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오토바이와 그 - 그녀 그 녀석의 반항을 잠재우다.
몇 해 전 고3 수험생이던 그에게 유일한 취미는 오토바이를 타고 한강을 질주하는 것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공부를 등 안시 하던 그에게 어머니가 내린 최후통첩은 옆집에 새로 이사 올 대학생 누나에게 과외를 받으라는 것이었다. 물론 그는 어머니의 성화에도 그다지 마음이 흔들리지 않았다.
“야, 너 내일부터 과외 한다고 하지 않았냐?”
그의 친구가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그에게 물어왔다. 그는 별로 관심 없다는 듯 친구가 아르바이트로 부모님 몰래 장만한 오토바이에 올라타며, 시동을 걸었다.
“야, 너 진짜 별난 놈이다. 그 과외선생에게 관심도 없는 거야?”
“뭐, 별로 내가 꼭 관심 가져야 할 특별한 이유가 있냐?”
“하하 이놈 사람 웃기고 있네. 그럼 대학생 그것도 여자대학생이라는 말에 넌 관심은 아니더라도 호기심도 안 생기냐?”
“그래. 안 생겨. 여자들 다 거기서 거기 아니냐? 순 잔소리꾼들.”
그는 고2 겨울 무렵 오토바이를 타는 즐거움을 알려준 선배를 눈으로 가리키며, 선배의 옆에서 얼마 전부터 귀찮게 치근덕거리는 여자를 친구에게 보란 듯이 가리키며, 인상을 찡그렸다.
“야야. 저 얘야 말로 웃기는 짬뽕이고, 나도 저런 여자는 싫다. 하지만 대학생누나는 좀 틀리지 않겠냐? 우리 형이 그러는데 요즘 대학생 누나들은 남자한테 매달리는 그런 유치한 짓은 안 한다더라 우리형도 얼마 전에 사귀던 누나랑 헤어졌는데 울고불고 매달리지도 않고, 그 누나가 어찌나 깔끔하게 헤어지자고 그러는지 오히려 우리 형이 요즘은 그 누나한테 매달리더라.”
친구 놈의 장황한 설명에도 그는 그다지 그녀에게 아니 여자들에게 일말의 관심도 없었다. 그의 유일한 관심은 온통 오토바이에 쏟아졌기 때문이다. 그는 고3을 졸업하기 전 반드시 자신만의 멋진 오토바이를 장만하고 싶었다. 그러기 위해서 그는 오늘도 아르바이트를 가야했다.
모처럼 온 식구가 모여 있는 한가한 그리고 너무나 지루한 일요일 아침 그는 늦은 아르바이트로 인해 피곤한 몸을 늦잠으로 회복시켰다. 그가 방에서 나와 막 주방으로 들어서자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누군가 초인종을 눌렀다.
딩동!
“규식아 누나 왔나 보다. 네가 나가보렴.”
그는 누나라는 말에 인상을 찡그렸다. 일요일 아침 누군가 그를 찾아 왔다는 사실이 무척 기분 나쁘게 했다. 하지만, 모처럼 거실에 앉아 TV를 보시던 엄마에게 화를 낼 수가 없어 투덜거리며, 문을 열어 주었다. 그는 충분한 잠으로 인해 좋아진 기분을 잊어버린 체 상당히 불쾌한 얼굴로 현관문을 열었다. 그가 인상을 구기며, 문을 열자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김이 모락모락 나는 떡 접시가 그의 눈에 먼저 들어왔다.
“안녕하세요. 아줌마, 이거 이사 떡인데요. 저희 언니가 가져다?? 어? 죄송합니다.”
그를 똑바로 보지도 않고, 그를 향해 큰소리로 인사를 하던 그녀가 갑자기 놀란 듯 그를 빤히 바라보았다. 그러더니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미소를 지으며, 그에게 멋대로 아는 체를 해왔다.
“아 안녕? 네가 규식이니? 난 어제 옆집에 이사 온 유난희라고 해 만나서 반갑다.”
“네?”
“규식아 누구니? 옆집에서 온 누나 아니니?”
