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요즘 좀 많이 바빠 글을 후딱 올리지 못해 심히 죄송.. 글을 쓰다보니 넘
늘어지고 길어져 좀 다듬어 올리고 싶은데, 그럴 시간이 별로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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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수기 여행의 장점이라면 성수기보다 호텔이 좀 싸고, 복작거림 없이 한적하게
둘러 볼 수 있다는 것 이지만 단점은 여행자가 많지 않아 투어가 취소 되는 경우도
있고 어쩔 때는 여행자라곤 덜렁 나 혼자라 일행은 커녕 뭐 하나 물어볼 사람도
없는 경우도 있다는 거다.
터키 사람들은 주인 없는 떠돌이 개 들은 위험하다고 겁을 줘서 쫓아 버리는데,
미신인지 터키에선 개가 병에 걸리지 말라고 개 귀를 자른단다. 그래서 터키엔
뾰족한 귀 윗둥을 싹둑 잘라버린 섬찟한 개들이 많이 돌아 댕긴다.
그런데… 이 섬찟하게 생긴 떠돌이 개 들이 우연치 않게 위험한 곳에서 혼자
여행하는 나의 길벗과 보드가드 노릇을 톡톡히 해 내서 내가 아주 귀여워해 줬더니
터키 사람들은 전부 기겁을 하더만. ㅋ.ㅋ.ㅋ.
에페스에서 묵었던 호텔에서 소개한 파묵칼레의 한 호텔에 들어가니, 이런…
터키 사진사들은 정말 놀라운 사람들이다. 그들은 아마 움막도 궁전처럼 보이게
찍는 마술 같은 사진 실력을 가지고 있나 부다. 분명 사진에선 꽤 좋은 호텔처럼
보였는데, 실제 가보니 그냥 평범하고 깨끗한, 게다가 파묵칼레 입구에서도
제일 먼 호텔이었다…
터키어로 파묵은 목화 면을 뜻하고 칼레는 성(castle)을 뜻한다. 파묵칼레란 이름이
붙은 이유는 산 정상에서 나오는 온천수가 칼슘을 다량 함유하고 있어 이 물이 고인
웅덩이나 물이 흐른 모든 길이 마치 눈이나 얼음이 언 것 같이 새 하얗게 덮여 있기
때문이다. 이 온천 덕분에 고대엔 그리스와 로마 사람들이 치료를 위해 여기를 많이
찾았고, 그래서 파묵칼레 꼭대기엔 히에라폴리스라는 고대 도시와 성경에도 나온다던가
하는 유명한 교회가 하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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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사진사들의 놀라운 솜씨에 궁시렁 대며 파묵칼레 입구까지 털래 털래 걸어 입구에 도착하니,
입구 매표원 아저씨, 무슨 질문을 해도 답이 하나다. “오케, XX 리라” 돈 내고 표 사란 소리만 해
대니 나 원…. 좀 늦은 시간이라 그때 들어가도 다 볼 수 있을까 싶어 망설이는데, 옆으로 등치가
나보다 큰 개 한 마리가 어슬렁거리며 지나치더니 몇 발자국 앞에서 날 쳐다보며 서서 기다린다.
파묵칼레를 오르려면 절벽 위로 졸졸 흐르는 물길을 따라 올라 가야 하는데, 자연 훼손을 막기
위해 입구에서 신발을 벗고 약간 미끌 거리는 절벽 옆 길을 따라 올라가야 한다. 밑에서 보면
저길 어찌 올라가나 싶은 좀 겁나는 높이지만 실제 올라가 보면, 조심만 하면, 자살 할 의도가
있거나 혹은 원한 진 사람과 함께 올라가지만 않는다면 죽을 걱정은 안 해도 되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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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동물 애호가는 아니지만 개를 딱히 무서워하거나 싫어하지 않기 때문에 그냥 지나쳐
올라가니, 이 녀석, 기특하게도 내가 다가가면 몇 발자국 더 올라가고, 거기서 기다리다 몇
발자국 더 올라가고. 결국 정상까지 날 에스코트 해 주는 게 아닌가. 정상에 다다를 즈음
내려오는 관광객을 만났는데, 다들 너무 착하게 에스코트 하는 그 녀석이 내 개냐고 묻는다.
당근 아니지… 하지만, 내가 원래 인격이 출중(?) 하셔서 동물들이 날 알아 보는지, 그 녀석은
정상에서 내가 히에라폴리스를 다 둘러보고 돌아 올 때 까지 기다렸다 입구까지 다시 바래다
주고는 내가 뭐래도 사 주려고 가게에 들어간 사이에 어디론가 가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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