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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족의 계약]9부

다일리아 |2005.05.17 15:28
조회 489 |추천 0

 

아렌테를 출발한지 열흘째 되는 날 우리 일행은 페드인 왕국의 동쪽 국경선을 코앞에 두게 되었다. 이렇듯 국경선에 일찍 도착할 수 있었던 이유는 아렌테가 동쪽으로 약간 치우쳐 있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우리들이 길을 재촉한 탓도 컸다

.

덕분에 15명이라는 그리 많지 않은 기사들만 나를 따라오고 있었다.

그런데 한 가지 특이한 점은 기사들이 모두 제4.5.6.기사단 소속의 기사들이라는 것이다. 아마 빽 좋은 다른 기사단은 쫓겨나다시피 한 내호위를 맡기 싫어서 빠진 모양이었다.

 

"마리엔 님 오늘은 국경 근처에 있는 잔노모랑이라는 도시에서 쉰다고 합니다!"

"잔노모랑? 얼마나 가야 나오는데?"

"아마 점심때쯤이면 도착할 겁니다"

 

현재 15명의 기사 중 제4기사단 소속의 기사는 아인과 마르크, 씨베라스 세사람이었다. 기왕이면 제4기사단 소속의 기사가 많았으면 했지만 며칠 지내본 바 다른기사들도 괜찮은 사람들이었다.

자꾸 생각들이 뒤엉켜 머리가 복잡했지만 그런 티를 내지 않도록 주의하는 새에 어느새 마차는 잔노모랑에 들어서고 있엇다.

 

그리고 나는 미나와 함께 아인, 마르크,씨베라스와 한 테이블에서 식사를 하게 되었다.

무사히 식사를 마친 우리는 오후에는 그동안 쌓인 피로를 풀거나 필요한 물건을 구입하는 등의 자유 시가을 가졌다

 

"무기점 아냐? 저길 가 보고싶은거야?" 내말에 미나가 냉큼 고개를 끄덕였다

"어서오십시오! 무슨 물건을 찾으십니까?"

"아가씨 뭘 원하십니까? 여성용 활도 있고 단검도 좋습니다. 특이하신 분들을 위한 채찍도 있지요."

"그냥 검을 구경하로 온 건데요"

 

미나의 말에 주인은 실망하듯 보였지만 그래도 친절하게 검을 진열해놓은 곳으로 우리를 안내해주었다.

 

"마음에 드는 걸로 하나 골라봐"

"네?왜요?"

"생각해 보니까 미나는 아직 검이 없잖아. 검을 배우는 사람이 검이 없으면 안 될 것 같아서. 그러니까 하나 골라 봐 . 선물로 사줄게."

"정말이세요?"

"롱소드나 레이피어 쪽이 좋을 것 같군요"

"아인 말처럼 아가씨 체격으로 봐서 롱소드나 레이피어가 제격입니다"

 

시쓰까지 나서서 말하자 미나는 롱소드로 눈을 돌렸다.그리고 검을 사준 김에 손을 보호하기 위한 가죽 장갑과 여분의 단검  부분 갑옷도 샀다. 갑옷은 미나의 사정상 기사들처럼 차려입을 수 없어서 부분 갑옷을 골랐지만 가죽으로 만들어진 것치고는 제법 탄탄한 것 같았다.

 

그렇게 우리는 길고 긴 여정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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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6 장 -

 

 

이 별

 

 

슬픔이 지나간 빈자리를 메운 것은 분노였다. 이글 이글 타오르는 화염이일어나 가슴을 뜨겁게 달구고 때때로 답답하게까지 만들었다.

 

사박 사박

나뭇잎이 밟히면서 부스러지는 소리가 조용한 숲을 정적에서 깨우고 있었다. 달빛이 밤을 밝히고 있어 걷는 데는 아무 지장이 없었다. 하지만 조금쯤은 구름이 끼어서 껃는 것이 힘들었으면 하는 마음이 들었다.

 

어쩌면 지금 내 행동은 무모한 짓일지도 모른다.

