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호의 콧노래-1
여우하고는 살아도 쇠귀신 하곤 못살아
장아치 담그는 이야기만 계속하려니 듣는 사람들이 음식에 질려버릴 것 같아서 잠간 말머리를 돌려서 우리네 사는 가정의 이야기를 풀어 봅니다.
여우하고는 살아도 쇠귀신 하고는 못산다.
네오방 식구들은 주위에서 들어본 일이 있는 말 이지요?
[시]자 붙은 가족과 인척들은 며누리에게 현모양처를 강요하며 지혜롭고 무던하며 고분고분하기를 원하고, 거기에다 상냥하기까지를 요구하면서 좀 밝은 성품이면 경망스럽다고 탓하고, 며누리가 속상한 일이 있어서 나긋나긋 하지 않으면 고집통 이라느니 쇠귀신 이라며, 헐뜯고 질책하기를 주저하지 않는 고약스러운 풍습이 얼마 전까지도 이어져 내려왔지요?
시어머니; 할멈 나 속상해 죽겠수
옆집친구; 먼 일인데 그랴?
시어머니; 뭐하나 제데로 못하면서 비싼것만 사들이려는 아이어멈 때문이유.
밥은 전기밥솥이 다 해주구 빨래는 세탁기가 해주지, 청소는 청소기루 하면서 힘들다구
지 시누 네 집에 있는 그릇닦는 기계를 저두 들여놓겠다구 우리아들을 닦달하다
주둥이가 댓발 이나 나와가지군 설거지두 안하구 씽 하니 나갔다우.
며느릴 잘못 들여서 큰일이여. 아들이 불쌍해서 속이 터져죽겠소 시방.
옆집친구; 할멈 딸네 집에는 그 기계가 있남?
시어머니; 아이구 그것뿐인감. 극장같은 테레비두있구, 세탁기는 빨래가 말라서 나오질안나,
좋다는 기계는 없는게 없다우. 거기에다 파출부를 들여서 손끝에 물한방울도 안 만지게
지 남편이 여왕처럼 떠받들구 산다우.
한동안 핼슨가 뭔가 하더니만 사위가 골프채를 사다주군 골프치러 다니면서 얼굴 망가진다
구 스킨케.. 켁?... 암튼 피부 마사지 라는거 하러 강남으로 다닌 다우.
우리 딸이 복이 많아서 그런 사위를 얻었구랴.
옆집친구; ..............................
시어머니도 며누리도 친정어머니도 딸도 다 같은 딸이며 여자인데 왜 <시> 라는 글자 한개만 붙으면 이렇게 각을 곤두 세우고 미련하게 사는 사람들이 있는지 답답합니다.
쪽찐 머리에 한복 입으신 내 조모님은 90세가 되셨을 때도 기생의 자태보다도 아름답고 한폭의 동양미인도 같으신 분으로 진서(한문)를 통달하신 분이셨습니다.
당신이나 고명딸보다 인물이 많이 뒤떨어지는 며누리를 외놈학교(현 고교)다닌 시골출신 이라는 것을 트집 잡아, 말씀으로 하셔도 될 가정사의 일들을 한문으로된 쪽지 지시서를 내놓고 그것도 이해못한다고 시도 때도 없이 꾸지람을 하시며 무식하다고 업수이 여기시면서, 따님에게도 권하지 않으신 쪽머리를 며누리에게만 강요하시어 내 어머니는 40이 넘도록 쪽을 찌고 사셨답니다.
중학 2학년때 까미머리와 고데를한 자모들 틈에 쪽찐어머니가 계시는 것이 얼마나 싫었던지 “학교에 안오시면 좋겠다고, 선생님과는 전화로 하시라고” 투정을 부렸을때 내 얼굴을 조용히 응시하신 어머니는 중학교 고등학교 졸업식에 한번도 참석치 않으셨습니다.
대학4학년 여름방학 때 어머니를 밀고 끌다시피 미장원으로 모시고가서 강제로 불파마(틀에 원통형의 숯불을 넣고 하는 파마로 노인들은 화젓갈로 당근질 한다고도 하였음.)를 해드린 날,
한여름에 머리에 수건을 쓰고 계시는 어머니를 이상하게보신 조모님께서 그냥 넘기지 않으시고 온동네가 떠들석한 대 사건이 ...........
