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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한지 일년... (4)

쭌아맘*^^* |2005.04.26 16:36
조회 1,278 |추천 0

1년전에 여기에 글을 올린적이 있더랬습니다.  정말로 절망적인 상황에서 어디에다 하소연을 해도 속이 풀리지 않았었죠.  그래도 그때 나름대로 똑똑하게(?) 일처리 해보겠다고 했었고, 지난 일년동안 그때 맘먹은 대로 나 스스로를 채찍질하면서...  그렇게 치열하게 살아왔습니다.

 

애기 예정일이 1월 2일이었는데, 12월 31일까지 회사 다녔구요.  그뒤에 애기 안나와 노심초사하다가 11일날 무사히 자연분만했습니다.  근데...  애기 왼쪽다리에 커다란 빨간 점이 있더군요....  그거 봤을때 많이 울었습니다.  혹시 애기가지고 엄마가 넘 많이 놀라고, 또 스트레스 받아서 애기한테 그런 점이 생겼나...  그래도 백일이 지난 지금...  다행스럽게도 그 점도 많이 희미해 졌습니다.  좀더 크면 없어지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지금 저희 애기 넘 예뻐요. 눈도 초롱초롱 반짝반짝거리고, 엄마를 알아보는지, 저와 있으면 옹알이에 소리내어 꺄르르륵 웃기까지...  장난 아닙니다.  글구, 생후 한달반쯤 되었을때부터 목을 조금씩 가누기 시작하더니, 지금은 아주우 뻣뻣합니다. *^^*

 

울 시어머니, 어제 제가 그렇게 말대꾸 또박또박 해서 놀라셨을지도 모르겠어요.  하지만, 혼자서 끙끙거리며 애태우면 남편이 알아줍니까, 시댁식구들이 알아줍니까?  저요, 이젠 그때그때 할말 하면서 살려구요.  사실 시어머니도 불쌍합니다.  일년전 일 까맣게 잊어먹구서, 저한테 그러시는거 보믄...  나이들어 막내아들때매 웬 생고생이랍니까?  지금까지 당신하고싶은대로 하면서 살았는데...  하루아침에 집에서 애나 보구 있어야 하는 신세가 되셨으니...

 

저두 친정엄마가 제 동생 딸을 키우시는거 보면서 힘들다는거 알기때문에 어머니한테 그돈 드리기로 남편과 상의도 안하고 결정했었습니다.  그리고, 남편에게 어머니한테 가서 그렇게 말씀드리라구 시켰었죠.  그런데, 사람의 마음은 정말로 간사한 걸까요?  어머님, 저희가 들어오면, 애봐주는 돈에서 생활비까지 다 받아 챙기시려구 했던걸까요?  아니...  제가 드린 돈이 적다구 하신다면, 도대체 얼마를 기대하고 계셨던걸까요?

 

저희 시어머니요?  결혼때 제가 예단 드린것 한푼도 못 돌려받았다구 말씀드렸던가요?  이 노인네...  돈문제에 관해서는 정말로 무섭습니다.  눈빛이 달라져요.  결혼도 안한 예비며느리일때 저는 그 눈빛에 놀라, 그냥 순진하게 그돈 다쓰십사... 했더니, 냉큼 받아 쳐드시면서, 저에게 잘 쓰겠단 말 한마디 없었습니다.  그날 저 신랑 친구들 만났었는데, 술이 떡이 되도록 마셨었죠.  아마... 소주 2병 정도 마셨을껍니다.  그리고, 신랑한테 한마디로 지랄했죠.  늬 엄마 나한테 실수한거다.

 

이번에 제가 50만원 드릴때도 그때와 너무도 똑같은 상황...  아주 어름짱같은 눈빛으로 목소리에 감정도 없이 저에게 이돈 왜 주는거냐구 하실때...  일년전의 상황이 퍼뜩 떠올랐습니다.  그러면서 피식 웃음이 나오더군요.  이노인네...  내가 무슨 20대 초반 시엄마 말이라면 벌벌 떠는 어리벙벙한 며눌인줄 아나...?  제가 뭘 잘못했다구 벌벌 떱니까?  제가 뭘 못했다구, 그앞에서 기가 죽습니까?  그런 말 하려면 당신 아들한테 하시죠.  췟!  저요?  어머님이 그런 말씀 할때마다 "네, 어머니.  오빠랑 얘기해 볼께요."  그럽니다.  왜 그러시나 정말로 모르겠어요.  벌어진 상황은 상황이고...  일단 같이 살기로 했슴, 서로 조심하면서 재미있게 살아야 하는것 아닌가요?  왜 서로 얼굴 붉힐 일을 만드냐구요...  창원에 시누이가 살고 있습니다.  딸가진 시엄니, 그딸한테 혹시 저에 대해 하소연(?) 할런지도 모르죠.  그럼, 저 그 시누이한테 물어볼겁니다.  "형님, 막내동생이 결혼전에 빚 1억을 지고 있었던것 아세요?  그럼, 저희가 왜 시댁에 들어왔는지...  또 왜 어머님이 애기를 봐주시겠다구 하셨는지도 짐작하시겠네요?"

