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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좋아하던 여자에게 제대로 우롱당한 느낌입니다...

*.hwp |2005.10.18 02:52
조회 1,030 |추천 0

아... 지금도 솔직히 분이 풀리지는 않지만 정말 좋아했던 사람이기에 오히려 그 분까지도

삭혀가면서까지 넘기고 싶은 마음 뿐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화가 치솟는 것.. 과연 저만의 욕심으로 인한 착각인지..

그걸 확인해보고 싶어서 이렇게 글을 쓰게 되네요...

 

그러니까 얘기를 시작하면....

제가 학교를 다니면서 호프집 알바를 시작했죠.

그 곳에서 정말 좋은 형을 한 명 만났습니다.

그 형은 상당히 리더쉽 강하고 자신감 넘치는 성격이었죠.

성격은 어느정도 차이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이상하게 비슷한 점도 많고 고생도 많이 해본지라

서로 대화하는 데 정말 맘이 잘 맞았고 잠깐 사이지만 굉장히 친해져버렸죠.

그래서 저는 결국 그 형이 다른 호프집으로 옮기는 것까지 쫓아가면서 떨어지기 싫어했죠.

그런데, 한참 새로운 아르바이트를 뽑던 도중에 한 여자가 아르바이트로 왔더군요.

저보다 한 살 어린 친구. 얼굴이 이쁜 편이긴 했지만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는 게

원체 제 성격이고 게다가 사랑에 데인지가 얼마 안되서 아직까지는 새로운 사람을 만난다는 게

저한테는 사치처럼 느껴질 때였죠.

 

그런데, 그 형과 그녀는 상당히 친한 편인가봅니다.

처음부터 말도 놓는 것 같고 말도 상당히 편하게 하네요.

나중에서야 안 사실이지만 형이 얼마 전 손님으로 온 그녀에게 흘러가는 말로 알바를 구한다고 했더니

그녀가 선뜻 알바를 하겠다고 했다는군요.

 

여하튼, 그녀가 알바를 시작하고 난 뒤 아르바이트 생활이 생각 외의 전개로 흘러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다지 표정이 다양하지 않은 저와는 달리 해맑은 표정으로 잘 웃는 그녀.

볼 때마다 점점 맘이 끌리는 건 어쩔 수 없는 걸까요?

위에서도 썼듯이 여자에게 맘 주기에는 아직 때가 아니라고 생각했던 나 자신에 대한 다짐이

한 순간에 무너지듯이 사라져가는 걸 느끼겠더군요.

근데, 이런 맘을 가진 게 저만은 아니었나봅니다.

그 형 역시 눈에 띌 정도로 굉장히 적극적으로 (역시 아까도 썼듯이 형은 성격이 굉장히 적극적이고

추진력있는 편이거든요) 반쯤 숨겨진 표현을 많이 하더군요.

 

그러다가 어느 날, 일이 끝나고 같이 술을 먹으러 갔는데

아... 그 자리에 그녀도 있던 겁니다. 전 모른 채 갔었지만 사실 형이 그녀를 먼저 불러놓았는데

눈치없이 제가 끼여든 꼴이 되어버렸더군요.

그녀 역시 제가 온 것을 보고 꽤 놀란 표정이었죠.

그렇게 한참을 술을 먹는데... 마치 형은 이미 여자친구가 된 듯이 표현을 하고

제 눈에만 그렇게 보였을지도 모르겠지만 그녀 역시 그런 형이 그렇게 싫지는 않은 모양입니다.

답답함을 이기다 못해 화장실로 쫓겨가듯이 왔는데 그 형이 저를 뒤쫓아오더군요.

"형. 혹시... 형 XX 좋아하세요?"

형 한동안 대답을 피하며

"왜? 너 쟤 맘에 드냐?"

라고 묻더군요. 형의 대답이 궁금했던 저는 계속 질문을 반복하다 그만 짜증 섞인 목소리로

대답했습니다.

"네! 저 맘에 있어요. 계속 볼수록 좋아지네요."