그의 어머니는 규식이 문을 열어 주며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에 궁금한 표정을 지었다.
“네. 엄마 누나 맞아요.”
그녀는 자신을 향해 누나라고 말해주는 규식을 표정을 보며, 왠지 기분이 썩 좋지 않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뭐야.......... 이 녀석 나한테 누나라고 하기 싫은 모양이네. 나 원 참,’
그녀는 앞으로 자신이 맡아서 가르칠 고3수험생이 떫은 감씹은 떨떠름한 표정으로 자신을 대하자 기분이 몹시 상했다.
“그럼 누나한테 들어오라고 하지 왜 그러고 서 있어?”
“네? 아. 들어오세요.”
그녀에게 누나라고 말해준건 한번으로 족하다는 듯 그는 그녀에게 여전히 떨떠름한 표정을 지으며, 자신이 막고서 있던 현관문을 열어주며, 안으로 성큼 들어가 버렸다.
“안녕하세요. 아줌마 여기 언니가 떡 가져다 드리래서요.”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시루떡을 보며, 떡을 무척이나 좋아 하시는 그의 엄마는 고맙다고 말한 뒤 그녀에게 음료수를 권하기 위해 주방으로 들어갔다.
“넌 앉으란 말도 안하니?”
그녀에게 왠지 거리감을 느끼던 그가 갑자기 자신에게 말을 걸어오는 그녀의 맑은 목소리에 놀라 자신이 마시던 사이다를 흘리고 말았다. 그녀 앞에서 당황한 나머지 음료수를 쏟았다는 게 그는 정말 기분 나쁘게 싫었다. 아니 창피했었다.
“아 앉아요. 누가 앉지 말래요.”
그는 그녀에게 만만하게 보이지 않으려는 듯 그를 빤히 바라보는 그녀에게 퉁명스레 말을 던진 후 자신이 쏟은 음료수를 불필요하게 많은 양의 티슈를 뽑아 대충 닦아댔다.
“야야. 그렇게 휴지를 함부로 쓰면 어떻게 해 꼭 돈한 푼 못 벌어 본 사람들이 물건 귀한 줄 모르고 쓰더라. 이리 줘. 내가 닦을 게.”
그녀는 그에게서 휴지를 멋대로 뺏어가더니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도 누가 가리켜주지도 않았는데도 스스럼없이 그의 집에서 가장 누추한 화장실로 걸어가 그의 어머니만이 만지는 걸레를 들고 나왔다. 그리고 그의 앞에서 보란 듯이 깔끔하게 그가 쏟아 놓은 음료수를 닦았다.
“아휴~ 이 녀석 애도 아닌데 왜 음료수는 흘려서 누나 힘들게 하니? 손님한테 이런 거나 시키고, 난희 학생 이리 줘. 내가 할게.”
“아니에요. 제가 쏟았는걸요. 아줌마 괜찮아요. 다했어요.”
그는 두 사람의 행동에 참을 수 없을 정도로 화가 났다. 그를 무시하며, 애 취급하는 어머니의 말도 화가 났지만, 그의 집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집안일을 하는 그녀의 행동이 못마땅했다.
그녀는 그렇게 그를 은근히 무시하면서 그의 어머니와 20분정도 정답게 이야기를 나눈 뒤 그녀의 집으로 돌아 가버렸다.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일어나는 그녀를 어머니의 성화에 못 이겨 하는 수 없이 배웅하던 그에게 그녀가 말을 걸었다.
그는 멀뚱히 서서 자신보다 한참 작은 그녀를 내려다보는 기분이 남다르다는 걸 느꼈다. 그리고 그가 늘 ‘세상엔 천사가 없다’라고 믿고 있던 모든 것이 그녀의 눈을 통해 한순간에 사라져 버린걸 알았다. 젠장 그냥 좀 순진해 보이는 눈일 뿐이라고 천사는 무슨 천사!
“내일 보자. 강규식”
“내일 바빠.”
