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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너무 한심하게 느껴집니다. 이나이에 공부라니..전 챙피한 딸입니다.

하하 |2005.11.07 16:37
조회 461 |추천 0

제가너무 한심하게 느껴집니다...예전에 이정도로까지 고민이 쌓이면

술먹고 친구한테 말하거나 위로받고 그랬는데

이젠 나이가들어서인지 그러지도 못하겠습니다.

너무 자존심이 상하고..이나이먹도록 아무것도 이뤄놓은게 없는것 같아서...

털어놓고는 싶은데 털어놓을 곳이 없어서...네이트에다 씁니다

 

내 인생에서 가장 지우고 싶은 기억이 언제냐고 물으면 전 주저없이 중학교시절이라고

말할겁니다. 중학교시절에...왜 그때 그렇게 공부의 중요성을 몰랐는지...

소위 논다는 날라리는 아니었고 그냥 조용하고 말없지만 공부에는 완전히 관심이없는

그런아이었습니다. 성적도 30등 밖이었구요. 제가 오로지 관심있던건

짝사랑하는 어떤 남자였는데...완전 그남자한테 미쳐서 난리도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실업계고 진학을 생각하게 되었는데 이때 얼마나 죄책감에 휩싸였는지 모릅니다.

제가 실업계고를 가는게 챙피했던게 아니라...아버지가슴에 대못을 박았다는 생각때문에요.

지금도 그렇지만 아버지는 남의 이목을 많이 중요시하십니다.

딸이 실업계고를 진학하는게 좋겠다고 담임선생님이 말씀하시자..

아버지 그날 밤새도록 술마시고 우셨습니다.  이때 처음으로 공부안했던걸 후회해봤습니다.

 

실업계고 디자인과를 진학하고 컴퓨터그래픽을 배우면서 저는 컴퓨터그래픽을

앞으로 제 평생직업으로 삼아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정말 태어나서 무언가에

그렇게 흥미를 느껴보긴 처음이었거든요...

딸노릇좀 제대로 해보고 싶었던 저는 수능끝나고 고3때 광고회사에 말단 디자이너로 입사하고

전문대 2년제 야간 디자인과를 진학하였습니다.

그때 아버지를 속상하게 해드렸던 빚을 갚고 싶었고... 

대학 등록금은 제돈으로 벌어서 대면 아버지도 많이 뿌듯해하실거라는 생각이었지요.

사실 전 대학다닐때만해도 어려서인지 중학교때 공부한자도 안했던 내가 대학에 들어간것만으로도

운이 좋았으니...이제 언능 취업해서 돈벌자,...이런생각을 하고 있었죠.

절대 편입생각을 하지도 않았구요. 그렇게 대학을 졸업하고 다른 디자인회사에

입사하게 되었습니다.

 

정확히 2년 3개월을 일하고, 디자인팀 주임이라는 직함까지 달았습니다.

적금들어서 월급다 쏟아붓고 아버지 사업하는데 사업자금으로 3천만원을 드렸을때...

드디어 어릴때 그 죄책감에서 해방되는것같은 느낌이들어 뿌듯했습니다.

이직장 착실하게 오래다녀서 좋은사람만나 결혼하면 그게 효도다..이런생각을 했었는데...

그런데..직장생활이 갈수록 제게는 허무하게 느껴졌습니다.

뒤늦게 욕심이란게 생겼는지, 전문대를 졸업한 제가 갈수있는 디자인회사는

절대 규모가 큰회사는 갈수 없다는걸 느끼게 되었고...조그마한 디자인회사의

한계...아시는분들은 아실겁니다. 거의 소규모기업에서 주는 원청일이나 하청에 가까운 일을

하기때문에...그런데일수록 적당한 디자인에 항상 빨리 납품하기를 원하지요.

항상 시간에 쫓겨서 늘 야근만 했습니다. '창조'가 아닌 '생산'에 가까운 디자인을

하게된다는 것이었지요. 그래서 실력이 늘지 않고 항상 제자리일수밖에 없다는 것을요...

실무경험도 중요하다고 느꼈지만...일단은 전문대다닐때 회사다니느라 바빠서 공부를 많이 못해서

미대편입해서 디자인공부를 다시 시작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또 제학벌이 이정도밖에

안된다는것에 많은 회의를 느꼈고... 무엇보다 지금 편입하지 않으면 평생을 후회할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제가 지금에나 공부하지 언제 또 공부를 하겠습니까...

편입을 해야겠다는 결정을 하고, 정말 많은 고민을 하다가 사표를 던지고 나왔습니다.

그런데...너무 늦었나봅니다.

이제 11월,...지금 미술실기를 시작했습니다.

아버지는 지금 엄청나게 기대를 하고 계십니다.

그치만 시기적으로 너무 늦어서 아무래도 올해가기는 힘들겠지요.

내년에 시험쳐서 들어간다고 해도 졸업하면 28살...

28살 먹은 여자를 뽑는 회사는 드물다는것을 누구보다 더 잘알고 있습니다.

그러다 시집가면 서른...그럼 모아돈 돈도 얼마 없겠지요.

하긴 제가 오너라고 생각해도...남들 24살에 졸업하는 4년제를 28살에 졸업하고

그외에 유학이나 토익같은 이런경력도 없는제가...과연 취업할수 있을지...

가뜩이나 요즘 취업어렵다고 난린데...도데체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냥 올해 시험쳐서 떨어지면 내년에 다시 취업준비를 해야하나요?

나름대로 열심히 시간낭비하지않고 살았다고 생각했는데...왜저는 벌써

스물넷이나 먹어버렸을까요...ㅠ_ㅠ 한살만 어렸어도 이정도로 고민하진 않았을것 같은데...

전 아무것도 이뤄놓은게 없는것 같습니다.

같이 학원에서 실기준비하는 어린친구들...갓 전문대 졸업한 친구들...너무 부럽습니다.

그애들은 그래도 졸업하면 스물다섯정도나 되겠지요..

남들은 벌써 4년제 졸업하고 잘만 직장 다니는데, 저만 왜이러나 모르겠습니다.

어머니는 전문대 나온것만해도 감지덕지인줄 알라며 나이 더 차기전에

빨리 취업하고 남자만나서 시집갈 준비나 하라고 하십니다...

정말 제가 한심합니다. 학원가면 그림도 손에 안잡힙니다.

 

도데체 어떻게하면 좋을지 모르겠습니다...

그치만 좋은대학에 진학해서 아버지께 자랑스러운 모습 보여드리고 싶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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