피드라가 아직 시우리스 숲을 지키고 있을지도 모르는데 일행의 시체를 찾으로 간다는 것은 위험천만한 행동이었다. 그런데도 인간 몇츨 위해 나는 위험을 무릅쓰고 가고 있었다

 

점점 그곳에 가까워져갔다. 마력에 이끌린 것처럼 나는 계속 그곳을 향해 걸어갔다.

 

"상관없어. 적어도 부하들이 있었는데 시체가 있으면 묻어주려고 온것 뿐이니까"

매몰차게 말한 나는 큰소리를 내며 걸었다

의외로  눈물이 흐르지 않아 나는 무척이나 만족했다. 이제 정말 괜찮은건가보다. 사실 마음과는 달리 울어버리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들었다.

 

내가 인간들을 위해서 울어줄 이유가 없으므로 조각난 부위들을 하나하나 맞춰보자 서서히 내가 알고 있던 모습을 되찾아갔다.

 

"무슨 인형 놀이를 하는것 같군"

 

처음으로 완벽하게 조립이 끝난 것은 아인이었다. 그런데 그 순진한 얼굴이 웃고 있었다. 살짝 만져보았다. 조금 전부터 느껴지던 싸늘한 기운이 손가락을 타고 피를 타고 전해져 왔다

 

"불쌍한 녀석."

 

아인의 피에 젖어 굳어버린 머리카락을 만지작 거리며 중얼거리던 나는 다른  사람들의 시체도 모으기 시작했다. 가끔은 엉뚱하게 맞춰져 그모습을 보고 우기도했다. 그런데 왜 웃으면 웃을 수록 기분이 나빠지는 건지 모르겠다. 정말이지 불쾌했다. 그래도 꾹 참았다. 아무리 그래도 한데 몰아서 묻어버리는 것은 너무하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너무 화가 나서 그런가?"

 

그럴 것이다. 너무 화가 나면 눈물이 나오지 않던가. 틀림없이 지금도 그런 경우다. 그렇게 분했던지 눈물은 쉴 새 없이 흘러내렸다. 대답이 없는 사람들에게 화가난다. 나를 공격했던 브러버드에게 화가난다. 멍청하게 누명을 쓴 나에게 화가난다.

 

나는 재빨리 눈물을 훔쳤다. 나는 울지 않는다. 슬퍼하지도 않는다.

크게 한숨을 토해낸 나는 손을 내려다 보았다. 시체의 피들은 이미 굳어버렸는데 내가 자꾸 만지자 손에 묻어있었다. 다섯 사람의 피. 생명의 상징이었던 붉은 피가 지금은 어두운 검북은색으로 변해 있었다. 묻은 것도 굳어버린 물감을 만친 것처럼 드문드문 얼룩이 진 모양이었다.

 

그 후에 시체를 묻으려던 나는 멈칫했다. 나는 시체에 어둠의 힘을 부여햇다. 내가 마법을 풀지 않은 한 영원히 썩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한참 동안 주문을외웠다. 그러자 허공에 검은 소용돌이가 생겨나 5명을 집어삼키고 사라졌다. 내가 다시 역주문을 외우면 그들을 토해낼 것이다. 이러면 페드인 왕국으로 돌아가기 전까지 는 안전하게 보관할수있다

 

이제 이곳에는 붉은 색으로 물든 풀을 제외하면 그들이 있었다는 흔적은 어디에도 남지않는다

 

거의 새벽까지 숲 속을 뒤지고 다니다 돌아온 나는 오후가 되어서야 잠에서 깨어났다.

그리고 시간이 남은 김에 도시를 돌아다니며 정보를 모으고 있었다.그런데 언제부터인가 누군가 나를 주시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볼에 살이 통통하게 찐 덩치가 큰 노인이엇는데 인자한 웃음을 짓고 있었지만 눈빛만은 날카로웠다.

 

"여기서 뭘 하고 있느냐?"

"네?"