갑작스런 그의 반말에 기분 나쁘다는 듯 꿀밤을 날렸다. 어린놈이 어디서 반말 그것도 모자라 부모님이 어렵사리 마련한 과외시간을 바쁘다는 허접한 핑계로 도망가려하다니 그녀는 규식에게 꿀밤으로 응징해주었다.
“아야! 왜? 때려!!”
“그거야 네가 맞을 짓을 했으니까 그렇지”
그녀는 그가 그녀에게 맞은 게 마치 당연하다는 듯 혀를 날름거리며, 그녀의 집으로 사라져버렸다.
잠시 후 그는 한통의 문자를 받았다. 바로 그녀가 보낸 문자였다. 처음엔 낯선 번호에 ‘스팸’이 아닐까 생각하며, 지우려 했지만, 그도 모르게 문자를 열어 보았다.
[내일 시간 비워 놔. 나도 네 부모님도 없는 시간과 돈을 들여 마련한 소중한 기회다!]
‘하!! 하하! 하하하하!’
그는 그녀의 문자에 너무 기가 막혀서 헛웃음만 나왔다. 언제부터 자길 알았다고 함부로 그를 훈계하려 들다니 그녀의 행동에 정말 어처구니가 없었다.
“그래 당신이나 많이 기다려. 난 바쁘니까.”
그는 내일 정말 중요한 볼 일이 있었다. 바로 3달 전부터 모아온 돈을 찾아 자신이 원하던 오토바이를 손에 넣게 되는 아주 귀하디귀한 시간이었다. 그런 중대한 시간을 지루한 과외나 받고 있으라고? 말도 안 돼지 암!
그는 그날 저녁 늦게까지 그녀가 자신을 기다리고 있을 거라고 생각지도 못했다. 친구들과 어울려 규식이 새로 산 오토바이를 시승하고, 축하하는 파티를 하느라 그녀가 비워놓으라는 시간을 무시한 채 마구 놀았던 것이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어두운 아파트 벽에 기대선 그녀의 모습에 순간 움찔하고 말았다. 그리고 그녀의 차가운 눈동자에 비친 분노와 실망감을 느끼며, 마음이 누군가 때문에 이렇게 아프거나 미안해 보기는 처음이라고 생각했다.
“그 그러게 누가 기다리래? 왜 남의 사정은 물어 보지도 않고 멋대로........”
짝!!!!!!
규식은 더 이상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그의 변명조차 들어 주지 않고, 그녀가 그의 몸이 휘청거릴 정도로 힘껏 뺨을 때리는 바람에 그는 뺨이 아픈 것 보다 그녀의 무시무시한 화에 당황하고 말았다.
“너, 그것 밖에 안돼는 놈이었냐? 그 정도 밖에 안돼는 놈이었냐고!!”
“무 무슨 짓이야 이게!”
“뭐? 무슨 짓! 몰라서 물어 네가 나를 실망시킨 벌이다. 게다가 너를 금쪽 같이 생각하시는 부모님 대신 내린 벌이야!! 왜! 아직도 할말 있어!”
“이씨! 네가 뭔데! 날 때려! 그러게 누가 나 기다리래!”
그녀는 그의 말에 무섭게 규식을 노려보며, 그를 향해 한발 더 다가섰다. 그 바람에 규식이 몸을 움찔거리며, 뒤로 물러서고 말았다. 젠장, 한줌밖에 안돼는 계집애한테 벌벌 떨기나 하고 참 꼴좋다 강규식!
“착각하지 마! 누가 너 기다렸대! 난 너처럼 멋 대로인 애는 상대하기 싫어. 그리고 네 부모님한테는 미안한 일이지만, 나도 처음부터 너 과외하고 싶었던 건 아니었어. 누군 귀찮은 고딩을 상대하면서 내귀중한 시간을 허송세월 하고 싶은 줄 알아!”
그녀의 말에 규식은 왠지 마음이 심란해지는 걸 느꼈다.
“............”
그는 그녀가 화를 내며, 자신의 앞을 지나 집으로 들어가려는 걸 붙잡았다. 그리고 지금 자신이 무슨 소리를 하고 있는지 생각할 겨를 도 없이 난희에게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미 미안해 ..........”