진노하신 조모님의 손에 의해 어머님은 대문밖 돌층계까지 끌려내 신장로까지 내팽겨쳐지는 수모를 당하셨고, 연락발고 급히 오신 아버님과 내가 5시간동안 무릎을 꿇고 사죄한 후에야 간신히 집에 들어오실 수 있었습니다.
결혼 10년만에 친정나들이를 처음하실정도로 어려운 시집살이를 하신 어머님은 그일이후로 죄인까지 되시어 조모님의 말씀에 대답을 하여도 꾸중이요 듣고만 계셔도 꾸중이 떨어졌습니다.
<예를 들면>
1)
고명따님과 외출하고 돌아오셔서 두분의 모시옷을 벗어내놓으시는데 더러움이 타지않은 옷을 다시 대려서 드릴까봐 전부 뜯어 내놓습니다. 어머니는 매번 손으로 살살 주물러 빨아 풀을먹여 홍두께에 올려 자근자근 다드미질을해서 밤새워 새옷짓듯 바느질을 해야 했습니다.
그런 할머니가 미워서 홍두깨질 보조를 하면서 일부러 방망이질을 세게하여 모시올이 미어지게 만들기도 하였는데, 학교다닙네 하고 말망아지같은 저걸 어쩌냐는 꾸중을 들으면서도 속으론 시원해 한 기억이 납니다.
당신따님은 버선볼도 깁지못하는데 여자가 인두판과 멀면 집안흉 나간다고 바느질을 가르키신 조모님이 무서워 다리에 쥐가나서 쩔쩔매는 딸이 안스러워 발재봉틀 (어머님이 혼수로 해오신 싱거미싱) 바느질을 가르키겠다고 조모님의 허락을 받아던 어머님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2)
당신의 따님과 외손주가 친정나드리를 와서 잣죽이 먹고 싶다 하면
“ 어멈아 실백죽 끓이거라. 실백은 신선하지 않으니 통잣을 새로 까서 끓이거라 ”
집개로 한알 한알 잣의 껍질을 까고 계시는 어머님께 조모님의 불호령이 떨어집니다.
“ 시뉘 먹을 잣을 집개로 까고 있느냐? 이로 까야지 ”
“ 어머님 한 두알도 아니고 깨물어 까서 언제 죽을 끓입니까?”
“ 시키시면 순종하는게 아니라 이젠 퐁당퐁당 말대꾸까지 하느냐?
어데서 배워먹은 행실이냐? 경망스럽긴...........,
이제는 자식들이 컷다고 유세하려 드느냐?
고부가 같이 늙는다고 머리위에 앉으려드느냐 ?“
꼳꼳 하게 오똑서서 혀까지 끌끌 차시며 속사포로 쏟아지는 질책들....,,,,,,
조모님께서 하시는 말씀을 고개 숙이고 묵묵히 듣고 계실라치면
“ 어른이 말씀을 하시면 대답을 해야지, 소 잡아먹은 귀신처럼 그러고 있느냐?
고집이 박달나무 홍두깨같이 고집만 쎄 가지고 에이 미련한 것....
아이구 답답해 여우하곤 살아도 쇠귀신하곤 못살아....
집안에 며누리가 잘들어 와야지 칫 칫 칫 칫“
대답하면 말대답 통통 한다하고 입다물고 있으면 소귀신이고...
며누리가 상황판단을 거꾸로해서 잘못 이끌고가는 가정도 없지는 않겠지요.
감이며 대추 밤 잣 쌀과 잡곡 마늘을 철마다 기차역부에가서 실어오는 마르지않는 샘의 근원을
1.4후퇴 이후에 아버님과 간 외가댁의 첫방문으로 알게 되었을때, 근동에 소문난 대농댁 고명딸이 왜 그렇게 힘든 시집살이를 하셨을까? 나 같으면 도망쳤을것이란 생각을 하면서 뒷뜰안에 담장처럼 뻗어있는 석류나무옆을 오가며 울면서, 그 나이엔 맹랑하다 할 결심을하였고 그 결심을 지키면서 살고 있다우.
오늘이 어머님의........
길떠나신 어머님 생각에 주절 주절 너무 길었나 봅니다.
어쩌다 가끔 한건씩 토막으로 이야기 할렵니다.듣기싫으실땐 그만하라고 하실려우?
그래주시면 주책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