 있다, 아고!”

“무, 무엇을…!”

“참나, 너에게 말하는 게 이렇게 힘들 줄은 몰랐다.”

“조, 죄송합니다, 주군!”

아고는 다시 머리를 조아리며 금방이라도 머리를 바닥에 찌울 것 같은 자세가 되어 정민을 당황스럽게 만들었다.

“아, 안되겠다! 연정아 네가 앞으로 이 세상의 물정을 잘 알려 주도록 해.”

“호호, 알겠어요!”

정민은 이야기를 끝내고 나자 신단수 밖으로 나섰다. 신단수 밖에는 신수 산다가 정연과 준일의 식구들과 함께 정민을 기다리고 있었다. 준일의 얼굴에는 정민에 대한 걱정으로 어두웠었으나 정민이 건강한 모습으로 나타나자 바로 반갑게 정민의 손을 잡으며 기뻐하였다.

“형님, 이렇게 무탈하니 기쁩니다.”

“하하하, 형님이란 소리를 듣는 것이 아직은 어색합니다.”

“오빠는 별말을 다 해요. 나랑 결혼했으니까 당연히 오빠에게 형님이라고 불러야 되는 거잖아요. 앞으로는 제가 꼬박꼬박 형님이라고 불게 할 거예요.”

“하란은 여전하구나. 너는 애 엄마가 되었어도 변한 게 없느냐?”

“호호호, 오빠는 어떻고요! 이십년 전 본 모습 그대로인데…. 어떻게 하면 그렇게 하나도 안변할 수 있죠?”

“하하하, 간단해! 한 십년 동안 잠만 자면 된다. 그러면 나처럼 이렇게 옛 모습 그대로 있을 수 있을 것이다.”

“하여간 오빠는 내 말에 진지하게 대답해준 적이 한 번도 없다니까.”

정민은 오랜만에 사람들과 지내는 것이 즐겁기만 했다. 정민은 당장 내일부터 싸움이 시작되는 세상으로 나가야 하지만 오늘만큼은 자신을 알고 있는 모든 사람들과 즐겁게 지내고 싶었다.

“산다야, 너는 연이와 함께 연이의 양부모 식구를 이곳으로 모시고 오도록 해라. 그리고 수는 동생과 함께 한 식구를 데리고 와야 할 것 같다. 분명 그들이 나의 존재를 견제하기 위해 이용하려 들것이 분명하다.”

“데려올 식구라니요, 형님?”

준일은 정민이 말하는 식구가 누구인지 물었다. 정민은 잠시 옛 생각을 하며 뜸을 들이다가 입을 열었다.

“김 문관님은 잘 지내고 계시겠지?”

“아하, 김 이사관님이요! 그분은 지금 국방부 정보본부 분석관으로 계세요. 지난 이십년 동안 세운공이 많으셔서, 하하하!”

준일은 정민이 김인문을 잊지 않고 있다는 것이 기분 좋았다.

“그렇군, 그분 성격이라면 분석관이 딱 이겠어, 하하하!”

정민은 김인문과의 처음 만났을 때가 다시 떠올라 크게 웃었다.

“그분 아드님이 우리부대에 같이 근무 하고 있습니다. 특수 공작조의 조장입니다.”

“그럼, 한 식구가 아니로군. 그럼 모두를 데려오려면 연정과 아고도 나서야겠구나. 자, 그들의 화가 미치기 전에 빨리 모셔오도록 해야겠다. 참 하란아, 너 음식솜씨 좋으냐?”

“엄마 음식솜씨는 제가 보증해요!”

지금까지 조용히 정연의 곁에 있던 가영이 나섰다.

“그래! 그럼 너도 엄마 닮아서 음식 잘하겠구나?”

“네, 헤헤!”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하는 가영의 모습에 모두가 큰소리로 웃었다. 잠시 뒤, 정민의 지시를 받은 일행은 각자가 맡은 일을 하기위해 정민이 구리거울로 만들어준 공간이동을 위한 장막을 통해서 떠났고, 하란과 가영은 솔과 함께 모두 모이면 먹을 음식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신단수 위에 홀로 자리를 잡고 앉은 정민은 앞으로 해야 될 일들을 정리하며 잠시 동안 명상에 잠겼다.

‘이제부터 시작인가…! 참으로 길고 긴 세월이었다. 그동안 하늘님의 진정한 뜻이 무엇인지 알기위해 이 길을 걸어 왔지. 이제야 그 뜻을 조금이나마 알게 된 건가…! 이젠 하늘님의 뜻으로 이 세상을 지킬 수 있기를…!’


