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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나잇 스탠드[21], [22]

크레이지쑥e |2005.05.19 13:45
조회 2,633 |추천 0

원나잇 스탠드.[제21화]

 

다음날 아침이 되서야 준희의 소식을 접한 윤희는 헐레벌떡  병원으로 향했다.
하루 동안 잠도 못자고 준희의 걱정으로 한숨만 내쉬었던 윤희는 초췌한 모습을 신경 쓸 겨를도 없이 차를 몰고 나왔다.
507호 이 준희.
문 앞에서 한참을 준희의 이름을 바라본 윤희는 이내 심호흡을 하며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왔어?”

 

벽에 기대앉아 책을 보고 있던 준희가 윤희의 등장에 안경을 벗어 책과 함께 접어
두었다. 너무도 창백하고 야윈 모습에 윤희는 눈물이 쏟아 질것 같았다.
하지만 애써 밝게 말하는 준희 앞에서 윤희는 솟구치는 울분을 숨겼다.

 

“자고 있을 줄 알았어. 괜찮아?”

 

억지로 미소를 띄우고 말했지만 그게 실수였다.

 

“괜찮을 리 있겠어?”

 

조소를 띄고 말하는 준희의 눈엔 한마디만 더 하면 봇물 터지듯 투명한 액체가 흘러  내릴 것처럼 위태위태했다.

 

“준희야 울어. 참지 말고 눈물이 메마를 때까지 울어.
그렇게 실컷 울고 나면 더 이상 억지로 참지 안 아도 되잖아.”

 

“하하하.”

 

소리 내어 웃는 준희의 볼을 타고 눈물방울이 마구 흘러 내렸다.
쉴 새 없이  몰아치는 눈물은 준희의 웃음소리에 허공을 가르고 눈물이 아닌
웃음으로 승화 시키려 애썻다.
윤희는 한 발짝 가까이 다가가 준희의 목을 끌어안고 그녀의 머리를 쓸어 내렸다.
울지 말라는 위로대신 마음껏 울으라며 등을 토닥여 주었다.
한참을 그렇게 그들은 울기만 했다.

 

*****     *****     *****     *****     *****

 

악몽 같은 하루를 어떻게 보냈는지도 모르게 금새 아침이 찾아왔다.
승하는 그의 호텔로 곧장 달려갔고, 한식당에 있는 주방장에게 쇠고기를 넣은
미역국을 끓일것을 일러두고, 지금 준희가 먹어야 할 영영가 있는 음식들을 챙기기
시작했다. 아침에 먹으면 좋다는 유산균 요구르트 와 차지않은 과일과 야채 그리고
늙은 호박을 달여 만든 한약제, 또 주방장이 정성들여 끓인 미역국을 보온병에 담아 병원으로 출발했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그것을 들고 걸어가는 승하의 앞으로 부산스런 걸음으로 한
중년여인이 준희가 있는 507호 문을 열고 들어갔다.
승하는 빠른 걸음으로 병실 앞에 다가와 섰고 문고리를 잡은 승하의 귀에 ‘짝’소리가
들려왔다. 예감으로 미루어 그 여인이 준희의 모친임에 틀림없었고, 지금 그 모친이 준희의 얼굴에 손을 올린 모양 이었다.

 

“너, 엄마가 이렇게 가르쳤니?
이게 지금 무슨 꼴이야? 애비 없는 티내는 거니?
어쩌자고 이런 일을 저질렀어? 왜 그랬어?
도대체 왜 그랬어? 어디서 이런 나쁜 짓만 골라 배운 거니?
공부하라고 학교 보냈더니 선생이 그리 가르치디?”

 

그녀의 어머니는 실망과 함께 울분을 토해냈다.
원망을 늘어놓는 그녀의 어머니를 준희가 아닌 다른 여자가 말렸다.

 

“어머니, 제발 고정 하세요. 준희 아직까지 환자에요.”

 

“그래, 학교에서 이렇게 가르치더라.
선생이란 작자가 이렇게 가르치더라.
그런데 엄마가 나한테 이런 말 할 자격 있어?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봐 엄마가 그동안
나한테 어떻게 했는지 엄마가 나한테
이렇게 하라고 가르친 적 없지만 이러면 안 된다고
바로 잡아 주지도 않았어. 그래놓고 왜 이제 와서
엄마 노릇하려고해? 뻔뻔스럽게 왜 훈계 하냐고?”

