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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하필이면 그이를 만나서...

여경이 |2005.06.25 08:49
조회 286 |추천 0

나는 올해 26, 남친은 30

언제 나는 이렇게 26이 됐고 남친은 30이 돼어버렸는지...

아직도 내 남친은 그저 젊은 청년으로 보이는데...

여기 와서 동거에 대한 많은 글을 보았다.

이런 저런 좋은 이야기도 그리고 안 좋은 이야기도...

나는 21살 때 너무 멀리 있어서 불안하다는 남친이 내 자취방에 와서

지내면서 부터 동거 아닌 동거가 시작되었다.

내가 다닌 학교가 대구였고, 남친이 다니던 대학은 전주였다.

부모님 몰래 그렇게 있다가 어느 날 ....

                 들. 켰. 다.

ㅜ,ㅜ 그 때는 철이 없었다. 남친이 4살 많긴 했지만 ..

지금 생각해보면 남친 역시 철이 없긴 마찬가지였다는 걸...

졸업과 맞물려 자취생활 정리하고 고향으로 가 있는 그 때

진짜 보고 싶단 생각밖엔 들지 않았다.

함께 있을 땐 그리 사이가 좋지 않았다. 내 성격이 너무 삐뚤어져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도 않았고 그로 인해 안그래도 마른 남친의 살은

더욱 더 쪽쪽 빠져 해골만이 앙상해졌음에도 나는 그러려니 했다.

그러나 서로가 너무 좋아한다는 그 사실만은 변함이 없었다.

어느날 남친 집으로 찾아온다했다. 왜? 나랑 같이 살기 위해 허락받겠단다.

헉~ 우리 부모님 연세가 꽤 높으시다. 늦게 결혼하셔서 지금 칠순을 바라보고 있으시다.

그래도 찾아왔다. 내 남친.. 무릎꿇고 빌었다. 같이 살게 해 주십시오.

책임지겠습니다. ㅡㅡ'' 대학다니는 놈이  뭘로 먹여살리려고..그러나 당당히 말하더라

우리 엄마 아빠  웃으신다 ....      어이가 없어서...

공부 다 하고 결혼해라고 하시며 어떤 말에도 허락치 않으시니까

남친 그 밤에, 시골에 차도 끊겼는데 집으로 돌아간단다. 그러며 돌아서는데 남친 얼굴에 눈물 방울 한 줄기... ㅡ,ㅡ 지금 생각하니 눈물에 속았다. 헉 나 눈물에 무지 약한데... 편지 한장 써놓고 창문으로 도망쳐 시골길을 도로까지 30분 내리 뛰었다. 무서웠다. 부모님이 깨서 알게돼서 끌려갈까봐..또는 동네양반님들한테 못볼꼴 들킬까봐.. 그래도 부모님 얼굴 붉혀지게는 하기 싫었다.

어째 저째 그러고 나니.. 반 실망하시고 반 포기 하시어 어째 저째 살았다.

그러면서 그 이후 삼년을 싸우면 물건 던지고 욕하고 나는 여전히 제멋대로 였고

싸우다 다치는 일도 종종 생겼다. 진짜 철이 없었다 싶다.

힘들어서 울기도 진짜 많이 울었고 엄마한테 전화해서 울 수도 없었다.

내가 자초한 일인데 부모 속 두번 섞일수도 없으니.. 그리해 몸무게가 7킬로가 빠졌다.

신기했다. 정신적인 고통이 다이어트를 이렇게 쉽게 시켜줄진 정말 몰랐다.

우리는 그래도 헤어지지 않았다. 남들이 그렇게 헤어지라고 했다.

헤어 질 수가 없었다. 왜.... 사. 랑. 하. 니. 까.....

내가 수없이 헤어지잘 때 나는 정말이지 남친이 나 땜에 많이 불쌍하니까

그런데 나는 성격이 잘 안 고쳐질 것 같고 나 땜에 인생을 망치는 것 같아서 그랬다.

남친은 아니란다. 사랑하기때문에 떠나보내준단 말..  순 다 거짓말이라고..

이기적인거라 그런다. 지금 생각해보니 그 말이 맞는 것 같다.

내가 견디기 힘드니까 .. 사랑해서 보내줄께라는 핑계를 댔던 것 같다.

한편으론 진짜 그게 위하는 것이라고도 생각했지만...

지금와서 생각해 보니 성격차이, 종교, 다른 잡다한 헤어짐의 이유들은 변명일 뿐인 것 같다.

믿음 하나만 있다면 충분히 이겨낼 수가 있다는 걸 알 것 같다.

사랑한다는 믿음 하나면... 

남친과 내가 그렇게 많은 갈등과 힘든 경제생활을 해 온 것 자체가 우리 믿음을 더욱 굳건히

굳혀준 하나의 과정이었던 것 같다.

내가  쓴 것은 하나의 글에 불과하다. 실제론 얼마나 싸움이 치열했는지 나열하면

끝이 없을 정도로..  내가 얼마나 싸움을 많이 했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나와 내 남친.. 결국 우리가 얼마나 서로를 사랑하느냐가 중요하다.

예전에 내가 남친에게 사랑한다고 말했을 때와 지금 사랑한다고 말할 때 그 기분은 너무나 다르다는 걸..    스킨쉽도 거의 없고 데이트도 하지 않는다. 그냥 동네 한바퀴 걷기. 같이 아이스크림먹기

그런데도 돈을 많이 쓰던 그 때 그 데이트보다 지금이 더 행복하다.

지금이 더 평온하다. 지금까지 우리는 서로 모난 돌을 연마시키느라 그렇게 고통스러웠으리라고

말한다. 사랑한다면 믿음이 가장 중요하다는 걸 말로는 누구든 한다. 그걸 느끼기까지 나는

5년이란 시간이 걸렸다.

나는 동거를 해야한다. 하지 말아야 한다.  찬반 투표를 한다면 어느 편에도 표를 던지지 못 할 것이다.

하고 있기에 그 폐해를 알고 , 하고 있기에 그 장점을 안다.

다만 신중하기를..  후회없도록... 

나는 좋은 결과를 안고 결혼을 하지만, 혹시나 가슴의 멍을 안고 헤어지는 인연이 없기만을 바랄 뿐이다.

 

너무나 야시러운 통통녀의 쿄쿄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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