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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소설-습작노트]무명 작가의 속사정1-속사정 편4

연지바른 마녀 |2005.05.14 01:33
조회 192 |추천 0

[비소설-습작노트]무명 작가의 속사정1-속사정 편4

 

두가지 기록.

 

1. 어제 느닷없이 오전 근무 후에(점심먹으러 가기 전에) 모이란다.
첨엔 사장이 부른 거라고 했다가, 회의실에 가보니 용역회사의 이 회사 담당자가 와있다.
근로계약서 쓰고, 월급 명세서를 받았다.
그리고 회사 사정이 안좋다고 열흘간 쉬란다.
뭐냐 -_-;;; 월급만 다 준다면야 나야 좋지.
하지만 우린 용역회사에서 파견한 거고 일용직 개념이라 일당급으로 뺀댄다.  즉시 한 사람이 핸드폰으로 계산해보더니 20만원이 넘는댄다...
윽! 석달만 일해서 돈모으고 관둘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다른 사람들은 '알아서 나가란 소린가' 하면서, 해고된 것처럼 열받고 힘들어한다.

 

-정직원들 표정보니, 이런 일이 이미 몇 번 있었던 듯한데?

-그럼 다음번에도 불규칙하게 대책도 없이 쉬라면 그냥 쉬어야 하는 건가?  이런 단 한달도 계획을 세울 수 없는 불안정한 상황이면 굳이 생산라인보다 보수가 좀 더 쎈 알바를 구하는 게 낫지 않나.... 믿고 계속 다녀야 하나...?

 

동료들의 불안감과 열받음은 극에 달해있었다.

 

나 역시 사장 앞에서 눈 힘 팍팍 줘서 겨우 채용되서, 적응 안된다고 이 파트 저 파트 돌면서도 겨우 버텼는데.... 한달정도밖에 안됐는데.
다른데 알아봐야 하는거야? 덴장...

 

정녕 난 이런 일과 인연이 없는 것인가...
(그래도 이번 기회에 몸으로 익힌 경험이 내 글감 재산으로 어딘가 쌓였다고 생각하면 억울할 것 없지만...--따라서 난 절대 '세잎클로버'같은 드라마는 황당해서 못쓸 것 같다.  여기와서 분명히 알았다, '세잎클로버'와 제작 관련된 사람 중에 단 한사람도 생산의 'ㅅ'자도 제대로 모른다는 것을, 현재 대한민국 생산의 트랜드가 무엇인지 전혀 모른다는 것을... 가까이 있는 디지털 구로 공단에 한번이라도 와본 적은 있는지 진정 궁금하다.  요즘 외주 제작사들, 중국과 합작을 노래부르던데... 이 곳이 중국과 얼마나 밀접하게 사업하는지 알기나 하나...? 중국과의 스토리 에피소드 연결성 고리가 매끈하게 이어지는데 아주 좋다.  사업과 인간관계 갈등같은 것도.  공장 안에서 러브스토리...계기, 당근 가능하다. (어느 간판 하나보고 문득 깨달았다, 여기도 블루 칼라와 화이트 칼라 같은 신분차이 어쩌구... 그게 더 적나라하게 직설적으로 존재한다는 걸 말이다. 심지어는 작업복 의상하나만으로도 충분히 비쥬얼로 보여줄 수 있다. 굳이 한 넘을 재벌급으로 설정 안해도)  대기업이 아니더라도, 작은 생산공장에서도 계급과 업무가  밑바닥 노동자부터 재산가까지 (세대도 나이도-아줌마,미시,아가씨,학생,군인,총각,기혼,신혼 등등) 얼마나 다양한지 아나...? 한 파트에 한 부서에 한명씩만 배치해도 주인공이 넘쳐 흐를거다.  꼭 양복만 입혀야 폼사리 나고, 사무실 책상에서 머리만 굴려야 멋져보이나...?  아닐 수도 있을텐데...  어휴- 그만할란다.  내가 하두 열받아서 나중에 이거 다 써먹는 이야기 만들거다. 한 장소에 인물들 다 처박고 스토리 만들어보는 시도를 처음 해볼란다.)