 

나는 엉뚱한 소리에 힘이 쫙 빠져 멍청하게 반문했다.

 

"이론 곳에서 뭘 하고 있느냐고 물었다"

"물건 고르고 있는데요"

"내말은 그게 아니라 네가 있을 곳이 아닌데 있어서 하는말이다"

"제가 있을 곳이 아니라니요?그게 무슨 소리죠?"

"라디폰 공작의 말대로라면 페드인왕국에 있어야 하는데..왜 센트라에 있지?"

 

노인은 라디폰 공작이라는 말을 나만들을수 있게 작게 말했다.

"그를 아세요?"

"물론이지. 이럴게 아니라 어디 조용한 곳에 가서 이야기할까?"

 

우리가 간곳은 1층과 2층으로 나뉘어 있었고 위층에서 아래층을 내려다볼수있는 구조였다

종업원이 주문을 받으로 오자 노인은 메뉴판의 한부분을 통통한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우선 어떻게 날 알고 있는지 묻고 싶은데요"

"그거야 라디폰 공작이 가르쳐줬거든"

"하지만 지금은 예전의 모습과는 좀 다를 텐데  처음 보면서 날 어떻게 알아보는거죠?"

"처음에는 나도 못 알아봤어.기껏해야 그림을 통해 본 게 다였으니까. 하지만 희미하게 익숙한 흑마법의 냄새가 나더라고. 그래서 찬찬히 뜯어보니까 그림의 인상착의하고 똑같더군"

 

하지만 아무리 같은 흑마법사라도 냄새를 쉽게 맡을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어떻게 안 거죠? 나도 어딘지 모르게 익숙하다고는 생각했지만 흑마법사라는 것은 눈치 채지 못했는데."

"그런데 흑마법사가 어떻게 라디폰 공작을 알고있는거죠?"

"응?몰랐나?라디폰 공작이 흑마법사들을 포섭하고 다녔는데?자신이 모시는 공주도 같은 흑마법사니 도와주면 흑마법사들의 권익을 신장시켜준다고 호언장담했지. 그래서 꽤 많은 수가 붙었을걸 아마"

 

그러나 아이스크림이 나오자 노인의 말은 거기서 끝났다.

 

"이제야 이런 질문을 하는 것이 좀 이상하지만 당신 누구죠?"

 

"나말이냐? 나로 말할 것 같으면 흑마법사들의 모임이라고 할 수 있는 옵스크리티의 장로 중 한 명인 로튼이다"

 

생전 처음듣는말이었다.

 

"그럼 로튼도 라디폰 공작에게 붙었나요? 아니면 그 반대인가요?"

"붙었지. 숨어 사는 것도 괞찮지만 왕위 싸움도 재미있을 것 같아서 말이야"

"증거는요?"

"아직 어린것이 이렇게 사람을 의심해서야 쓰나? 하긴 그래야 목숨이 오래 붙어 있긴 하지만. 허허허:"

 

우리는 로튼과 동행하게 되었다.만약 공작과 연락하지 못하면 바로 없애버리려고 준비하고 있던 나와 수제노는 수정구에서 공작의 모습이 보이자 검에서 손을 뗐다

라디폰 공작은 나를 보고 그 답지 않게 당황했으지만 곧 평정을 되찾았다

 

라디폰 공작과 연락이 된 다음 우리는 로튼과 함께 움직이기로 한것이다.

국경을 넘자 센트라처럼 단순히 혼잡한 분위기가 아니라 언제 깨질지 모를 살얼음판을 걷는 듯한 분위기가 곳곳에서 넘쳐났다

 

"이대로는 일 년이 지나도 못찾겠어!"

"그렇게 안달하지 말고 마음을 편하게 가지려무나. 가끔은 일이 잘 풀리지 않을때도 있는 법이야"

"지금 내가 편하게 생겼어요? 누가 허구한 날 먹는것에만 정신이 팔려 있으니 나라도 열심히 해야 할거 아녜요!"

 

그러나 나와 수제노의 불만어린 말에도 로튼은 불룩한 배를 앞으로 내밀며 웃기만했다.