그제서야 형도 맘에 있다는 표현을 하더군요. 제 생각이 그리도 궁금했나봅니다.

그리고 덧붙여서 형은 자신이 거의 대쉬를 끝냈다고까지 못을 박더군요.

저는 항상 좋아하는 사람을 앞에 두고도 이것저것에 휩쓸려 맘 표현도 제대로 못하고 맘 접은 적이

참 많습니다. 네.  이번에도 그렇게 될까봐 그게 싫었구요.

하지만 진짜 믿고 따르는 형과 대립하기는 정말 싫더군요.

그래서 맘에도 없는 소리를 했습니다.

맘 접겠다구요. 제가 맘 접도록 노력해보겟다고 했습니다.

솔직히 그 날, 술을 미친듯이 마셨지만 이상하게 취하지는 않고 맘만 쓰리더군요.

그냥 넘기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그 다음 날도 그 다음 날도 여전히 그녀와 그 형을 봐야 한다는 것.

이것만큼 그냥 넘기게 할 수 없는 건 없더군요.

그녀는 계속 제게 환하게 웃으며 얘기합니다. 이젠 더 가까워지기만 합니다.

그래서 전 더 힘들었죠.

 

그러던 어느 날. 같이 일하는 다른 친구가 그러덥니다.

둘이 사귀는 거 아냐고...

솔직히 제가 알 턱이 있나요... 모르면서도 다 알고 있다는 듯이 웃어버리고 말았습니다.

겉으로는 웃는데 속은 씁쓸해서 미칠 것 같더군요.

그렇게 사귄다는 소식을 듣고 난 얼마 뒤.

그녀가 일이 끝나고 같이 퇴근하면서 그럽니다.

"오빠 술 한잔 할래요?"

전 그녀 동생과 동생 친구도 있었기에 넷이 먹는 줄만 알고 그저 흔쾌히 허락했습니다.

어차피 저야 같이 있는 게 좋으니까요.

그런데,  동생과 동생 친구는 안가겠다네요....

어영부영 술자리가 둘만의 술자리가 되버렸습니다.

그 날, 그녀가 저에게 그 형이랑 있으면서 아니다 싶었던 점들을 줄줄이 내어놓는데

전 진짜 미치는 줄 알았습니다.

난 너 그런 말 안나오게 할 수 있어. 내가 더 좋아할 수 있는데 왜 그 형에게  갔냐고...

나에게 오라고...... 정말 맘 속으로 수백번은 외친 것 같습니다.

겨우겨우 맘을 참고 있는데 그 형이 일이 끝나고 도착했습니다.

그녀... 자신이 아니라고 생각했던 점들을 마구 털어놔서일까요?

눈에 띄게 그 형을 피하려 합니다.

저는 이건 아니다 싶어 그녀에게 그러지 말라고 계속 눈치를 줬구요...

그런데, 꼬이려고 작정을 했는지 그 형이 제가 눈치주는 모습을 봐버렸군요.

그 형 오해를 하기 시작합니다.

결국 제가 가고 난 뒤 둘은 그 날 굉장히 크게 싸웠다고 하더군요....

 

그 다음 날 아프다는 핑계로 일을 쉬고 있다 아무래도 내가 죄 지은 것도 없이 둘을 피하는 것 같아

다리를 억지로 움직여 가게로 갔더니 마침 둘이 나와있더군요.

형 반갑게 인사하며 저에게 미안하다고 합니다. 어제 오해를 했다고.

사실 제 맘을 안다면 그다지 오해가 아니었을 수도 있지만요.

뭐... 그런 건 아무래도 좋습니다. 이미 지난 일이니까요...

 

그렇게 또 며칠이 지났습니다. 정말 내가 속을 썩히던 말던 시간은 잘만 흘러갑니다.

갑자기 급한 일이 생겨서 그 형이 조퇴를 했습니다.

결국 마감을 할 사람이 없어진 바람에 저와 그녀는 졸지에 마감조가 되버렸죠.

