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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님(桓雄)의 구슬 - 17

내글[影舞] |2005.07.07 13:37
조회 232 |추천 0

한님(桓雄)의 구슬 - 17   - 내글[影舞]

 

몸속의 기가 순식간에 온몸 이곳저곳에서 섬광처럼 나타났다가 사라졌다. 정민은 그런 기를 모아 뜻대로 인도하려고 시도 했지만, 몸속의 기는 별개의 생명체처럼 제멋대로 자기가 가야 할 길이 있다는 듯 사라졌다가 다시 나타나기를 반복하며 몸 이곳저곳을 돌아다녔다.

제멋대로 움직이는 기를 겨우 따라 잡는데 성공한 후, 처음 의도한대로 백회혈로 모으는데 성공했다. 이렇게 되자, 신기하게 생각한 정민은 잠시 동안 모인 기를 이곳저곳으로 보내보았다. 신기하게도 모인기가 사라 졌다가도 원하는 손끝에도 발끝에도 쉽게 나타나 주었다. 맘만 먹으면 몸에 난 솜털에도 기를 보낼 수 있을 것 같았다.

‘아, 아차! 저놈이 벌써 이렇게까지 다가왔구나. 서둘러야겠다.’

정민은 즉시 책에 적힌 대로 기를 백회혈로 보내어 선실 창문 곁에서 안으로 들어올 틈을 노리고 있는 자의 기와 연결하기위해 정신을 집중했다. 처음에는 엉뚱한 사람에게 연결되었고, 심지어 배에 있는 쥐들까지 연결 되었다.

‘이, 이거 뭐야! 에구, 힘드네!’

이렇게 한참을 헤매다가 바로 창문까지 접근한 자의 기를 찾아 연결하는데 까지 성공했다.

‘오호, 드디어 잡았다! 너 이젠 내 밥이다.’

상대의 몸속에라도 들어간 것같이 기의 흐름이 보이기 시작했다. 기의 흐름이 보인다고해서 끝난 게 아니라 기의 흐름을 흐트러트려야 하는데 잘못하면 거꾸로 자신이 손해를 볼 수 있기 때문에 이제부터 조심해야했다.

공명하고 있는 파동은 서로에게 영향을 준다. 주파수에 조금만 차이가 있어도 공명 현상이 사라진다. 일단 공명이 시작되면 한 쪽이 가만있어도 다른 쪽은 계속 진동한다. 그리고 위상이 일치되면 더 크게 되고 어긋나면 작아지거나 사라진다. 이런 현상이 맥놀이다.

정민은 통신기기를 개발했던 연구원이었기 때문에 이런 현상에 대한 이해가 깊었고 전문가였다. 때문에 부족한 내공으로도 상대의 기 흐름을 교란하는 것은 남들보다 어렵지 않게 할 수 있었다.

‘자, 시작이다!’

정민은 순간적으로 자신의 기가 가지는 파동의 위상을 약간 어긋나게 했다. 그러자 정민의 몸에도 영향이 미치는지 가슴이 답답해지는 느낌이 왔다. 그때를 놓치지 않고 기를 원래의 상태로 놓아 공명현상이 일어나지 않도록 했다.

“윽!” 

- 퐁!

짧고 낮은 신음소리와 함께 조약돌 하나가 물에 빠지는 것 같은 소리가 들렸다.

‘후후, 최소한 주먹으로 한 대 치는 정도의 충격을 준 셈이군!’

정민이 위급한 상황을 정리하는 동안 아무것도 모르는 짝퉁 선녀는 정민의 얼굴을 계속 만지고 있었다. 그러다가 한숨을 쉬고는 선실 창문을 열었다.

“까악!” 

‘이런, 이건 또 뭐…, 피!’

선실 창문이 열리자 피비린내가 확 풍겨왔다.

- 덜컹!

“아가씨, 무슨 일이세요?”

제일먼저 문 앞에서 당번을 서고 있던 하녀가 뛰어 들어왔고, 이어서 낮에 들어 왔던 호위무사하고는 다른 자들이 칼을 들고 들어섰다.

“피, 피야!”

“어, 어디요?”

