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많이 무섭진 않구...
군대에서 겪었던 일 몇가지 올려 드릴까 합니다.
군대에서 포병으로 근무를 했는데(155미리 자주포) 대대안에 4개 중대가 나누어져 있다는 건 군대 다녀오신 분들을 아실테고 모르시는 분들은 그렇게 알아두세요.
전 브라보 포대(제 2포대)에서 근무를 했습니다.
대대의 정문은 알파포대가 맡고 있었고, 후문 두개는 우리 브라보와 찰리포대가 나누어 담당했지요. 그러다 어떤 사건으로 브라보 포대 담당의 후문은 패쇄되었는데 그 때의 이야기입니다.
당시 브라보 포대가 맡고 있던 후문 초소는 그전부터 꽤 말이 많았던 곳이었지요. 귀신을 보았네, 울음 소리를 들었네... 군대라는 게 특성상 산 속에 있다보니 바람이 나무에 스치는 소리나 헛것을 본 것이라고 애써 믿으며 생활하던 어느 날이었습니다.
휴가에서 막 복귀한 정병장과 이일병이 그날 후문 초소 근무였습니다.
원래 병장쯤 되면 불침번이나 근무교대 인솔 등의 근무를 한다고 생각하지만 그땐 병장들이 많을 때라 갓 병장이된 정병장은 휴가 복귀하자마자 후문 근무에 투입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같이 휴가에서 복귀한 이일병과 함께 근무지에 도착해 근무 교대를 하고나서 자연스럽게 내무반에 비치품목 확인 및 근무교대 보고를 했지요.
"후문초소 정상호. 비치품목 이상없다."
"감도 양호, 수고해라"
정병장은 좀 이상했습니다. 지금 내무반에 있을 근무자는 최상병과 김일병으로 둘다 자신보다 낮은 계급인데 반말을 하는 것도 이상했고, 목소리도 왠지 낯설었기 때문입니다.
"야. 민석아 내무반 근무 민철이랑 형석이 아니냐?"
"네, 내무반 근무 최상병과 김일병이 맞습니다."
"근데 이 새끼들이 나 한테 반말하네?"
"원래 통신에선 평어 사용하는 것 아닙니까? 그래서 그렇지 않겠습니까?"
"미친놈.... 그건 교본에나 그렇게 나오는 거고... 넌 내가 내부반에서 전화 받으면 반말하냐?"
"아닙니다."
"하여간 이 새끼들 들어가면 한마디 해야겠구만..."
그렇게 정병장은 애써 화를 참으며 한시간의 근무를 마치고 내무반으로 복귀했습니다.
그리고 바로 이미 잠자리에 들려하던 최상병과 김일병을 불러냈지요.
"야! 이 새끼들아! 아까 나랑 근무교대 통신한거 누구야?"
"근무교대 통신 말입니까? 무슨 말씀이신지 모르겠습니다."
"이런 상노무 새끼... 내가 내무반으로 통신하니까 어떤 새끼가 받아서 나한테 반말했잖아! 내무반에 니들 말고 누가 또 있어? 뒈질래?!"
"저기... 정병장님... 뭐 잘못아신거 아닙니까? 그저께 장마지면서 후문하고 내무반하고 연결돼있던 통신선이 끊어져서 아직 복구가 안됐습니다..."
"뭐야? 그게 무슨 개소리야? 내가 분명히 통신하고 대화까지 나눴는데?"
"진짭니다. 정병장님... 어제와 오늘은 한번도 후분하고 통신을 한 적이 없습니다."
정병장은 그때야 당시 들었던 목소리가 최상병이나 김일병의 목소리와는 달랐다는 사실을 기억했다. 아니 그 둘뿐 아니라 함께 동고동락하는 포대원 누구의 목소리와도 달랐다는 사실을....
그뒤로 정병장은 정신과 치료를 위해 후방 병원으로 후송되어갔고, 후문 초소는 패쇄되었습니다.
정병장은 그 때 거기서 누구와 통신을 나누었던 것일까요?
by. 새장속의 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