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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둥이 길들이기 (7부)

베리소다 |2005.07.06 01:42
조회 832 |추천 0

"정말이다~ 같이 가기로 한거다~? 그럼~ 진짜 좋지.. 너 나중에 안간다고 하기 없이야!"

쑥스러워서 동창회에 따라가지 않겠다는 현욱이를 20분을 구슬리고, 애교를 떨고 협박(?)을 해서..

겨우 같이 가기로 했다.

" 그런데,, 나 너랑 하준이밖에 아는 사람 없는데...?"

" 그럼 어때.. 내가 다~ 소개시켜줄께! 아..글구 한명 더 있자나.. 박유린! 너 첨에 만났을 때 유린이

괜찮아 했었다며..?"

하면서 삐친척 뾰루퉁한 표정을 지었더니.. 당황해 하면서..

" 누가 그래..? 하준이가..? 아니, 난 그냥 둘 중에선 유린이가 더 낫다는 소리밖에 안했어~ 정말이야!"

" 에헴.. 그걸 어떻게 믿어~"

하니까.. 답답하단 듯 가슴을 쳐댄다..큭.. 믿어..믿어요...

 

하필 동창회 날짜가 추석 이틀 전이다. 그 다음날이 빨간 날이라 늦게까지 놀 수 있다나..어쩐다나..

뭘 입고 가지..? 아~ 서영이한테 SOS를 치자! 핸드폰을 열고.. 서영이 번호를 꾹...누른뒤.. 따르릉...

" 어.. 서영아! 나야~ 있자나.. 낼 우리 중학교 애들이랑 동창회 있거든..? 뭘 입고 나가면 좋을까..?"

" 음.. 넌 뭐 입고 나갈려고 했는데..? "

" 그냥 면바지에 셔츠 입으면 되지 않을까.. 싶은데..?"

" 내일은 좀 여성스럽게 입어봐.. 현욱이한테 맨날 털털한 모습만 보이지 말구.."

여성스럽게 입으라구..? 뭐.. 치마..를 말하는건가..? 나한테 있는 치마래봤자,, 교복치마.. 면치마..

츄리닝치마.. 달랑 3갠데..? 워낙 종아리에 자신이 없어서 치마는 왠만하면 피하고 보자는 나다!

흠.. 여성스럽게라.. 슬쩍 방문을 잠궜다.. 언니 옷장을 뒤지기 위해서다.. 걸리면 바로 개죽음이다..-_-

역시, 대학생이라 다른건가..? 옷의 재질부터가 확~ 다르다! 체격이 비슷해서 사이즈야 문제가

없지만, 과연 언니 옷이 나에게 어울릴 것인가가 문제다.. 치마는 우선 제껴뒀다.. 암만 해도 자신이

없기 때문이다. 흠... 원피스도 통과..  이건 너무 달라붙는 옷이구.. 에이 이건 너무 아줌마틱하다...

어유.. 자기 취향대로 꽃무늬 옷들만 즐비하다.. 그러던 중.. 하나 찾았다~!

차이나 칼라로 단정하고도 귀여움이 물씬 풍기는 분홍색 블라우스를 말이다! 이건 또 언제 산거래..?

여기에 내  9부 청바지를 입으면 딱이겠군..! 음..좋아... 다음은.. 가방은 뭘 들지..?

역시나 언니의 물건에.. 눈독을 들이는 수밖에.. -_ -; 정말 첫째딸이라고, 언니가 사달래는건

다 사준다.. 엄마랑 쿵짝이 잘 맞은 이유일수도 있지만 말이다. 옅은 청록색 손가방을 몰래 빼서...

내 침대 밑에 숨겨두었다. 블라우스와 함께 말이다.. 아무쪼록 내일 언니가 그 블라우스와 손가방을..

찾질 않길 바라면서.. 피부관리차 일찍 자 두기로 했다..

 

이튿날 아침,

"어..? 어디갔지..? 엊그제 산건데.. 아씨... 진짜... 어디 간거야.."

언니가 아침 일찍부터 뭔가를 찾는다..  불이란 불은 다 켜놓고 말이다.

"야야.. 불 좀 꺼~ 난 눈부시면 잠 못자는 거 몰라...? 아이씨...."

 아침부터 왠 소란이람..? 남 잠도 못자게스리.. 그러다... 깜짝 놀래면서 벌떡 일어났다..

" 어..언니.. 뭐 찾는데..? "

괜히 떨리는 것인가..? 혹시 그 블라우스 찾는 건 아니겠지...? 조마조마 하다...

" 엊그제 용돈 모아서 산 분홍색 블라우스 .. 오늘 입을려고 했는데,, 암만 찾아도 없자나..

