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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 한국을 빛낸 사람들'에 뽑혀 대통령 내외와 함께 청와대 오찬에 참석했던 장은경(세레나)원장,
강은 해MBC사회봉사대상' 본상 수상의 영광을 안기도 한 그녀 역시 1급장애인이다. 본인도 불편한
몸으로 피아노와 플루트 레슨, 잡화가게, 서점 등 안 해본 것없이 일하며 10여 명의 장애 아동들과
15년 가까이 생활해 오고 있는 장 원장을 만나러 "작은평화의 집"을 찾았다.
글/임은정기자....사진 양병주.
장호원읍 어석1리 마을회관을 지나자 장호원의 수호신 같은 백족산이 바라다보이는 언덕에 자그마한
단층집이 보인다.
반가운 마음에 장애인 공동체 '작은평화의 집'집입로를 따라 오르다 보니 깨진 변기들이 즐비하다.
깨끗한 변기 안에는 흙과 찬 서리를 기다리는 국화가 있었다.
진입로 옆에는 개, 닭, 토끼 비둘기, 타조, 꽃사슴 등 각종 동물들이 서너 마리씩 모여 있는 걸 보니 재미있다.
좀 가까이 가 사진을 찍으려 하니 우당탕 컹컹, 외인을 경계하는 한바탕 소동이 인다.
덤으로 사는 삶
열 살이 되기 전, 사고를 높은 곳에서 떨어져 그날 이후 수차례에 걸친 수술을 받으며 지겹도록 병원을
다녔지만 하반신을 쓸 수 없는 상태가 된 은경씨는 늘 휠체어 위에서 생활을 한다.
아직도 그녀의 몸 속에는 3Kg에 가까운 쇠가 들어 있어 몸을 지탱해주고 있다며 수줍게 웃었다.
1990년, 그녀는 늘 마음으로만 해오던 생각을 생행에 옮긴다.
'작은평화의 집'공동체의 문을 연 것이다 장애로 자신을 드러내 놓기 꺼려하는 아이들, 사회와 가족으로부터도
거부된 이들과 함께 가정 공동체를 이루어 살아가고픈 생각이 그것이었다.
자신의 모습 그대로 드러내 놓고 기쁘게 살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실천으로 옮긴 것이다.
"어릴 때 아버지께서 화를 잘 내셨는데 그럴 때면 마음이 너무 불안해서 "나는 평화를 원해요, 나는 평화를
원해요" 하고 기도하곤 했어요. 가정에 평화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큰 집단이 아닌 작고 소박한 가정을
이루고 싶다는 생각에서 '작은평화의 집'이라고 이름 이었어요."
생명을 연장 받은 것 만도 감사하다고 말하는 그녀는 하루하루를 하늘이 주시는 삶의 기회이자 덤으로 주신
삶으로 생각한단다. 그리고 '해주세요'하는 기도보다 그분을 드러내는 삶을 살고 싶어 한다고,
머리카락이 희어져도 몰랐다.
그녀에게는 든든한 동반자도 있다. 사고 후, 정상적으로 자라지 않는 발을 보이는 게 싫어 밖에도 잘 나가지
않았던 그녀는 스무 살 즈음, 당신 중학생이던 동네 아이 요한(36)씨가 "누나 성당 자라"며 찾아오면서부터
빠짐없이 성당에 다니게 되었다.
어릴 적부터 신앙심 깊은 생활을 해왔던 그, 예수님 닮은 삶을 살고 싶어 신학교에 갔지만 몸이 약해
그 길을 계속 갈 수 없었던 그는 1991년 "며칠만 도와달라"는 장 원장의 부탁에 아예 짐을 싸들고 왔다.
"그 마음의 갈등이야 얼마나 많았겠어요. 하지만 더 묻지 않았어요. 하느님께서 하시는 일이라고 생각했죠."
그러나 장 원장은 요한씨에게 늘 미안하다. 스스로가 원해서 사는 삶이지만 정이 많은 요한씨가 아이들을
보낼 때마다 받는 아픔과 상실감을 생각하면 안쓰럽기만 하다.
그녀 역시 지금까지 하늘로 보낸 아이가 여섯 명이다.'가족이기에 서로 의지해오던 아이들이 허망하게
세상을 떠날 때는 마음이 견딜 수 없이 힘들다.
엄마가 되어 줄게
"대현이라는 아이가 있었어요. 작년 2월에 떠났는데 그 전까지는 다른 생각을 할 겨를이 없었어요.
