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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약이라오...

기억 |2005.10.13 11:12
조회 586 |추천 0

 

 

스물 네살...처음으로 결혼하고 싶었습니다...

 

참 겁없고 철없던 시절이었요...

 

어느날인가 집에 들어가는 길목에서 우연히 그를 보았지요...

 

수수하니 착해보이더라구요...

 

집에 가기 위해서는 그가 일하는 곳을 지나야만 했기에

 

하루에 한번 이상은 그를 볼 수 있었죠...그렇게 한달 정도...

 

그러다 그와 얘기할 기회가 생겼고 그는 곧바로 사귀고 싶다고

 

하더군요... 저도 그를 마음에 두고 있던터라  사귀기로 했죠...

 

자기가 일하던 비디오샾 주인을 사촌누나라고 소개하더군요...

 

그래서 전 예쁘게 보이려고 회사에서 나오는 경품이며

 

지날때마다 예의를 갖춰 인사하고 그랬죠...

 

그렇게 지내다 한달정도 지나서 그의 집에 놀러 가게 됐어요...

 

어머님과 여동생 그와 나...그렇게 밥먹고 이야기 하고 놀았죠...

 

그런데 희한한게 사촌누나 가게에서 일한다면서 어머님은

 

그녀의 안부조차 묻지 않고 그도 어떤 얘기도 하지 않더군요...

 

그런가보다 하고 지나쳤고 그가 혼자 살고 있는 집에 놀러 가게 되었어요...

 

전 그사람보다 일찍 퇴근을 해서 그의 집에 가서 영화를 보곤 했었죠...

 

그가 비디오 납품도 하거든요...그의 집엔 최신작은 다 있었어요...

 

방에는 침대와 텔레비젼 그리고 침대머리엔 그의 사촌누나 결혼사진...

 

어느날 영화를 다 보고 집에 가려는데 풀어뒀던 머리끈이 보이지 않더라구요...

 

그래서 옆 침대 밑으로 들어갔나 하고 침대카바를 들췄는데..

 

장부같은 다이어리며 앨번만한 다이어리부터 별에별 다이어리가

 

한박스는 돼 보이더라구요...

 

참 사람 느낌이라는것이 헤어진 연인과의 일기같다는 생각에

 

호기심이 발동한 전  그냥 심심풀이로 읽기 시작했습니다...

 

저를 만나기 5,6년 전부터 저를 만나는 동안 까지...

 

읽다 보니 참 슬프더라구요...

 

내용인 즉, 연상녀를 사랑하는데 그녀가 유부녀라 절절한 마음을

 

매일매일 일기와 편지로 써왔더군요...

 

그동안 해왔던 정신적, 육체적 사랑을...

 

답장도 있는걸 보니까 유부녀라 편지를 보관할 수 없어서 그사람이

 

다시 돌려받아서 보관해왔더군요...

 

너무 슬프고 애틋해 보여서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나더군요...

 

그가 불렀던 그녀의 애칭은 뚱땡이...

 

전 몇권만 대충 읽고 속으로 생각했죠...

 

내색하지 말고 이어야겠다고...

 

그를 정말 좋아하고 사랑했어요...그래서 그런건 문제가 안됐죠...

 

어차피 지난 일을 따지고 들면 제가 나쁜여자라고 느꼈거든요...

 

그리고 기분도 나쁘지 않았어요...

 

그렇게 얼마의 시간이 지나 그와 사촌누나 저 이렇게 셋이

 

함께한 자리에서 그가 그녀를 뚱땡이라 부르더군요...

 

순간 머릿속에 떠오르는 단어 하나! 일기속의 뚱땡이가 설마...

 

전 혼자 속으로 끙끙대며 고민하다 그에게 털어놨죠...

 

사실 일기를 봤다고...사실대로 말해달라고...울면서 얘기했어요...

 

그랬더니 한참만에야 사촌누나가 아니라고...

 

다 지난 일이고 끝난 사이라고...

 

순간 하늘이 노래 지더라구요...그날 밤새도록 울었어요...

 

그래도 헤어질순 없었어요...그가 너무 좋았어요...

 

사촌누나라고 속인게 너무 미웠지만 좋아하는 마음이 더 커서

 

용서하기로 했어요...

 

대신에 일기랑 그녀의 사진이랑 정리하기로...참 사진은 제가 홧김에 던져서

 

깨졌어요...