야.. 너 본 적 없어? 분홍색이구, 칼라는 차이나 스탈이구.. 소매에 단추가 많아..본 적 없어...? "

하면서 또 열심히 찾아댄다..

" 내..내가 그걸 어떻게 알어..? 잘 좀 찾아봐바.. 구석구석..."

휴우.. 간 떨린다.. 구석구석 찾으랬다고 내 침대 밑까지 뒤지진 않겠지.. 이불을 다시 둘러쓰고..

마음을 진정시키려 해도.. 영~ 떨리는 가슴은 진정이 되질 않는다..

다행이 내 침대 밑까진 뒤지지 않았지만, 옷장을 열번을 더 뒤지고 외출을 한 언니다.. 걸렸으면..난..

 

" 엄마~ 나 오늘 중학교 애들이랑 동창회 있어... 하준이랑.. 애들이랑 만날꺼야.. 그래서 말인데..

나 좀 늦을지도 몰라~"

하준이 엄마랑 우리 엄마는 친구다. 하준이 아빠는 우리 아빠랑 친구고. 그래서 왠만해서 하준이

이름대면 그냥 눈감아 주는 편이다.

" 일찍 일찍 다녀~ 가시네가 겁도 없이.. 맨날 싸돌아다니지 말고..! 공부 좀 하고!!! "

얼른 나가야 저 잔소리 1분이라도 덜 듣지..

"갔다오께~~~~~"

하고 슝~ 나와버렸다! 우선 지민이 집부터 가기로 했다. 옷을 바꿔 입어야 하기 때문이다.

화장도 하고 말이다. 옷 하나 없어졌다고, 엄마한테까지 신경질을 부리면서 난리를 쳐댄 언니다..

지민이네 집에 가서 짠~ 하고 바꿔입고, 화장도 대충 끝내니.. 이 박하은도 제법 숙녀티가 난다.

아쉬운 일 있을때마다 찾아가서 지민이한테 너무 미안했다. 그래도 언제나 날 받아주는 착한 지민이!

벌써 시간이 6시가 됐다. 지민이에게 벗어둔 옷을 부탁하고는 얼른 약속장소로 향했다...

 

현욱이가 저만치 먼저 도착해 있었다. 현욱이도 오늘은 제법 신경을 쓴 티가 난다.. 짜식..

더 닦아놓으면..모델 시켜도 되겠다니깐..크큭...

핸드폰을 열었다 닫았다.. 하며 주위를 둘러보다 내 눈과 딱 마주쳤다.. 눈이 휘둥그레져서는..

날 아래위로 훑어본다.. 계~속..

"야아~ 민망하자나..그렇게 계속 쳐다보면...."

" 오늘 정말 이쁘다..박하은.. 정말이야.. 빈말아니야.. 이야....."

하며 입을 다물줄 모른다..

" 김현욱씨.. 입에 파리 들어가겠어요.. 입 좀 다물어요..네..?"

입술을 톡톡 치며..핀잔을 주자.. 현욱이가 그제야 침을 닦는 시늉을 해 같이 웃어버리고 말았다..

다른 애들은 다들 고기집에 들어가 기다리고 있댄다. 우린 손을 꼭~ 잡고 고기집으로 들어섰다..

뭐야..이거.. 왜 여자가 하나도 없어.. 남자 동창놈들만 우글거리고 있다.. 10명가량... -_ -;

"어이~ 박하은! 여기야.. 여기!"

중학교 동창 송지훈이가 불러댔다.. 아씨.. 뭐야.. 아직 덜 온거야..뭐야 ? 아직 유린이도 오직 않았고..

남자들만 우글대는 틈속에.. 쭈뼛쭈뼛해진 현욱이 손을 끌고 들어갔다..

다들 현욱이에게 집중이 됬다..

"누구...?"

중학교 동창 찬호가 물었다.. 그러자 하준이가.. 잽싸게..

" 어~ 하은이 남자친구이자.. 내 고등학교 친구야.. 자자.. 인사해들..."

여기저기서.. 안녕하세요...소리 나오고.. 현욱이는 얼굴이 빨개져서.. 여기저기에 가볍게 고개를

숙였다.. 나는 하준이를 옆자리로 불러내 현욱이가 들리지 않을만큼 작은 목소리로..

" 야..너 뭐야.. 여자가 왜 나밖에 없어...? 아직 덜 온거지..? 그치..?"

" 아니.. 남자애들끼리만 만나기로 한 자리야..오늘은..."

" 그럼 난 뭔데..?"

" 니가 우리들 사이에서 남자지..여자냐..? 니네 엄마한테 아까 전화드렸다.. 너 좀 늦을거라고.."

