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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된 도리를 지키고 싶은, 지켜야 하는..

친구를위해 |2005.10.11 20:04
조회 89 |추천 0

저는 이런곳에 글을 단 한번도 올려본적이 없는 사람입니다. 뭐 제가 이글을 쓴 이유가 네티즌분들에게 도움을 청하거나 하는 일도 아니고요. 이미 무대뽀식으로 이와 관련한 각 기관에 이사연의 글을 올려 선처를 부탁드린상황입니다. 다시는 세상엔 이런 안타까운 사연을 안고 사는 사람이 있고 혹시나 다시 이런 비슷한 일에 처해있는 분들이 좀 더 나은 결과를 얻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근데 이번에 정말 안타까운 제 친구(원주교도소 764번 XXX)의 사연이 생겨 도저히 친구로써 손쓸방법이 없어 아쉬운 마음에 이렇게 글을 올립니다. 제가 쓰는 글은 하나의 덧붙임 없고 있는얘기를 없애지도 않은 순수한 사실입니다.
저는 올해로 25살. 대학생입니다.  저를 비롯한 제 친구들은 말그대로 잘, 그러나 평범하지만은 않게 커 왔습니다. 초,중학교 때부터 지금껏 형제처럼 지내온 우리는 소위 말하는 어린나이에 거의 해보지 못한것 없을 만큼 많은 좋고 혹은 나쁜 많은 경험을 하며 살아왔습니다. 다들 그렇게 자라 청소년기를 지나 20세에 들면서 서로의 삶의 색깔은 조금씩 달라지고 있었습니다. 대학에 진학하는 친구, 일찌감치 직장을 잡은 친구, 소위 말하는 건달까지.... 그렇지만 저희는 서로에게 의리나 신뢰를 져버리는 행동 하나하지 않고 잘 지내왔습니다. 그러다 제 친구... 친구들중에 리더격인... 항상 문제가 생기면 앞섰고, 그런 믿음을 주기에 충분한 친구가 자신이 선택한 길에 대한 댓가로 소위 말하는 징역을 살게 되었습니다.
죄를 지었으면 당연하기에 친구는 3년이라는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을 교도소에서 보내야 했습니다. 그러던중 불의의 사고로 인해 아버지를 여의게 되었습니다. 그때는 친구가 미결수인 상태로 구치소에 있었을때였고 아버지의 주검도 한번 보지 못한채 재판을 기다려야 하는 상태로 보내야 했습니다. 친구의 친,외가 친척은 잘은 모르지만 왕래가 거의 없던걸로 보아,또한 아버지 장례를 치른 다른 친구들의 얘기를 들어보니(저는 군복무를 하고 있었던 시기) 보통 가족들처럼 평범하지는 않은것 같았습니다. 아버지를 잃기 전부터 어머니는 풍을 앓고 계셔서 거동도 거의 하지 못한채 5층자리 건물 4층에 단칸방에서 친구들인 저희가 매달 회비를 걷어 사다드리는 반찬으로 생활을 유지 하셨습니다. 어머니는 지체장애 2급에 생활보호 대상자셨으니깐요. 저희가 가끔 찾아가 말동무 해드릴때가 어머니껜 가장 소중한 시간이셨습니다. 그런 어머니도 친구의 만기일 5달정도를 참지못하고 며칠전 뇌출혈로 쓰러지셨고 이틀동안 두번의 수술후 혼수상태에 빠져계셨습니다. 저희의 노력의 성과였는지 교도소측의 배려였는지 친구는 기적같이 5시간정도의 외출을 받을 수 있었고 어머니의 모습을 볼 수는 있었습니다. 짧은시간.. 물론 어머니는 아들을 보지 못하셨고요. 그렇게 저희는 매일 조마조마한 심정으로 어머니의 상태를 확인하러 다녔고 그러던 중 10월11일 오늘 09시에 별세하셨습니다. 문제는 유일한 직계자식인 제 친구가 아버지에 이어 어머니의 마지막까지도 함께 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친구들이 여러방면으로 노력하고 지금도 뛰어다니고 있지만 아들 하나만 하겠습니까? 저희에게도 어머니와 다르없는 분이라 모두들 자신의 할일도 잠시 미룬채 발로 뛰고 있지만 많은 어려움만 계속 되고 있습니다. 귀휴를 위한 서류와 친구의 학창시절 선생님들께서 흔쾌히 도와주셔서 귀휴기간동안 친구의 신원보증을 맡겠다는 신원보증서까지 어렵게 어렵게 마련하고 교도소측에 제출한 상태이지만 오늘 1,2차 심사에선 귀휴불가 판정을 받았습니다.그렇게 우리에게나 항상 강하기만 했던 친구는 저와통화하면서 끝내 눈물을 흘렸습니다.
물론 이글을 보시는 분들은 '그렇게 죄를 짓지말아야지' '죄값을 치러야지'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제친구는 사람을 죽인것도, 선량한 사람들의 돈을 갈취 협박,폭력을 휘두른것도 아닙니다. 자신이 속해있는 세계의 생리에 빠져있고 그에 대한 댓가입니다. 제가 건달을 정당화 한다거나 미화하는것은 절대 아닙니다. 억울한 징역살이를 하는 사람이 많다고 하고 어차피 인정하고 사는가 했습니다. 조직세계에 몸담고 살면서 한번쯤은 겪는 일이라고들 생각할 수 있으니깐요. 그렇지만 친구는 운도 없이 부모님 두분을 자신이 징역살이를 하는 동안 모두 보내드리게 되었습니다. 자식된 도리는 커녕 임종도, 주검도 한번 지켜보지 못한채로요. 교도소란곳이 죄또는 뜻하지않는 반사회적인 실수로인해 더럽혀진 사람을 정화시켜 내보내는 곳 아닙니까? 이대로 세상에 고아로 남게된 친구는 내년 3월에 출소해서 또 무얼할 수 있을꺼며 그 마음속에 한과 생겨난 증오는 누가 풀어줄거며 해결 할 수 있겠습니까?
물론 사회가 법과 규칙이 있고 비슷한 다른 수용자들과에 형평성에 문제때문에 제 친구의 상황을 단순히 해결 할 수 있는것은 아니겠지만 옆에서 이를 잘 알고 지켜보는 사람들에게 있어서는 너무나 안타까운... 고통으로까지 이어지는 일들입니다.
힘들다는 걸, 안되는 걸 알면서도 어떻게든 친구가 어머니의 마지막을 함께 할 수 있길 간절한 마음에 이렇게 글을 한번 올려봅니다.그런모습을 꼭 지켜보고 싶은 친구의 마음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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