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동안 사랑한 사람이 있습니다.
저희 집안의 반대를 무릅쓰고 남친쪽 부모님의 동의하에 혼인신고하고 집 구해 그냥 살 생각까지 한 사람이...
둘이 너무 사랑했기에 남친 부모님도 그렇게 하라시더군요. 집구할 돈까지 주신다면서...
극심한 반대를 견디지 못해 헤어졌다가 서로 죽을 만큼 힘들어 하다가 석달만에 다시 만나고 나니, 남친 부모님께서도 혼인신고 하고 같이 살라시더군요. 그 방법 밖에 없다구...
그런 사람과 헤어졌습니다.
전 그 사람이 제 첫남자 입니다.
고루하다고 할 수 있지만, 전 혼전순결주의자였기에, 스물일곱해동안 제 순결을 지켜왔구요.
평생 한번밖에 없는 첫경험을 제 남편이 될 사람에게 주고 싶었습니다. 누가 강요한 것은 아니지만...
그냥 그러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어쩌다보니 결혼하기도 전에...
남친 말로는 제 사고가 그러하니, 저와 결혼하기 위해 어떻게든 저와 잠자리를 하고 싶었다고 합니다.
시쳇말로 도장 찍으면 꼭 결혼할 것 같아서... 어떻게든 저와 결혼하고 싶다는, 절 갖고 싶다는 생각 밖에 없었답니다. 물론 아주 많은 시도를 했구요. 그런 일이 있을때마다 다투고, 제가 헤어지자고 하고...
남친 잘못했다고 싹싹 빌고, 몇주뒤에 똑같은 일 반복되고... 사랑하면 꼭 지켜달라고 했지만, 남친은 저와 결혼에 확신이 없기에, 도장 찍지 않으면 제가 도망 갈 것만 같아 어쩔 수 없다며, 절 너무 사랑해서 그런 거라며 설득을 하더군요.
그러면서 몇달을 싸워왔습니다. 저도 남친이 너무 좋았고, 결혼까지 생각이 있었고... 언젠가부터 남친과 그런 일로 싸우는데 지쳤나봅니다.
드라이브 좋아하는 절 위해 밤새 운전을 한 그 사람의 잠시 쉬어가잔 말에 한시간을 실갱이하다가 결국엔 한 모텔에 들어갔습니다. 정말 씻고 잠만 자고 나올 생각이었습니다. 너무 순진하게도... 그러다가 일이 벌어졌죠. 끝까지 제가 거부했다면 별 일 없었을텐데... 기분이 묘하면서, 남친이 너무 불쌍하단 생각도 들고 괜히 미안한 맘이 들어 제가 허락을 해 버렸습니다. 너무 어리석게도...
사랑하는 사람과 같이 있는 것은 너무 좋았지만, 너무 두렵고 고통스러웠습니다.
너무 아파하니까 그만 하자던 그 사람이 갑자기 왜 그랬는지 모르겠습니다. 자기 말로는 다시는 그런 기회가 오지 않을 것 같아, 저한테 미안하지만 도장을 찍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네요. - -;;
그 날... 전 엄청난 피를 흘렸습니다.
처음엔 처녀막 파열되면서 나온 피인 줄 알고, 원래 이렇게 많이 아프고 피가 많이 나는거구나... 생각했죠.
너무 사랑하는 그 사람과 내 남편이 될 그 사람과 처음을 할 수 있게 되어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피가 멈추지 않았고, 교외로 나갔던 남친과 저는 어쩔 줄 몰라하며 병원을 찾아 다녔습니다. 피가 줄줄 흐르는 정도였거든요. 죽을만큼 무섭고 두려웠던 시간들... 남친도 어쩔 줄 몰라하며 사색이 되어 낯선 도시의 병원을 헤맸습니다. 한 손으로 운전을 하면서 다른 한 손은 뒷좌석에 누워있는 제 손을 꼭 잡아 주었습니다. 피 범벅이 된 제 손을요... 공포영화의 한 장면처럼... 그사람의 차며, 제 옷과 몸은 온통 피 범벅이었어요.
병원에서 들은 이야기는... 처녀막이 파열되면서 옆의 살이 찢어졌다더군요.
너무 챙피하고 아프고... 출혈이 너무 심해 까딱했으며 쇼크에 빠질뻔 했다고 했습니다.
잠시 의식을 잃었던 적도 있구요. 결국 몇바늘 꼬매기까지...
병원에 입원을 했습니다. 수술을 했으니...
어릴때부터 워낙 건강하던 저 였기에, 제 소원이 병원에 입원하는 거였어요. 철부지 같이...