 

발악하며 말대꾸하는 준희의 목소리는 악에 가득 차 있었고, 그녀의 어머니는 또 한번
준희에게 손 지검을 했다.

 

“나쁜 계집애. 그게 엄마한테 할 소리니?
처녀가 애를 낳아도 할말 있다더니
이런 경우를 두고 한 말 이구나 내가 널 헛 키웠어.”

 

그녀의 어머니는 더 이상 말을 있지 못하고, 이성을 잃고 두 주먹으로 준희를
마구 때리며, 통곡을 하고 울어댔다. 그리고 승하도 더는 밖에서 훔쳐 들을 수 가
없었고, 들고 왔던 보온병과 종이가방을 병실 문 앞에 두고 무거운 걸음으로 병원을 빠져 나왔다.

 

*                    *                    *                    *          

         
혼란스럽거나, 뭔가 풀리지 않은 일이 있을 때 마다 찾게 되는 젠(xen)으로 승하의 발걸음이 옮겨졌다.
바에 둘러앉아 독한 스카치블루 스트레이트를 한잔 집어 삼키는 찰라, 누군가 승하의
어깨를 잡았다.

 

“우연 인지, 필연 인지 여기 올 때마다 만나네
그래서 더 이곳으로 발길이 닿나봐.
오늘도 혹시나 하면서 와봤는데 하하하.”

 

고개를 살짝 돌려보니 유가희가 단아한 정장 차림으로 환하게 웃고 있었다.
승하는 별 관심 없는 듯 시선을 다시 스카치블루에 쏟았다.

 

“자기 그 머리 속에 내가 좀 끼어들어도 돼?”

 

스트레이트잔을 내밀며 승하에게 뜬금없이 물어오는 유가희의 얼굴엔 여전히 미소가
서려 있었고, 승하는 그녀의 잔에 술을 부어 가득 채웠다.

 

“난 오늘 여자가 필요 한 게 아니야.
혼자 있게 내버려 둬.”

 

“알아. 오늘 자기에겐 여자보다 말상대가 필요한거.”

 

유가희의 말에 승하가 피식 웃었다.
이렇게 말하지 않아도 옆에 앉은 그녀는 승하의 기분이나 심리를 잘 파악했다.
유가희의 분별력이 준희 에게 반만이라도 주어진다면, 어쩌면 지금보다는 덜
아프지 않을까? 하는 안일한 생각이 승하의 머리를 스쳤다.

 

“누군지 몰라도 지금 자기 머리 속에 있는 그 여자 부럽네.”

 

다 알고 있는 듯한 그녀의 말투엔 진심이 어려 있었고, 지금 승하가 담고 있는
준희 에게 질투도 느꼈다.

 

“그녀는 날 벌레 보듯 해. 아주 끔찍해하지.”

 

“승하씨, 뭘 두려워해? 자긴 모든 걸 다 갖춘 완벽한 남자야.
그녀가 자기를 벌레 보듯 한다는 건 미련이 남아서가 아닐까?”

 

‘미련? 미련이라.......’

 

승하는 한숨을 내쉬며 푸념석인 혼잣말을 하고는 설핏 웃어 보이며 젠(xen)에서
나왔다. 자꾸만 병원으로 돌려지는 발길을 힘겹게 자제하고 집으로 들어왔다.
역시, 오늘도 잠을 잘 수가 없었다. 그렇게 또 뜬 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                    *                     *                    *          

        
일주일 넘게 학교를 나가지 않았다.
그 기간동안 나는 병원을 드나들며 치료를 받았고, 치료를 받는 도중 내가 자궁외임신을 했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처음엔 한쪽 나팔관으로만 배란을 해서 생리가
많이 불규칙 할거에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정상적으로
되죠. 임신두 가능 하고요. 자궁외임신은 아기를 낳을 수 없어요.
그 수술이 다른 수술에 비해서 굉장히 위험한 수술이거든요.
그래서 수술 들어가기 전에 친계동의서도 얻어요.
보호자한테 대충은 들으셨죠?”

