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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외로 저 같은 사람이 많더군요

가슴아픈이 |2005.07.11 05:51
조회 1,615 |추천 0

저는 지난 7월8일 임신중절수술을 했습니다.

 

아이를 낳기를 바랬지만 부모님이 제일 먼저 밟히더군요. 남자친구와 저는 아직 학생신분이고..

저야.. 대학교 마치고 다시 학교 들어간거라.. 그만두면 되지만.. 남자친구는 아직 졸업반인데다가 대학원준비를 하고 있어서..

 

아뇨... 솔직히 두려웠습니다. 제가 아이를 임신한 것을 모르고 허리가 안좋아 엑스레이며 약이며 다 먹고.. 담배도 피는데다 술도 마셨습니다.

결혼해서 아이를 가지고 싶었습니다. 아이때문에 어쩔수 없는 결혼 하기 싫었었습니다. 그래서 남친에게 아이를 낳을 수 없다고 했습니다. 첨에 낳자고 하더니 알았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아이를 죽었습니다. 너무 죄스럽고 마음이 무겁습니다. 수술하기 전 많이 속상하더군요. 마음이 아팠습니다. 치마로 갈아입고 병실에서 대기하고 있는데 간호사가 속옷을 들고 따라오라고 하더군요. 따라가는데 복도에 서있던 남친얼굴 제대로 보지 않고 갔습니다. 이런 결정한건 저인데 왜 남친이 그리 밉던지... 수술대에 누웠는데 눈물이 나더군요.. 우리 아가에게 넘 미안해서.. 이걸 꼭 해야하나... 내가 너무 나만 생각한 것이 아닌가.. 간호사 언니가 긴장하지말라고 잘 될꺼라고 옆에 계속있을테니 마음 놓으라고 하더군요.. 언니가 선생님께 몇씨씨 넣을까요? 라고 물어본 것 까지 기억납니다. 그후는...

 

조금이따 눈만 깜박인 것 같은데 언니가 끝났다고 저보고 정신차리라고 살짝 때리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전 걷지도 못하는 상태로 신발을 찾고 휠체어에 앉은것까지 기억나고 옮겨진 것은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병실로 옮겨져서 침대에 누워있는데 배가 너무 아프더군요. 배도 아프고 마음도 아파서 엉엉 울었습니다. 옮겨질때 그 정신에 오바이트 나오는걸 참아야한다 생각하면서 모아놨던 침을 뱉고 오바이트를 했습니다. 물론 먹은 것이 없어서 침만 나왔다고 하더라구요. 그러면서 제가 거기서 누워있던 시간을 불과 3시간정도...

 

그 사이 두명의 여자가 다녀갔습니다. 저를 합쳐 세명이겠지요. 세명의 여자가 3시간 정도 사이에 한병원에서 중절수술을 했습니다. 정말 저 스스로도 놀라웠습니다. 저는 너무도 마음이 아파 남친을 붙잡고 울먹이며 있었고 마취도 덜 풀리고 힘들고 아파서 말도 제대로 못했었습니다. 옮겨질때도 휠체어로 옮겨졌구요..

 

신기한 것은 그 여자중 첫번째 여자는 아는 언니와 온 듯 했습니다. 비싸서 영양제도 맞지 않는다더군요. 간호사 언니를 따라 나갈때는 저도 정신이 없어서 잘 몰랐지만 들어올때 보니 휠체어도 타지 않고 부축해서 들어오더군요. 그리고 몇 분 지나니 언니보고 침대에 올라오라고 하더니 학교에서 수학여행 온 마냥 둘이 줄기차게 떠들더군요. 포도당 주사를 다 맞고나더니 저보다 더 먼저 나갔습니다. ㅡㅡ;;

 

두번째 여자도 아는 언니와 온 듯했습니다. 등치가 너무 커서 설마 했었지요.. 근데 중절인 것 같더군요.. 10분만에 끝내고 돌아왔으니.. 그 언니는 이미 자식이 있는 듯 했습니다.. 말하는 내용이... 그 언니도 들어올때 휠체어도 타지 않고 부축해서 들어왔습니다.. 그리고 둘이 줄기차게 떠드는 것은 똑같았습니다. 그 내용중 어디에도 아이에 대한 내용이나 슬픔이 묻어있는 것 같지 않았습니다. 속으로 마음이 아팠을 수도 있지만 그런 상황에서 그런 행동을 한다는 것은 저로서는 이해하기가 힘들었습니다.

 

저 수술했을때 나오시는 의사선생님께서 저의 남친에게 그러셨답니다. 수술 잘 되었고 잘해주라고.. 참 인간정인 분 같은데.. 그런분의 환자가.. 의사선생님도 참 마음이 아팠을 것 같습니다. 다시한번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고.. 저같은 사람이 참 많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나중 첫 아이를 낳은 후 둘째 아이는 가지지 않기로 했습니다. 이 아이에게 용서가 될 지는 모르겠지만 입양을 하기로 했지요. 물론 용서되지는 않겠지만... 열심히 살 생각입니다. 힘들고 아픈 이 기억을 지우는 것이 아니라 기억하고 상기해서 더욱더 열심히 살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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