 

저희 형님...  어린 나이에 친구의 오빠와 결혼해 시집오셨습니다.  아직은 저랑 그렇게 속깊은 얘기를 나눌만큼 친하지도, 거리낌없지도 않지만, 가끔 흘리시는 말씀중에 이런 얘길 하시더라구요.  "난 결혼했을때 너무 어려서 어머님이랑 좀 많이 불편했었다."라구 말입니다.  저희 어머님 올해 연세 63살이신데...  형님 결혼하셨을때는 지금보다도 훨씬 짱짱한 50대 초반...  안봐도 훤합니다.  게다가 저한테는 뭐 당신이 형님한테 친정엄마하듯이 해주신것처럼 말씀하시지만...  어디 그랬을까요?  저희 시어머니...  형님네도 그렇고 제가 따로 살때도 집에 가기만 하면, 온갖 반찬들을 다 만들어 주셨습니다.  음료수, 밑반찬...  그런데, 알고보면...  그거 다 당신 아들 좋아하는것 혹시 며느리가 안챙겨 줄까봐 챙겨주신 겁니다.  참...  사람이 억한 감정을 가지게 되니까 이런 생각까지 하게 되네요...  에혀~

 

저요.  작년에 일터지고, 한가지 결심한게 있습니다.  난 반드시 꼭 신랑몰래 딴 주머니를 차야되겠다.  울신랑 저더러 적립식 펀드도 들자.  변액연금도 들자.  시어머니 시아버지 보험도 들자.  참 효도하고 싶어 몸살난 사람입니다.  오죽 답답했슴 어제 제가 저랑 신랑의 월급 수령액과 다달이 나가는 고정비용들을 쫘악 뽑아 프린트를 해가지고 집에 갔을까요?  저요?  장기주택마련 저축도 들고 싶구요.  울 아가 통장에 다달이 이체도 하구 싶구요.  저두 운동두 하구 그러면서 살았슴 좋겠습니다.  근데, 지금은 그럴 여윳돈이 없다 이거죠.  위의 것 하자구 지금 붓고 있는 적금 깨야 하나요?  시어머니 돈 더 드리자구 제가 채워넣은 (-)통장에서 다시 돈 꺼내야 하나요???  보험요?  좋죠.  하지만, 벌써 연세가 63세, 67세가 되신 시부모님들...  AIG 다보장 보험인가?  그거나 들까...  근데, 변액 연금보험을 들자뇨???  돈을 포대기로 싸서 저를 가져다 준답니까???  형님네도 이렇게 하시니까, 우리도...  형님네가 저렇게 하시는데, 우리도...  노상 울어대는 울 신랑 레파토리입니다.

 

지난번엔 애기 백일때문에 한바탕 했습니다.  제가 나가서 하겠다구 했죠.  그래봤자 저희 친정식구들과 시집식구들 함께 저녁먹는거죠.  시댁은 좁기도 하거니와, 집에서 하면 울 부모님 2층 와보고 싶어 하실텐데... 그 꼴보시면 속상하지 않겠습니까?  흐흐...  비사이로 막가 라는 유머 있죠?  저희집은 가구사이로 막가입니다.  이렇게 해도 저렇게 해도 몸이 항상 가구랑 부딪히니까요.  울집에서 가장 넓은 평평한 장소가 침대위입니다.  울애기 지금은 그냥 누워만 있지만... 이제 기어다니기라도 하면...  음...  머리아픕니다.  우좌지간 그래서 밖에서 하자구 했더만, 울신랑 형수님은 애기 백일, 돐 전부 집에서 했다는 군요.  승질나서 소리질렀습니다.  왜 툭하면 형수랑 나랑 비교해?  내가 형수랑 같아?  내가 늘 형수랑 똑같이 해야 해?  그럼, 넌?  넌 내가 너를 다른 돈 잘 벌구, 빚없이 장가온 내친구 남편들이랑 비교하면 좋겠냐???  소리소리 질러댔죠.  앞으로 나를 형수나 형님이랑 비교하지맛!!!  글구 어머님께는 제가 말씀드렸죠.  어머님 처음에는 암말 않고 그래라 하시더만...  5분도 안되 저에게 "왜?  집에서 하면 안되냐?" 하시더군요.  그래서 그냥 나가서 하는게 편하다 했죠.  그랬더니, 당신아들이랑 똑같은 말 하더라구요.  열나서 제가 퉁명스럽게 말했습니다.  "어머니, 저 저희 엄마 아버지한테 2층 보여드리고 싶지 않아요. "  그랬더니, 암말 않구 그럼 네 하고픈대로 해라.  하시더라구요.