"이제는 어떻게 하죠? 좀처럼 찾을 수가없으니. 로튼도 뭔가 생각이라도 해봐요. 이중에서 피드라르 ㄹ가장 잘 아는 사람은 당신이잖아요"

 

"그래서 내가 생각해놓은것이 있긴하지. 내가 맨날 먹고만 있었다고 생각한 모양인데 그건 열심히 돌아가는 머리에 영양분을 고급하기 위한 행동일뿐이였어"

 

로튼은 의기양양하게 웃으며 말했다. 그 말에 나와 수제노는 반색하면서 기를 귀울였다

"그게 말이돼요? 그런 방법이 먹혀들 리가 없잖아요!"

"아니야. 피드라의 귀족 특히 왕족에 대한 증오는 상상을 초월해. 틀림없이 걸려들꺼야!"

 

로튼의 계획은 이렇다. 우리가 게속 행군하는 무리를 습격하면 황실측의 사기는 땅에 떨어질 것이다. 그렇게 되면 사기룰 위해서 백성들의 동요를 막기 위해서 황족 중 한 명이 행군의 지휘자로 나설 것이다. 상식적으로 생각해 보면 언제 습격당할지 모를 상황에 나타날 황족이 어디있겠는가.그 반대의 경우를 생각해 보면 그것도아니었다. 괴집단의 습격에도 겁먹지 않고 황족이 친히 나서서 급격을 막아낸다. 연이은 패전으로 침체된군대가 활력을 불어넣고 황족의 놀라운 무용을 보여줌으로써 상대의 기를 꺽을수 있다. 여기까지는 그런대로 현실적이라고 할 수 있었다

 

어쨌던 솔직히 너무 가능성이 없는 허무맹랑한 소리였다.

행군하는 무리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하자 나는 생각을 접었다. 지금은 지금의 일에 몰두할때였다. 파란색 깃발에 새겨진 쌍두 독수리가 매서운 눈을 부라리며 가까이 가까이 날아들었다

 

"너희는 누구냐"

"말할 의무는 없다!죽어라"

음산하게 대답한 나는 그를 향해 단검을 던졌다.

"진정해라! 밀집해서 방패로 막아라!"

 

그리고 근처에 있던 지붕들이 일어났다. 정확이 말하면 우리처럼 지붕으로 위장한 암살자들이 가세한 것이다. 살상이 목적은 아니지만 재수 없게 마법을 정통으로 맞거나 화살이 머리에 꽂혀 죽는 병사들이 속출했다.

 

오늘로 습격을 시작한 지 한달이 지났다. 매일 전쟁터에 군대가 나가는것도아니고 행군이 있을 때마다 습격하면 잡히기 쉬어서 지금까지 총 5번의 습격을 감행했고 지금 6번재 습격을 감행하려는 참이다. 왠지 쓸때없는 일을 하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지만 로튼의 적극적인 주장으로 아직까지 이 짓을 하고 있었다.

 

"붉은 뱀. 비겁하게 숨어 있지 말고 나와라!"

화살이 어지간히 날아와야 몸을 드러내지 아주 폭포수처럼 쏟아지는데 어떻게 모습을 드러내겠냐? 황실 군대에게 북은 뱀이라고 불리는 우리 중 누구도 그 외침에 응해 일어나는 사람은없었다

 

이번에도 위협적으로 보이는 것치고는 사망자는 얼마 없는 것 같았다.

마지막으로 지휘관에게 단검을 던지는 것으로 끝을 내려던 나는 놀라서 방패에 뚫린 눈구멍을 통해 밑을 내려다보앗다. 어느새 지면에서 수많은 암석의 창들이 솟구쳐 올라왔다.딱닥한 바위로 이루어진 울퉁 불퉁한 창은  예리하게 번득이며 고개를 바짝쳐들었다

이런 것은 계획에 없었다. 로튼이 사용하기로 한 마법은 조금 전 그 폭발로 끝이었다.나는 재빨리 주위를 둘러보았다. 분명히 있을것이다. 이 마법을 사용한자가.

