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다니는 회사 사무실에 자주 오시는 60대 중반의 할아버지가 있죠.
(편의상 P회장이라고 하겠습니다.) 회사 회장님이랑 같이 동업을 하는
경우가 많아서 거의 매일 사무실에 놀러 오십니다.
그런데, 이 분... 말이 너무 많네요. 전 처음에는 그냥 어르신이니까 조금
젊은 세대들한테 하는 잔소리인가 보다 했지요.
뭐, 자기 딸이 K대 법대 들어가서 사시 준비하다가 1차만 합격하고
나서 같은 고시반에 있던 선배랑 결혼해서 지금 사위는 부산지검에 있고,
딸내미도 같이 부산에 내려가 있다면서....
제가 cpa공부하다가 계속 떨어져서 지금은 그냥 회사 다니는 거라고
하니까 저한테 '인생 헛살았네?' 이러더랍니다.
(아니... 그럼 당신 딸내미도 어차피 합격 못 한 거... 시간 낭비한 건
마찬가지 아니오?)
여기까지는 공부 열심히 하지 못해 불합격한 잘못이라고 생각했지요.
또 자기가 관상을 볼 줄 안다면서 회사 소파 맞은 편에 앉아 있다가
갑자기 제 옆으로 오길래 전 순간 긴장했죠. 여자가 가슴골이 벌어져 있으면
뭐... 남편이나 남친이랑 속궁합이 안 좋은거라나 뭐라나... 전 그냥
한 쪽 귀로 듣고 한 쪽 귀로 흘렸습니다. 이 망할 P회장이 제가 어린애가 아니라서
가슴골이라는 단어 모를리 없을 텐데, 갑자기 손가락으로 제 가슴골 훑고
지나갔는데... 너무나 순식간에 일어난 일인데다가 주위에 사람들도 없어서
그냥 속으로 삭혀야 했죠.
(아 C8, 당신 딸내미 회사 생활도 안 하고 바로 결혼했다고 해서 막 나는 거니?
예전에 너한테 관상 봐 달라면서 가슴 열어 보여 줬다는 미친 X은... 아주 정신
나간 특별한 케이스야... 나중에 누가 될지 모르는 그 P회장의 며느들분들...
조심하세요. 아들 낳은 관상일지 확인한다고 가슴 열어 젖힐지 누가 압니까...)
이 P회장님... 일본에서 살다가 6.25 종료 후 한국으로 왔다고 하네요. 자기도
K대 법대 나왔다고 은근슬쩍 자랑하는데, 자신의 친미주의적 사고를 남들에게
강요해서 문제죠.
요즘 대통령을 둘러싸고 여론에서 말이 많은데, 이 P회장은 고졸 대통령을 뽑아
놔서 문제라고 합니다. 그러면서 다음 번 대통령은 꼭 대졸자로 뽑겠다고... ㅡㅡ;;;
그리고 빨갱이들이 우리 나라에 쳐들어 왔을 때 미국이 구해준 것인데,
그 고마움을 모르고 대학생들은 반미만 외쳐서 문제라고 하네요.
(아니, 지금 나라의 정책이 더디게 되고 있는 이유가 딴나라당이 자꾸 딴지 걸고
넘어가서 그러는 것을 모르는 것이오? 게다가 김일성이 우리 나라에 군대를 이끌고
온 것 중에 미국에서 자기네들이 군대 주둔 어쩌고, 저쩌고 하다가 일본과 필리핀을
언급하고 중국과 일본 사이에 있던 우리 나라를 제외했었소. 그래서 북한 측에서
그냥 울 나라를 먹어도 되겠구나... 라고 여겨 남침한 주장도 있다오. 게다가
P회장.. 예전에 미군이 민간인 학살한 것이나, 최근까지 미군들이 일으키는
폭력, 살인 같은 것이 뉴스에 나올 때, 그 때만 안 본 것이오?)
미국 쪽에서 왜 미군을 파견했는지는... 요점에 벗어나니 쓰지 않겠습니다)
79평짜리 사무실에 일반 직원은 저 하나 뿐이라 모든 청소와 잡일은
제가 다 하고(심지어 화장실 청소도... ㅜ.ㅜ), 주 5일 근무제란 개념도 없고
여름 휴가도 없었고, 월차도 없는 회사에서 일 하는 거.... 백수로 지내는
것보다는 회사 다니는 편이 나은지라 그냥 참고 다니는데....
늘 사무실에 올 때마다 입만 열면 자기 직원 아닌데도 잔소리...
사무실에 저 혼자 있을 때도 자주 놀러 오는데, 왜인지 그 때마다
제가 화장실 간 사이에 와서는 내가 자리에 없느니 왜 출근 안 했냐는
식으로 이야기해서 정말 속상합니다.
게다가 애교는 아무한테나 부리고 싶지 않은 것이잖아요. 그런데,
이 P회장은 저보고 여자가 너무 애교가 없음 나중에 소박 맞는다고
부터 또 잔소리 한 가득 하십니다.
(그렇게 잔소리 많고 자기 자랑 많이 하니까 사모님한테 이혼 당하셨죠.
지금 P회장님이 피아노 강사랑 좋은 만남을 갖고 있다는데, 그 피아노 강사 분
.... 당신 앞에서도 P회장이 잔소리 하나요? 물론 안 하니까 만남을 유지하는
거겠죠. 누구신지 내 상관할 바 아니나 그 분은 여성의 적이오!)
얼마 전 사무실에 스님도 잠깐 들리셨는데, 그 스님한테 P회장이
자긴 인복이 없다고 투덜 거리시더군요. 그러자 제가 다니는 회사의
회장님께서 'P회장님... 말씀 하시는 거 조금만 줄이면 좋지 않을
까요'하셨지요. 그건 제가 말하고 싶은 거였죠.
윽... 항상 본인은 바른 길을 걸어 왔다고 자랑하는데,
어떤 길이 바른 길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