한 시간 후 정연과 신수 산다가 제일 먼저 지하광장에 짐 보따리 하나와 김준성 교수의 네 식구를 데리고 나타났다. 보통사람의 몸으로는 공간을 이동하는 것이 버거웠기 때문에 지하광장에 도착했을 때는 의식을 잃고 있었다. 신수 산다는 준성의 식구의 의식이 깨어나도록 조치를 했고, 준성에게는 봉인해두었던 기억이 깨어나게 했다. 이어서 놀라고 어리둥절해 하는 준성의 식구들을 안심시키며 간단한 설명을 하였다.

준성은 정연이 수련을 하던 산속에서의 백일간의 기억이 되살아나 신수 산다의 설면을 쉽게 받아들였지만 아내와 두 딸은 겁에 질려 있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하란과 가영이 나서 안심시키자 다시 원래의 신색을 되찾았고, 지하광장의 아름다운 모습에 곧바로 마음을 빼앗기고 말았다.

“제가 연이의 아버지 됩니다. 그동안 저를 대신해 연이를 보살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 드디어 연이의 친부모님들을 뵙게 되었군요. 반갑습니다!”

준성은 먼저 인사를 건네 오는 정민의 손을 잡으며 인사를 나누었다.

‘허어, 쌍둥이라 해도 될 만큼 닮았군!’

준성은 너무나 같은 얼굴을 가진 정민과 정연의 모습에 다시 놀랐고, 게다가 땅속에 이렇게 거대한 광장이 있다는 것이 믿겨지지 않는 다는 듯 입을 다물지 못했다.

“정말 좋은 곳이군요. 저희가 꿈을 꾸는 것은 아니겠지요?”

- 후후, 어떠냐? 이제 내 말을 믿을 수 있겠지?

“무, 물론…. 하지만 그들이 일으키게 된다는 전쟁의 징후는 전혀 없는데…?”

준성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연정, 수와 아고, 그리고 준성이 걱정스런 표정으로 김인문의 여섯 식구를 데리고 나타났기 때문에 정민과의 이야기는 이어지지 못했다. 인문은 아내, 아들과 며느리, 딸, 이제 갓 백일을 넘긴 손자까지 있었다. 인문의 식구들 역시 의식을 잃고 있었지만 손자는 의식이 멀쩡했고 아고의 품에서 방글거리며 웃기까지 했다.

“정민 씨, 문제가 있어요!”

“무슨 소리야?”

“이 아기를 살펴보세요.”

연정은 정민이 정색을 하자 아고의 품에 안겨서 귀엽게 웃고 있는 아기를 가리켰고, 아고는 기다렸다는 듯 아기의 머리에 손을 갖다 댔다.

“아니, 아이에게 무슨 짓이냐? 어…!”

정민이 놀라 아고를 야단치려다가 아기의 몸에서 떠오르는 검은 기운에 더 이상 말을 못하고 쳐다보기만 했다.

- 그들의 전사가 될 후예 일천이 이미 이 세상에 들어와 있다.

정민의 머릿속에 하늘님의 사자가 전해준 말이 떠올랐다.

“으흠, 이 아이에게 그들의 전사의 혼이 깃들어 있구나! 그럼 이아이의 원래의 영은…?”

“이미 이놈에게 먹혔기 때문에 되돌릴 수는 없습니다, 주군!”

“곤란하게 되었구나! 이걸 어떻게 해야 될까?”

“오라버니, 어떻게 하긴요. 그냥 소멸시키면 간단한데….”

“아, 안 돼요, 형님! 그 아인 김 이사관님의 유일한 손자란 말이에요. 그 아이를 얻기 위해 이사관님 식구가 오년을 고생했습니다. 며느리가 습관성유산 이라 계속 실패를 하며 고생을 하다가 겨우 그 아이를 얻었는데….”

준일이 놀라 급하게 수의 말을 자르고 나섰다.

“그렇게 어렵게 얻은 이 아이가 자신의 자식이 아니란 사실을 알게 되면 그 충격이 클 텐데, 어찌하면 좋지요?”

“그런 일이 있었군. 그럼 잠시 이 아이 문제는 뒤로 미루자. 어찌되었건 지금 현재 이 아이를 직접 키우고 있는 부모의 의견이 그 무엇 보다 가장 중요하다.”  

-----------------------------------------------------------

한글날이 국경일이 되는 그 날까지… 아자 !

한글을 사랑 합시다.

내글이 올립니다.

추천수0
반대수0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