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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서로의 노력으로 만들어 가는것[18]

다일리아 |2005.05.31 11:25
조회 832 |추천 0

 


눈을떴을땐 이미 날은 어두워져있었다.

주위는 온통 깜깜했고 사람들은 아무도 보이질 않았다. 나는 번뜩 정신을 차리고 낮에 왔던 길로 다시 내려가기 시작했다

불빛하나 없는 산이라 너무 어두웠다


내려가면 아마 욕무지 먹겠지…….아 어떻게 거기서 잠이 들 수가 있을까……. 매일 수현이가 둔하다고는 했지만...내가 이렇게 둔한지 새삼 오늘 다시 한번 느꼈다


‘아 여기 도대체 어디야’ 계속 길을 따라 밑으로 내려가고 있었지만 불빛하나 보이지 않았다

아마 혼자서 한 두 시간여쯤 산속에서 헤맨 듯 했다


핸드폰도 가방에 있고,,가방은 민현씨가 메고 갔지…….그냥 내가 든다고 할 걸...

계속 돌아다니다 지친 나는 그냥 바닥에 주저앉았다.

아, 모르겠다.. 힘들어죽겠네....다른 사람들도 다들 찾느라 난리 났겠군... 수현이가 산속에서 길 잃은걸 알면 또 한바탕 난리 치겠네... 왠지 그런 수현이의 모습을 생각하니 웃음이 피식나왔다.


나는 길 찾는건 포기하고 바닥에 앉아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은 어둠 속에  엎드렸다

산이라 그런지 밤이 되니 더욱 쌀쌀했기에 몸을 웅크리고 최대한 바람을 막아보려는 생각에 엎드렸다


으윽 ..춥다..추워....


그렇게 모든 걸 포기하고 엎드려서 추위를 달래고 있는데 누군가 다가오는 소리를 들었다

나는 잔득 긴장을 하며 들려오는 소리를 주시하며 조용히 있었다.


그리고 발자국 소리가 점점 다가왔다

“거기 누구예요? 지수씨예요?” 갑작스럽게 낮익은 목소리가 들려와서 나는 순간 울컥했다


“민현씨예요??”


그 남자의 얼굴은 보이지 않았지만 목소리는 민현씨가 확실했다


“지수씨?? 어떻게 된 거예요??”

“아, 그게.............”


내 이야기를 다 들은 민현씨는 아무 말도 없이 계속 웃었다


“그런 지수씨 때문에 한시도 눈을 땔 수가 없다니깐요” 민현씨의 알 수 없는 말에 나는 좀 의아에 했다..

“그나저나 민현씨 길 알아요??”

“글쎄요.. 지수씨 찾아 여기저기 돌아다녀서.. 가다보면 나오겠죠” 민현씨는 가방에서 손전등 하나와 잠바하나를 꺼내서 내게 건네주었다


그리고 조용한 어둠 속에서 민현씨의 손이 내손을 잡았다

“너무 어두워서 또 잊어버리면 곤란하잖아요.” 민현씨는 그렇게 말하고 쑥스러운 듯 웃었다


그렇게 우린 한참을 산에서 내려왔다. 그나마 민현씨가 옆에 있으니 어느 정도 안심이 됐었다. 만약 혼자였다면 진작 포기하고 날이 세기만을 기다리고 있었을 것이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자 점점 밑에서 작은 불빛이 보이기 시작했다


“어? 저기 불빛이 보여요” 내목소리에 민현씨도 그곳을 쳐다보았다

“거의 다온 것 같은데요” 우린 누가 말할 것 없이 서로 빠른 걸음으로 걸어갔다


점점 그곳과 가까워지자 낯익은 사람들의 모습들이 한명 두 명 들어왔다


“지수씨! 어떻게 된 거예요??” 사람들은 저마다 나를 보고 걱정했다는 듯 말했다


“헤헤..그게...” 어떻게 설명해야할지 망설이고 있었다. 뭐라고 말해도 욕먹을 건 뻔하지만..

그러자 민현씨가 입을 열었다


“산에서 길을 잃었나봐요. 다행이 제가 지수씨를 찾았죠... 자자 , 지수씨도 무사한데 우리 밥이나 먹어요”

민현씨는 내 생각을 알았는지 사람들에게 내대신 말 하고 내손을 잡고 안으로 들어갔다. 사람들 역시 우리 둘을 보고 아무 말 없이 안으로 따라 들어왔다


저녁을 먹고 지금은 술을 한잔 하고 있는 중이다. 사람들은 모두 기분이 좋은지 이런저런 이야기로 떠들었고 , 기분 좋게 술을 권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나는 그런 틈에서 조용히 분위기가 깨지지 않도록 밖으로 나왔다.


밖으로 나오자 총총 박혀있는 별들이 금방이라도 떨어질 듯 내려다보는 것 같았다.


밤공기가 차갑긴 했지만 그리 나쁘지는 않았다. 약간의 술도 들어가서 기분도 역시 좋았다.

별장 앞 난간에 앉아 별을 보고 있자, 누군가 문을 열고 나오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돌아보니 민현씨였다


“추운데 왜 나와있어요?”

“술이 좀 올라와서 바람좀 세려고요” 민현씨는 자연스럽게 내옆에 와서 앉았다


왠지 약간의 어색한 분위기가 흘렸다

“저기....지수씨..” 어색한 분위기를 깨고 민현씨의 목소리가 들렸다

“네?”