 

회사에서 준 식권으로 먹는 점심을 아주아주 꽉꽉 씹어먹었다. 이 구내 식당을 이용하는 것도 이게 마지막일지도 모르니까...
동료가 얼마전에 자기가 '무료 식권' 당첨된 거 한 장 준다.
쓸 수 없더라도..., 기념으로 받았다.
이번 주 토요일날 점심 때 그걸로 한 턱내라고- 내가 계속 졸라댔는데...  상황이 이렇게 될 줄 누가 알았겠나.

 

식사하러 오기 전 회의실을 나올 때, 난 용역회사 담당자에게 마지막까지 남아서 분명하게 말했다.

 

-우리들은 '돈'이 필요해서 일하는 사람들이니까, 아마도 이 중에 몇명이나 10일뒤에 출근할지 모르는 일이죠. 
나같아도 당장 일자리 구하기 시작할 거구요.  이 사람들 당신 회사 사람으로 계속 관리해서 수수료 챙기고 싶으면 그 공백기간동안 다른 몇일짜리 일자리라도 구해서 돌리지 않으면, 그만둘 사람 꽤 될거에요.

 

그리고 오후 근무를 준비하는 정직원들, 반장급인 언니에게도 슬쩍 말을 흘렸다.(정직원들은 어차피 보수를 다 줘야하니까, 일 시킨단다)

 

-다들 점심먹으면서 생각이 많네요.  이거 알아서 관두란 소린가 해서요.

 

반장급 언니가 정색한다.

 

-아냐, 그냥 일이 잠깐 없는 것 뿐이니까.  그런 거 아냐.

 

사실 쉬는동안 돈 안받는 것이 열받고 계획에 차질 생겨서 자유시간이 늦춰지는게 힘들기도 하지만, 열흘이면 난 여유있게 뭐든 해볼 수 있을 것 같아서... 내심 설랬다.

 

열받은 동료 몇은 모여서 영화보러 간다고 몰려나갔고, 나는 그냥 집에 돌아왔다.

머리 복잡할 땐 무조건 잠자는 게 최고다.(이제부턴 시간도 퍼질러 남는구만...T_T)
한참 잠들었는데, 웬일인지 캔디 핸드폰(외로워도 슬퍼도 안울어~)이 울린다.

용역회사 담당자다.

 

-회사 사정이 다시 좋아졌나봐요.  다음주 월요일부터 다시 출근하래요.

 

뭐냐 -_-;;; 반나절도 안되서 왜 말을 뒤엎냐.  사장이 무슨 거북이띠냐, 뒤집었다 다시 엎어지게.
(물론 회사 오너 입장에서 그 몇시간 동안 대기업의 오더를 따내는 영업이 성공했을 수도 있다만...)

 

이거 우리들이 수없이 쏟아놓은 예상대로, 열흘 쉬라고 해놓고 사장이 맘에 드는 사람만 다시 불러내는거야?  나머진 평생~쉬라고 연락도 아예 없는 거 아냐?
아니면 열흘 뒤에 안나오면 자동으로 해고처리고, 나오는 사람만 끌고 가겠다는 거야?

 

-저희 모두요?

-아, 예. 그럼요!

 

다행이긴하다.  주위 사람들한테 별로 관심없어하는 나한테 말붙이고 같이 점심먹자고 끌어주고 해서... 나 나름대론 겨우 정붙인 사람들인데, 모두 다 다시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래도 몇명은 이미 안나오려는 것 같던데... (아는 사람 통해서 새 알바자리 들어왔다고)

 

전화를 끊고 - 혹시 내가 반장 언니한테 흘린 말 덕분에 일주일이 앞당겨진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비록 원숭이한테 시켜도 될 단순 업무라해도, 어느정도 분위기 익힌 쫄병들을 한꺼번에 잃는 것이 생산에 차질생긴다고 반장 언니가 사장한테 항의했다면 아주 무시할 순 없었을테니까.

 

이 회사는 노동자들의, 나의 신뢰를 한방에 잃어버렸다.(아무리 돈벌려고 생각없이 다니는 곳이라해도...)

