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뚱땡아!뚱땡아!-24

하이수 |2005.08.15 16:42
조회 332 |추천 0

팬 까 페 : 하이수의 하나지기(http://cafe.daum.net/haisu)

 

 

작 가 : 하 이 수 (asdf213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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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편

 

 

 

 

 

 

 

 

..이게 무슨 소리야!!..

 

끔찍한 비명 소리에 놀라 걸음을 멈추었다.

 

그와 함께 다시 한번 들려오는 비명 소리.

 

 

 

 

 

 

"아아아아아아악~~!!"

 

 

 

 

 

 

그런데... 다시 들어보니 비명 소리치고는 목소리가 조오옴 굵은 듯 한데?

 

설마 이 목소린...

 

천천히 뒤를 돌아봤다.

 

굉장히 놀란 듯한 두 여자가 보였고, 멀쩡해보이는 베이비의 뒷모습이 보일 뿐이었다. 

 

그들이 있는 곳으로 힘껏 뛰어갔다.

 

 

 

 

 

 

"무슨 일이야?"

 

 

 

 

 

 

상황을 보아하니..아니, 목소리만으로도 충분히 비명 소리의 주인공이 베이비라는 것은 의심할 나위도 없었다. 

 

베이비의 얼굴은 약간 붉게 상기되어 있을 뿐 별 다른 변화는 없었고, 두 여자의 얼굴은 당황스러운 기색이 역력했다.

 

 

 

 

 

 

"도대체 얘한테 무슨 짓을 한 거에요?"

 

 

 

 

 

 

"우린 아무것도..."

 

 

 

 

 

 

"아아아아아아아악~!!"

 

 

 

 

 

 

..깜짝이야!..

 

다시 소리를 버럭 지르는 베이비의 목소리에 놀라 두 여자는 갑자기 후다다닥 뛰어가더니,

 

파라다이스 안으로 쏘옥 들어가버렸다.

 

 

 

 

 

 

"야, 너 귀 아프게 왜 소리는 지르고 그래!"

 

 

 

 

 

 

얼마나 열심히 소리를 지르려고 주먹까지 저렇게 불끈 쥐고 있을까..

 

갑자기 베이비가 씨익 웃었다.

 

 

 

 

 

 

"야..!"

 

 

 

 

 

 

"쫓았다."

 

 

 

 

 

 

"뭐?"

 

 

 

 

 

 

"쫓았다구."

 

 

 

 

 

 

"뭘 쫓아?"

 

 

 

 

 

 

"나방들."

 

 

 

 

 

 

"나방."

 

 

 

 

 

 

"자꾸 귀찮게 그러잖아."

 

 

 

 

 

 

그제서야 이해가 되었다.

 

..참 엉뚱한 놈 같으니라고. 저걸 독특하다고 해야하나, 무식하다고 해야 하나?..

 

 

 

 

 

 

"뚱땡아, 가자. 통조림 사러 가야지."

 

 

 

 

 

 

 

아무렇지 않은 듯 앞장서는 베이비의 뒤를 나는 조용히 따라갔다.

 

피식피식..웃으면서 말이다.

 

아주머니의 주문대로 통조림을 사서 마트를 나왔다.

 

그런데 문제는, 왜!왜! 아무리 그래도 엄연히 여자인 내가 이것들을 다 들고 가야 하냐고!

 

그럼 베이비는 뭘 하고 있냐고?

 

아이스크림을 입에 문 채 내 앞에서 껄렁껄렁 걸어가고 있었다.

 

 

 

 

 

 

"야, 너 이거 하나 들어!"

 

 

 

 

 

 

버럭 소리지르자, 그제서야 뒤돌아보는 베이비.

 

 

 

 

 

 

"왜..무거워? 다 못 들고 가겠어?"

 

 

 

 

 

 

저..저 새끼! 그렇게 물어보면....

 

 

 

 

 

 

"들 수야 있지만...하여간 그래도 무겁잖아!!

 

 이거 하나 당장 안 들어! 지금 편하게 가서 나중에 죽을래, 아니면 이거 들고 가서 살래..결정해!"

 

 

 

 

 

 

내 말에 잠시 생각하는 듯한 베이비는 이내 남은 아이스크림을 무식하게 입 안에 밀어넣더니 나에게로 왔다.

 

 

 

 

 

 

"무어우면 마아지 그래어."

 

 

 

 

 

 

라고 아이스크림 잔뜩 들어있는 입으로 힘겹게 말하더니  두박스를 번쩍 들고 걸어갔다.

 

..무거우면 말하지 그랬냐고.. 

 

그건 말할 게 아니라 당연한 거 아니야! 그러니까 두 사람 보낸 거 아니냐고!..

 

씩씩거리면서 베이비의 뒤를 따라갔다.

 

파라다이스 문 앞에 거의 도착할 때쯤, 후다닥 걸어서 베이비를 앞질러 파라다이스 문을 열고 들어왔다.

 

들어오면서 베이비에게 잽싸게 한마디 했다.