 

치료가 끝나고 주의사항을 나열하는 간호사의 말에 난 어떤 말도 할 수 없었다.
여자다운 수치심, 그리고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성난 힐난이 담겨져 내 자신을
견딜 수 없게 휘몰아쳤다.
내가 혹독한 시련을 겪고, 그날이후 달라 진 게 있다면 엄마였다.
처음 이 사실을 접했을 땐 나에 대한 실망과 분노를 감추지 못했었는데, 지금은
많이 누그러지고 또 내가 치료를 받으러 가는 동안 항상 내 옆에서 동행해 주었다.
술과 도박도 하지 않았다.
몸에 좋다는 온갖 모든 음식을  먹게 해 주었고,시종일관 나와 함께했다.
처음으로 느끼는 엄마의 따뜻한 품이 내 얼굴에 저절로 미소가 번지게 한다.
이제야 느낄 수 있는 엄마의 냄새였고, 이제야 따뜻한 공기가 퍼지며 사람 사는 훈훈한 집이었다. 하나를 잃고 얻은 행복 이지만, 지금 이순간이 영원하기를 간절히
바랬다. 커다란 아픔과 내 몸 안의 상흔은 엄마의 사랑으로 치유가 가능했다.
잠을 자기위해 눈을 감고 누웠는데, 문득 그날 승하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함부로 몸둥이 굴린 댓가야 다음부턴 적어도
애 아빠가 누군지는 알 수 있게 처신하라고!’


그 말뜻에 의미를 부여하는 내 자신이 용납되지 않았지만 자꾸만 내 머리 속을
헤집고 맴도는 말이기에 여간 신경 쓰였다.
그렇게 처참히 죽어간 아이가 자신의 아이 란걸 알면 그는 어떤 반응을 보일까?
그래도 그날처럼 나를 향해 비웃음을 날릴까?
왜, 그는 변명을 하지 않았을까?
온갖 의문이 머리 속을 헝클어 놓았지만 명백한 해답은 찾지 못하고 잠이 들었다.
다음날 아침을 준비하는 엄마의 바쁜 움직임으로 인해 눈이 떠졌다.
엄마가 차려준 따뜻한 밥을 챙겨먹고 열흘 만에 학교에 왔다. 교실 문을 열고 들어
섰지만, 누구 하나 반기는 사람이 없었고 왜 열흘 동안 안나왔는지
궁금해 하는 친구도 없었다. 씁쓸한 마음을 안고 내 자리로 가 앉았다.
무의식적으로 돌아본 옆자리는  비어 있었고, 또 한자리 혜미의 자리도 주인 없이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원나잇 스탠드.[제22화]

 

“저 혜미는 무기정확 받았어. 같이 있던 애들도 전부
그리고 태후는 시합이 끝난 후에나 등교할거고 권승하
선생님은 개인적인 일로 열흘째 안나오셨어 아마 다음
주부터는 나오실 거라고 하던데.......”

 

몸을 추스리고 첫날 등교 했을 때 은주가 빈 내 옆자리에 앉아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었고, 내가 아무 말도 안하자 “너 가 궁금해 할까봐.” 라고 조그맣게 속삭이고는 다시 자기의 자리로 가 앉았었다.

 

‘권승하 결국 은둔생활을 선택한건가?’

 

지루한 수업을 접고, 교문을 다 나섰을 때 언제 왔는지 태후가 내 어깨를 잡아 돌려 세웠다. 그리고 흰 봉투 하나를 내 얼굴 가까이 들이 밀었다.

 

“뭐야? 이게.”

 

의심의 눈초리로 묻는 내게 태후는 어깨만 한번 으쓱해 보인 후 어서 열어보라고
무언의 눈짓으로 강요했다.
난 그런 태후를 표정없이 쳐다본 후 태후가 내민 흰 봉투를 열어 보았다.
초대장 이라고 적힌 그 카드 안엔 3일 뒤에 벌어질 골프장 창립기념 파티를 알리고
지인들과 함께 하고 싶다는 감사의 말들이 짧고 간결하게 적혀 있었다.

 

“이걸 왜 나에게 주는데?”

 

“네가 와줘야 할 자리니까.”

 

“내가 왜?”

 

“그건 그때 오면 알겠지.”

 

말끝은 흐리는 태후의 모습에 나는 비웃듯 태후의 눈앞에서 그것을 갈기갈기 찢어
버렸다. 하지만 태후는 어떤 흔들림도 없었고, 그저 입 꼬리를 말아 올릴 뿐 이었다.

 

“어쩌지? 초대장 이란 게 없어서 말야.”

 

“쿡. 넌 오게 돼 있어.”