시녀와 호위무사들은 그녀가 손짓하는 선실 창을 등을 들고 살펴보았다. 그곳에는 흘린 지 얼마돼지 않은 상당한 양의 피가 묻어 조금씩 흘러내리고 있었다. 호위무사는 피를 만져 보며 살피더니 잠옷차림으로 달려온 장하걸에게 보고하기 시작했다.

“누군가가 내상을 입고 흘린 피로, 이 정도를 흘렸다면 겨우 몸을 가눌 정도의 내상을 입은 것으로 보입니다.”

“당장 불을 밝히고 주의 경계를 강화하시오. 그리고 노잡이들을 깨워 밤을 새워 길을 재촉하라고 하시오!”

‘제기랄, 선실 창문까지 다가와 피를 흘리고 갔는데 네놈들은 뭐했냐? 돈이 아깝다, 돈이 아까워. 본가로 귀환하면 너희들은 다 모가지다, 모가지!’

장하걸은 당장이라도 호위무사들에게 책임을 묻고 싶었지만 그들은 무림인들이었다. 성실한 사람도 있었지만, 수틀리면 떠나버리고 마는 사람이 많았고, 심지어 호위하던 사람을 해하는 경우도 있었기 때문에 함부로 대할 수 없었다. 이번에도 길을 떠나면서 본가에서 직접 키운 호위무사를 선발하려고 했지만 갑자기 무림맹의 초청으로 가주의 장남 유성이 개봉에 있는 천부무관의 신입훈련생을 위한 축하사절로 떠나야 했기 때문에 할 수 없이 돈으로 구한 호위무사들 중에서 뽑아 온 것이다. 그러다보니 그들을 대하는 것이 껄끄러웠다.

‘후후, 피라고 했지! 효과는 확실 했군. 피까지 흘리고도 그렇게 조용히 도망치다니 그놈도 대단한 놈이군. 에고, 오늘밤 다신 짝퉁 선녀님의 손길을 기대하긴 글렀어. 그냥 되새김질이나 해야겠다.’

정민은 눈을 감고 조금 전에 써먹은 방법이 적혀있는 책을 다시 떠올리고 찬찬히 살피기로 했다. 언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니 호신을 위해서라도 상상 속에서 한번 쯤 익혀두면 몸이 정상적으로 움직일 때 익히는 것이 쉬울 거란 생각을 했기 때문이었다.

책의 내용은 한 마디로 무예입문서겸 무공 백과사전 같은 것이었다. 하지만 그 내용은 그 어떤 무공비급을 적어놓은 것보다 깊이 있는 무공도 적혀있었다. 단 한 가지 그런 무공을 시전하려면 그에 합당한 내공이나 깨달음이 필요하다는 것이 문제지만.

- 천부무관입경

‘천부…, 대단 하군. 하늘의 무예를 가르치는 곳이라! 이건 기초 교양 과목인가, 크크!’

- 천부정검 정민 서

‘어라, 나랑 이름이 같네! 근데 저(著)라고 안하고 서(書)라 했지? 참 특이하네!’

- 서문.

이 책은 천부의 무예 중에서 중원의 각종 무공을 익히는데 도움이 되는 본인의 심득을 중심으로 무공과 무예의 기본을 다시 다지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정리한 책이다. 이 책에는 심오하고 강력한 무공은 적혀있지는 않으나 이 책에 있는 내용을 익힘으로써 본래 가지고 있는 무공의 깊이를 더하고 더 나은 단계로 발전할 수 있는 계기는 될 수 있을 것이다.

만일 이 책을 익히는 자가 무공을 전혀 모른 다면 처음부터 무예를 익히는 데 모자람이 없는 길잡이가 되어 줄 것이다.

천부정검 정민 서 -

‘짧군! 그런데, 왜 무공과 무예를 구분했을까? 으흠, …다 그게 그거 아닌가? 일단 이 문제는 덮어두고, 다음….’

토납(吐納)법 

‘뱉고, 바치는 방법? 아니지 ‘거두다’라는 뜻도 있으니까…, 아하, 뱉고 들이마시기! 그러니까 호흡법, 히히!’

