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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기특한 멍멍이, 무서분 멍멍이 (I)

투덜이 |2005.04.21 14:46
조회 752 |추천 0

제가 요즘 좀 많이 바빠 글을 후딱 올리지 못해 심히 죄송..   글을 쓰다보니 넘

늘어지고 길어져 좀 다듬어 올리고 싶은데,  그럴 시간이 별로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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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수기 여행의 장점이라면 성수기보다 호텔이 좀 싸고, 복작거림 없이 한적하게

둘러 볼 수 있다는 것 이지만 단점은 여행자가 많지 않아 투어가 취소 되는 경우도

있고 어쩔 때는 여행자라곤 덜렁 나 혼자라 일행은 커녕 뭐 하나 물어볼 사람도

없는 경우도 있다는 거다.

 

터키 사람들은 주인 없는 떠돌이 개 들은 위험하다고 겁을 줘서 쫓아 버리는데,

미신인지 터키에선 개가 병에 걸리지 말라고 개 귀를 자른단다.  그래서 터키엔

뾰족한 귀 윗둥을 싹둑 잘라버린 섬찟한 개들이 많이 돌아 댕긴다.  

 

그런데… 이 섬찟하게 생긴 떠돌이 개 들이 우연치 않게 위험한 곳에서 혼자

여행하는 나의 길벗과 보드가드 노릇을 톡톡히 해 내서 내가 아주 귀여워해 줬더니

터키 사람들은 전부 기겁을 하더만.  ㅋ.ㅋ.ㅋ.

 

에페스에서 묵었던 호텔에서 소개한 파묵칼레의 한 호텔에 들어가니, 이런… 

터키 사진사들은 정말 놀라운 사람들이다.  그들은 아마 움막도 궁전처럼 보이게

찍는 마술 같은 사진 실력을 가지고 있나 부다.   분명 사진에선 꽤 좋은 호텔처럼

보였는데, 실제 가보니 그냥 평범하고 깨끗한, 게다가 파묵칼레 입구에서도

제일 먼 호텔이었다…  

 

터키어로 파묵은 목화 면을 뜻하고 칼레는 성(castle)을 뜻한다.  파묵칼레란 이름이

붙은 이유는 산 정상에서 나오는 온천수가 칼슘을 다량 함유하고 있어 이 물이 고인

웅덩이나 물이 흐른 모든 길이 마치 눈이나 얼음이 언 것 같이 새 하얗게 덮여 있기

때문이다.   이 온천 덕분에 고대엔 그리스와 로마 사람들이 치료를 위해 여기를 많이

찾았고, 그래서 파묵칼레 꼭대기엔 히에라폴리스라는 고대 도시와 성경에도 나온다던가

하는 유명한 교회가 하나 있다.

 

 

터키 사진사들의 놀라운 솜씨에 궁시렁 대며 파묵칼레 입구까지 털래 털래 걸어 입구에 도착하니,

입구 매표원 아저씨, 무슨 질문을 해도 답이 하나다.  “오케, XX 리라” 돈 내고 표 사란 소리만 해

대니 나 원….  좀 늦은 시간이라 그때 들어가도 다 볼 수 있을까 싶어 망설이는데, 옆으로 등치가

나보다 큰 개 한 마리가 어슬렁거리며 지나치더니 몇 발자국 앞에서 날 쳐다보며 서서 기다린다.

 

파묵칼레를 오르려면 절벽 위로 졸졸 흐르는 물길을 따라 올라 가야 하는데, 자연 훼손을 막기

위해 입구에서 신발을 벗고 약간 미끌 거리는 절벽 옆 길을 따라 올라가야 한다.   밑에서 보면

저길 어찌 올라가나 싶은 좀 겁나는 높이지만 실제 올라가 보면, 조심만 하면, 자살 할 의도가

있거나 혹은 원한 진 사람과 함께 올라가지만 않는다면 죽을 걱정은 안 해도 되지 싶다.

 

 

 

내가 동물 애호가는 아니지만 개를 딱히 무서워하거나 싫어하지 않기 때문에 그냥 지나쳐

올라가니, 이 녀석, 기특하게도 내가 다가가면 몇 발자국 더 올라가고, 거기서 기다리다 몇

발자국 더 올라가고.  결국 정상까지 날 에스코트 해 주는 게 아닌가.   정상에 다다를 즈음

내려오는 관광객을 만났는데, 다들 너무 착하게 에스코트 하는 그 녀석이 내 개냐고 묻는다. 

당근 아니지…  하지만, 내가 원래 인격이 출중(?) 하셔서 동물들이 날 알아 보는지, 그 녀석은

정상에서 내가 히에라폴리스를 다 둘러보고 돌아 올 때 까지 기다렸다 입구까지 다시 바래다

주고는 내가 뭐래도 사 주려고 가게에 들어간 사이에 어디론가 가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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