 

그가 다 치우더라구요...깨진 액자와사진을 휴지통에 넣는걸 분명히

 

봤는데...

 

그렇게 며칠 지나니까 마음이 좀 괜찮아지더라구요...

 

참 신기하게도 불길한 예감은 틀린적이 없다고 하잖아요...

 

그의 집에서 청소를 하던 저는 왜 하필 그 높은 씽크대 위가

 

궁금했는지...

 

손을 더듬어 보니 만져지는 작은 종이...

 

그건 그가 내앞에서 휴지통에 버렸던 그녀의 사진이었어요...

 

순간 화나 난건 사진을 차마 버릴수 없었던 그녀를 향한 그마음이

 

너무 밉고 배신감 들었어요...

 

그 뒤로 집안 여기 저기서 나오는 편지들만 라면박스로 한박스...

 

안되겠다 싶어 얘기했죠 날 정말 사랑하면 그 가게 그만두고

 

연락 끊으라고 그랬더니 아르바이트 구할때까지만 나가겠다고..

 

그후론 그를 의심하게 되더라구요...

 

전화할때마다 통화중...그럼 전 그녀에게 전화해 보죠...

 

역시 통화중...그래도 싸우진 않았어요...

 

그런데 그후로 밤 열두시 정도 되면 그녀가 아닌 다른 여자한테서 전화가

 

오는데 저땜에 말도 제대로 못하고 끊더라구요...

 

정리하라고 했죠...싸우고  싶지 않았어요...어차피 결혼할 사이고

 

과거니까 현재에 충실해주길 바랬죠...

 

나중에 안거지만 저와 헤어지기 전까지도 두여자와 모두 연락을 하고

 

만나더군요...

 

저는 가게 여주인과 그를 제 집으로 불렀습니다...

 

이상황을 어떻게 할거냐고, 그녀 하는 말이 자기하고는

 

다 정리 됐다고 신경쓰지말고 사귀라고...그러면서 전화하고 만나는게

 

도저히 이해가 가지않아 그녀 남편에게 알릴 생각도 했지만...

 

그녀 인생이 불쌍해 보였습니다...

 

조카인줄 알았던 그녀의 아들이 둘이나 있고 남편은 학교 선생님인지라...

 

전 어린 생각에 저혼자 감당하기로 했어요...

 

그대신 그의 사랑으로 보답받고 싶었죠...

 

우유분단한 그는 저를 자꾸 밀어냈어요...사랑한다고 너밖에

 

없다고 하면서 왜 그녀들을 만나고 다니는지...

 

헤어지던날 감정이 폭발한 저는 그를 밀쳤습니다...

 

그가 그러더군요..자기 건들지 말라고...

 

병원가서 진단서 끊으면 나만 불리하다고...

 

돌아버리는줄 알았습니다...그 뒤로 전 그의 집을 나와

 

강릉 친구에게로 갔습니다...

 

운전하는 내내 울었습니다...그가 너무 보고 싶고

 

헤어지기 싫어서 강릉에 도착하자마자 전화 해서 그랬죠...

 

헤어지면 나 죽을거라고...

 

미안하니까 그냥 잊어 달라고 하더군요...너무 원망스럽고

 

마음이 아팠습니다...붙잡아주길 바랬는데...

 

그날은 잠 한숨 못자고...다음날 부턴 그를 잊으려고 밥도 세끼 꼬박

 

챙겨먹고 게임이며 드라이브며 그렇게 일주일이 지나고

 

친구가 놀라더군요...일주일 사이에 4키로나 빠져서...

 

나름대로 마음 다잡고 서울로 와서 일을 시작했습니다...

 

참 신기한게 서울 온지 며칠 안돼서 그에게 전화가 왔는데

 

보고 싶다고 다시 시작하자고 내게로 온다고 하는데...

 

미치도록 좋았던 그가 며칠전까지 좋았던 그가

 

진절머리 난다고 할까요...소름끼치도록 싫더라구요...

 

슬픔에는 시간이 약이라는말 처음 실감했습니다...

 

 

이글을 보시는 분들께

격려나 질타를 받으려 쓴건 아닙니다...

살면서 적어도 한번은 격게 될 사랑의 아픔입니다...

아픔의 이유와 크기는 다르겠지만 슬픔은 애써 잊으려고

하면 더욱 더 깊어지더라구요...

슬픈대로 울다 보면 시간이 슬픔을 조금씩 묻어버리더라구요...

 

긴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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