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 그놈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나 지금 여자친구랑 있거든. 나 얘 잡고 싶어. 앞으로 연락하지 마."
0_0 ... 황당!
3년 동안,
저는 그 놈이 백 번 전화하면 한 번 연락할까 말까였습니다.
저는 한 번도 그놈에게 만나자고 한 적도 없습니다.
그런데 그놈이!
3년 전, 회사 동기였던 사이 좋은 우리는 너무 사이가 좋았던지
그놈이 저에게 연정을 품는 사이가 되어버렸습니다.
그리고는 저를 덮쳤습니다...
정말 사랑한다고 했어요.
그놈은,
이렇게라도 갖고 싶었다고, 울면서 말했어요.
강간한 놈이 그렇게 서럽게 울면서 제 발 밑에 매달렸습니다.
저는 어떻게 할 수가 없었어요.
그놈에게는 7년 사귀던 여친이 있었지요.
저는 그놈에게 여친이랑 헤어지고 오면 생각해보겠다고 했습니다.
그놈은 무릎꿇고 울면서 두손 모아 빌었습니다.
시간이 걸리겠지만 반드시 헤어질테니까
그 전까지 얼굴 안 보겠다는 말만 말아달라면서요.
그 후로도 수십차례 그놈은 무릎 꿇고 울면서 빌면서 저를 잡았어요.
수많은 선물 공세와 러브레터,
10억을 벌면 꼭 결혼하겠다는 계약서를 혼자서 쓰고 난리도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1년이 가고 2년이 지나도 여친과 헤어지려는 기미는 보이지 않았어요.
저는 그놈을 사랑하지 않았습니다.
그런 놈을 어떻게 사랑할 수가 있겠어요.
하지만... 그놈이 처음이었기 때문에...
그놈이 애인과 헤어지고 정식으로 프러포즈 하면,
그 땐 진지하게 생각해 볼 생각은 있었어요.
아니, 어쩌면 기다리고 있었는지도 몰라요.
3년여 동안, 그토록 변함없이 제게 정성을 다 했으니까요.
그런데,
바로 어제였습니다.
지난 3년간 자기가 흘린 눈물과 자기가 보낸 러브레터와 선물은 어쩌고
느닷없이 전화를 해서는
'나 얘 잡고 싶어. 다시는 연락하지 마.' 라니요.
'결국 이렇게 될거 아니었나? 너한테 진심인 적 없었어' 라니요.
그놈이 불쌍하기도 해요.
그놈의 애인이 불쌍하기도 해요.
하지만 내가 억울하고 처참해지는 건 참기 힘들어요.
애인에게 들켰다고 했습니다.
모든 것을 들켰다구요.
그런데 그 여자가 제 앞에서 그렇게 전화를 하면
다 용서하고 받아준다고 했겠지요.
3년 동안 혼자서 그 난리를 부리더니
결국에도 혼자서 북치고 장구치면서 막을 내리는군요.
그놈, 없으니 속이 후련합니다.
하지만 왜 자꾸 억울함이 사무쳐 올까요.
차라리 그 때 강간범으로 신고를 했더라면...
좀 더 강력하게 그놈이 애인과 헤어지도록 만들고
차버렸더라면
얼마나 후련했을까요.
친구라고 생각했어요.
사랑은 없지만 우정은 있다고 생각했어요.
정말 기분이 더럽습니다.
그놈은 언제나 취직 하면 노트북을 사주겠다고 장담했습니다.
열흘 전 그놈이 취직했습니다.
노트북 사러 가자고 난리였어요.
받을 생각 없었어요.
그런데 이제는 받아야겠습니다.
방법이 없을까요?
통쾌하게 복수하고 노트북을 받아낼 방법이요.
매정하지만 님,
그놈은 경제적인 타격을 제일 싫어하거든요.
하지만 정말...
그냥 이대로 죽어 지내는게 가장 나은 방법일까요...?
그러기엔 너무 화가 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