이렇게 시작된 정민의 무예 입문은 시작되었고 책의 내용에 빠져든 정민은 그로부터 닷새 동안 눈 한번 뜨지 않고 몰두했다. 게다가 기저귀를 차기 싫었기 때문에 먹는 것도 사양할 방법은 이렇게 겉으로 보기에 병이 깊어 정신을 잃고 있는 것으로 하는 게 속 편하다는 생각도 작용했다. 귀식대법이라는 무공을 이용해 겨우 숨만 쉬는 모습으로 보이게 했다.



또 한 번의 환골탈태, 그리고 짝퉁선녀의 공개구혼


‘야호, 드디어 다 읽었다. 이래서 나도 무림인으로 거듭나는 기초를 확립했다. 어라, 여긴 또 어디야? 배안이 아니잖아…. 미치겠다! 눈만 감았다 뜨면 딴 곳이야.’

정민은 책 되새김질 - 읽었던 책을 머리에 떠올리고 다시 읽기 - 을 끝내고 눈을 떴다. 그런데 배안이 아니었다. 배안이 아니라면 시간의 흐름조차 잊고 책 속에 빠져 있었던 것이다.

‘허, 책에 나온 대로 다음부턴 한 푼의 의식은 늘 깨어 있게 해야겠구나. 만에 하나 나쁜 맘을 가진 자가 습격이라도 한다면 난 그대로 황천길을 갔을 것이야. 이제부터 물림인 다운 행동을 해야지, 하하하!’

정민은 배안에서 했던 것처럼 청력을 이용하여 주변을 탐색하기 시작했다. 처음과는 달리 책을 보았기 때문에 이제는 기를 조절해 가며 아주 세세한 부분까지 자신의 손바닥 손금을 보듯 들려오는 소리의 분석을 통해서 그려 볼 수 있었다. 그렇다고 무한정 넓은 지역을 탐색할 수는 없었다. 한 30장(약90m) 정도는 자세하게 그려 낼 수 있었고, 대충 무언가가 있을 거라 짐작할 수 있는 최대 거리는 200장(약600m) 정도 되었다. 뭐, 좀 더 훈련을 한다면 세 배 이상 더 넓게 탐색할 수 있을 것 같았지만 그건 더 두고 볼일 이었다.

‘햐, 이정도면 완전히 음파 탐지기를 가지고 있다고 해도 손색이 없군. 후후, 인체 내장 음파 탐지기라, 그럴 듯해! 자주 애용해야겠는 걸.’

엄밀히 말하면 음파 탐지기는 소리를 내서 반사되는 소리를 분석해서 물체를 분석하는 기계다. 자신이 쓰는 방법은 물체자체가 내는 소리를 듣고 인식하는 것이라 방식이 틀리지만 어찌 되었건 음파탐지기와 같은 걸 몸에 지닐 수 있다는 것이 기분 좋았다. 물론 이렇게 된 것은 ‘천무무관입경’의 뒷부분에 쓰여 있던 내용들이 많은 도움이 되었다.

앞에 있는 내용은 주로 중원무공에 대한 입문서적 성격이 강했지만 뒷부분에는 천부의 무예라는 이름으로 쓰여 있었다. 그 주된 내용이 앞부분과는 전혀 다른 기의 운용법과 발출법이 쓰여 있는데 만일 중원의 무공을 익힌 사람이 보게 된다면 전혀 이해가 되지 않는 엉뚱한 내용이 되겠지만 정민에게는 그쪽이 더욱 흥미를 끌었다.

그 내용이 꼭 파동이론과 유체역학 이론들을 사람의 몸에 적용하여 기의 흐름이나 발출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었다. 일부 내용은 기의 흐름을 하나의 입자로 만들 수 있는 방법까지 기술되어있어 파동(波動)의 입자(粒子)론을 적어 놓은 전문서적을 읽는 느낌마저 들었다. 이와 같은 내용은 정민이 통신기기 개발하는 일을 오랫동안해서 늘 접했던 내용이기 때문에 더욱 쉽게 이해하고 익힐 수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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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날이 국경일이 되는 그 날까지… 아자 !

한글을 사랑 합시다.

내글이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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