 

호언장담하는 태후의 모습은 허세를 부리듯 당당했다.
저만치 태후가 나를 앞서 성큼성큼 걸어가는 뒷모습을 보며 나도 모르게 피식 웃음이
새어 나왔다. 3일 뒤면 태후가 프로테스트를 보는 마지막 날이라고 호들갑을 떨며
시합선물로 골프공과 우드커버를 준비하던 은주의 모습을 상기하던 나는 뭔가 허전한 기분에 뒤를 돌아다봤다.
언제부터 열려 있었는지 가방이 반쯤 노출 되 있었고, 급하게 손을 집어넣어 찾는
다이어리가 없었다.

 

‘쿡. 넌 오게 돼 있어.’

 

순간 자신만만해 하던 태후의 모습이 스쳤고 서둘러 핸드폰을 꺼내 들었을 땐 문자한통이 와 있었다.

 

[가끔 이런 빈틈은 나에게만 허용해!]

 

희롱 당하는 듯한 기분에 얼굴빛이 금 새 딱딱하게 굳어지고, 피를 거꾸로 몰아세
운 듯 열이 올랐다. 그대로 통화버튼을 눌러 태후와 전화통화를 시도했다.

 

[이 준희!]

 

“당장 가져와. 이 도둑놈!”

 

[도둑이라니? 말이 심하잖아
난 훔친 적 없다. 주운기억은 있어도. 큭큭.]

 

“당장 가져오라고!”

 

[너 이렇게 이거에 목매는 거 보니 여기 꾀 중요한거라도
적힌 모양이네. 그런데 어쩌지? 난 돌려줄 마음이 없는데
물건이든, 사람이든 한번 내손에 들어온 건 절대 돌려주지
않는 게 내 철칙이야.]

 

“나한테 원하는 게 뭐야?”

 

[그날 거기 와보면 알게 될 거야.
그때까진 이 다이어리에 손 하나 안 댈게.]

 

“널 어떻게 믿고?”

 

[남아일언 중천금]

 

비아냥거리는 태후의 말투에 난 신경질 적으로 전화를 끊었다.
나를 얕잡고 업신여기는 듯한 태후의 태도에 절로 얼굴에 인상이 찡그려 졌다.
아무리 하찮은 것이라도 나와 관련된 물건이 다른 사람 손에 있는 건 심히 불쾌하고, 기분 나쁜 일 이었다.

 

‘빵빵.’

 

크게 울려대는 자동차 경적 소리에 난 주위를 둘러보다 저만치 차를 세워두고
나에게 오라고 손짓하는 윤희에게 살짝 웃어 보였다.

 

“어머니가 전화 하셨어. 너 학교 마치는 대로 납치해 오라고.”


운전을 하는 내내 웃음만 짓던 윤희가 나를 보며 말했다. 엄마의 행동이 바뀐 뒤로 나보다 더 좋아하는 윤희였다.
그 모습에 잠시 태후와의 일을 잊고 마음 한켠이 뿌듯해지고, 가슴이 벅차올랐다.

 

*                    *                    *                    *               

    
술에 잔뜩 취해 몸도 못 가눌 상태지만 그는 자신을 유혹해 오는 백인여성의 대쉬를
마다하지 않고 스테이지로 그녀와 함께 나가 열정적으로 춤을 췄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민준은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간혹 감당하기 힘든 일을 저질러 놓고 현실을 도피하는 친구였다. 5년의 유학생활을 마치는 민준과 함께 내일 아침 비행기로 한국에 들어간다는 명목으로 일주일전에
느닷없이 이곳으로 그를 찾아 왔었다.
그리고 일주일간 음주 방탕을 그치지 않았고, 급기야 오늘은 저 백인여자와 호텔이라도 갈 모양 이었다.
그와는 절친한 친구 사이였지만 약혼녀를 두고도 다른 여자와 거리낌 없이 육체적인 관계를 서스럼 없이 행하는 그의 행동은 늘 못마땅했었다.
한국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르는 민준은 그저 앞에서 백인여자와 놀아나는 친구의 모습에 가슴이 답답해져 왔다.

 

“요즘 여자들은 너무 쉬워.
한국을 벗어나니 그 정도가 더욱 심하네.”

 

언제 자리로 돌아왔는지 승하가 민준의 앞에 앉아 술을 깨기 위해 찬물을 한잔 벌컥 들이키며 말했다.