그러면서 다시 제자리로 돌아간다.. 뭐야..진짜..  현욱이를 살짝 봤더니, 어느덧 내 친구들이랑

친해져서 술도 한잔씩 하고 그런다.. 내심 걱정했는데, 적응을 잘 해주는 현욱이에게 새삼 고맙다..

점심을 일찍 먹었던 터라.. 배가 고팠던 나는 열심히 먹어댔다.. 그러자 옆에서 쑥~ 내미는 손이

있었으니..현욱이였다. 아참.. 현욱이 챙기는 걸 깜박 했네 내가.. 먹느라 정신이 없었다..

현욱이가 내민 손에는.. 고기를 싼 상추쌈이 올려있었다.. 옆에서 야유가 터지고 난리가 났다..

상추쌈을 들고 있는 현욱이의 손이 너무 민망해해서 얼른 받아먹었다.. 크큭.. 부럽지..늬들..?

 

2차는 고딩들도 출입할 수 있는 단골 술집이 있다고 지훈이가 이끌고 갔다.. 나랑 현욱이도 따라갔다!

" 이모~ 여기 소주 5병이랑 우리 맨날 먹는 안주 알죠..? 오늘 서비스 좀 잘해줘요~~"

유들유들한 지훈이가 익숙하게 주문을 했다. 고깃집에서 3명 빠져나가고.. 남은 인원수는..

나, 현욱이 합해서 11명이다. 한꺼번에 다 앉을 수가 없어서 인원을 나눠서 앉기로 했다..

우리 테이블에는.. 나, 현욱이, 하준이, 늦게 도착한 유린이.. 지훈이, 민수,,이렇게 앉았다..

유린이는 워낙 꾸미기를 잘해 어른스럽게 투피스로 빼 입고 왔다. 머리도 제법 손질까지 하고 말이다.

하준이녀석은 또 입이 허벌레 벌어져서는 그저 좋다고 술을 마셔댄다.. 나 빼고는 다들 술을 몇잔씩

돌린 뒤라 다들 알딸딸한 기운 속에 술자리가 무르익어갔다..

" 많이 마시지마,, 한잔은 먹고, 그 다음잔은 쉬고 그래..."

난 걱정이 되서 현욱이에게 귓속말로 소곤거렸다. 이미 얼굴이 벌개져서.. 술 냄새가 진동을 하는

현욱이다.

하준이 녀석은 현욱이 책임진다고 자꾸 술을 권하면서 자기도 이미 취해가지고 비틀거린다..

하린이도 술이 제법 취해서 혀꼬부랑소리를 낸다.

" 하준아! 너 집에 안갈꺼야..? 야~ 너 내 말 들려..? 이제 그만 마셔.. 다들 취했어..."

끝까지 안취했다고 우긴다.. 똑같이 셋이서.. 하준이, 유린이, 그리고 현욱이까지..

취한 사람이 자기 취했다고 한 적 한번도 못봤다.. 으이그...

그 때 현욱이가 바람을 쐬겠다고 내 손을 이끌고 술집을 나왔다.. 바람이 서늘하게 불어..

시원하다며.. 건물 옥상으로 데리고 간다..

" 나 취한것 같아보여..하은아..?"

" 그럼.. 너랑 하준이랑 유린이랑..다~ 취했어..다! 말짱한 정신은 나 뿐이라구.."

" 나 아직 안취했어.. 말짱해.. 봐바... "

하면서.. 손가락 하나를 펴며.." 하나.." 두개를 펴며.." 둘.." 세개를 펴며.." 셋" 이러고 있다..

" 아라써..아라써..너 안취했어..아~ 주 말짱해..됐지..?"

하고 술 빨리 깨라고 볼을 톡톡톡.. 쳐주었다.. 그러자 내 손을 꽉..잡더니..

" 하은아.. 나 오늘 너랑 같이 있고 싶다..? 같이 있어줄래....? "

응..? 뭔뜻이야..? 같이 있고 싶다니..

" 같이 있자나.. 우리 같이 있자나..."

" 너 집에 보내기 싫다구...."

집에 가지 말라고..? 같이 밤을 보내자는 뜻...인가....??? 같이 잠을 자자는 뜻 인가..?

그때 전화벨이 울린다.. 하준이다.

" 잠깐만 현욱아,, 하준이 전화왔거든.. "

" 어..하준아!  아.. 이제 다들 간다구..? 응.. 건물 옥상이야.. 어..지금 내려갈께.. 어~"

전화를 끊고..

" 아.. 애들 이제 다 간대.. 우리도 내려가자..."

하면서 얼버무리자.. 현욱이가.. 다시 손을 낚아챈다...

" 집에 가지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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