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 박하은! 전화받어! 지민이 전화야.."
아.. 한참 잘 자고 있었는데.. 겨우 굼벵이마냥 침대속에서 기어나와.. 언니가 내미는 전화기를
받았다..
" 여..보..세요...."
" 야.. 아직까지 자냐..? 지금이 몇신데..?"
" 새벽까지 비디오 봤어.. 졸려죽겠어..."
" 쯔쯧...."
" 왜.. 뭔일있어..? 왜 전화했는데..?"
" 야.. 너 졸업식날 머냐..? 내가 사진 같이 찍게 기다리라니깐 현욱이 오자마자 잽싸게 가버렸다며?
현욱이가 그렇게 좋냐..?"
" 그거 말할라고 전화한거냐...? 아..나 졸려~ "
" 니 졸업장이랑 앨범 나한테 있다구! 소은이가 맡고 있길래..내가 받아왔어.. 암때나 가져가.."
" 알았어.. 나 졸리니까.. 끊어..."
에고.. 전화받느라 잠도 확~ 깨버렸네..
띵동... 누군가 벨을 누른다. 누가 왔나..? 언니가 나가서 문을 열어주자..하영이다.
" 야~ 박하영! 왠일이야~"
" 놀러왔다.. 왜..? "
" 잘됐어.. 심심하던 차에 잘됐다.. 나 잠깐 세수만 하고 오께.."
세수하러 목욕탕을 가려고 하자.. 언니가..
" 야.. 둘이 놀고 있어! 난 잠깐.. 교수님이 세미나 땜에 불러서 학교 가봐야되니까..."
" 알았어.. 용돈이나 주고가라.. 맛있는거 시켜먹게.."
" 시끄러~"
씨이.. 피자나 시켜먹게.. 돈 좀 주고 가지는.. 인심 고약한 언니다..
그렇게 언니는 외출을 하고... 집엔 나랑 하영이만 남아 있었다.
" 하영아~ 너 아침 먹었냐..? "
" 아니.. 나 원래 아침 안먹어.."
" 그래..? 나도 아직 안먹었는데.. 우리 뭐 시켜먹을까..? 아님..내가 볶음밥 해줘..?"
" 니가 해주는 볶음밥 한번 먹어보자.."
" 맛은 기대하지 마라~크크..."
나는 볶음밥을 하려고 이리저리 재료를 준비하는 동안.. 하영이는.. 컴퓨터를 한다고 전원을 켰다.
" 하은아~"
하고 하영이가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
" 어.. 왜??"
" 메신저가 자동으로 접속되는데..? 현욱이 접속해있네..?"
" 현욱이..?"
" 어.. 말 걸어볼까..?"
" 둘이서 놀고 있어~ 나 볶음밥 만들동안~"
재료를 도마위에 얹고.. 잘게 썰 동안에도 현욱이랑 하영이가 무슨 얘기를 나누는지 궁금해..
힐끔힐끔.. 모니터를 주시하고 있었다.
[ 어..? 하은이 접속했네..?]
[ 나 하은이 아닌데.. 하은이 친구 하영인데요..]
[ 아..그래요..? 죄송합니다..]
[ 하은이가.. 볶음밥 만들고 있거든요..? 그래서 둘이 얘기하고 놀으라는데요.?]
[ 아..예..^-^;;;]
크크.. 부끄럼 타는 현욱이다.
[ 하은이가 그렇게 좋아요..? 곧 200일이담서요..?]
[ ㅋㅋㅋ]
뭐야~ 웃기만 하고! 아주 많이 사랑합니다~ 이래야지.. 바부팅이! 그러다.. 둘이서 존칭하며..
어색한 대화하는게 웃겨서.. 잠깐 하영이보고 자리를 비켜달랬다..
[ 나 하은이! 뭐야~ 내 친구니까..너도 반말해..크.. 내가 말했지..지난번에.. 나랑 이름 똑같은 친구..
하영이.. ]
[ 아.. 그 친구야..? 하준이한테도 얘기 많이 들었지..]
그래.. 하준이 녀석이 이렇게 말했겠지. 이름이 똑같은..박하은이가 2명이 있는데.. 그 중 한명은..
하영이로 개명을 했다고.. 이름도 똑같고,, 성도 똑같은데.. 얼굴은.. 박하영이가 훨씬 이쁘고..
날씬하다고.. -_ -;; 맨날..입버릇처럼.. 하영이 반만 닮아보랜다.. 웃겨..진짜!
[ 나 볶음밥 만들다 온거거든..? 둘이 놀고 있어~]
볶음밥을 다글다글 볶아서는.. 그릇에 담았다. 메신저를 하고 있는 관계상.. 큰 접시에 담아서..
방으로 가져갔다..
" 야.. 무슨 얘기 하고 있었냐..?"
" 그냥.. 이런저런.. 니 흉 좀 볼란다.."