 

“술 좀 깨?”

 

민준의 물음에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는 승하의 눈에서 민준은 어렴풋이 고여 있는
눈물을 발견하고 지금 힘든 상황에 처해 있다는 직감을 느꼈다.
물어도 말을 하지 않는 녀석 이었기에 스스로 입을 열 때 까지 기다려야 했다.
하지만, 평소와 틀린 친구의 모습은 민준의 입을 가만두지 않았다.

 

“권 승하. 속 시원히 말해봐 널 괴롭히는 게 무엇인지.
아버지? 약혼녀? 아니면 또 다른 문제라도 있는 거야?”

 

“하하하. 개 같은 인생이지.”

 

앞에 앉은 승하는 억지로 웃었다. 그 억지스런 웃음이 더 이상 민준의 입을 열지 않고 굳게 다물게 만들었다.

 

“너라면 어떡하겠어? 네가 지금 내 상황 이라면 어떡하겠어?
난 약혼녀도 있고, 10월이면 곧 결혼할 몸인데 내 마음엔
다른 여자가 있어. 나가라고 소리치고 화를 내도 그녀는 미소
하나로 나를 지배해. 난 이렇게 그녀로 인해 감정을 제대로
추스르지 못하는데 그런데 그녀는.......그녀는 나를, 나를 너무
싫어해. 후후. 그녀가 다른 사랑을 한다 해도 난 내 옆에 두고
싶은데 어쩌다 이렇게 빠져버려 허우적대는지 참 우스우면서도
멈추질 않아.”

 

자신을 싫어하는 그녀를 인정하기 싫은 듯 힘겹게 말을 내 뱉는 승하는 진심으로
보였다. 정신적 빈곤이 그를 괴롭히듯 승하는 양손으로 머리를 감싸 쥐었다.
이럴 땐 무슨 말을 해주며 위로를 해야 할지 민 준은 막막해져 왔다.
괴로워하는 승하에게 어떤 말로 해답을 찾게 해줘야 할지 대책이 안 섰다.

 

“마음이 시키는 대로 해. 이제 억지로
끌려 다닐 나이는 지났잖아.”

 

민 준은 자신과 판이하게 다른 승하와 어떻게 친구라는 이름으로 연루 되었는지 가끔
자신에게 의문을 던진다.
처음 그가 메가폰을 잡고 영화감독이 되겠다고 나섰을 때, 풍비박산 된 집안을 수습하지 못하고 그 역시 이곳으로 도망치듯 쫓겨 왔던 기억에 갑자기 민준은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승하와 비슷한 환경에서 자란 민준도 정략결혼이나, 아버지의 사업후계자로 지목이 되었지만 그 모든 걸 등지고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먼 타향으로 날아왔다. 물론 집에 손 벌려 쉽게 정착하고픈 유혹도 있었지만, 굳건하게 이겨내고 혼자의 힘으로 지금까지 잘 버텨왔다.
하지만 자신 앞에 앉은 친구란 놈은 늘 술과 여자로 아버지에 대한 무언의 반항을
시작했다. 그것이 자기 자신을 헤치는 일인걸 알면서도 바로서지 못하는 승하가 처음으로 가엾다는 생각이 들었다.
민준은 늘 아버지의 그늘 에가려 바로서지 못했던 승하가 마음에 품고 있는 그녀로 하여금 뭔가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왔으면 하는 간절한 염원을 담았다.

 

“그만 돌아가자. 아침 비행기 타려면 잠 좀 자둬야지.”

 

취기가 가신듯 승하가 민준에게 말했고, 그들은 말없이 클럽을 빠져나와 민준의 빌라에서 이곳에서의 마지막 밤을 보냈다.
승하가 인천국제공항에 들어섰을 땐 오전7시가 조금 넘은 시간 이었고, 그 시각 태후는 프로테스트 2차전에 참가해 1홀에서 첫 티샷을 힘차게 날렸다.

.

.

.

.

.

con.

 

첫작이다 보니 많이 어설프고 부족함 투성이입니다.

간혹 이해하시지 못할 부분이나 말도 안되는 억지가 있어도 너그럽게 이해해주세요.

글은 쓸수록 실력이 향상 된다고 하는데 저한테는 그 말도 해당되지 않는듯 하네요...;

오늘도 읽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렇게 과한 사랑이 저에겐 너무도 큰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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