 

 

 

 

 

"이 나쁜 놈!"

 

 

 

 

 

"내가 왜 나쁜 놈이야??"

 

 

 

 

 

라는 베이비의 뒷말은 문이 닫히면서 이미 묻혀버려서 들을 수 없었다.  

 

서빙을 하는 동안 내내 베이비는 나와 지나칠 때마다 한마디씩 꼭 했다.

 

 

 

 

 

 

"내가 왜 나쁜 놈인데?"

 

 

 

 

 

 

"내가 진짜 나쁜 놈이야?"

 

 

 

 

 

"내가 진짜 나쁜 놈이냐구?"

 

 

 

 

 

 

끈질긴 놈.

 

무슨 남자 새끼가 저리도 쫀쫀하고 끈질긴지 모르겠다!..

 

정신없이 일을 하며, 베이비를 피해다니다보니 어느새 퇴근 시간이 다가왔다.

 

베이비의 끈질김은 아직 끝나지 않았고, 퇴근 시간이 땡!하고 오자마자 정확히 나는 후다닥 파라다이스를 뛰쳐나왔다.

 

정확히 말하면 베이비를 피해서 나왔다고 해야 옳은 말이었다.

 

 

 

 

 

 

"저 먼저 가보겠습니다!"

 

 

 

 

 

 

익숙치 않은 뜀박질에 숨이 차올라 발걸음을 서서히 늦추었다.

 

그때 내 어깨를 타악 잡아대는 그 누군가!

 

 

 

 

 

 

"헉~!"

 

 

 

 

 

"뚱땡이, 왜 나 놔두고 도망가!"

 

 

 

 

 

"내가 언제 도망갔다고 그러냐!"

 

 

 

 

 

"앞으로 퇴근할 때마다 까먹지 말고 나 챙겨가, 알았지."

 

 

 

 

 

 

"내가 왜 널 챙겨가야 하는데??"

 

 

 

 

 

"너랑 나랑 같이 살잖아."

 

 

 

 

 

"야~!!"

 

 

 

 

 

 

잽싸게 주위를 훑어보았다.

 

 

 

 

 

"말 조심해, 누가 들으면 오해한다~!"

 

 

 

 

 

하지만 나는 안다, 절대 오해할 사람이 없다는 것을..

 

 

 

 

 

"가자!"

 

 

 

 

 

갑자기 내 손을 덥썩 잡고 어디론가 가는 베이비.

 

 

 

 

 

"어디 가?"

 

 

 

 

 

"뭐 사러."

 

 

 

 

 

"뭘 사려구? 그리고 내가 왜 따라가야 하는데?"

 

 

 

 

 

"난 그런 거 잘 못 사거든. 뚱땡이 니가 골라 줘."

 

 

 

 

 

"뭐 사러 가는데?"

 

 

 

 

 

"이불."

 

 

 

 

 

...베이비의 말에 순간 스쳐지나간 생각.

 

진짜 이사오긴 왔나 보네..

 

베이비의 손에 질질질 끌려가다 보니 저쪽에 세워져 있는 바이크 한대.

 

베이비는 멋드러지게 바이크 위에 올라탔다.

 

 

 

 

 

 

"뚱땡이, 조심히 뒤에 올라 타."

 

 

 

 

 

..저 놈이..

 

 

 

 

"이거 니꺼야?"

 

 

 

 

"아니."

 

 

 

 

 

"그럼 누구 껀데?"

 

 

 

 

 

"몰라."

 

 

 

 

 

"야..누구껀지도.."

 

 

 

 

 

"얼른 타. 나 피곤하단 말야."

 

 

 

 

 

..에라, 모르겠다..

 

베이비 뒤에 올라탔다.

 

 

 

 

 

"어! 뚱땡이 너도 방금 느꼈냐?"

 

 

 

 

 

"뭘?"

 

 

 

 

 

"금방 내 애마가 살짝 가라앉았어."

 

 

 

 

 

"야!"

 

 

 

 

 

 

베이비는 갑자기 몸을 돌려 내 머리 위에 헬멧을 씌워주었다.

 

 

 

 

 

"야 이건 운전하는 애가 써야지."

 

 

 

 

 

"난 이런 거 안 써도 돼."

 

 

 

 

 

 

"오토바이는 앞에 탄 사람이 위험한 거 몰라!"

 

 

 

 

 

"사고 절대 안 나."

 

 

 

 

 

내 눈을 똑바로 바라보는 베이비의 맑은 눈은 정말 진지했다.

 

 

 

 

 

 

"그래도.."

 

 

 

 

 

"사고난다 해도 난 날렵해서 공중회전하면서 바닥에 착지할거야. 절대 난 안 다쳐. 

 

하지만 뚱땡이 넌 완전히 운동 신경 제로잖아. 너 공중회전 할 수 있어?"

 

 

 

 

 

"됐다! 내가 쓰면 될 거 아냐!"

 

 

 

 

 

드디어 앞으로 부드럽게 쑤욱 나가는 바이크.