하지만 다른 곳을 찾아 뒤적이고, 이력서 보내고 면접보러 가고, 아아... 귀찮다.

이럴거면 왜 이틀량은 쉬라는 거야?  이틀의 일당이면 한달 출퇴근 교통비다.  짜증난다.

 

노트북도 감질나게 화면 고장 증상이 나타났다가 멀쩡하다가... 사람 약올리나...?  (고장 증세가 규칙적으로 있어야 A/S를 맡기지, 테스트에서 멀쩡하면 고칠 방법이 없다) 
이렇게 황당하게 낮시간이 날 때, 수리 맡길 수 있음 좋은데...

 

2. 오후에 큰 맘먹고 방송국과 제작사, 언론 등의 연락처가 있는 수첩을 샀다. 

이젠 슬슬 기획안을 보낼만한, 이것과 제작사에 대해 인터넷 기사들 갈무리 해놓은 것을 찾아 정리해, 드라마 외주 제작사와 PD 리스트와 연락처를 제대로 만들어놔야겠다.(이것도 일일히 전화해보고 연락처 찾아 확인하는 것도 거의 여러 날 사무일 수준이겠다...앗! 핸폰비도 장난 아닐건데, 또 낮시간에 해봐야 할거구...<--어쨌든 한번 잘 만들어봐야지...이것도 내 영업 자산이 될테니... 사무직이나 작가로 이력서 넣었지만 날 줄기차게 떨어뜨린 외주 제작사나 매니지먼트사... 꽤 쓸만한 인력을 볼줄도 모른거라구욧!!! --심지어는 여러해전에 내가 탈렌트 S모양이 시트콤으로 코믹하게 나올 때, 그녀의  인터뷰 기사보고 '쟤는 멜로 드라마로 작품만 잘 고르면 한방에 뜬다'고 예언했고, 곧 적중했었다. 내 습작 대본 팬이 놀랐다고 할정도로. 하지만 난 그녀가 눈물 멜로로 뜬 다음부터 관심을 껐다. 몇 작품을 거치면서 보여질 수 있는 멜로 연기가 많은 부분 고정화되어 있고, 이미지 인지도가 높여져서 아무리 신선한 캐릭터를 들이대도 캐릭터 자체로 살아나지 못하기 때문이다. 난 개인적으로 연기력과 출연 경험이 좀 있되, 이미지가 고정화되지 않아 이미지가 시청자에게 각인되지 않은 중고 신인을 선호한다.  그녀는 나한테선 오래 전에 아웃됐다. 근데 이 얘기가 왜 나왔지? 하여튼 삼천포로 빠지는 내 수다란...-_-;;;)
이번 수첩을 보니 방송국의 드라마 부분 조직이 많이 바뀌었다.
예전엔 이사, 차장, 프로듀서, PD, 조PD 등등 드라마 제작을 위해 제대로 조직되어 있었지만, 지금은 완전 프로듀서 중심이다.
그리고 프로듀서 팀도 10개 전후로 갑자기 늘었다.
앞으론 기획 개발만 하고, 제작은 전부 외주 제작 주는 방침이 완전히 정착한 모양이다.  그리고 최근 급격히 눈에 보이는 드라마로 인한 수익성 덕인지, 드라마에 목숨 건 느낌까지 든다.
예전에 방송국에 소속되어 있던 많은 PD들이 외주제작사로 옮기는 바람에, 그들의 개인 연락처가 보이지않는다.
몇년 전에 그 해 수첩을 사둔 것이 지금에서야 더 유용하게 쓰여질 줄은 예상도 못했다.(설마 개인 핸폰까지 바꾼 사람들이 많진 않겠지...)  얼마전까지도 그 수첩이 눈에 띄일 때마다, 사놓고 제대로 사용하지도 못했다고 자책하기만 했는데...
빨리 기획안을 완성시켜서 저작권등록을 해야겠다.
정신력만으로 버티기 힘든 체력을 강화할 방법도 궁리해야겠다.


20050513금. 밤 11:42~ 20050514토. 새벽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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