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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에 귀인이 나타나,그것도 여자야..제7부~마지막

원조자라 |2005.05.20 11:36
조회 416 |추천 0

제7부 : 그라면 내 밑에 놈들은 다 개,돼진교?

 

우리집에는 애가 둘 있습니다.
고2인 아들놈과 중2 딸애가 있습니다.
외고를 목표로 나름대로 열심히 하는 딸애와는 달리 큰놈은
아직도 대학입시 준비에 대한 긴장감이나 위기감이 없어 보이는 것같습니다.

그러다 보니 간혹 집사람과 다툼이 벌어지고 그날도 퇴근하고 현관문을 여는데
부엌에서 큰소리가 들렸습니다. 또 무슨 일인가 싶었는데 결국 마누라는 저한테
바톤을 넘기고 방안으로 들어가 버리더군요.

나    : 야, 서일교...너 이리 와봐. 
         아빠가 하루종일 일하다 들어오는데 집안 분위기가 이카면 힘이 나겠나, 안나겠나
아들 : 아부지요 그기 아이고 엄마는 맨날 나만 가지고 몬살게 군다니깐요
나    : 이기 멀 잘했다고 아부지한테 대드노, 어이...
아들 : 제가 언제 잘했다 캅디까, 하지만 잘못한 것도 없다 아입니까.
         근데 왜 나만 갖고 뭐라 카는데요

요즘 애들 제 클때하고 다른거 저 잘 압니다.
저야 아부지가 바람풍을 바담풍이라 케도 그기 맞는 말씀이라 여기며 컸습니다.
아부지 앞에서 눈 땡그라이 뜨고 댓꾸했다가는
그날로 쫒겨 날지도 모르는 그런 세월을 살았습니다.

나    : 잘못한기 없다카면 잘했다는거 아이가, 그기 그거 아이가. 
         그라이 니가 맨날 엄마한테 쿠사리 묵는기라...
아들 : 지는 억울하다 아입니까. 내가 뭘 잘못했다꼬 자꾸 지만 머라 카는데요 (꺼이꺼이...)

아니, 이놈이 나중에는 막 울데요. 그것도 목을 놓아 꺽꺽대면서 서럽게 웁디다.

나    : 그래 좋다. 말해봐라. 니가 잘못했는지 아니면 너그 엄마가 심한지 들어나 보자.
아들 : 아부지요. 반에서 다 1등하면 누가 꼴지하는데요. 엄마는 입만 띄면 1등하라 카고
         그카면 다른 엄마들도 다 1등하라고 난리치면 누가 꼴지 하는데요.
나    : 니 요번에 너그 반에서 몇등했는데. 2등했나?
아들 : ... 아니 그게...아이고 33등했는데요.
        그래도 내 밑에 열두명이나 있는데, 그라면 개들은 인간이 아이고 다 개, 돼진교...?

그 아들놈 그날 우째 됐을까요...

제8부 마지막 : 8월에 귀인이 나타나, 그것도 여자야^^

 

지난 2월중순경에 희망퇴직을 했습니다.
20년의 직장생활, 그것도 사오정 나이에 내가 나올줄은 정작 나도 몰랐습니다.
한달이 가고 두달이 가자 답답한 마음에 계룡산에서 30년, 태백산 30년 도를 닦아
효염이 깊으시다는 도사님을 누구 소개로 찾아 갔습니다.

도사 : 너 회사서 짤렸지?
나    : 아니 짤린기 아니고 희망퇴직을 했는데요. 제가 원해서.
도사 : 그기 짤린거지 뭐야. 니가 원하긴 뭘 원해. 요즘 같을때 회사 지발로 나가겠다는
         빙신이 어딨어. 근데 잘 나왔어. 니는 어차피 거기 오래 안있어.


나    : 그렇쵸. 제처럼 유능한 인재가 조직에 있어봐야 개인적으로 너무 억울한거죠?
         큰일을 할 사람이 쫀쫀하게 월급 받으면서 산다는거 그것도 국가적으로 손실이고요.
도사 : 꼴값을 떠네 꼴값을 떨어요. 씰데없는 소리 말고 더 놀아.
         너 지금 뭐하려고 나서다간 그나마 있는거 떨어먹고 거지돼.

제보고 더 놀라고 그러데요. 놀기 싫어하는 사람 어디 있습니까.
근데 쌀독에 쌀없다고 때되면 밥 안먹습니까? 애들 교육비는 또 공과금은 어쩌고요...

나    : 도사님 그래도 뭘해야 안되나요. 어디 노는 것도 하루 이틀이지...
도사 : 하지말고 노라는데 뭘 자꾸 할라고 그래. 니는 팔자가 좋아.
         내가 최근에 봐준 사람 중에서 니 팔자가 상팔자여.

나    : 아니 저 상팔자 아닌데요. 도사님도 두어달 놀아 보세요. 그게 상팔잖가.
도사 : 참 그놈 말많은 놈일세. 내가 놀아도 된다카면 놀아도 돼.

나    : 마누라가 눈치 주면요.
도사 : 그럼 가방싸서 집 나와. 산천경계 돌아도 보고 사람도 만나고 그래.
        그게 다 재산이야. 사람도 일할때가 있듯이 놀때도 다 있는거야.
        놀고 싶어도 못노는 사람들 많아. 집사람 앵앵 안거리니까 신경 쓰지말고 놀아.

나    : 말이 좋아 그렇치 그러다 노숙자 되는거 아닙니까?
도사 : 니는 노숙 생활을 해도 주변에서 다 도와 주니까 땟꺼리 걱정 안하고 사는 팔자야.
         그래서 니 팔자가 상팔자라고 말하잖아.
         8 월달에 귀인이 나타나. 그것도 여자야. 그런데 준다고 덥썩 받지마.
        나한데 생년월일 한번 넣어보고 받아. 알았제...

앞으로 남은 내 인생을 몇만원의 복채로 살수는 없지만
가끔은 나도 내 운명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초능력이 있었으면 어떨까
그런 상상도 해 봅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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