" 치~ 내 흉 볼게 있나..? 우리 현욱이가 날 얼마나 이뻐하고.. 조아라하는데.. 흉 볼 녀석 아니다~"
" 푹 빠졌어..푹 빠져~"
" 볶음밥 먹으면서 해.. 배고파 죽겠다.."
모니터 앞에서 볶음밥을 먹으면서.. 그렇게 메신저 하는것을 지켜보았다.
[ 하은이랑 뽀뽀..는 해봤어..?]
[ 하은이한테 물어봐..ㅋㅋ]
짜식.. 쑥스러워하긴..
" 야.. 너네 뽀뽀했냐..?"
하영이가 갑자기 물어본다.
" 몰라~ 뭐 그런걸 물어봐... .............알면서...크크크크..."
[ 하은이가 맨날 만날때마다 한다는데..?]
[-_ -;;;;]
사실이자나..김현욱! 인정해라..크크..
그렇게 볶음밥을 다 먹고.. 오렌지 쥬스를 내 왔다.
" 몇시야..하은아..?"
" 지금..? 12시 13분.."
" 진짜..? 나 아빠 심부름 가야겠다.. "
" 어딜..?"
" 아빠가 사진필름 찾아오랬거든.. 나 가봐야겠다.."
" 알아써.. 담에 또 놀러와..."
그렇게 하영이는 얼마 놀지도 못하고 심부름 때문에 급하게 가버렸다. 흠. 현욱이한테 장난 좀 쳐볼까?
난 하영이 인것처럼 현욱이한테 쪽지를 보냈다.
[ 현욱아.. 너는 하은이 모든 면이 다~ 좋아?]
[ 하은이..? 내 눈엔 다 이뻐보이는데...^-^;]
크크.. 역시 내 남자친구다.. 흠.. 그래도.....아니지..
[ 하은이 고집세고.. 남자 많은거.. 다 아는데.. 뭐..맘에 안든 점 하나라도 있을거 아니야..]
[ 아니야.. 다 이뻐...]
[ 하나만이라도 말해줘~ 완벽한 사람이 어딨나뭐..?]
[ 음.. 화나면.. 말을 안하는게 좀 그래..뭣 때문에 화를 내는지 도무지 모르겠드라구.. ]
흠.. 그래.. 이건.. 나도 인정한다! 그래..고친다뭐...
[또.. 없어..? 하은이한테 말 안할테니까..말해봐.. ㅋㅋㅋ]
[ 비밀 지켜주는거다..?ㅋ]
그래.. 말해봐..현욱아~ -_ -;;; 말 잘~해라...
[ 당연히 지켜야지..]
[ 하은이 원래 여자친구보다..남자친구가 더 많아..?]
[ 뭐..? 어떤 남자친구?]
[ 그냥.. 동창도 그렇구.. 아는 남자들이 많은 것 같던데...]
뭐야..? 나 남자 많이 안다고 그러는거야..?순간 기분 확~ 나빠진다..
[ 음.. 동창들이야 다 잘 어울리는거고.. 다른 남자들은 잘 모르겠는데...]
[ 지난번에는 예전 남자친구한테 전화가 오던데.. 혹시 민재라는..사람 알아..?]
헛.. 그 일을 아직까지 기억하는거야..? -_ -;;; 뭐야..남자가...
[ 어.. 그 오빠 알지.. 근데.. 지금은 아무 사이 아니야.. 오빠동생...]
[ 난 그냥 오빠동생사이라도 연락하는거 싫드라.. 헤어지면..그걸로 끝 아닌가..? 구질구질하게...
무슨 오빠동생이라는 이상한 관계로 계속 인연을 유지해...]
구질...구...질...? 이..상한..관계..? 뭐야..진짜.. 기분 점점 나빠지는데 이거~? 못참겠다..
[ 야! 김현욱! 나 하은이거든.. 하영이 아니구..하은이!]
[응..? 무슨 말이야..?]
[ 하은이라구! 구질구질..? 이상한 관계? 너 여태껏 날 그렇게 봤냐..? ]
[ 하은아.. 잠깐.. 그런 뜻이 아니고...]
[ 됐거든.. 구질구질하고 이상하게 굴어서 정말 미안하다... 됐냐..?]
[ 박하은!]
[ 왜? ]
[ 너 웃긴다.. 너야말로 뭐냐..? 하영이랬다가..하은이랬다가.. 나 가지고 노냐..? 둘이서 가지고 놀아?]
[ 하영이 집에 간지 오래야.. 여태껏 나였어.. 근데.. 니가 하영이랑 쪽지 보낸다고 그런말까지..
할줄 몰랐다.. ]
[ 그래서.. 너 하영인척 하면서.. 나 떠보고.. 잼있냐..? 속으로 비웃었냐..? ]
[ 하영인척 한건..잘못했어.. 근데.. 너 나 없는데서도 이렇게 내 흉보고 그러냐..? ]
[ 이게 흉 본거야..? 솔직하게 얘기하는 것 뿐이야.. 사실을 그대로 말했고.. 너네집에 너랑 같이 있는
하영이한테 말한거구..]