 

우와~! 이거 꽤나 많이 재밌는 걸!

 

자전거는 비교도 되지 않게 좋았다!

 

 

 

 

 

 

"야! 근데 이 시간에 여는 이불집도 있어!"

 

 

 

 

"뭐! 안 들려!"

 

 

 

 

 

"이 시간에 여는 이불집도 있냐고!"

 

 

 

 

 

 

있는 힘껏 소리를 질렀다.

 

내 말을 알아들었는지 아니면 듣기를 포기했는지 베이비는 대답을 하지 않았고

 

나도 더 이상 힘들게 소리 지르지 않고 나보다 가느다란 베이비의 허리를 꼬옥 잡았다.

 

..이 놈, 똥배도 하나도 없네..

 

 

 

 

 

 

"내려."

 

 

 

 

 

 

베이비의 허리를 꼬옥 잡으며 잡생각을 하다보니 바이크가 멈춘 지도 몰랐다.

 

진짜...이 시간에도 하는 곳이 있었다. 

 

그것도 꽤나 커다란 이불집이었다.

 

은근히 까다로운 베이비.

 

골라주라고 데려올 때는 언제고 골라주는 것마다 다 퇴짜였다.

 

색깔이 칙칙하다네, 질이 부드럽지 않다네, 무늬가 맘에 들지 않다네..

 

그럼 데리고 오지를 말던가!..

 

11개째 고른 이불이 드디어 까다로운 베이비의 취향에 통과가 되었다.

 

 

 

 

 

 

"이거 지금 당장 배달 되죠?"

 

 

 

 

 

 

"이 새벽엔 안되고 내일.."

 

 

 

 

 

 

"돈 드릴 게요. 지금 당장 갖다주면 오만원 더 드릴게요."

 

 

 

 

 

 

"야!"

 

 

 

 

 

 

베이비의 말에 아저씨는 바로 오케이했다.

 

그 돈이면 차라리 나를 주지! 그럼 내가 택시 타고 옮겨 주겠다!

 

 

 

 

 

 

"야, 너 미쳤어? 그런 걸로 오만원이나 주고! 택시타고 가도 그 정돈 안나오겠다."

 

 

 

 

 

 

"뚱땡이, 얼른 타. 나 피곤해.. 아저씨, 저만 잘 따라오시면 돼요!"

 

 

 

 

 

내가 올라타자마자 바로 출발하는 베이비.

 

집에 도착해서 베이비의 방에 드디어 이불이 들어오고..

 

 

 

 

 

 

"뚱땡이 잘 자라."

 

 

 

 

 

라더니 아저씨와 같이 대문을 나서는 베이비.

 

 

 

 

 

"너 어디 가?"

 

 

 

 

 

"씻으러."

 

 

 

 

 

"어디로 씻으러 가는데?"

 

 

 

 

 

 

"사우나. 여기서는 씻을 수가 없잖아."

 

 

 

 

 

 

..참 무슨 남자가 저리도 가릴까..

 

하긴..사실 따로 세면실 없이 씻는 곳이랑  부엌이랑 공용이니까..

 

 

 

 

 

 

"조심히 자고 있어라."

 

 

 

 

 

내가 뭐라할 틈도 없이 휘익 가버리는 베이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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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아침..

 

일어나자마자 아침 준비를 하다보니 문득 베이비가 생각 났다.

 

오늘은 방에서 자고 있을까..

 

부엌문을 열고 조심스레 나갔다. 

 

좁은 통로를 마악 지나치려는데 내 방문 앞에 놓여져 있는 예쁜 상자. 

 

..뭐지?.. 

 

상자를 열어보았다.

 

상자 안엔 하얀 봉투가 들어 있었다.

 

그리고 하얀 봉투 안엔 역시나 고구마가 들어 있었다.

 

하얀 봉투엔 감격스럽게도 글씨까지 적어져 있었다.

 

굵은 유성펜으로 삐뚤빠뚤한 글씨로,

 

 

-돼지 밥-

 

 

이라고 말이다.

 

제길!!.. 망할 놈 같으니라고!.

 

라면서도 피식 웃음이 나왔다.

 

씻고 오는 길에 고구마 장수를 또 봤나 보다.

 

내가 자고 있을 까봐 그냥 문 앞에 두고 간 게 분명했다.

 

베이비는 정말 얄미우면서도 미워할 수 없는 그런 놈이었다. 

 

 이층으로 올라가 조심스레 방문을 열어봤다.

 

역시나 열리는 방문.

 

방안을 슬쩍 들여다보니 꼬까 이불에서 곤히 잠들어 있는 베이비가 보였다.

 

조심스레 방 안으로 들어갔다.

 

 ..잘 때는 이렇게도 천사 같은데 일어나기만 하면 왜 그렇게도 악마같은지..

 

 

 

 

 

 

"한승현, 이 누나가 고구마 잘 먹을게.."

 

 

 

 

 

 

잠들어 있는 베이비의 귀에 살며시 속삭이고 베이비의 방에서 조심스레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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