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님께서 건강이 갑자기 나빠지셔서 병원에 급히 입원하여 의사로 부터
위험한 검사를 해야 한다고 하더군요. 입원하시고 다음날 검사를 하는 날이었습니다.
아침에 제가 일을 보느라고 조금 늦게 병원에 도착했습니다. 이미 병실에는 아버지가 계시지 않고 검사를 받으시러 가셨더라구요. 검사실로 가보니 아버지께서 침대에 누워계시고 옆에 간호실습생 두명이서 아버지와 대화를 하고 있더군요. 담당의사가 0.01%이기는 하지만 검사를 받다가 최악의 경우에는 위급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고, 현재 정확한 병명을 모르시기에 아버지께서는 당신이 검사를 받으시기전에 무척이나 긴장하시고 약간은 두려워하고 계셨습니다. 그런 아버지를 제가 너무 늦게 도착해서 보호자가 없어 간호실습생두명이서 대화를 하면서 아버지의 긴장을 풀어주고 있었습니다.
그 중 한 명을 보는 순간 이상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왠지 낯설지 않고 꼭 어디선가 본 것 같은...
아버지가 위험한 검사를 받으러 가기전에 이런 생각을 하다니 스스로 '멍청하고 한심한 녀석아'라고 다그쳤습니다. 다행히 검사는 무사히 끝나고 증상도 검사도중 치료를 해서 아버지는 안도를 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아버지는 바로 병실로 돌아오시고 저도 아버지곁에서 수발을 들었습니다.
그 날 그 간호실습생 두명이서 병실을 드나들며 다른 간호사들에게 이것저것 배우고 교육을 받으러 다니면서 몇번이고 그녀와 눈이 마주쳤습니다.
그리 예쁘지도 않고 그 저 평범해 보이는 그녀지만 저는 이상하리만큼 그녀에게 끌렸습니다.
그 날 처음으로 인연이라는 것을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계속 마주치는 그녀를 머리속에서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아버지가 병상에 누워계신데도 말이죠..
그렇게 하루가 지나고 다음날 오전에 아버지는 건강하게 퇴원을 하셨습니다.
토요일 오후 내내, 그리고 일요일 하루 종일....
그리고 2주가 지나도... 도저히 머리속에서 그녀는 떠나지가 않습니다.
그저 거리를 지나는 소위"쭉쭉빵빵"한 그녀들은 그저 보일때만 안경끝에 맺혀있을뿐 멀어지면 바로 잊어버리는... 하지만 그녀는 처음 보았을때 내 머리속에 있었고, 지금은 제 가슴속에 조용히 내려와 자리잡고 있습니다. 아직도 심장이 뛰더군요..
어느 유행가의 가사 '내 심장이 고장난나봐' 처럼 말이죠...
말한마디 건내지 못했던 제가 너무 바보스럽습니다. 아버지를 살펴주어서 고맙다는 말조차도 하지 못했습니다. 그런 제가 정말 원망스럽습니다. 그 날은 경황이 없어 이름도 보지 못했습니다.
너무나도 보고싶어서 저번주에는 병원으로 찾아가서 간호실습생들이 끝나는 시간에 맞춰서 입구에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30분을 기다려도 나오지 않아서 포기하고 돌아갈까 생각하는 순간 바로 그녀가
있었습니다. 보는 순간 바보처럼 몸이 굳어서 그저 멀어지는 뒷모습만 보고 있다가 정신을 차리고 따라
갔는데 어디론가 가버리고 없었습니다. 주말내내 질책하면 다음에는 반드시 고백해야 겠다고 생각하고 어제도 갔는데 어제는 보지를 못했습니다.
지금 제 상황은 이렇습니다.
올해 나이 28살이구요. 대학을 졸업하고 바로 직장에 다니다가 배가 불러서인지 자신퇴사를 하고 다른 직장을 알아보다가 뒤늦게 유학을 결심했습니다. 그렇다고 집안이 넉넉해서 유학을 보낼 형편이 아닙니다. 대학도 거의 제 손으로 벌어서 다녔습니다. 유학을 결심하고 지금 공부를 하고 있는데 금전적으로도 넉넉치 않아서 다른 일을 하면서 공부를 병행하고 있습니다. 넉넉잡아 5개월 후면 떠나야 하는데
그녀에게 고백을 해서 만약 그녀가 저와 사귀게 된다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저의 맘 같아서는 그녀와
함께 가고 싶은데... 제가 가려는 나라가 간호사들은 영주권이 2년정도면 나온다고 해서 정말 그녀가
저와 평생을 함께할 사람이란 생각과 느낌, 확신이 든다면 같이 가자고 하고 싶을 만큼입니다...
죽이 되든 밥이 되든 고백을 할까요????
나이 먹고 이런 고민 처음입니다. ㅠ.ㅠ
흐린 하늘처럼 제 마음도 근심만 가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