“.........??”
그녀는 규식이 자신에게 한 말을 믿을 수 없었다. 아니 잘못 들은 게 아닌가 하고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뭐? 뭐라고? 다시말해봐.”
어렵게 그녀에게 잘못을 시인했건만 그녀는 일부러 못들은 척 하는 건지 그에게 다시 말해 줄 것을 요구해 왔다.
“미안하다고.........”
“쿡! 하하 하하하”
그는 그녀의 웃음소리에 놀라 고개를 들었다. 그녀가 미치지 않았다면 지금 자신이 어렵게 사과한다는 걸 알면서 어떻게 저런 웃음소리를 내며 웃을 수 있는 건지 어이가 없었다.
“뭐가 우스워! 미안하다고 말한 게 우스워?!”
배를 잡고 웃는 그녀를 향해 그가 급기야 화를 냈다. 그녀는 참을 수 없는 웃음을 애써 진정하려고 노력하며, 그에게 말을 꺼냈다.
“그 그래 미안. 하하 하하하 그러게 좀 잘하지 그러냐. 하하 하하하하”
그는 그녀의 웃음기 가득한 말투에 화가나 그녀를 빤히 노려보았다. 정말 사람 놀리는 것도 가지가지 하는 여자. 어떻게 저런 모습이 조금 전 불같이 화를 내던 그녀라고 생각할 수 있을까. 도저히 믿기지 않는 두 얼굴의 그녀에게 앞으로 계속 끌려다닐 것 같은 작은 불안감이 엄습했다.
“아씨 그만 좀 웃어!”
뚝!
그녀의 웃음소리가 규식의 큰소리에 그만 뚝! 그쳐버렸다. 그런데 그녀는 또다시 언제 웃었냐는 듯 그를 노려보며, 말했다.
“야! 너 나한테 왜 반말해! 아~ 좋아 너랑 뭐 별로 나이차이가 나는 것도 아니고 그건 괜찮다고 하고, 하지만 지금부턴 꼬박꼬박 누나라고 불러!”
“........!!”
“왜? 싫어?”
“어? 아 아니 누 누나.”
‘푸 하하하 그럼 그렇지 역시 울 언니는 애들 다루는 솜씨가 여간 아니라니까.’ 난희는 자신과의 약속을 간단히 무시해 버리는 옆집 규식이 놈을 휘어잡는데 성공한걸 언니의 충고덕분이라고 생각했다.
규식을 처음 본 그날 저녁 난희는 약간 걱정이 앞섰다. 여간 내기가 아닌 것처럼 뻣뻣한 자세로 그녀를 대하는 규식의 태도에 조금 주눅이 들어 고민 아닌 고민을 해야만 했다. 하지만 자신을 너무나 잘 아는 언니가 그녀가 옆집에 떡을 가져다 주고온 뒤로 말도 없이 방으로 들어가 버리자 걱정이 되었는지 그녀의 방으로 조용히 들어왔다.
“무슨 걱정 있어?”
“어? 그게 말이야.”
“왜 옆집 총각이 너한테 과외 안받는 다던?”
역시 언니는 귀신이었다. 어쩜 저리도 그녀의 마음을 잘 아는 건지. 신통방통하기만 했다.
“총각은 어....... 걔가 날 무지 싫어하네.”
“그래? 그럼 뭐가 문제야 안하면 되지 너 두 없는 시간 내서 과외하려는 거고, 그 얘도 하기 싫음 안하면 되지 뭐가 문제야.”
문제라......... 언니야 문제는 바로 나야. 언니가 곧 시집가야 하는데 언제까지 내가 언니 옆에서 얼쩡거리고 있을 수만은 없잖아. 나도 내 스스로 밥벌이는 해야지. 그리고 내가 앤가 난 어엿한 대학생인 걸. 하지만 정말 그 녀석을 어떻게 구슬려야 할지 걱정만 앞섰다.
