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지유!! 우리 찢어지자.."
그 녀석의 한마디에 가슴이 내려앉는 기분이었다. 내 가슴을 한 마디 말로 내려앉힌 이녀석은 정민기, 내 동갑내기 애인이다.
그 녀석과 나 그리 질척대지도 질리지도 않을만큼 서로에게 열심이던 어느날 갑자기라면 무지 갑작스럽게도 그녀석이 내게 던진 한마디..
순간 열심히 생과일 주스를 빨아올리던 내 입술은 그녀석의 눈치를 살피느라 정신 없었다.
잠깐, 침착해야해. 우리가 사귄게 2년 째다. 두달도 아니구 2년이란 시간을 나혼자 헛꿈꾼거야?
말도 안돼!!!! 난 최대한 차분을 유지하면서 기분을 들키지 않도록 정말 정중하게 말해야지 하고 다짐했건만 내 현실이란 내 꿈의 반대라는 사실을 고작 1초도 안돼 컵속의 주스를 한 방울도 남기지 않고 단숨에 마셔버리는 초인적인 힘으로부터 알아버렸다.
"휴.." 숨이 차다. 그것보다 지금 내 앞에 이 반반한 놈의 입에서 무슨 말이 오갔더라? 숨을 가다듬고 있는데 이녀석이 기분나쁜 미소로 나를 비웃는다. 어우 재수똥이다. 내가 저 미소에 반해서 여기까지 온게 맞나?
"이유..." 이유를 묻고싶었다. 그러나 그 놈의 입은 내 물음조차 허락하지 않는다
"이유? 하...너 이유를 알고싶냐? 넌 비젼이 없어..남들 다하는 만큼의 능력은 있다고쳐도 깔리고 깔린게 너같은 허접들이야. 그리고 너란 애 정말 밥맛이야. 2년동안 밥값한번 계산한 적이 있나? 아무리 남자를 물주로 여긴다지만 그건 좀 너무한거지..그리고 너같이 평범하게 생긴 여자에게 정떨어지는건 다반사야. 니가 집안이 좋아서 날 먹여 살릴거냐? 그렇지 않다는건 나더러 널 먹여 살리라는 건데 이건 원 쭉 뻗은 다리가 있냐? 안고자기 좋은 풍만한 가슴이 있냐?"
그 다음으로 내가 한 일은 웨이터를 부르는거였다.
"왜 이번이라도 니가 사게?" 뻔뻔한 그놈의 주둥아리..
그런데 내 입은 뻔뻔스럽게도 생겨먹지 못해서 아주 더듬거린다."무..물한잔만 갖다 주세요"
웨이터가 갔다 올 동안 그녀석은 입을 다물었다.
얌체같은 놈...여우의 탈을 쓴 늑대...아니 그보다 더해!!! 말을 어찌나 밉게 하던지...
난 부들부들 떨면서 물을 마셨다. 그런데 그 녀석이 물을 마시고 있는 나에게 말한다
"너 설마 그 물 반즈음 남기고 나한테 뿌릴 참은 아니지? 이거 비싼 옷이거든?? 세탁비 내놓으려면 그렇게 해. "
뭐..뭐 이런 녀석이 다있냐? 그때마침 내 옆으로 웨이터의 손에 초코아이스커피가 보였다.
나는 할수 있는한 가장 잔인한 웃음을 지으며 조용히 일어나 잘가던 웨이터의 쟁반위를 기습해 내가 할수 있는 최대한의 운동신경으로 그놈의 머리위에 천천히 그 초코 아이스를 쏟아부었다.
예상을 못한 상황에 그는 놀라 순간적으로 멍해져있었고 다음순간 내 뺨을 가격하는 그의 손을 나는 초인적인 순간방어능력으로 멋지게 피해주었다.
그리곤 그가 보는 앞에서 그 얇고 가냘픈 유리잔을 그자식의 그곳에 무지막지하게 눌러 깨버렸다.
순간 그는 비명을 지르며 나를 밀쳤고, 피가 쉴새없이 흐르는 손바닥을 흥미진진한 눈으로 보며 쓰러진 내 앞에서 나의 이 엽기적 반 이성적 행각에 경악한 그의 표정이란....
난 툭툭 털고 일어서며 희미하게 웃어넘기곤 아무렇지도 않게 말했다.
"너랑 있던 2년은 내 일생에서 가장 못난 시간이야.. 살아있는 한 절대 아는체 하지마라. 너같이 덜떨어진 놈하고는 두번 만나기 무서우니까. 또 한번 내 눈앞에 띄면 그땐 고자로 만들어버릴거다. 내 인생에서 껴져 미친새꺄.."
스멀스멀 웃음까지 지으며 돌아서던 날 바라본 그의 눈을 절대 잊지 못할거라고 생각하겠지만 난 내일이면 깨끗이 잊어줄거다. 남김없이.정류장까지 걸어가며 난 생각했다.'
그러나 용감하게 버스에 타서 버스카드를 꺼내고 있을때 난 반병신이 되어있었다. 머리는 그자식이 밀칠때 엉망이었고, 손에선 피가 나고 있었다.
어지럽다. 버스에 타서 내릴때까지 어디 앉을 곳을 찾았지만 보이질 않으니..어떻게 기어갔는지 집에 누워버렸다. 이대로 한 십년? 자면 어떨까?
음...그러나 언제나 그렇듯이 현실은 내개 아침을 선사하고야 만다. 아침이다...난 침대위에서 자고있었다.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긴 했다. 충격때문인지 어제 일이 반쯤 기억이 나질 않는다. 그러나 그녀석이 어떤말을 했는지는 똑똑히 안다.침대위에서 누운채 기지개를 펴며 눈을 뜬 내게 가장 먼저 보이는건 붕대다. 것도 내 손에 정성스레 감겨있는..내 눈이 완전히 떠졌을때 내 옆엔 엄마도 남동생 지연이도 아닌 남자임이 분명한 누군가가 잠들어있었다
흔들어서 깨울까를 고민하고 있는데 갑자기 쾅 소리를 내면서 쳐들어온 지연의 발이 그 남자의 머리를 사정없이 가격한다
"일어나 새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