나는 모습을 감추는 것도 잊고 마구공격했다. 내 모습을 발견한 사람들은 이미 도망쳐버린 그보다는 내게 더 관심을 쏟앗다.

나는 살기를 뿌리며 단검을 던졌다. 평소라면 어김없이 막히거나 빗나갔을 단검이 어이없게도 정확하게 지휘관의 머리에 박혔다.

 

"뭐해? 어서가자!"

 

수제노의 외침에 그제야 정신을 차린 나는 재빨리 그 자리를 벗어낫다. 하지만 나를 방해하는 녀석은 누구라도 용서 못한다. 그 인간에게 손을 댈 수 있는 것은 이 세상에서 오직 나뿐이다. 그것을 방해하는 자는 모조리 없앤다.

 

"알았어 마리엔 ?이번엔 저번처럼 날뛰지마!!!"

수제노의 책망에 나는 고개를 숙였지만 마음만은 붕떴다.

 

"그런데 어째서 피드라는 그런 무모한 짓을 한거죠? 나야 나타나준것이 고마워서 눈물이 날 지경이지만 너무 생각이 없는것 같은데요"

 

"그의 가족들이 왕족의 손에 죽었기 때문이게지. 그의 어머니는 절세 미인이었던 모양이야. 당시 피드라네 가족은 알도란 왕국의 수도에서 살고 있었지. 그런데 재수없게 하필이면 그 어미가 왕자의 눈에 들고 만거야. 푸룻푸룻한 귀족 영애도 많은데 그 왕자 취향이 연상 쪽이었나봐. 성질도 더뤄워서 강제로 궁으로 끌고 가려고 했다더군"

 

"그때 피르라는 멋도모르고  왕자에게 돌을 던졌지. 그것도 정확이 머리를 맞춰서 . 당연히 열받은 왕자는 피드라를 죽도록 패고 여자를 끌고 가버렸어. 다음날인가 군대가 와서 그 주변을 쑥대밭으로 만들었따고 하더군."

 

로튼의 이야기는 계속 이어졌다 그리고 그의 어머니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한다.

"뭐. 진부한 복수극이지. 그런데 문제는 나중에 그 왕자를 죽이러 갔는데 벌써 그 왕자는 다른 놈의 손에죽고 없었던 거지. 결국 복수도 제대로 못한 피드라는 왕족이라면 죄다 죽이려고 덤비게 된거지"

 

"그런데 어떻게 그렇게 자세히 알고 있는 겁니까?마치 본인이라도 되는 것처럼 말하는군요"

"이봐 너희들은 왜이렇게 의심이 많은거야? 내가 자세히 아는것은 피드라를 구해준 흑마법사가 바로 나였기 때문이지. 그리고 지금은 저모양이지만 그래도 예전에는 나를 생명의  은인으로 알고 잘 따랐거든"

 

"그럼 도대체 로튼은 몇살이죠"

"나? 아흔네 살 정도는 됏을거다"

"말도 안되는군요. 어떻게 그모습이 아흔네살이란말이에요?

 

"이모습말이야? 우연히 만든 시약을 마셨더니 이렇게 댔어. 지금 몸 상태로 봐서는 백오십까지는 너끈히 살수 있을것같아. 하하하. 대단하지않아? 그런데 문제는 그 후로 그것과 똑같은 약을 만들려고 해도 당시에 뭘 넣었는지 기억이 안 난다는거야"

 

로튼은 참으로 아깝다는 식으로 혀를 찼다. 인간에게 있어 장수는 언제나 변하지 않은 꿈이었다

잠시 동안 나와 수제노는 로튼을 훔쳐보다가 고개를 절래절래 젓고 내일 있을 일에 대한 생각에 잠겼다. 로튼에게 있어 장수의 좋은 점은 그만큼 오랫동안 맛있는 것을 먹을 수 있다는 것 하나뿐일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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