“나도 그랬으면 좋겠지만, 옆집 아줌마가 워낙 좋아서 차마 거절할 수가 있어야 말이지. 좀 버릇이 없는 것 같지만, 그것만 빼면 시간절약 돈 절약하기 좋은 아르바이트자리인데......... 에~궁 내 머리야.”
그녀의 고민에 언니가 문제해결책을 내놓았다. 그것도 너무나도 싶고 간단하게.......
“간단하네. 네가 그 얘를 잘 다독이던 가 아님”
“아님? 아~ 뭐야 빨리 말해죠. 언니”
“흠흠 맨입으로?”
만약 그녀석의 문제만 해결할 수만 있다면 그녀가 시키는 대로 뭐든 다 할 것이다. 한 가지만 빼고,
“좋아 너 유학 가!”
“헉! 어 언니! 안돼 그건 싫어. 절대로!!!”
“농담이다. 에~궁 이번엔 확실하게 보낼수 있다고 생각했건만, 내가졌다. 그냥 내일 아침 설거지나해.”
“알았어. 언니 고마워. 참 그 방법 좀 알려줘야지.”
“방법이라 그거 별거 아니야. 그전에 너 그 얘한테 지고 싶지 않지? 그 애 어제 보니까 키도 장난 아니게 크고 생긴 것도 연예인 뺨치게 잘생겼던데 그런 얘한테는 한번에 확! 휘어잡는 방법밖에는 없어. 단 부작용이 있지. 뭐 내가 볼 때 너한테는 별로 해당사항이 없다 만은 그래도 남자들 마음은 모르는 거니까.”
“아우! 언니 자꾸 이상한 말만 할 거야? 그러게 그 확! 휘어잡는 방법이 뭐냐니깐!”
“첫째, 그 얘와 눈을 똑바로 마주보고 서. 그것도 무섭게 노려봐야해. 아니, 아니 이렇게 그래 제법 사나워 보인다. 그리고 둘째, 그 얘가 먼저 설설기개 네가 먼저 선수 치는 말만 해야 되 이를테면 네가 먼저 과외를 하고 싶어 안달난 사람처럼 보이면 안 되고, 그러기 위해선 그 얘의 부모님을 들먹거려야해 그래야 양심에 찔려서 억지로라도 하거든”
“그리고 또, 또 뭐 없어?”
“어. 없어. 이게 다야. 이렇게만 하면 아마 술술 잘 풀릴 거다.”
그녀는 언니의 명 처방전에 감탄사를 연발하며, 마지막으로 부작용이란 어떤 건지 알고 싶었다. 사실 그게 더 궁금했었다.
“그럼 부작용은? 그건 또 뭔데?”
“풋, 그게 궁금했냐? 좋아 가르쳐 줄게. 요즘 얘들도 보는 눈은 다 있으니까 뭐 별탈은 없겠지”
“언니! 이상한 소리하지 말고 빨리 말해줘.”
“이상한 소리는 이건 다 내 경험담에서 나온 말이다. 듣기 싫음 말고, 나 내일 늦게 출근하는 거 알지 집에서 일마저 해야 하니까 네가 아침 하고 설거지까지 책임져. 아흐~ 피곤해.”
“알았어. 언니 그러니까 제발 그 부작용 좀 알려주라. 그래야 내가 이 명 처방전을 쓸지 말지 생각하지. 어서”
“OK 말해주지. 그건 바로 그 얘가 너의 터프하고, 강단 있는 모습에 반한다는 거 쥐. 하하하 내가 말했지 너한테는 별로 상관없을 거라고, 으으흡~ 그럼 잘 자라 유난희”
하품을 늘어지게 하며, 자신의 방을 나가는 언니의 그 말도 안돼는 부작용이라는 말에 그녀는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항의를 했었다.
“어 언니 그거 정말 말도 안돼는 거 알고 있지! 진짜 유치한 생각이다 그 얘는 내가 관심 있는 타입도 아니라고, 게다가 누가 뭐 어린애한테 취미 있는 줄 알아!!!!!”