그녀 계속 투덜투덜합니다. 왜 그런가 했더니 그날 마침 친구와 약속이 있었는데

이 일 때문에 포기해야 할 지경이 되버렸더군요.

맘 같아서야 제가 대신 기쁨조라도 되 주고 싶지만 어찌 그게 맘처럼 되겠습니까..

그냥 묵념하고 슬쩍 웃음으로 넘겨주고 말았죠.

결국 그렇게 퇴근하고 나오니 어느덧 새벽 2시 반이더군요..

그녀 계속 집에 갈 생각은 안하고 한숨만 푹푹 쉽니다.

"집에 안가?"

"몰라요... 아우 짜증나..."

"그럼 지금이라도 애들한테 가봐. 애들 어차피 지금 안갔을거 아냐?"

"다 취했는데 저 가면 모해요.."

"그럼 집에 가야지...ㅋㅋ"

"그래야죠 모....ㅠ"

"집에 안가면 모할라구?"

"오빠가 술 마시면 모르는데 안마시니까 전 가야죠...ㅠ_ㅠ"

덜컥.... 심장이 내려앉는 줄 알았습니다. 안 그래도 내가 먼저 꺼내려던 얘기를 그녀가 먼저

꺼내주다니요.

다행이라는 생각과 함께 "그럼 술 마실래?" 라고 넌지시 물어봤더니

정말이냐고 재차 물어보면서 좋아하더군요. 보는 저도 기분이 좋덥니다.

그렇게 술을 마셨고 저는 언제나 그랬듯이 그녀를 재미있게 해주는 일, 웃게 해주는 일에만 그저

전념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그녀가 그러더군요.

"저... 사실은 그 오빠랑 별로 사귀고 싶지 않았어요. 아뇨, 사실 사귈 맘 같은 거 없었어요."

"응..? 그런데 왜 사귄거야?"

"글쎄요.. 먼저 사귀기도 전에 오빠가 그런 소문을 퍼트렸었고, 저는 그걸로 막 화를 냈었죠.

그런데 며칠 지나서 다시 저한테 그런 얘기를 꺼내더라구요.... 아무 생각 없이 그냥 알았다고 대답을

했는데 그게 사귀게 된 첫 날이 될 줄은 전혀 몰랐죠..."

"그, 그래....? 이제서야 그런 소리를 하니까 좀 그렇네..."

"그쵸..? 저도 참 바보에요.. 사실 제가 좋아하는 사람은 따로 있거든요..."

"그래? 흠... 그것도 좀 그렇고..."

"근데 문제는 그 사람도 절 좋아하는지 안하는지를 모르겠어요..."

"그렇구나...."

정적입니다. 둘이서 술을 마시지만 계속 이야기가 끊이지 않게 유도했던 저인데 이번만큼은 그다지

끌어갈 얘기가 떠오르지가 않습니다.

그러고 있는데 그녀가 먼저 얘기를 꺼냅니다.

"오빠."

"응?"

"저 지금까지는 맨날 바보같이 좋아해도 가만히 참고만 있고 친구랑 멀어질까봐 무서워서 못 말하다

친구가 그 남자랑 사귀는 거 멍하니 보고 그랬거든요?"

"으응;;"

"근데 이번에는 정말 말 안하면 후회할 것 같아서 말 해야 할 것 같아요."

"그, 그게 뭔데??"

"저 이런 적 정말 처음이라서 무지 떨리는데요..... 저 사실 오빠 좋아해요."

악..... 수명이 10년은 줄어든 기분입니다. 이런........ 상황 생각도 못했습니다.

물론 기분은 좋습니다. 좋다는 말로 표현할 정도가 아니죠... 심장 터지는 줄 알았습니다.

 

결국 그 말을 듣고 며칠동안 저희는 일 하기 전, 일 끝난 후를 반복하며 몇 번씩 만났고

결국 사귀자는 말을 하게 되었죠.

제가 좋아하는 사람과 사귄다는 것은 정말 행복한 것이었지만 한 편으로는 그 형에게 너무도 미안한

마음만이 가득했습니다.

