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외모를 그런식으로 규정짓는 다는 것은 괴로운일이야. 사람들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자체부터가 속박처럼 느껴지고'
연희의 그런말에, 영혜는 담배라도 물고싶었다. 담배를 호기심에 피워본적은 있었지만,
그 쓴맛이 마치 씁쓸한 기분을 위로라도 해주듯이 말이다.
좀더, 현명하게 친구의 그런말에 대답해주지 못했다는 것이 가슴에 짠하게 남는다.
그저 묵묵히 커피만 홀짝이고 있었으니까.
대로변에 차들이 소음을 달고 지나가고, 이른 저녁부터 술에 취해 비틀거리는
사람들도 보인다. 얼마전, 술에 취해 길거리에서 짝사랑했던 친구의 이름을 부르며
울부짖었던 기억이 있었다. 그런 그녀앞에서 서진은 소소한 그 친구와의 일상을
이야기할 정도로 무관심했다.
' 장난으로 어떤 문자를 보냈는줄 아니? 좋아한다고..후..'
서진은 분명, 멋진여자다. 까무잡잡피부와 섹시한 얼굴, 몸짓, 웬만한 남자들은 다 넘어갈정도의 애교. 개방적이면서도 화끈한 성격.
그런 서진을 이년동안 짝사랑했던 그 사람의 마음을 영혜는 붙잡을 수가 없었다.
분명히 그는 그녀에 대해 바람둥이라고 말할정도였으면서 왜그리, 열렬히 서진을 보호하고
그 감정을 지속시켜왔던 것일까?
언제나 짝사랑이다. 그래, 여태껏 자신의 심장을 죄어왔던 감정들은 짝사랑이었던 것이다.그사람에 대한 감정을 고이 간직할 수도 없고 터뜨려야하는 바보같은 감정들은 언제나 짝사랑이다.
'그래, 차라리 말하지 말껄 그랬어. 그럼 최소한 친구로는 지낼 수 있었을텐데!'
영혜는 터벅터벅, 한숨을 내쉬며 걸어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