하지만 결국 언니의 말대로 이 녀석을 굴복시킬 방법을 전수 받았었다. 그런데 언니의 방법이 생각보다 어찌나 잘 먹히던지 그 녀석이 졸업해서 가기 싫다는 대학까지 간 후론 아직까지도 그의 집에서 극진한(?) 대접을 받으며, 그의 집을 들락거렸다.
그리고 그녀에게 1년 동안 과외를 받은 규식은 어엿한 대학생이 되었다. 공부에 관심도 없던 그가 대학에 들어갈 수 있었던 건 다 그녀를 사랑하는 힘 때문이었다. 혹시나 대학생 형들이 그녀를 낙가 체 갈까봐 노심초사 늘 걱정하며, 그녀의 곁을 지키려고 그녀가 다니고 있던 대학에 들어간 그였다. 규식은 대학에 들어와서도 그녀가 남자들의 수많은 대시에도 무시하며 지나가는 걸 보고서야 안심할 수 있을 정도로 그만큼 그녀에 대한 집착 아닌 집착이 날로 늘어가고 있었다. 그런 그녀가 자신의 마음을 몰라주고 게다가 다른 남자랑 자신의 오토바이를 타고 돌아다니다니 생각할수록 절망감이 그를 비참하게 만들었다.
부작용........... 그래 이건 부작용이야. 언니 말대로 내가 영 별로인건 아니란 게 증명되긴 했지만, 어쨌든 이건 너무나 큰 부작용이었다. 그녀석이 날 사랑한다고 말할 줄이야. 모든 방법을 알려준 언니가 이 사실을 안다면 날 얼마나 비웃을까. 사실 그녀는 남자에게 관심이 전혀 없었다. 친한 친구들이 뭣 하러 비싼 돈 들여가며 남자를 위해 화장을 하고, 옷을 사는지 전혀 이해가 되지 않았던 그녀였다.
“너 그러다 노처녀로 늙어 죽는다.”
“괭창아......... 낭자 귀찮아.”
입안 가득 음식을 넣고서 그녀의 언니가 걱정하는 말을 그대로 받아 넘겼다. 언니는 어이가 없다는 투로 그녀를 나무라지만, 그녀의 동생은 도통 자신의 말을 들어주지 않아 생각할수록 속상했다.
가라는 유학도 마다하고, 꼭 저렇게 빈티 나게 살아야 하는지 그녀가 그토록 원하는 번듯한 회사에 취직이라도 하면 안심이라도 되겠건만, 그녀의 동생은 도무지 말을 들어먹질 않는 골칫덩어리였다.
“처제 언니 걱정 그만 시키고 결혼은 그만 두더라도 취직이라도 하지 그래? 언제까지 그 말도 안돼는 아르바이트나 할 거야?”
“................ 으으 흐 흥 흐흐흐 흑 헝부 이제나 미윤거죠. 그쵸 귀창응거죵..”
"어? 아 아니 처제 난 그런게 아니라."
쿡!
갑자기 울음을 터트리는 처제를 보며, 그는 할 말이 없었다. 나이가 어린 처제라서 데이트 할 때도 꼭 데리고 다녔는데 이제는 어엿한 처녀가 되고 보니 그녀의 모습이 여간 안타까운 게 아니었다. 아니면 저 멀리 미국에서 잘 살고 계시는 장모님한테나 가든지. 그러나 그는 차마 그런 말을 할 수 없었다. 그녀가 그 말을 들으면 얼마나 더 상처를 받을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함부로 말할 수 없었다. 그녀의 언니인 재희 조차 금기시하는 단어였다. 결국 그의 사랑스런 아내에게 구박받을 일만 남았다.
-------------------------------------
시원한 가을바람이 우리의 코끝을 즐겁게 하는 계절입니더......
여러분 아랑 잊지않으셨죠???
혹시 당당천하 보시다 지루하진 않으신지.....
많이 자주 올리고 싶은 데............
요즘 밥벌어먹기 힘들어서...... 좀 많이 못 올리고 있답니다.
이해들 하시고, 즐감해주셔요.......
아랑이 여러분께 ^^****** 행복을 다 퍼 드립니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