그녀는 그 형을 최대한 빨리 정리하겠다고 했고 저는 죄책감이랄지... 그런 느낌에 차라리 내가

얘기를 하겠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그건 싫다고 하더군요... 둘이 사이가 멀어지는 건 자기도 싫으니 그저 모른 척 해달라

말을 하더군요...

 

결국 며칠 후 그녀는 그 형에게 다른 사람을 좋아했었다며 헤어지자는 말을 했습니다.

그 날, 형이 저를 부르더니 담배 한 대를 피우면서 물어보더군요.

"혹시 그녀가 좋아한다는 사람이 너야..?"

저 차마 형에게까지 거짓말을 할 수가 없어 솔직히 털어놓았습니다. 그리고 미안하다고 말했죠.

그 형 저에게 실망이라고 하더군요. 다른 사람도 아닌 네가 내 뒤통수를... 그것도 여자 하나 때문에

그럴 줄은 몰랐다고요...

맞습니다. 저도 제가 이럴 줄은 몰랐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래버렸고 이미 형에게 저는 상처를 새긴

셈이 되어버렸죠.

하지만 사람 맘이라는 게 참 웃긴 것이 그렇게 미안함에 몸부림을 치면서도 정작 그녀를 놓아주고

싶은 맘은 생기지를 않덥니다.

 

그렇게 며칠을 행복하지만 한편으로는 무겁디 무겁게 지내는데...

어느 날 부터인가 조금 느낌이 이상합니다.

남자치고는 감이 좋은 편인 제게 이런 느낌은 거의 적중을 하기에 더더욱이 맘이 불안합니다.

점점 연락하기가 힘들어집니다. 연락이 안되는 때가 많고 연락을 받아도 보기는 힘듭니다.

그러다, 그녀가 알바를 그만뒀습니다. 그 형이 실장이었던지라 사장님께 얘기를 해서

좀 더 일찍 그만둘 수 있게 선처를 구했나봅니다.

먼저 간다고 하며 짧은 인사를 하고 가는 그녀가 마치 평생 가버리는 것 같아서 불안하기 그지없습니다.

 

며칠이 지났습니다. 화장실 한켠에서 담배를 피고 있는데 문소리가 들립니다.

손님인 줄 알고 얼른 뒤켠으로 돌아갔는데 목소리를 들으니 그 형이더군요.

그런데, 전화내용에 그녀를 부르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그것도 아주 친근한 목소리로 부르는 애칭이 말이죠...

순간 얼어붙었습니다. 속이 터져버리는 줄 알았습니다. 다 무너진 듯한 맘에 주저앉을 뻔 했습니다.

며칠 뒤, 형도 일을 그만뒀습니다.

그 다음 날 급여를 받으러 와서는 그녀의 급여 또한 같이 받아갔다고 하더군요.

전 아직도 쓰린 채로 남아있는 셈이구요...

 

모르겠습니다. 모든 게 원점으로 돌아간 것임에도 불구하고

화가 치솟습니다. 그리고 맘이 쓰려서 미칠 것만 같습니다.

물론, 전화로 아니 직접 찾아가서 따지며 소리지르고 싶지만

그녀를 좋아하는 저로서는 그것조차도 제게 고역입니다.

결국은 제 맘을 혼자 접고 제가 연락을 끊는 방법을 선택했구요.....

모르겠습니다. 지금 제게 일어난 일들이 당연한 것인지... 이렇게 되야 했던 것이 정답인 것인지...

아직도 저는 헷갈리기만 합니다.

아마 이 심정을 추스리려면 또 엄청난 시간이 걸리겠죠...

부디 이 글에 성의없는 답을 달지 않아주셨으면 합니다.

보시는 분들에게 제 맘이 아마 그릇된 것으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그렇다고 그것에 욕으로, 폭언으로 표현하신다면

전 진짜 추스리기 힘들어질 것 같거든요.....

제 맘... 이해하시겠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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