남친이 그 소원을 이뤄주었죠.
아직 결혼도 안한 제가 아줌마들 사이에 껴 불편해 할까봐, 1인실을 잡아 주고, 병원밥도 제일 좋은 걸로 먹게 해 주고, 직장도 나가지 않고, 밤새 제 옆에서 간호를 해 주며, 제 짜증과 투정을 다 받아주었습니다. 뭐 먹고 싶단 말에 새벽에도 나가서 제가 먹고 싶다는 거 사오고... 완전 완 어리광을 부렸죠. 제가... 남친네 집에는 제가 자전거 타다가 팔이 부러져 입원했다는 거짓말을 하구요...
눈물을 흘리며 미안하다고 하더군요. 자기 욕심이 절 이렇게 아프게 할 줄 몰랐다고...
앞으로 정말 잘 하고, 다시는 저 아프게 하는 일 없을거라구요...
그 일이 있을 후에 남친의 사랑이 더 깊어졌습니다. 원래 잘 해주기도 했지만, 병원에서 퇴원한 후 훨씬 그 사랑에 깊이가 생기고 저 또한 더 남친에게 의지하고 믿음이 생기더군요.
그 일이 있은 후 1년 반이 넘게 우린 너무 이쁘게 사랑을 잘 가꿔왔습니다. 주변에서 부러워하고 이뻐하는 정말 행복한 커플이었습니다...
하지만... 결혼이란 건 사랑만으로 되는 건 아닌가봅니다. 학벌과 직업 등 조건이 맞지 않는다고 저희집에서 그 사람에게 모진 말들로 상처를 주고 나니, 그 반대를 1년동안 참고 견뎌온 그 사람이 도저히 안 되겠다며 헤어지자고 했습니다. 저희 엄마가... 남친을 사위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약까지 드시고... 너무 많은 사건들이 생긴 후 남친이 헤어지는 방법밖에 없다며 정말 매몰차게 절 버렸습니다. 저도 머리로는 이해가 가지만... 가슴이 이렇게 찢어질 듯이 아픕니다. 한번 헤어져봤으니, 이번엔 더 잘 견딜 수 있을거라며 힘들어도 참아보라고 그 사람은 말했지만... 전 오히려 두번째가 더 힘든걸요. 이젠 아무런 희망도 기대도 가질 수가 없으니까요. 정말 끝이란 걸 너무 잘 아니까요...
사귀면서 그 사람이 자기가 절 만나면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 제가 병원에 입원했을 그 때라고 하더군요. 임산부들이 입는 원피스 환자복을 입고 있는 부시시한 제가 그렇게 이쁠 수 없었다고, 자기가 보호하고 보살펴야만 하는, 오로지 자신만의 여자인 내 옆에 있는 게 너무 행복했다고, 저를 위해선 무엇이든, 정말 무엇이든 할 수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고 하더군요. 헤어지고 나서도 그 사람은 또 그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때가 제일 행복했다고. 아파하는 나한테 미안하긴 했지만, 자기 자신이 밉기도 했지만 제가 너무 사랑스럽고 행복했다고 합니다.
회상해 보면... 저도 남자친구의 사랑을 다시 한번 확인했고, 둘이 하루 종일 같이 있어서 좋았구요.
그런 경험을 같이 한 저를... 버릴 수 있는 건가요?
책임 질 일을 했으면 책임을 져야지...
우리 집안의 반대와 냉대가 아무리 견디기 힘들어도, 날 이렇게 만들어 놓고...
전 평생 잊지 못할, 이젠 가슴 깊은 곳에 묻어두고 평생 꺼내지도 못할 그 충격적이지만 아름다운 추억이...
그 사람에겐 잊혀질 수 있는 것일까요?
날 만나면서 젤 행복했던 순간이 그 날이었다고...
공포스럽고, 자신이 원망스럽고, 다시 경험하고 싶진 않지만, 제일 행복했던 순간이 바로 그 날이라고 말하는데...
그 날의 추억을 잊을 수 있는 것일까요?
아무리 힘들고 고통스럽더라도 제 옆에 있어달라고 하는 건 제가 너무 이기적인 것이겠지요?
그 사람의 입장이 이해가 되면서, 너무 미안하고 가슴아프면서도...
밉고, 원망스럽고....
정말 사랑했던 사람과 처음을 할 수 있어 행운이란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그 사람이 너무 밉고 원망스럽고, 제 행동에 후회가 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제 남편이 될 사람에게 너무 미안하구요... 그런 생각으로 눈물만...
다음에는 여자로 태어나지 않으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