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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대생의 사랑

김치국 |2005.05.30 21:47
조회 823 |추천 0

아침부터 부시시한 머리로 일어나는 나...

 

'우쓍...머리감기 귀찮은데 대충 눈꼽만 때고 학교 가야 쓰것다.'

 

어려서부터 한 동네에서 초등학교를 나오고 중학교를 나온... 그래서 더욱 게으를지 모를 나이기에.  대학교를 들어가선 더 심해져서 늦게 일어나고 고작 아침에 하는 것이라곤 밥 한숟갈 김치에 찍어서 먹는다. 그리고는 머리 상태를 보아서 5가닥 이하로 떡지지 않았으면 그냥 학교를 가거나 5가닥 이하면 모자를 쓰고 간다. 그리고 나중에 친구들이 머리에서 기름이 떨어진다고 할때나 머리를 감는다.

 

살아온 배경이 오로지 남자들의 세계였고, 그런것 또한 당연한 듯이 받아들이게 되었다.

군대에서 복무할때 나의 난닝구를 보고 후임병들은 이렇게 말했었다.

 

'앗 김상병님! 노란 난닝구 어디서 났습니까? 이쁩니다..?'

 

사실 그건 노란 난닝구가 아니라 안 빨아서 누래진 난닝구였다.

내가 전역할 때 후임병에게 줬었던 전투복...그 당시에 그 후임병은 얼마나 기뻐하며

그 전투복을 받았던가?....그 후에 들려오는 소식에 의하면 그 전투복을 내무실 걸레로 썼다는 전설이 있지만...군법상 그건 너무 심한 비약인 듯하다.

 

어쨋든 아침에 이런 저런 나의 개성을 살리면서 학교를 등교하는 길이었다.

역시 대학교의 좋은점은 뭐니뭐니해도 여자들이다. 요즘같이 미니스커트가 유행인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등교할 때 계단위로 여자들의 다리가 보였다. 신경을 쓰지 않으려 했지만, 어쩔수 없다.

이건 정말 사심없이 그냥 보는 것이다...그러다가 경비아저씨를 보았다.

나와 시선이 같은 곳에 머물르는 그 눈빛을... 그리고는 나와 눈이 마주쳤다.

의미심장한 눈빛교환...그리고 멋쩍은 웃음과 함께...경비실로 들어가 버리는 아저씨...

나또한 수업에 늦을 걸 알기에, 빨리 강의실로 뛰었다.

 

'치국아~ 가치가자'

 

뒤를 돌아보니 그 녀석이다...나하고 꽤 친한척 하는 아웃사이더 친구...

몰려 다니기를 좋아하는 8명중 1명인 유재석을 닮은 친구...이름은 김동훈...

 

'니 모리 또 안 감았제!' (짜식이 이런 말은 꼭 여자들 앞에서 해요...)

 

'아이다. 깜았다. 깜고 젤 발랐다..'

 

'깜은 머리가 아닌데?...내가 젤하고 기름도 구별 못할거 같나?'

 

'내 성격 알면서...그만해라...더이상의 진실은 무의미 하니까..!'

 

'짜식아...오늘은 인문대 수업인데 신경좀 쓰지...여자들도 많은데!'

 

사실 그랬다. 인문대 수업...일주일중 가장 기다리는 시간...남자들만 득시글 거리는

공대수업과는 딴판이다. 공대에서 수업을 하면 면도도 안하고 온 남자들이

수염을 사포삼아서 성냥을 켜곤 하는 그런 곳이었다. 물론 여자는 없다.

개중에 여자들이 있지만 뒤에서 보면 머리긴 남자일 뿐이다. 우리는 100명중에 한 명있는 여자를 여자로 보지 않는다. 단지 여장남자로 볼 뿐이다. 혹시 모른다. 걔들도 수염이 자랄지도.

 

'치국아! 3시 방향에 치마다...치마...근데 좀 길다...'

'하여간 대학교도 교복을 입혀야 돼...무릎위 20센티로 말이야 크크크'

 

'우리가 정작 여자를 사귀면 잘 사귀는데...안그러냐 동훈아?'

 

'그렇지...과학적인 시물레이션을 통해서 최적의 데이트 코스를 잡고...'

 

'분자간의 인력을 고려할 때 분명, 여자와 남자는 일주일에 한 번 보는게 최상인데...과학적으로 사귀어야지 요새는...안그러냐?'

 

'말도 안돼는 소리 말고...니 머리 감기 전까지는 여자에 '여'자도 꺼내지 마라..추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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