대현이가 떠나고 나서 그제야 아이를 늘 안아 주었던 팔 인대가 찢어진 걸 발견하게 됐죠. 아이들이 아플
때마다 데리고 다니면서 '장애를 둔 엄마가 장애 아이를 키운다'는 것이 얼마나 고독하고 힘든 일인가
절감해요."
병원에서는 별다른 배려가 없었던 것이다 소아 전문 병원도 몇 군데 없을 뿐 아니라 일반 저소득층 아이들
위주로 적용되는 의료 혜택에 그녀는 요한 씨와 함께 아이들을 데리고 병원에 갈 때마다 애가 타고 속이
상한다고 한다.
그 중에서도 상태가 가장 심했던 대현이를 살리려고 혼신의 노력은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었다.
뇌성마비였던 대현이가 할 수 있는 최고의 애정 표현은 '혀로 핥는 것' 이었다.
아이를 낳아보지 않은 은경 씨는 '엄마'라는 정체성으로 아이들 앞에 서기가 쑥스럽고 어색해
'언니, 누나'같은 역활에 머물기를 원했었지만 그런 그녀도 아이가 죽기 전날에는 가쁜숨을 할딱이는 대현이
를 보며 "대현아, 그만 가도 돼 '엄마'가 너와 약속 꼭 지킬게"라고 했다.
장애 아동 전문 병원을 세우는 것이 그녀와 대현이의 약속
대현이의 이야기를 하는 동안 내내 그녀의 눈에 눈물이 흐른다. 마치 자식을 저 세상으로 보내 시커멓게
가슴이 타버린 어머니를 보는 듯했다. 임종 직전, 혀가 다 말렸던 대현이는 기적처럼 혀를 풀어 세 번 들락
날락 해 보였다고 한다. 아마도 말은 못하지만 그녀가 정말 엄마가 되어주기를 바랐던 소원을 푼 기쁨
때문이 아니었을까.
사랑은 못짓의 언어로
요즘 들어 소박한 평화만을 원하는 그녀에게 고민이 생겼다. '작은평화의 집'을 법인화하라는 통지가
자주 내려오고, 신고 안 했을 때의 불이익에 대한 압박이 많아진 것이다. 그러나 함께 일군 가정이 대규모
수용 시설처럼 되어버리는 것을 원치 않는 그녀로서는 언제나 법인 포기각서를 낼수밖에 없다. 게다가
비인가 시설로 남기 위해서는 아이들을 4명 이하로 맞추라는 복지사으 이야기에는 그녀도 분노했다.
"10년 넘게 함께 살아온 가족인데...강아지 분양하는 것도 아니고...그럴 수는 없어요. 저는 '가정'을 원할
뿐이에요" 라고 말하는 그녀에겐 어느 하나 귀하지 않은 아이가 없다.
2005년 8월 그녀는 '작은평화의 집'에 대한 따스한 시선을 담은 글을 시집으로 묶었다.
[둥기둥기 둥기야]는 현재 그녀가 새로운 사업으로 시작한 '도서출판 산'의 첫 작품이다.
식구들에 대한 재미난 에피소드와 추억을 담은 수필과 그녀 특유의 삼수성을 살린 소설도 구상 중에 있다고
한다. 하늘로 간 대현이를 생각하면 지었다는 시 둥기둥기 둥기야 에는 아이들 누구보다 잘 아는 어머니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자신이 주는 것 보다 아이들에게 받는관심과 말 없는 배려는 아름다운 몸짓의 언어로 피어나 그녀를 살맛나게 해 주고 있는 것이다.
함께 가만히 누워 있으라치면 꼼지락 꼼지락
단풍잎 같은 손을 내밀어
내 머리카락을 헤집던 아이,
가느다란 다리에 아이의 머리르 베이면
어느새 고개를 돌려 강아지처럼 내 싸늘한 피부를 핥아주던 아이,
내 고달픈 어깨가 저절로 환해지던 그 때가
그리워 눈물이 쏟아진다.
........
너를 거부하던 이들에게 가르쳐주자
그렇게 최선을 다하는 아름다운 곳에서
또 다른 대현이들이 오래오래
살아갈 수 있게 해야지 . You
이 시집은 장애아동 전문 병원이 지어지는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
관심과 사랑이 함께 하기를 기도합니다....^^*
위의 글은 참 소중한 당신 11월호 행복을 긷는 사람들에서 발취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