“그거 알아요? 사랑은 교통사고래요” 뜸금없는 민현씨의 알 수 없는 말에 나는 민현씨를  어리둥절한 얼굴로 쳐다보았다


“사랑도 예고 없이 찾아온다는 거죠. 언제 어떻게 올지는 아무도 모르잖아요.” 민현씨의 설명이 덧붙자 이제야 그말의 의미를 알았다.


“그런데.....제가 지금 교통사고를 당한 것 같아요”

“.....?”

“지수씨를 처음 봤을 때 교통사고를 당했고 , 지금은 후유증으로 앓고있거든요”


민현씨가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 거지? 설마 이거 고백하는 건가?


민현씨의 얼굴에는 진지한 표정이 드러나 있었다.


“민현씨…….”


그리고 이내 민현씨는 나를 보며 웃었다


“지수씨 ,제가 지수씨 곁에서 지켜주고 싶어요. 그리고 지수 씨가 매일매일 웃을 수 있게 해주고 싶어요. 저한테 기회를 좀 줄 수 있나요?”


갑작스럽게 예상도 하지 못했던 말에 나는 먼가에 한대 크게 얻어맞은 듯 멍한 채 민현씨를 바라보았다.. 처음으로 들어보는 고백이라 너무 낯설기도 하였지만... 한편으로는 두근거렸다


“저...기..” 뭐라고 말해야돼지...... 그 짧은 순간에 많은 생각들이 스쳐지나갔다. 하지만 입 밖으로 나오는 말은 없었다. 민현씨는 그런 나를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갑작이 들은거라 뭐라고 이야기해야할지 …….모르겠어요...제게 조금만 시간을 줄래요..?”


내가 어렵게 말을 꺼내자 민현씨는 나를 보며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그 순간 수현의 모습이 스쳐지나갔다.


민현씨를 보고 있으면 수현이가 생각이 난다. 왜 그러지.....어딘가 모르게 닮아 보이는 두 사람..


요즘 갑작스럽게 두 남자가 다가와서인지 나도 너무 복잡하다. 수현이의 행동도 그렇고 갑작스러운 민현씨의 이야기도 그렇고.. 머릿속은 두남자의 생각으로 가득차있었다..


잠이나 자야겠다…….나는 곧 복잡한 생각들을 떨쳐버리고 금세 단잠에 빠져들었다



(불안해지는 마음)


-남자의 이야기-



나는 오늘도 여전히 지수선배의 집을 찾았다.

문을 두들기자 얼마 있다 그녀가 나왔다


나는 이틀 동안 못 봤기 때문에 너무나 반가움 마음에 지수선배를 보았다


“워크샵, 재밌게 놀다왔어요?”

“뭐....그렇지..”

지수선배의 표정은 뭔가의 고민이 있는 얼굴이었다.


“왜 그래요? 전 선배 오랜만에 만나서 무지 반가운데, 저 안반가워요?  이틀 동안 보고 싶어서 죽을 뻔했다고요” 나의 약간 투정어린 목소리에 진수선배는 진지하게 나를 쳐다보았다


“수현아” 조용하고 차분한 음성이었다

“네?”

“너 나 좋아하니?”


그걸 말로 해야 아는건가? 하긴 지수선배는 말로해죠야지 안다. 너무 둔한것도 있었지만 전의 사랑의 상처가 컸기 때문에 잘 믿지 않는다.


“그걸 질문이라고해요? 안 좋아하면 제가 이러고 있겠어요?” 지수선배는 내말에 무언가 또 고민하는 듯 보였다.


“장난 말고, 정말 나 좋아해?”

“제가 지금 장난하는 걸로 보여요? 선배 오늘 좀 이상하네요..” 내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되묻자 지수선배는 곧 대답했다


“아니, 그냥.....네가 나한테 특별한 감정이 있을꺼라고는 생각은 했었거든. 근데 솔직히 나는 잘 모르겠다. 네가 동생같이 너무 편한 것 같은데, 이런 감정이 단순히 동생인지 아니면 …….”


그녀는 말을 끝까지 잇지 못했다.


“선배, 한번에 많은 생각하지 말고요.. 천천히 생각하세요.!! 전 언제나 선배 옆에 있으니까요” 나는 지수선배를 보고 웃었다.


그러고 보니 지수선배와 이런 이야기를 진지하게 나눠본적이 한번도 없었다. 처음으로 고백한 날은 지수선배가 술에 취해 기억을 못했고, 그 뒤로는 그냥 간접적으로 표현만 했을 뿐 서로 그런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안하게 됐다. 흠.........


갑자기 지수선배가 먼저 이런 이야기를 꺼내 당황도 했지만 왠지 마음속깊이 불안한 마음도 들었다. 이 불안한 마음이 무엇 때문인지는 알수 없었다.




"지수선배 무슨 일 있었어요? 갑자기 그런걸 왜 물어요?“ 내 물음에 지수선배는 나를 빤히 쳐다보았다. 그리고 이내 활짝 웃어보였다


“그냥. 이제 나도 마음에 정리를 해야지” 마음에 정리? 그녀가 말하는 정확한 뜻을 모르겠다. . 계속 물었지만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지금까지 그녀의 곁에 있으면서 아직까지도 그녀의 마음은 모르겠다. 그녀가 날 남자로 보는지 아니면 그저 동생으로 생각하는지, 전혀 종잡을수가없었다.

나는 그녀의 옆에 있는 것만으로도 너무나 좋은데, 왜 그녀는 자기 옆에 있는 나를 알아보지 못하는 걸까... 사랑은..같이 있으면 그저 한없이 주고 싶고 행복하지만.....때로는 너무나 마음이 아프다는걸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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