[ 어쨋든 나 기분 무지 상하거든..?]
[ 내 기분도 마찬가지야.. 나 참 황당하다..정말..]
[ 우리.. 시간을 좀 갖자...]
그래.. 배짱! 윤정이가 말한대로..배짱으로 밀고 나가는거야.. 그래!
[ 시간을..갖자니..? 무슨 말이야..?]
[ 말 그대로야.. 요즘 자꾸 너랑 나.. 엇나가고.. 아무래도.. 우리 권태기가 아닌가 싶어..]
[ 그래서..시간을 갖자고..? 권태기..? ]
[ 그래.. 이렇게 계속 사귀는거.. 다투고.. 화해하고..반복하는거! 지겹고..힘들어...]
헛.. 이 말은 하지 말껄 그랬나..? 아...씨...
[ 헤어지자는 소리로 들린다...?]
[ 그래..헤어져! 헤어지자구.. 이렇게 계속 사귀는것보다 그 편이 더 낫겠어..]
헛.. 이건 너무 오바한 배짱 아닌가..? 아씨.. 너무 순간적으로 벌어진 일이라.. 윤정이한테 상담도
못해보고.. 뱉어버렸다..
[ 박하은.. 그만해..]
[ 뭘 그만해..? 너는 이런 상황이 반복되는게 좋아..? 편해..? 즐겨...?]
[ 그만하자고.. 너랑 다투기 싫다..]
[ 뭘 자꾸 그만하자는건데.. 그렇게 그만두고 엎어버리면.. 끝이야..? ]
[ 그럼 뭘.. 어쩌자고...]
[ 헤어지자니까..? 헤어져...]
[ 내가 그런말 함부로 하지 말랬지.. 그렇게 쉽게 하는 말 아니랬지...]
[ 쉽게 하는 말처럼 보여,.? 나도 고민하고 또 고민하고 말하는거야.. ]
[ 그래..? 헤어지자구..?]
[ 그래! 헤어져.. 우리...]
이렇게 쪽지를 보내면서도.. 잘하는 것인가.. 계속.. 불안불안하다...
[ 그러자 그럼...]
뭐..뭐야..? 현욱이 너....
[ 뭐...?]
[ 니가 그렇게 힘들다면.. 헤어지자.. 그러자..]
[ 그래...]
아.. 이건 아닌데.. 아.. 자꾸 잘못되가는것 같은 느낌...
[ 마지막으로 할 말 있으면 해..박하은...]
마지막...? 정말 마지막인거야...? 아.. 내가 원한건 이게 아닌데.. 정말.. 내 맘은..이게 아닌데...
[ 여자는.. 때론 YES가 NO일 때가 있고.. NO가 YES일 때가 있어...]
현욱아.. 이거.. 알아들어..? 내 맘은.. 아니야.. 헤어지고 싶지 않아.. 내 맘..NO라고....
[ 그래.. 아프지 말고.. 감기 조심하고.. 건강해라.. 나 먼저 나간다...]
띠루룽... 먼저 로그아웃 시켜버린 현욱이다. 헛.. 떨리는 가슴은 진정이 되질 않고.. 속에 있는 열이
얼굴로 다 올라왔는지.. 얼굴이 벌개져 혼자서..씩씩 거리고 있는 나다..
뭐야..? 헤어지는게 이렇게 쉬운거야..? 그런거였어..? 우리 사이에.. 얼굴도 보지 않은 채...
메신저 몇마디로 그렇게 쉽게..헤어지는..그런..?
에이..몰라~ 너도 이렇게 배짱좋게 나온다 이거지..? 그래..? 낼 모레.. 그럼 오티 안가고.. 우리 둘이서
부산에 놀러가기로 한것도..무산되고.. 아니야.. 이따가.. 오후쯤 전화가 올지도 몰라.. 아니면..
내일 아침에라도.. 그렇게 위안을 삼아야지뭐.. 암.. 우리가 이렇게 쉽게 끝날리가 없어..
하루종일 핸드폰을 붙들고.. 메신저를 켜놓고..현욱이의 연락을 기다린다. 하지만.. 메신저도 접속하지
않고.. 내 핸드폰도 하루종일 울리지 않는다. 띵동..하고..문자인가 싶어서 보면... 스팸광고다.. -_ -;
그렇게..하루가..가고.. 또..하루가 가는중이다. 뜬눈으로 새벽까지 핸드폰을 무섭게 노려보는 날
보더니.. 언니가..
" 야.. 핸드폰하고 눈싸움하냐..? 눈알빠지겠다.. "
뭐야.. 계속.. 연락..안하기야...? 낼이면.. 우리 같이 부산으로 놀러가기로 한 날이자나.. 우리 정말..
이렇게 끝나는거야..? 정말...?
나 벌써부터 니가 보고싶은데... 현욱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