 

그래서 백일 나가서 했습니다.  그런데 그날 집에서 출발하기 전까지 웃기지도 않았습니다.  6시까지 예약한 식당으로 가야하는데...  울시엄니, 심술(제 보기엔 심술입니다.)나서 6시 10분전까지도 안나오구 집에서 꾸물럭대시더군요.  온 식구들 다 차에 타고 기다리는데 말입니다.  그러더니 5분전에 나와서 뭐 저녁먹는데, 꼭 6시까지 갈 필요 있는냐...  어쩌구 저쩌구...  내참, 사돈네 식구들 다 초대해서 6시에 만나기로 약속을 해놓구, 6시까지 갈 필요가 있냐는게 뭔 말입니까???  하.하.하.  그런데... 그날 공교롭게도 저희 친정식구들이 한 20분쯤 늦었습니다.  약속장소는 하남, 저희 시댁은 성내동, 울 친정은 돈암동.  오는 길이 무지 막혔다는군요.  쌤통이죠. ㅋㅋㅋ  우좌지간 그날 잘 먹구 잘 놀구 저두 집에 가서 바로 씻구, 식구들이랑 더 놀다가 잤습니다.  안그랬슴...  저희 친정식구들 다 간 담에 그 산더미같은 설겆이거리며, 집안일...  생각도 하기 싫습니다.

 

주부 백단인 다른 님들한테는 제가 하는거 그냥 투정같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제가 아파 골병들면 누가 돌봐주기나 한답니까?  친정이람 울엄마가 저 아프다구 이것저것 챙겨주시겠지만...  여기는 시댁인데...  울신랑은 얼굴보기도 넘 힘든데...  시어머니가 저더러 누워있으라 하겠습니까?  저 자신은 스스로 챙겨야죠.

 

저 요즘 정말로 정말로 애기때문에 웃으면서 삽니다.  웃을 일 하나두 없다가도, 울 애기가 저보구 꺄르륵 꺄르륵 웃어대면 너무 행복합니다.  그럼서, 어서 빨리 우리 집 장만해서 울 애기한테 좋은 환경을 만들어줘야겠다구 다짐합니다.  울 신랑두 딸 너무너무 예뻐합니다.  새벽에 나가면서두 몇번씩 자는 애기 얼굴에 뽀뽀...  늦게 들어와서도 잠자는 애기 얼굴 한참 들여다 보구 뽀뽀...  가끔은 그런 신랑 끌어당겨 내 얼굴에두 뽀뽀하라구 협박합니다.

 

울 시어머니, 당신아들에게 거는 기대 대단합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그 기대에 1/10도 못 미치죠.  아마 본인도 무지 스트레스일껍니다.  그런데도, 아이구, 울 아들 대단하네.  울 아들 수고했네.  울 아들 얼마나 힘들꼬.  내참...  누가 들으면 무지 대단한 일 하는 사람인줄 알겠죠?  하지만요, 저두 똑같이 회사 다니면서, 퇴근하면 애기 돌보구, 주말엔 집안일까지 다 합니다.  저두 사람인데, 대단하지 않나요?  힘들지 않나요?  췟!

 

히히히...  쓰다보니, 이렇게 말해야지.  저렇게 말해야지...  그냥 그냥 넋두리가 되어부럈습니다.  나중에 퇴근하구서 집에 들어갈 일이 끔찍하지만, 울 애기때매 들어갑니다.  저를 보구 웃어주는 내 딸때문에 들어갑니다.  이상한 나라로 잡혀간 나나 공주를 구하기 위해 폴과 삐삐가 된 기분으로 시댁으로 퇴근할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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